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잡이 길잡이 그들이 말하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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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20 22:11 조회 6,769회 댓글 0건본문
책모임 ‘쌈’의 1월 모임
때 2011년 1월 21일
곳 안산환경운동연합 회의실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 김희정, 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
요리 김밥, 떡볶이, 순대
참석 강소영, 김미현, 김부일, 배현정, 서동규, 유준희, 이상태, 이영하, 정연욱, 황정욱
『그들이 말하지않는 23가지』 말하자면 . . .
김 부일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경제학을 쉽게 풀어 놓았다는 점, 현재 자본주의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하준 교수가 자본주의를 인정하는 속에서 신자유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만 지적하더군요. ‘자본주의가 옳다’라는 전제하에 신자유주의 문제점만 지적해서 폭 넓은 생각을 할 수 없는 틀을 제시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오히려 사회주의 국가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조화롭게 운영하고 있는 나라의 예도 들어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 상 태 이 책에 대해서 전반적으로는 굉장히 공감하지만,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재벌의 문제점과 그 대안에 대해 지적한 내용이 전혀 없는 점과 재벌기업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은 불만이에요.
이영하 지본주의에 대한 우려와 염증이 많아지고 있어요. 세계적 경제 위기, 높아지는 실업률, 부족할것 없이 풍요로워 보이는 자본주의 나라의 ‘빈곤의 이면’이 점차 심해지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장하준 교수의 책이 나왔겠지요. ‘평범한’ 자본주의의 기본 규칙이이란 것도 지켜지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 거의 세계 유일의 재벌 횡포, 노동 기본권도 보장되지 않는 자본주의 등 - 장하준 교수의 23가지가 지켜진다는 게 쉽지 않아 보여요.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자본주의’의 틀안에서 “그래도 너무 심하게는 하지 말어”라는 충고를 하고 있는 듯 보여서 답답하기도 했어요. 복지정책이 발달한 유럽국가 만큼만 되면 ‘대만족’ 아니냐는 게 장하준 교수의 결론인 듯해요.
서 동 규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한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위기를 맞이하고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음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세계적 추세와 역행하고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는 정책을 펴온 것에 답답함을 느꼈던 한사람으로서 이 책이 우리 사회에 던질 파장에 대하여 ‘즐겁게’ 생각해요. 실제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고 있는 여당의 한 실세 의원의 경우 신자유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것에 대하여 “불편하지만 인정한다.”라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고, 저자인 장하준 교수를 초빙해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많은 부분 공감하고, 워낙 많은 부분에서 중산층이 붕괴되고 소수 재벌, 부자 중심으로 경제적 구조가 재편되었기에 저자의 주장이 현실정치에 반영된다면 많은 대한민국 서민들의 경제적 처지가 향상되리라고 생각해요.
강소영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자본주의를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들이 말하는 자본주의’가 자본주의의 전부인 양 생각하고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극단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해 더는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당장 갈아엎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마냥… 하지만 체제가 무엇이냐의 문제이기보다는 어떠한 관점으로 그 체제를 움직이는가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배현정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복지국가, 무상급식 등 우리사회의 화두와 관련지을 수 있는 주제들이 꽤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좋은’ 자본주의도 있다는 주장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있어 경제지식의 유무를 떠나서 나름의 자본주의에 대해 정의해 볼 수 있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게 도움을 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주장과 현실인식에는 동의하나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자체를 긍정하는 저자의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으므로, 참고 정도로 그친 것 같아요. 책을 평가하기에는 ‘뭣’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상식수준에서 먹히는 대중적인 책인 것 같아요.
김미현 장하준이라는 사람, 생각과 관점이 참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것… 대중이 경제를 쉽게 이해하고 관심 갖게 함으로써 경제활동, 사회 문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다른 어떤 지식인이나 활동가의 글보다 두드러져요. 장하준은 확실히 자본주의자예요. 신자유주의로 나타나는 자본주의 병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누구보다 자본주의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신자유주의로 오기까지 진화된 자본주의가 다시금 케인즈주의 혹은 다른 형태로 변형 발전할 수 있을까요? 그의 견해에 대한 다른 학자들의 견해도 궁금해요.
