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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만화 뚱뚱한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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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8 20:45 조회 5,5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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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꽃 피어있는 배추밭으로 가면
뚱뚱한 나비를 잡을 수 있을 거야

꿀을 너무 많이 먹어서
뚱뚱보가 된 나비를 잡을 수 있을 거야

배가 불룩불룩 나와서
팔랑팔랑 날지 못하는 뚱뚱한 나비
휴우 휴우, 몸이 무거워서
꽃잎 위에 발랑 드러누운 뚱뚱한 나비

배추꽃 피어있는 배추밭으로 가면
뚱뚱한 나비를 잡을 수 있을 거야

시인의 말
시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저도 사실은 이게 참 궁금해요. 하지만, 혼자서 심심하지 않으려고 흥얼흥얼 놀다보면 시 비슷한 게 올 때가 있어요. 엉뚱한 상상이나 하면서 키득키득 놀다보면요. 이 동시도 혼자서 흥얼흥얼 중얼중얼 놀다가 얻게 되었지요. 뚱뚱한 나비는 왜 없지? 뚱뚱한 나비가 있으면 얼마나 귀여울까. 지가 무슨 책이라고 꽃에게 벌러덩 드러누워 같은 페이지만 몇 번이고 읽히겠지. 엄청 살이 찌는 꿀을 개발해서 꽃에 발라놓기라도 하면 이크……. 혼자서 키득키득 키득거리다가 혼자서 움찔움찔 움찔거리다가 동시로 옮겨 본 것이지요.

어차피 아무도 안보니까. 어차피 나 혼자 놀고 있는 거니까. 봄날에는 특히나 더 나른하니까. 봄날에는 왠지 신나야만 될 것 같으니까. 꽃 피는데 나만 우울하면 화나니까. 당신도 아무도 없을 땐 흥얼흥얼 중얼중얼 혼자서 놀아 봐요. 일테면,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하면서 흥얼흥얼 김메리 선생님의 <학교종> 노래를 부르다가는 ‘어, 학교종(시작종) 쳤으면 또 지각이네. 선생님이 화난 얼굴로 기다리고 있겠지? 그럼 그냥 학교에 가지 말까?’ 뭐 이딴 식으로 중얼중얼 놀다보면 의외로 재미있어요. 속으로만 해도 되고요. 바빠서 이럴 시간 없다고요? 사실은 진짜 바쁠 때 잠깐잠깐 해보는 딴생각이 일을 더 빨리 끝내기도 한답니다. 아까도 혼자 말장난 하다가 깨작깨작 해본 건데요. 일명 ‘깨비깨비 놀이’라고요. 그냥 한번 만들어서 놀아봤어요.

깨비깨비 뿔도깨비, 깨비깨비 참도깨비, 깨비깨비 불도깨비, 깨비깨비 방아깨비.
누구야? 방아깨비. 넌, 아니니까 저리가!
깨비깨비 징도깨비, 깨비깨비 빗도깨비, 깨비깨비 실도깨비, 깨비깨비 따아개비.
누구야? 따개비. 넌, 아니니까 저리가!

‘으음, 딱 걸렸어 김선생. 일 안하고 대체 뭐하는 거예요!’ 분홍 노랑 빨강 하양, 꽃 피는 봄날입니다.
노랑나비 흰나비 나는 봄날입니다. 봄날에는 무조건 웃어야 해요. 안 그러면 배꼽에 털 난답니다.
진짜요. 아무도 없을 때 혼자 배꼽 까보지 마시고 그냥 웃으세요. 꽃 피고 나비 오는 봄날이니까요.

박성우 ◉ 시집으로 『거미』 『가뜬한 잠』, 동시집으로 『불량 꽃게』, 청소년시집으로 『난 빨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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