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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만화 두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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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20 21:53 조회 5,20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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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리아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맏아들 응칠이가 일본이 자랑하던 인물을 총으로 쏴 죽게 했습니다. 그래서 사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감옥에서 죽을 날 기다리던 아들에게 어머니는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아들아, 큰일을 했다. 그러니 목숨을 아끼지 말라. 왜놈들이 너를 살려둘 까닭이 없으니 비겁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 깨끗이 죽음을 택하는 것이 이 어미의 희망이다. 이제는 평화스러운 천당에 가서 만나자.”

곽낙원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외아들 창수가 일본인 첩자를 한손에 때려죽이고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래서 고향을 버리고 떠나와 식모살이 하면서 날마다 아들의 밥을 해 날랐습니다. 그러던 중에 아들은 감옥을 탈출했고, 17년이 지나 또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감옥에 면회 온 어머니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네가 경기 감사나 한 것보다 더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 세 식구는 잘 있으니 걱정 말아라. 네 몸이 중하니 밥이 모자라면 하루 두 번씩이라도 넣어주랴?”
두 어머니는 남의 땅에서 고생만 하다가 해방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하지만 두 아들은 우리 역사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조마리아의 맏아들 응칠이 이름은 안중근, 곽낙원의 외아들 창수 이름은 김구입니다.

시인의 말 제발 어머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인물들 뒤에는 어김없이 훌륭한 어머니들이 있다. 두 어머니, 조마리아와 곽낙원이 없었다면 우리는 역사에서 빛나는 두 아들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가 강하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 두 분은 아들에 대한 믿음이 끝이 없었다.

작고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자식들은 어머니 품 안에서 자란다. 용기를 키우고 생각이 자라서 당당한 자기 세계를 이룩한다. 그리고 성장하는 자식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기쁨은 자식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 어머니의 믿음이 강할수록 자식은 더없이 강해진다.

그러나 요즘 어머니들은 약하다. 아니 불안하다. 학교에 간 아이가 동무들과 어울려 놀면 성적 떨어질까 걱정이고, 성적 떨어지면 유명 대학에 못 갈까 걱정이고, 유명 대학에 못 가면 안정된 직장 못 얻을까 걱정이고, 안정된 직장 못 얻으면 배경 좋은 짝을 못 구할까 걱정이고, 배경 좋은 짝을 못 구하면 넓은 아파트에서 못 살까 걱정이다. 그러다 보니 기쁨이 없다. 기쁨이 없는 어머니 밑에서 아이들은 불행하다.

세상 모든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타고난다. 그러나 철들기 전부터 경쟁 체제에 내몰리는 우리 사회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일등은 늘 한 명뿐, 대부분 아이들은 어머니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슬픔에 쌓인 아이들은 삐뚤어지거나 무기력한 외톨이가 된다. 불안한 어머니들은 이렇게 마음이 병든 아이들을 만들고 있다.
이것은 나 혼자만의 걱정일까. 제발 그렇다면 좋겠다.

남호섭 ◉ 동시집 <타임캡슐 속의 필통>, <놀아요 선생님>을 냈다. 지금 산청 간디학교 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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