정연욱 지금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주류 경제학, 특히 신자유주의에 대한 거짓말과 오해를 적절한 예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읽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책에서 비판한 대로 기본적인 것이 지켜지는 ‘착한’ 자본주의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실현된다면 전 세계의 고통 받는 사람들이 줄지 않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황정욱 읽기 쉽게 쓴 경제서적이라고 하지만 배경지식이나 깊은 관심이 없이는 결코 읽기 편한 책은 아니었어요. 장하준 교수의 다른 책들을 함께 읽어보고 관심을 가져야 이해의 폭이 넓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쨌든 경제영역이 제 생활에서도 중요하고, 사회현상에 대한 진보적 판단과 진보정당의 대안 마련에도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준희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굉장히 편향적이라거나 어떠한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것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사실들의 나열들이지요. 수많은 통계 자료들이 그 뒤를 봐주고 있듯이 이 책에는 엄청난 비밀이 폭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따지고 보면 알 수 있었던 내용들이에요. 하지만 그 ‘따지고 보면’이라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너나 나나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집중하고 앉아서 세상 흘러가는 이치를 따지고 볼 사람이 있을 수 없어요. 신문 기사들은 제목을 잘 따서 독자의 눈길을 끌려하고, 정치인들은 이미지를 좋게 꾸며 선거에서 승리를 꾀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전달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중요해요. 장하준 교수도 책에서 우리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 할 때마다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우리 능력의 한계 때문에 문제를 만나게 된다고 했어요. 책을 보며 느낀 점, 우린 그동안 전달자들을 잘못 만났구나.
‘쌈’이 가장 주목하는 1가지
김부일 「Thing 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복지제도 수용에 대한 논의가 쟁점화 되고 있고, 온도차는 있지만 여야 모두 복지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결국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고용불안, 비정규직 증가, 중소기업, 소규모 상인 몰락이 심화됐고, 빈부격차가 커지고, 사회적 갈등이 심각해졌다는 문제의식을 인정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요. 신자유주의 정책이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을 만들어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고 생각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기본적인 복지제도를 도입해 국민들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그 속에서 경제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이상태 「Thing 6 거시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이라는 개념에 의한 물가 상승률에 지나치게 얽매인 나머지 정부 지출에 대해 거시적인 긴축정책을 집행하고 이로 인해 고용 불안과 높은 실업률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시작되게 되었다는 내용.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 한국에서 재벌이 어떻게 운영되어지고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가, 노조와 회사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상부상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내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지만 이 책에서는 언급되고 있지 않아서 아쉬워요.
이영하 「Thing 9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 산업, 지식기반 산업으로 도약해 나가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것 같아요. 무언가 ‘실물’이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스위스, 싱가포르, 일본, 핀란드 등 세계적 경제 강국들이 제조업 부문에 튼튼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장하준 교수는 제조업이 서비스 분야보다 생산성도 빠르게 증가하고 교역이 쉽기 때문에 나라의 경제발전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고 있어요. 이 말에 공감하면서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 정부의 ‘탈산업화’ 강조는 국가의 ‘자력적 경제 기반’의 중요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에요. 