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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잡이 길잡이 [영상 읽기]연말, 영화의 온기로 가족의 사랑을 지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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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2-11 15:39 조회 7,4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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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모두들 한해의 삶을 반추해보고 새로 맞이할 일년의 계획을 세우기에 바쁘다. 그리고 직장동료, 친구들과 망년회다 회식이다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묵은 때를 벗겨내듯 답답하고 짜증났던 일 년을 잊어보려 애쓰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이나 친한 친구들, 추억을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생각은 하면서도 정작 언제나 같은 공간에서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짜증은 늘고 요구하는 것은 많아지면서 부모형제의 소중함과 정을 나누는 것에는 인색해지는 모습을 종종 볼 수가 있다. 그렇다고 요즘 아이들에게 따끔한 말로 야단을 친다고 마음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부모의 사랑은 곧 따스한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치열한 경쟁과 생존의 터전에서 지친 부모에게 아이들의 웃음과 위로는 존재의 이유와 목적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영화 속에 있다. 소개하는 영화들은 연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꼭 한번쯤 보기를 권하고 싶다. 가족의 사랑과 아픔이 잔잔한 감동의 온기로 피어나는 영화를 보고 나면 잠시 잊고 있었던 가족 간의 사랑이 다시금 불 지펴지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이 소중한 것은 사랑과 따뜻함이 있어서 만은 아니다. 그 속에는 함께 부대끼며 공유해야 할 아픔도 포함된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그 아픔의 정도가 큰 아이들이다. 그렇게 아픔은 단순 절도나 폭행에 휘말리게 되는 이유가 되고 그로 인해 씻을 수 없는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 대한민국 소년원 11곳, 그곳에 수용된 1255명의 소년범들. 아직 우리 아이들은 완전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며 사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살필 때 소년원을 나와 재범률이 70%에 이르는 비극은 멈춰질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우주(서영주)도 미혼모였던 엄마(이정현)에게 버림받고 결국 범죄소년이 된다. 17년이 지나서야 아들 앞에 처음 나타난 엄마는 우주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년원 시사회에서 그곳의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인 양 감동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영화는 미혼모와 우리 주변의 청소년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다시금 각인시키는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엄마는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잔소리를 퍼부어 대며 자식을 볶아 댄다. 그래서 다 자란 자식에게도 엄마는 늘 짜증스런 대상이다. 그러나 그것은 엄마라는 존재가 지금처럼 부서지지 않고 영원할 것이란 전제 앞에서만 가능하다. 어느 날, 거짓말처럼 그런 엄마가 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한다면 자식들은 연약하고 힘없는 한 여자의 일생을 눈물로 되새김질하게 될 것이다. 애자(최강희)에게도 엄마(김영애)는 그런 존재다. 서울에서 글을 쓰며 힘겹게 생활하는 그녀에게 엄마는 불쑥 전화를 걸어와 결혼을 독촉하고, 사고뭉치였던 자신의 과거사를 끄집어내면서 잔소리만 늘어놓는다. 그렇게 관객들은 적당한 웃음과 재미를 통해 애자의 성장기가 주를 이루는 영화의 전반부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같은 여자로서 엄마와 딸 사이를 갈라놓는 죽음의 그림자. 그 비극 앞에서 엄마의 모든 잔소리는 자식을 향한 치열한 사랑의 표현방법이었음을 애자도 깨닫게 되고 그 장면을 바라보는 관객도 깨닫게 된다.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친정엄마’와 함께 보기를 권한다. 눈물이 극대화되었을 때 느끼는 완전한 카타르시스를 잔잔한 에피소드 속에 녹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골에 가면 어린 아이의 웃음소리가 끊긴지 오래고, 평생 흙을 일구며 살아온 어르신들은 자식들이 떠난 그 텅 빈 공간에서 아직도 고단한 몸을 움직여 노동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이 영화 속 김을분 할머니가 살고 있는 농촌은 어쩌면 평생 자식을 위해 살다 이승을 떠날 때마저도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채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 놓는 우리네 부모님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베풀기만 하는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 고마움, 그 가슴 아픈 사랑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모든 자식들은 이 영화 속 7살 상우(유승호)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19살에 집을 나가 어느 날 갑자기 손자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떠난 딸도 그렇고 벙어리인 외할머니에게 맡겨진 채 도시에서의 편리한 삶과 문명에 대한 그리움으로 말썽을 부리는 손자 상우도 결국 그 조건 없는 사랑이 얼마나 많은 희생 속에서 이루어진 것인지를 모른다. 