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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영화 읽기 책 그리기] 당신의 가족은 안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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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11-05 17:22 조회 1,6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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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에서는 연일 아동학대 문제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아동학대가 늘어났다기보다 2014년에‘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아동학대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보는 게 맞겠지요. 아동학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학교나 가정에서의 체벌도 점점 사라지고 체벌은 당연히 없어져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교육 현장에서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동에 대한 폭력은 근절되지 않고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동학대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과 영화를 살펴보려 합니다. <어린 의뢰인>은 2014년에 발생했던‘ 칠곡 아동학대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며,『 이상한 정상가족』은 가족 안에서 아동학대의 양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는 책입니다.

체벌과 훈육 사이-‘ 사랑의 매’가 갖는 신화
<어린 의뢰인> 속 주인공인 변호사 정엽의 인생 최대 목표는 오직 성공입니다. 정엽에게 성공이란 대형 로펌에 입사해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엽은 서울에 있는 대형 로펌에 계속 지원하지만 면접에서 자꾸 탈락합니다. 변호사 자격은 있으나 누나네 집에서 계속 백수생활을 하던 정엽은 누나의 눈치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지방의 아동복지센터에 취직을 하게 됩니다. 로펌에 취직할 때까지만 대충 일하기로 마음먹은 정엽은 이 센터에서 최대한 조용히 지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센터에‘ 다빈’과‘ 민준’ 남매가 찾아옵니다. 이 남매는 새엄마로부터 아동학대를 받아오고 있었습니다. 새엄마의 학대에 못 이겨 센터를 찾아온 다빈이를 따라 센터 직원과 경찰이 함께 집으로 출동했지만 새엄마는 단순한 훈육이었다는 핑계로 빠져나가고 수사에 대한 권한이 없는 아동복지센터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 다빈이와 민준이는 집의 끔찍한 가정폭력을 피해 매일 정엽을 찾아옵니다. 정엽은 아이들에게 햄버거도 사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매일 찾아오는 아이들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던 찰나, 정엽은 오랫동안 기다렸던 대형 로펌 합격 소식을 듣게 되고 곧 그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정엽에게 의지했던 남매는 정엽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정엽은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됩니다. 10살 소녀 다빈이가 7살 남동생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고 평소 사이가 좋았던 오누이의 모습을 봐왔던 정엽은 이 사건에 아이들을 학대하던 새엄마 지숙의 계략이 숨어 있음을 직감합니다. 뒤늦게 미안함을 느낀 정엽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다빈의 엄마에게 숨겨진 진실을 밝히려고 합니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정엽은 폭력의 늪으로부터 다빈이를 구해낼 수 있을까요?
사실 많은 어른들은 이 이야기에서 다빈이와 민준이에게 가해진 폭력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웃집은‘ 남의 집 일’이라는 이유로, 담임선생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아동복지센터는‘ 수사권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학대의 가해자인 엄마는“ 좀 혼냈을 뿐인데.”라고 말합니다. 아동학대가 우리 사회에서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체벌이 훈육의 한 방법이라는 뿌리 깊은 신념 때문입니다. 일명‘ 사랑의 매’가 갖는 신화가 우리에게 폭력을 방관하게 만들고 폭력을 미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폭력을 당하는 당사자마저도 그렇게 믿게 만듭니다.

‘사랑의 매’라는 표현은 때리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어떤 폭력은 정당화가 가능하다는 뜻인데, 이는 전적으로 매를 든 사람의 논리다. 맞는 아이들에겐 체벌의 이유가 사랑이든 분노든 다를 게 없다‘. 체벌 덕분에 오늘날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는 논리 역시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체벌금지가 사회적 의제가 될 때마다 등장하는 체벌 옹호의 논리다. (중략) 어릴 때 회초리를 맞지 않았더라면 내가 어떤 사람이 되었을지는 겪어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 아마 지금과 비슷하거나 폭력에 민감한 감수성을 장착한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35쪽~36쪽)
 
우리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 여성에 대한 폭력 등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성인끼리의 폭력 상황에서‘ 맞을 짓을 했기 때문에 맞는다.’라는 논리는 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동을 향한 폭력에 대해서는‘ 맞을 짓을 했기 때문’이라는 논리가 통용됩니다. 아동에 대한 폭력이 훈육이라는 탈을 뒤집어쓰는 순간이죠. 그러나 과연 아이들은‘ 체벌’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걸까요? 체벌을 통해 아이들이 잘못을 뉘우치며 진정한 반성을 하고 교육적인 가르침을 얻게 될까요? 매 혹은 벌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감정을 느끼시나요?

진정한 관계 맺음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동학대가 우리 사이에 만연한 원인은 아동을 인권을 지닌 한 명의 인격체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는 자신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는 부모의 생각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정상가족』에서는 자식을 마치 부모의 소유물처럼 생각하고 개별적인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는 이러한 현상이 지나친 가족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위기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개인을 받쳐줄 사회적 보호제도가 전무한 상황에서 개인이 부여잡을 지푸라기는 뭐였을까‘.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사회에서 개인이 기댈 유일한 언덕은‘ 사적 안전망’인 가족이었다. (중략) 근대화 과정 내내 국가가‘ 선 성장, 후 분배’의 논리 하에 거의 모든 사회 문제를 가족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다. 사람을 먹이고, 키우고, 보고하고, 가르치고, 치료해주고, 부축해주는 그 모든 일들이 전부 가족의 책임이었다.(166쪽)

즉, 우리 사회가 너무 가족중심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는 점점 핵가족화되어 가고 비혼을 선언하는 사람들도 많아지지만 그만큼 기댈 곳이 없기에 정서적, 경제적으로 가족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급격한 근대화를 겪으면서 국가가 해야 할 복지의 많은 영역이 가족에게 떠넘겨지면서 그야말로‘ 믿을 건 가족뿐’이라는 또 하나의 신념이 탄생하게된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낳아도 양육과 돌봄에 대한 공적 지원이 부족하니 이를 가정 안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고 이는 부모에게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아이들도 공적인 영역에서 제대로 돌봄을 받지도 교육을 받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제대로 된 놀이의 영역 없이 학원과 집을 오갈 뿐이고,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보호받을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이렇게 가족 의존적인 사회에서는 부모-자식 간의 관계 또한 종속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인간관계는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고 불평등한 권력관계에 놓이지 않는 개인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율적이고 평등한 개개인 사이에서만 사랑과 우정 같은 인간적 교류가 이루어진다. 심지어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도 서로 의존적이고 굴욕을 강요하는 권력관계가 존재하는한 진정한 사랑을 불가능하다고 바라본다.(219쪽)

『이상한 정상가족』에서는 서로 의존적이고 권력관계가 존재하는 관계를 서로 존중하고 평등한 관계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적 영역, 즉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 크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족의 문제를 더 이상 사적인 영역의 문제로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성이 육아를 걱정하지 않고 양육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육아휴직을 사회적으로 보장하고, 돌봄과 교육 서비스와 아동수당이 일부 취약 계층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동학대의 문제도 강력한 처벌을 담보하는 문장을 법에 명시화하고 아동학대의 문제에 공권력이 투입되어 규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족이 짊어지고 있는 많은 문제를 사회로 옮겨와야 한다는 것이죠.
가족은 우리의 삶에 있어 소중한 존재임이 틀림없습니다. 가족이 건강할 때 그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 또한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그 구성원들이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사랑으로 맺어진 진정한 관계를 이뤄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신화와 통념 속에서 비뚤어진 관계에 의존해 왔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들의 가족이 더 이상‘ 이상한 정상가족’이 아니라‘ 소중한 모든 가족’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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