전혀 자급자족할 수 없는 현재 우리나라 농업현실처럼 여타 다른 분야의 산업도 국가의 기초경제를 자립적으로 다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서동규 「Thing 11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많은 주류경제학자들이나 과거 이들의 물적, 인적 자원을 수탈했던 오늘날의 소위 경제선진국들은 아프리카 빈곤의 원인을 기후·지리적 요건, 민족성, 잦은 내전 등으로 이야기 하지만 저자는 과거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장 사례들을 예로 들며 본질은 선진국들과 대기업들의 무차별적인 진출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토대가 성장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의 논리로 저자는 우리나라도 한-미 FTA를 체결한다면 현대,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울 거라고 앞서 얘기한 국회초청 강연회에서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적 성장가능성을 거세해버린 선진국, 정확히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저성장의 원인은 ‘너네 책임’이라는 단골 이데올로기를 벗겨내고, 선진국들의 국경을 초월하는 무분별한 경제행위가 아프리카인들을 극도의 빈곤으로 몰아넣었다는 ‘진실’을 밝혀냈기에 가장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강소영 「Thing 2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2010년을 뜨겁게 달궜던 여러 가지 이슈 중 기억에 남는 것이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정규직화 싸움이었어요. 그들은 非정규직에서 Be!정규직이 되는 싸움을 했죠. 2009년 구조조정 때문에 투쟁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구호도 떠올라요. “해고는 살인이다” 그 구호처럼 삶을 비관하고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이 있어요. 해고는 살인이 맞아요. 내내 춥기만 했던 올해 1월, 해고 통보를 받은 홍대 청소·경비 어머님, 아버님들의 투쟁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기업 혹은 사측이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기에 나타나는 현상들이죠. 언제 짤릴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과연 일의 능률이 오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들이 실업자가 되면 소비가 줄고, 결국 그것은 부메랑이 되어 회사의 손해로 돌아올 텐데요. 좀 더 시야를 넓히고 상생의 정신으로 소득의 재분배를 잘하면서 기업을 경영했을 때, 오히려 회사에는 더 큰 이익이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배현정 「Thing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Thing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Thing 13, Thing 20의 경우는 우리 정부가 주장하는 낙수이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이며 최근 선별적 복지, 보편적 복지 논란에서 보편적복지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발전시켜온 이유가 ‘파이를 크게 한다’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커진 파이의 부스러기조차 우리 손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또 기회균등 자체만이 아니라 어느 정도 결과의 평등까지 보장해주어야 그 기회균등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낸다는 점은 ‘아이들 먹을 것으로 장난치지 말라’는 감정적인 주장에 논리를 덧붙여주는 것 같아서 공감과 더불어 배운 것이 많았어요.
김미현 「Thing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학력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에 가장 공감해요. 자신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교육 투자를 자식에게 쏟아 붇지만 그 투자의 결과는 자식의 경제적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돌아가지 않고 사교육 시장과 고등교육 기관의 배만 부르게 하죠. 시장이 자격요건만 높여 경쟁을 부추기는 거니까요. 이로 인해 부모는 노후에 대한 불안으로, 자식은 취업과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 속에 인간다운 삶은 포기한 채 자본에 종속되어 계속 똑같은 ‘업’을 되풀이 하게 되는 거죠.
정연욱 「Thing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기간과 생산성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는 주제. 장하준 교수는 생산성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교육정도가 아니라 각 개인을 산업 활동에 조직적으로 참여 시킬 수 있는 사회전체의 능력이라고 해요. 교육은 개인의 인생과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지 경제적 효용성과는 아무 관련이 없죠. 아무 의문 없이 꼭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대학 교육,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는 한국사회 현실, 고학력자는 많아지고 청년실업은 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 우리 현실에 대한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황정욱 「Thing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자들에게 중과세를 부과하면서도 최고의 성장률을 이뤄 자본주의의 황금기라 불렸던 1950년~1973년을 지나 70년대 중반부터 자본주의 국가들이 성장률이 떨어지자, 자유시장론자들을 중심으로 투자계급의 소득이 더 커야함을 주장하고 부자들에게 유리한 소득재분배를 신봉하는 정부들이 정권을 잡았었어요.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과 비슷한 부분이죠. 그러면서 복지예산을 줄인 것은 물론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부자에게로 소득을 옮기는 정책을 추진해요. 부자를 위한 감세정책, 금융탈규제, 각종 규제철폐, 무역 자유화, 해외투자 증대 등으로 기업, 부자들의 독점적 지위가 강화되고 노동유연화란 이름으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노동임금을 쥐락펴락 해가요. 결과적으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데 이 부분이 실제 대한민국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라고 여겨서 공감했어요.
