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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영화 읽기 책 그리기]알 이즈 웰: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봐
<학교도서관저널 , 2017년 10월호> 17-10-13 16:32
조회 : 853  


 
 미국 최고의 공대, 하면 여러분은 어떤 학교가 떠오르나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MIT 공대를 떠올릴 겁니다. 미국의 MIT, UC버클리에 이어 세계 최고의 3대 공대로 불리는 인도의 IIT 공대. 이 학교에 입학한 세 명의 얼간이가 있습니다. 아니, 이 친구들이 천재도 아니고 왜 얼간이들이냐고요? 이제부터 이 얼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비둘기는 자기 둥지에 알을 낳지 않는다
 영화와 책의 주인공은 란초, 파르한, 라주(책에서는 각각 라이언, 하리, 알록) 세 친구들입니다. 셋은 ICE공대에 입학한 신입생 동기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주축이 되는 인물은 란초(라이언)입니다.
 란초는 기존의 관습을 거부하고 반항하는 인물입니다. 신입생들이 발가벗고 선배들에게 허리를 굽혀 예를 표하는 전통 아닌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신입생 환영회의 자리에서조차 란초는 기막힌 발상으로 선배들을 엿 먹이며 전통을 깨부숩니다. 수업시간에도 주입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교수님에게 대항하다 수업에서 쫓겨나기도 하죠. 란초(라이언)는 ICE공대의 시스템이 잘못되었음을 이야기합니다. 다른 친구들은 평점을 잘 받기 위해서 공부하는 반면에 란초는 공학이 정말 재미있어서 원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공부합니다. 그리고 ICE 공대의 다른 친구들이 24시간 정신없이 책만 볼 때, 란초는 친구들(파르한, 라주)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스쿠터를 타고 바람을 쏘이며 달리기도 합니다. 물론 이들의 평점이 좋을 리 없습니다. 셋은 10점 만점에 평점 5점대라는 낮은 점수를 받죠. 공대의 교수들은 이들을 그저 5점대의 한심한 인간들로 치부해 버립니다.
 이 대학의 총장인 바이러스 교수(책에서는 체리안 교수)는 학생을 평점으로 평가하는 전형적인 인물입니다. ICE공대에 신입생들이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이러스 총장은 신입생들을 모아놓고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비둘기는 자기 둥지에 알을 낳지 않네. 다른 둥지로 가서 알을 낳지. 그리고 거기 있던 알들은? 떨어뜨리지. 인생은 경쟁이야. 이게 자연의 법칙이지. 자, 어떤가? 깨뜨려진 알이 되고 싶은가? 여기에 입학한 수많은 학생 중 단 수백 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어. 인생은 레이스야.”
 
 반면 란초는 이 교육 시스템 자체가 잘못되었다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과도한 경쟁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이는 옳지 못하다고 말합니다. 공부의 목적은 평점을 잘 받는 것이 아니라 학문에 대한 흥미와 탐구라고 말이죠.
 
“마음에서 우러나서 공부를 하는 거지. 점수 때문에 하는 건 아니잖아. 이런 얘기가 있어. 공부는 부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성취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이렇게 말하는 란초가 아주 똑똑한 학생(란초는 바이러스 교수의 예측과 달리 천재적 인물로 그려집니다. 학과 수석을 차지하죠)으로 그려지지만 책에서 동일 모델인 라이언은 셋 중에 가장 낮은 5.01대의 학점을 기록하는 학생으로 그려집니다. (사실 이쪽이 더 현실성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세 얼간이들은 취업의 문턱에서 고군분투하지요. 다른 친구들에 비해 경쟁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기는 합니다.
 이 작품을 읽은 여러분들은 바이러스 교수의 말에 동의하나요? 아니면 란초(라이언)의 말에 동의하나요? 환경을 바꿀 수 없으므로 경쟁에서 더 나은 위치를 차지하려 노력하는 삶이 맞을까요? 만약에 이 교육 시스템이 잘못되었다면 우리는 이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
 세 친구들 중 라주(책에서는 알록)는 가장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입니다. 아버지는 병으로 몸져누웠고, 어머니 혼자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누이는 지참금이 없어 시집도 못가고 노처녀가 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라주(알록)의 꿈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입니다.
 
