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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어른도 그림책!] 찬바람 불 때는 그림책 한 잔
<학교도서관저널 , 2019년 10월호> 19-10-01 13:54
조회 :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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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자다가 하나 깨도 모를 교실 수면 탐구 생활
정지은 지음│우리학교│2019

처음엔 웃깁니다. 곧 서너 장 넘기다 보면 처연히 쓰러져서 책상과 물아일체 된 신체가 살아있기는 한 것인지 궁금해지죠. 중반쯤이면 마음이 무겁고 코끝이 알싸해져요. 계급으로도 스펙으로도 평등하지 않고 자력으로는 무엇도 인정받을 수 없는 빌어먹을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자는 듯 보이지만 아픕니다. 아프지 않아도 아픕니다. 숨 쉬는 것도 힘들어 얼굴을 가리고 누운 채로 하루를 보냅니다. 그래도 위안이 된다면 그들을 아픈 마음으로 지켜보는 교사들이 있
기 때문일 거예요. 잠들었거나 잠들어버리고 싶은 아이들 모습을 손에 닿는 모든 종이에 담은 정지은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프레드릭』(시공주니어)과 함께 읽어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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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일기 1
정우열 지음│동그람이│2019

웹툰계에서는 이미 셀럽인‘ 올드독’의 작품집입니다. 열여섯 된 반려견‘ 풋코’와 함께한 나날들이 담겨 있어요. 개들의 일생은 사람보다 짧아서 애견인들은 자기 곁에서 숨 쉬는 생명의 생사고락 전체를 함께 겪습니다. 그런 감성들이 잘 그려진 책입니다. 마지막일수도 있는 순간들에 애정과 유머를 담아 그려낸 컷들에는 아련한 슬픔도 함께하죠. 직장인들이라면 집에 홀로 두고 온 댕댕이들이 떠오를 겁니다. 지금부터라도 매 순간 열심히 사랑하고 놀아주세요. 개와 함께 살길 원하는 이들은 사전 자기점검을 위해서라도 이런 책이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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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풍경과 함께한 스케치 여행
이장희 지음│문학동네│2019

2011년 출간 이후 꾸준히 관심을 받은 책의 개정판이에요. 엄청난 스케치와 정보가 꽉 들어차있습니다. 도시 계획과 일러스트를 공부한 작가의 그림은 그저 건축물 하나에 머물지 않아서 좋습니다. 서울의 사연을 담은 거리와 건물에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건 인물 이야기와 함께해서일겁니다. 도시 탐색을 즐기는 이들이나 고궁 탐험을 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에요. 그들은 또 그들 나름의 눈으로 도시를 보고 읽겠지요. 그렇게 또 이야기들이 확장되는 거고요. 그나저나 서울은 아직도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다른 도시들에도 이런 시도가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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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잃어버린 시간
스테파니 라푸앵트 지음│델피 코테-라크루아 그림│이효숙 옮김│산하│2019

아들을 잃은 잭은 평생 바다에서만 살기로 결심합니다. 아들을 삼킨 고래를 잡기 위해서이기도 했어요. 잭은 어쩌다 뭍에 올라가도 상처만 받고 바다로 돌아가요. 결국 잭이 뒤늦게 깨달은 건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였습니다. 분노하며 잭이 말합니다.“ 심장 하나가 감당하기엔 증오와 원한과 절망이 너무 컸다. 누구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함께한 아내와 무관하게, 자기 삶을 저 혼자 결정한 잭은 길을 잃었고 자기 자신마저 잃었어요. 엔딩이 모호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알아차릴 수도 있어요. 잭과 아내의 엇갈린 삶도 안타깝습니다. 읽고 보니 아픈 이야기였어요.
불확실함, 모호함, 불가항력 등의 은유와 상징을 품은 글과 그림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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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엘린 브로쉬 맥켄나 지음│라몬 K. 페레즈 그림│심연희 옮김│f│2019

『제인 에어』의 21세기판 그래픽노블입니다. 19세기 샬럿 브론테의 작품과는 결이 조금 다르긴 해요.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깨치고 나아가는 제인의 모습을 그려 놓았습니다. 그림은 전형적인 미국 만화 스타일이에요. 잘 구조화한 서스펜스와 스펙터클이 내용을 뻔히 알 것 같은데도 계속 읽게 만듭니다. 음모와 반전도 잘 버무려 놓았어요. 이런 구분은 별 의미 없지만『 제인 에어』를 읽은 고등학생 이상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인 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책과콩나무)도 같이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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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 99가지
타라 부스, 존-마이클 프랭크 지음│이지혜 옮김│생각의날개│2019

제목이 눈을 끌어서 내용이 부실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위트 있는 작가의 긍정적이고 유쾌한 한방이 있어요. 피식 웃으며 훌훌 우울과 불안 따위 털어버릴 수 있습니다.
너무 장담하면 욕먹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장담해 볼래요. 자기 방식대로 편안하게 그린 그림이 일단 눈을 웃게 합니다. 이런 걸 뭘 이렇게 또 열심히 했나 싶으면서 키득거리게 되고요. 죽자고 덤비면 못할 게 없다고 하잖아요? 이 책에서 권하는 걸 하다 보면 죽을 생각을 왜 했나 싶어질 겁니다. 진심! 누구라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다시 보니 정말 잘 그리는 작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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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리 다이어리 이디스 홀든의 수채화 자연 일기
이디스 홀든 지음│황주영 옮김│키라북스│2019

이제야 번역되었지만 1977년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쭉 사랑을 받는 책이라는군요. 그런데 1977년 출간되기 전에 이미 50년 동안이나 묻혀 있던 상태였다고 합니다. 1920년 밤나무 꽃봉오리를 꺾으려던 이디스 홀든은 템즈강에 빠져 숨을 거둬요. 작은 마을의 한 여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일하는 동안 매일을 그림과 글로 기록한 일기는 가족들에게 유산으로 남겨졌습니다. 일기에는 매달 분위기에 맞는 낭만주의 시인들의 시를 함께 적어두었다고 해요. 책에 실린 식물과 나비, 새 그림은 아름다우면서도 소중한 자료가 되었는데요. 차분하고 수수하게 그렸지만 자연물들이 가진 제 색들은 나름대로 화려합니다.『 곤충화가 마리안 메리안』(담푸스)과 함께 읽으면서 관련 이미지들도 찾아보세요. 19세기 영미권 낭만주의 시를 만나는 기회도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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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적 이상
오드 피코 지음│송민주 옮김│길찾기│2019

굉장히 디테일한 일상 일기예요. 주인공은 싱글 여성 간호사 클레르입니다. 전문직 여성이며 생각도 바릅니다. 그런데 클레르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저 평범하게 제대로인 이상적인 커플로 살아가기란 이렇게 힘든 일인 건가 싶어져요. 그녀가 규격화된 이상을 바라는 걸까요? 그런 원칙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나름 잘 맞다고 생각한 남친과의 결정적 사건은 클레어를 더 단단하게 합니다. 독자들은 클레어의 최종 결정을 응원하게 돼요. 여성 독자들만 그럴까요?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거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노골적인 장면들이 있으니 24세 이상이 봐야 한다고 해야 할지 어떨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성인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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