유준희 「Thing 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할들이 필요하지만, 2명 이상의 어떤 조직이든 먼저 고민하고 각 역할들을 잘 모아내는 사람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어요. 국민들 한 명 한 명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한다는 명확한 목표 아래 적절한 규제와 방향 제시를 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겠어요.
그가 말하는 8가지,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김부일 저는 일곱 번째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정부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이 마음에 들어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다른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대통령은 민간 기업이 운영했던 석유회사를 국영화하고, 이를 통해 남는 이익을 저소득층 생활개선을 위해 투자했잖아요. 그가 추진했던 정책 가운데 가장 참신했던 것은 국민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쿠바와 물물교환 방식으로 무역을 했다는 것입니다. 무상의료와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쿠바에서 의사와 교사를 불러왔고, 금전적인 대가를 지불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로인해 베네수엘라는 문맹률이 낮아졌고, 가난한 사람들이 쿠바의사로부터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빈민지역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했고 이는 고스란히 경제적 성장으로 이어졌어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때 개인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상태 장하준 교수의 8가지 대안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공감을 하지만 특히 다섯 번째 대안으로 언급한 물건 만들기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 많이 공감을 해요. 제조업이 기반이 되지 않는 산업구조는 그 자체가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요. 다만, 재벌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과 노조와 경영자와의 문제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보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영하 ‘자본주의’의 틀거리 안에서 “너무 심하게는 하지 말자”라는 장하준 교수의 제안에 답답함을 느껴요. 물론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장교수의 여러 가지 제안이 지켜지기만 해도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숨통이 트일 거예요. 하지만 한 가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참 ‘다양한 모습의 자본주의’는 각각 그 나름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자본주의’를 겪고 있으면서 굳이 그 한계와 테두리 안에서만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미 베네수엘라, 중국 등 많은 나라들이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어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남과 북이 분단되어 있는 매우 독특한 처지로서 다른 나라보다 그로 인한 고통이 매우 큽니다. 허나 또한 다른 나라와는 다른 ‘통일’의 가능성과 이로 인한 무한한 경제, 사회, 문화적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요. 이 점을 감안한다면 굳이 ‘자본주의’라는 틀거리가 아닌, 전혀 새로운 우리만의 경제제도, 정치제도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가져봅니다.
서동규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의 경제적 불평등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지만, 상당히 취약하다고 생각해요. 저자가 결론에 제시한 8가지는 신자유주의로 인하여 발생한 비정규직, 고용 없는 성장, 사회 양극화, 금융자본으로 부의 집중 등 많은 경제적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자의 주장이 1930년대의 ‘케인즈주의’와 거의 차이가 없어 보여요. 이는 1960~70년대의 오일쇼크와 같은 외부적 충격이 온다면 다시 무너질 수 있는 취약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경제체제의 대안은 ‘경제체제’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체제에 있다고 생각해요. 신자유주의의 다른 이름이 ‘대처리즘’, ‘레이거노믹스’ 듯이요. 이는 필연적으로 소수의 사적 이윤보다 다수의 이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대중에 의한 경제통제를 필요로 해요. 그런 정치체제를 갖추는 것이 근본적인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우리 시대의 과제입니다.
강 소영 장하준 교수가 제안한 8가지 대안에 ‘진정한’이라는 말이 붙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지만, 자본주의가 더 건강해지기 위한 첫 단추로 훌륭하게 기능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러한 대안들을 누가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가가 제일 관건이긴 하죠. 지금 자본주의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유시장이라는 허울 아래 거대자본이 패권을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크고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 필요해요. 우리나라에 적용시켜 본다면,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남쪽 사회에서의 자본주의의 개선문제 뿐만 아니라 ‘통일’되는 과정과 ‘통일’ 이후의 사회에 적용할 적절한 시스템에 대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현정 금융부분에 대한 규제, 보수에 대한 규제, 크고 적극적인 국가 등은 빠른 시간 내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가져다 줄 것 같아요. 또한 제조업을 중요시하고 경제수준에 의한 국가 간의 차별을 하자는 견해는 지금보다는 비교적 ‘나쁜’ 자본의 속성을 제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저자가 제안한 ‘인간의 합리성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인식 위에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건설’과 ‘인간의 나쁜면보다 좋은 면을 발휘하게 하는 경제시스템’이 조금 모양을 달리한 자본주의로 이룰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아요.
