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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잡이 길잡이 [책 읽는 부모] 아들 잘 키우는 게 세상을 구원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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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3-17 22:29 조회 5,78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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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석 북칼럼니스트
 
아들만 둘 키우는 내게 지인들은 종종 “딸 하나 낳지?”라며 은근한 압력을 넣는다. 딸 없는 나를 놀리려는 심사겠지만, 딸 키우는 재미 운운할 때는 가끔 궁금해진다. 도대체 딸 키우는 재미는 뭔가, 하고 말이다.
이내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럼 아들 키우는 재미는 없는 건가. 하긴 아들을 키우는 건 그다지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상냥하던 아내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이상 높아진 것이 그 결정적인 증거다. 왜 첫 아이를 낳았을 때쯤 이런 책이 나오지 않은 걸까. 『소년의 심리학』을 보며 무릎을 친다
 
 
원시와 문명 사이를 방황하는
어린 탐색자
『소년의 심리학』은 부제처럼 ‘남자아이는 어떻게 성장하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속속들이 보여 주는 책이다. 남자아이들의 특성부터 성장과정, 그리고 부모가 해야 할 다양한 역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이 주장하는 남자아이의 가장 큰 특징은 ‘질문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연령에 따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남자아이들은 대개 “삶의 목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붙잡고 산다. 남자아이에서 사춘기 소년으로, 다시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 질문은 중요한 삶의 방향을 정한다. 서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남자아이는 만족스러운 역할과 긍정적인 목적으로 인도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동떨어지거나 위험한 목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목적의식도 없고 동기부여도 되지 않은 채 몸만 훌쩍 자라선, 따뜻하고 현명하며 존경받는 남성으로 온전히 성장하지 못하고 인생의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남자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그만큼 천방지축이기 때문이다. 남자아이는 대개 슈퍼히어로를 꿈꾸는 경우가 많다. 세상을 구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자동차나 로봇 등 이른바 남자다운 장난감이나 만화영화를 보고 자라기도 했지만 이런 성향은 본능 속에 내재되어 있기도 하다.
“남자가 된다는 것은 세상 속에서 극히 중요한 목적을 가지는 것”이며 “어린 남자아이들은 이를 마법적 힘이나 보물을 이용해서 ‘세상을 구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아이에게 영웅은 곧 자기 자신인 셈이다. 이런 남자아이에게 질문해야 한다. 질문의 요지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부모는 그 연령에 맞는 방식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깊이 고민해보라”고 권유할 수 있어야 한다. 대답이 궁할지 모르나 자신의 꿈인 영웅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존감은 높아진다.
남자아이에서 소년이 되면 ‘공격성’과 ‘공감성’이라는 두 얼굴을 갖게 된다. 저자는 이를 “원시와 문명 사이를 방황하는 어린 탐색자”라고 표현한다. “청소년기 여자아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기 규율 능력, 개인적 힘, 그리고 목적의식을 습득”하는 소년들은 “존중받기 위해 매우 위험한 일을 무릅쓰”기 때문에 부모와 교사는 이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들을 다독일 수 있는 따뜻한 권위는 결국 부모와 교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남자아이, 공동체가 키워야 한다
남자아이의 특성을 이해했다면, 이제 남은 일은 “남자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배우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부모의 내려놓음을 제시한다. 자녀의 양육에 있어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이지만 “부모로는 충분치 않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세 가족 모델, 즉 교사나 멘토나 친구(제2가족), 학교나 교회(제3가족) 등으로 공동체로 관심을 넓혀 가야 한다. 공동체는 남자아이에게 실패의 가치를 알려 주기도 하고 때론 독립, 정체성, 자기 성찰, 윤리적 행동, 자기 규율의 가치 등을 알려 준다. 성에 대한 정확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만약 엄마가 여성에 대한 존중을 가르친다면, 아빠는 여성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남성의 몸을 이해하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학교와 공동체 그리고 다른 멘토들은 성에 관해 남자아이가 던지는 질문들에 솔직하고 정직하게, 수치심이나 두려움 없이 대답해야 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자아이에게 성을 가르치는 가족의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몸, 성, 인간관계에 대해 편하게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세 가족 모델, 즉 공동체가 할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디어가 주는 가짜 성취에서 벗어나는 일도 도와야 한다.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비롯한 스크린을 응시하면 할수록 남자아이들은 몸을 움직이거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지않게 된다. 이는 뇌의 유기적 성장을 방해한다. 또 하나, 수면시간도 중요하다. 멍하니 스크린을 응시하다가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면, 뇌는 물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한다.
더 중요한 것은 가상 세계에 몰입하는 사이 “현실 세계에서 아이는 진짜 성취를 거의 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가정과 학교, 이웃, 일 그리고 삶의 세계에서 동기가 추동하는 힘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다. 부모가 스스로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웃과 공동체에 손을 내밀 때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퇴색한 진리가 회복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학교도 중요하다. 학교에서 수치심을 느끼는 남자아이들이 제법 많기 때문이다. 성적, 성격,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가 되기도 하고, 때론 아무런 이유 없이 학교에서 외톨이가 되기도 한다. 모든 학교를 핀란드처럼 바꿀 수 없다면 교사가 나서서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과 유대하며 학교를 바꿔야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초등학교의 변화 방향은 “기준을 같게, 방식은 다르게”다. 아이들이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변화 방향은 “학습 공동체”다. 입시를 향해 개개인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결국 학교 현장의 실천 문제인 셈이다.
 
 
내일의 주역,
아들을 잘 키워야 한다
『소년의 심리학』은 비록 미국적 상황과 대처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남자아이들은 전 세계 어디서나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훌륭한 남자로 성장하기만 바랄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좋은 남자아이가 될 수 있는 방법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는 부모의 역할이면서 공동체가 함께 져야 할 책임이다. 『소년의 심리학』은 남자아이를 키우기 힘들다고 말하는 부모라면 누구라도 봐야 할 책이다. 또한 식상한 표현이지만 내일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구김 없이 자라기를 바라는 교육자들도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다. 어디 아들들만 잘 키워서야 될까만은 “아들들을 잘 키우는 것이 우리 사회, 우리가 사는 세상을 구원하는 길”이라는 저자의 말에, 아들 둘의 아빠로서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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