알록이 덤덤하게 말했다.
“넌 어떤 직업을 가지려고?”
내가 물었다.
“뭐, 그런 개떡 같은 답이 있냐? 넌 진짜 네가 좋아하는 걸 하고 싶지 않아?”
“난 돈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공부를 합니다. 직업을 갖는 목적도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에서는 라주(알록)가 그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부모님 때문에 직업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친구인 파르한이 바로 그러한 인물입니다. 파르한은 동물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릴 적부터 들판을 쏘다니며 동물들의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그러나 파르한의 아버지는 파르한이 공학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애쓰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파르한은 선뜻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가방 속에는 늘 존경하는 야생동물 사진작가에게 보낼 편지를 넣고 다니지만 부치지 못합니다. (이 내용은 각색을 통해 영화에만 들어가 있는 플롯입니다.)
 그런 파르한을 위해 란초는 파르한 대신 부치지 못한 편지를 보내 줍니다. 그리고 파르한의 사진을 본 사진작가는 파르한에게 자신의 조수로 일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정말 너무나도 원하던 일생일대의 기회앞에서, 파르한은 과연 용기 있게 이 직업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란초는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너의 재능을 따라가 봐. 그럼 성공은 뒤따라 올 거야!”
 
누가 이들의 창의성을 막았는가
영화에서 조이는 로봇을 연구하는 학생입니다. 조이는 미완성본의 드론을 개발합니다. 그리고 바이러스 교수에게 이를 보여 줍니다. 그러나 바이러스 교수는 이를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미제출한 과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이죠. 그리고 잔인하게도 그 자리에서 조이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학위 수여식에 올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본 란초는 조이가 버린 드론을 손봐서 좀 더 완벽한 형태로 보완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캠을 달아 조이의 기숙사 방으로 날립니다. 조이가 기뻐하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거기서 친구들이 목격한것은… 천장에 목을 맨 조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인정받지 못하는 좌절감, 부모님께 실망만 안겨드린 죄책감에 결국 막다른 선택을 하고 만 것이죠.
 책에는 이런 내용이 없지만 라이언이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라이언은 세 얼간이들 중 가장 평점은 낮지만 효율적인 윤활유 개발을 위한 연구에 관심을 갖고 누구보다 열심히 제안서를 작성합니다.
 하지만 체리안 교수는 라이언이 평점이 낮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제안서를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연구되지도 못할 뻔한 제안서가 빛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베라 교수입니다. 베라 교수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교수들을 설득해 세 친구들이 정학을 맞은 기간 동안 열심히 프로젝트를 연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체리안 교수가 평점으로 이 학생들을 무시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러한 베라 교수 덕분에 라이언은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좀 더 완벽한 제안서를 작성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알록과 하리가 회사에 취업하는 동안 베라 교수의 연구 조교로서 새로 자리매김을 합니다.
 그리고 영원히 바뀔 수 없을 것 같던 바이러스(책에서는 체리안) 교수 또한 학생들을 바라보는 방법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자신의 아들 사미르가 죽게 된 이유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 교수에게는 기차 사고로 죽은 아들이 한 명 있었습니다. 교수는 아들의 죽음이 단순히 사고라고만 생각했지만 실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습니다. 사미르는 문학가가 되고 싶은 자신의 소망과 달리 아버지의 강요에 못 이겨 IIT 공대에 들어가야 했으나 성적이 부족해 계속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이를 이기지 못하고 열차에서 뛰어내립니다. 오랫동안 이 사실을 몰랐던 바이러스(체리안) 교수는 후에 아들의 유서를 읽게 되면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됩니다.
 이들의 창의성을, 자유로움을 막은 건 무엇일까요? 창의성 있는 인재는 어디로부터 나오는 걸까요? 이 작품 속 얼간이들을 언뜻 보면 학교에 부적응하고 문제만 일으키는 말썽쟁이들 같지만, 사실은 이 시대의 청년들이 고민해야만 하는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인생이란 효율성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방향성을 찾아가는 것이니까요. 란초가 했던 말을 가슴속에 되뇌며 또 우리의 방향을 찾아가 봅시다. “알 이즈 웰(All is well: 모든 것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저작권자 (주)학교도서관저널,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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