저자뿐 아니라 진보세력이 주장하는 복지국가, 양극화가 덜한 사회는 대부분 유럽 특히 북유럽국가를 모델로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국가들은 아무 문제없는 완벽한 경제체제를 가지고 있는가? 개인적으로 이들 국가도 최근 자본주의 앞에서 조금씩 무릎을 꿇고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이만큼만 되도 어디냐’라는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것으로는 자본의 횡포와 벼랑끝에 서있는 사람들의 생을 근본적으로 책임질 수 없다는 생각이에요. 그렇다면 ‘자본주의가 아니면 뭐, 사회주의라도 하자는 거냐?’라는 물음에 그렇다, 아니다 라고 답할 지식과 확신은 없지만 새로운 그것이 ‘신사회주의’라고 부르는 남미모델이 될 수도, 전혀 새로운 모델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자본주의 이외의 것에 대한 연구와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미현 장하준 교수 생각의 핵심은 시장에는 자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정부의 개입과 계획, 규제가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정부의 가치관과 능력이 중요한데 그런 정부를 만들어 내는 거 지금의 자본주의 시장에서 가능한 걸까요? 이미 한 번 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은 시장, 기득권의 힘이 쉽게 약해지거나 개과천선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럴 수 있는 정부가 만들어진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물론 그 이상의 것도 실현해 우리는 분명 자본주의의 윤택한 풍요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발전하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사회 지배층과 피지배층, 잘사는 이와 못사는 이의 가치관의 변화가 아닐까요? 노동자로 살아도 자기 존재를 무시당하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가치관이 없다면 지금의 ‘업’이 해소될 것 같지는 않아요.
정연욱 주류 담론이나 경제학을 뛰어넘는 주장이지만 현실 자본주의에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요. 권력과 자본을 갖고 있는 세력이 착한 마음으로 내려놓을까요. 절대 내려놓지 않고 새로운 속임수로 우리를 속일 거예요. 영국정부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은행세를 물리려 하자 2008년 위기 이후 막대한 자금을 받았던 은행들은 해외이전하겠다고 위협을 하고, 한국의 재벌기업들은 이익금을 쌓아놓고 투자, 고용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 지금은 자본권력이 정부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장하준 교수의 책이 국방부 불온서적이 되는 현실에서 장하준의 대안은 일정부분 사회 변화는 이룰 수 있어도 한계가 있어요. 세계경제 위기가 보여준 신자유주의의 허상을 깨고 새로운 사회를 위한 담론 형성이 새롭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과거의 사회주의 국가를 보지 말고, 새로운 사회주의에 대한 논의나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현실을 반영해 통일국가의 논의를 경제담론에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황정욱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정부가 필요하다.’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정부의 역할이 자유 시장의 위기관리 정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도 평등하고 안정적인 사회를 건설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요. 성장과 형평은 상충될 수밖에 없다는 트레이드 오프 논리에서 벗어나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금융부분에 있어 적절한 규제 시스템, 우월한 산업정책 등을 정부에서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자본주의의 틀에서만 얽매이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경제구조, 사회 시스템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정책적 실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준희 ‘어떠한 세상이 이상적인 세상이다’라는 정리, 그에 따른 장하준 교수의 대안의 충분성 등은 고민하지 못했어요. 다만, 현재의 체제 내에서도 시도해볼만한 것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또는 이렇게나 많은 것들이 해결되어야 하는 체제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때 2011년 1월 21일
곳 안산환경운동연합 회의실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 김희정, 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
요리 김밥, 떡볶이, 순대
참석 강소영, 김미현, 김부일, 배현정, 서동규, 유준희, 이상태, 이영하, 정연욱, 황정욱
『그들이 말하지않는 23가지』 말하자면 . . .