그래서 보는 내내 우리의 눈시울은 뜨거워지고 가슴 저 밑바닥에 자리한 미안함과 죄스러움으로 더더욱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 이 영화의 제목 ‘집으로’는 결국 우리들 모든 사람들이 돌아가야 할 공간은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존재인 부모님이 계신 곳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어느 날 교통사고로 죽은 아들이 남긴 손녀가 할머니 혼자 살고 있는 시골로 내려오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외할머니와 손자가 할머니(김진구)와 손녀(신채연)로 바뀌었을 뿐, 전체적으로 가족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집으로>라고 평가받은 영화다. 경상도 시골구석에서 오로지 아들 하나만 믿고 평생을 고추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오난이 할머니.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던 그 귀하디귀한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자 할머니에게 남은 가족이라고는 아들이 마음으로 낳아 키우던 일곱 살 동이가 유일하다. 그 아들이 남긴 유일한 유품인 편지와 일기를 읽기 위해 한글 공부를 하고자 마음을 먹은 할머니는 동이에게 과외수업을 받지만, 곧 한계를 느끼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어머니와 아들의 교감, 그것은 곧 읽지 못하고 쌓아 둔 편지, 일기 속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할머니의 문맹퇴치기가 아니라 가족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로 읽힐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가족 간의 모든 문제는 대화의 단절로 인한 소통의 부재가 원인인 것이다. 이 영화 속 아름다운 시골의 정경과 아름다운 사람들의 삶을 통해 우리네 가족들도 지금과는 다른 아름다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엄마도 한 여자의 딸로 태어났다. 만약 엄마와 딸이 이 영화를 함께 본다면 분명 딸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큰 방점으로 찍힐 것이다. 모성이 위대한 것은 생물학적으로 자식을 낳아 길렀다는 사실에만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대를 이어 전이되면서 한 가족의 안정과 평안을 이루었고, 그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도록 만들었으며, 결국은 유구한 역사를 가능하게 한 원천이기 때문이다. 전라도 시골 출신인 지숙(박진희)은 절름발이 버스 기사인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의 온갖 폭행 속에서도 자식들만을 위해 살아오신 엄마(김해숙)의 뒷바라지로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드라마 작가가 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은 그녀는 암에 걸리고 친정 엄마와의 마지막 시간을 위해 고향에 내려온다. 딸이 죽을병에 걸렸을 때 병으로 인한 고통은 딸이 크겠지만, 정작 더 큰 아픔을 겪는 것은 엄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딸, 그러나 아직까지도 그 딸은 여전히 내 목숨보다 소중한 자식일 뿐이다. 딸을 배웅하러 나온 어머니는 기차를 따라 뛰면서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말한다. “내 새끼, 엄마가 지켜줄게.” 그 마지막 엄마의 눈물은 곧 우리 모두의 엄마가 흘리는 눈물일 수도 있음을 이 영화의 엔딩이 올라갈 때쯤 우리는 자연스럽게 느끼게 될 것이다.


현대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아버지들은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늘 기죽은 채 가족의 부양을 위해 힘들게 살아간다. 그렇다고 해서 어디 위안 받을 곳이라도 있는가? 자식들은 좀 더 잘 나가는 아버지들과 비교하며 아버지의 능력만을 탓한 채 마음의 창을 닫아가고, 경쟁 속에 내몰린 사회는 아버지들에게 언제나 냉담하기만 하다. 그 모든 원인이 아버지들에게 있다고 따져도 아버지들은 아니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도 없다. 그저 그렇게 쉬이 바꾸기 힘든 아버지상을 그 윗세대로부터 물려받아 지금에 이르렀기에 그런 자신의 모습이 정답이 아닌 줄 아버지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더 슬프다. 일곱 살 정신연령을 지닌 샘(숀 펜)은 딸 루시(다코타 패닝)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으며, 그녀를 위해서라면 어떤 역경이 닥쳐도 물러서지 않을 부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사회는 그런 부성보다 샘의 능력을 기준점으로 자식과 갈라놓으려 한다. 이 영화에서 샘이 딸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통해 자식의 기대치를 충족치 못하지만 조건 없이 사랑하고 그 사랑을 그저 제 몸 바쳐 희생하는 것으로 밖에 표현할 줄 모르는 이 시대 모든 아버지들의 바보 같은 사랑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서도 자식들을 포기하지 않은 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 그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길이라고 모두들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그런 삶을 눈으로 보는 순간 가슴 가득 밀려오는 안쓰러움과 말문이 막히는 감동은 진실성을 담은 다큐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2006년부터 20011년까지 가정의 달 5월이면 감동과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다큐멘터리가 공중파에서 방영되었다. 그러나 공중파 특성상 일회성으로 방송되고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교육적 효과가 뛰어난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나 한국 최초로 38회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한 <풀빵엄마>은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감동으로 남아 있다. 싱글맘으로 어린 남매를 키우며 위암말기의 상황에서도 풀빵을 팔면서 힘들게 살아가는 최정미 씨는 방송을 본 많은 사람들을 눈물짓게 만들었고, 가족의 소중함과 죽음 앞에서도 굽히지 않는 부모의 사랑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방송이 된 지 불과 두 달 후, 최정미 씨는 결국 세상을 뜨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도 그 방송을 찾아서 보노라면 그녀가 남긴 사랑과 감동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온몸으로 깨닫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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