김 부일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경제학을 쉽게 풀어 놓았다는 점, 현재 자본주의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하준 교수가 자본주의를 인정하는 속에서 신자유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점만 지적하더군요. ‘자본주의가 옳다’라는 전제하에 신자유주의 문제점만 지적해서 폭 넓은 생각을 할 수 없는 틀을 제시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오히려 사회주의 국가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조화롭게 운영하고 있는 나라의 예도 들어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 상 태 이 책에 대해서 전반적으로는 굉장히 공감하지만,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재벌의 문제점과 그 대안에 대해 지적한 내용이 전혀 없는 점과 재벌기업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은 불만이에요.
이영하 지본주의에 대한 우려와 염증이 많아지고 있어요. 세계적 경제 위기, 높아지는 실업률, 부족할것 없이 풍요로워 보이는 자본주의 나라의 ‘빈곤의 이면’이 점차 심해지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장하준 교수의 책이 나왔겠지요. ‘평범한’ 자본주의의 기본 규칙이이란 것도 지켜지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 거의 세계 유일의 재벌 횡포, 노동 기본권도 보장되지 않는 자본주의 등 - 장하준 교수의 23가지가 지켜진다는 게 쉽지 않아 보여요.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자본주의’의 틀안에서 “그래도 너무 심하게는 하지 말어”라는 충고를 하고 있는 듯 보여서 답답하기도 했어요. 복지정책이 발달한 유럽국가 만큼만 되면 ‘대만족’ 아니냐는 게 장하준 교수의 결론인 듯해요.
서 동 규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한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위기를 맞이하고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음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세계적 추세와 역행하고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는 정책을 펴온 것에 답답함을 느꼈던 한사람으로서 이 책이 우리 사회에 던질 파장에 대하여 ‘즐겁게’ 생각해요. 실제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고 있는 여당의 한 실세 의원의 경우 신자유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것에 대하여 “불편하지만 인정한다.”라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고, 저자인 장하준 교수를 초빙해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많은 부분 공감하고, 워낙 많은 부분에서 중산층이 붕괴되고 소수 재벌, 부자 중심으로 경제적 구조가 재편되었기에 저자의 주장이 현실정치에 반영된다면 많은 대한민국 서민들의 경제적 처지가 향상되리라고 생각해요.
강소영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자본주의를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들이 말하는 자본주의’가 자본주의의 전부인 양 생각하고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극단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해 더는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당장 갈아엎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마냥… 하지만 체제가 무엇이냐의 문제이기보다는 어떠한 관점으로 그 체제를 움직이는가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배현정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복지국가, 무상급식 등 우리사회의 화두와 관련지을 수 있는 주제들이 꽤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좋은’ 자본주의도 있다는 주장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있어 경제지식의 유무를 떠나서 나름의 자본주의에 대해 정의해 볼 수 있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게 도움을 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주장과 현실인식에는 동의하나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자체를 긍정하는 저자의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으므로, 참고 정도로 그친 것 같아요. 책을 평가하기에는 ‘뭣’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상식수준에서 먹히는 대중적인 책인 것 같아요.
김미현 장하준이라는 사람, 생각과 관점이 참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것… 대중이 경제를 쉽게 이해하고 관심 갖게 함으로써 경제활동, 사회 문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다른 어떤 지식인이나 활동가의 글보다 두드러져요. 장하준은 확실히 자본주의자예요. 신자유주의로 나타나는 자본주의 병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누구보다 자본주의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신자유주의로 오기까지 진화된 자본주의가 다시금 케인즈주의 혹은 다른 형태로 변형 발전할 수 있을까요? 그의 견해에 대한 다른 학자들의 견해도 궁금해요.
정연욱 지금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주류 경제학, 특히 신자유주의에 대한 거짓말과 오해를 적절한 예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읽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책에서 비판한 대로 기본적인 것이 지켜지는 ‘착한’ 자본주의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실현된다면 전 세계의 고통 받는 사람들이 줄지 않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황정욱 읽기 쉽게 쓴 경제서적이라고 하지만 배경지식이나 깊은 관심이 없이는 결코 읽기 편한 책은 아니었어요. 장하준 교수의 다른 책들을 함께 읽어보고 관심을 가져야 이해의 폭이 넓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쨌든 경제영역이 제 생활에서도 중요하고, 사회현상에 대한 진보적 판단과 진보정당의 대안 마련에도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준희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굉장히 편향적이라거나 어떠한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것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사실들의 나열들이지요. 수많은 통계 자료들이 그 뒤를 봐주고 있듯이 이 책에는 엄청난 비밀이 폭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따지고 보면 알 수 있었던 내용들이에요. 하지만 그 ‘따지고 보면’이라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너나 나나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집중하고 앉아서 세상 흘러가는 이치를 따지고 볼 사람이 있을 수 없어요. 신문 기사들은 제목을 잘 따서 독자의 눈길을 끌려하고, 정치인들은 이미지를 좋게 꾸며 선거에서 승리를 꾀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전달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중요해요. 장하준 교수도 책에서 우리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 할 때마다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우리 능력의 한계 때문에 문제를 만나게 된다고 했어요. 책을 보며 느낀 점, 우린 그동안 전달자들을 잘못 만났구나.
‘쌈’이 가장 주목하는 1가지
김부일 「Thing 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복지제도 수용에 대한 논의가 쟁점화 되고 있고, 온도차는 있지만 여야 모두 복지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결국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고용불안, 비정규직 증가, 중소기업, 소규모 상인 몰락이 심화됐고, 빈부격차가 커지고, 사회적 갈등이 심각해졌다는 문제의식을 인정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요. 신자유주의 정책이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을 만들어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고 생각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기본적인 복지제도를 도입해 국민들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그 속에서 경제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이상태 「Thing 6 거시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이라는 개념에 의한 물가 상승률에 지나치게 얽매인 나머지 정부 지출에 대해 거시적인 긴축정책을 집행하고 이로 인해 고용 불안과 높은 실업률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시작되게 되었다는 내용.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 한국에서 재벌이 어떻게 운영되어지고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가, 노조와 회사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상부상조할 수 있느냐에 대한 내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지만 이 책에서는 언급되고 있지 않아서 아쉬워요.
이영하 「Thing 9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 산업, 지식기반 산업으로 도약해 나가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것 같아요. 무언가 ‘실물’이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스위스, 싱가포르, 일본, 핀란드 등 세계적 경제 강국들이 제조업 부문에 튼튼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장하준 교수는 제조업이 서비스 분야보다 생산성도 빠르게 증가하고 교역이 쉽기 때문에 나라의 경제발전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고 있어요. 이 말에 공감하면서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 정부의 ‘탈산업화’ 강조는 국가의 ‘자력적 경제 기반’의 중요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에요. 전혀 자급자족할 수 없는 현재 우리나라 농업현실처럼 여타 다른 분야의 산업도 국가의 기초경제를 자립적으로 다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서동규 「Thing 11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많은 주류경제학자들이나 과거 이들의 물적, 인적 자원을 수탈했던 오늘날의 소위 경제선진국들은 아프리카 빈곤의 원인을 기후·지리적 요건, 민족성, 잦은 내전 등으로 이야기 하지만 저자는 과거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장 사례들을 예로 들며 본질은 선진국들과 대기업들의 무차별적인 진출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토대가 성장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의 논리로 저자는 우리나라도 한-미 FTA를 체결한다면 현대,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울 거라고 앞서 얘기한 국회초청 강연회에서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적 성장가능성을 거세해버린 선진국, 정확히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저성장의 원인은 ‘너네 책임’이라는 단골 이데올로기를 벗겨내고, 선진국들의 국경을 초월하는 무분별한 경제행위가 아프리카인들을 극도의 빈곤으로 몰아넣었다는 ‘진실’을 밝혀냈기에 가장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강소영 「Thing 2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2010년을 뜨겁게 달궜던 여러 가지 이슈 중 기억에 남는 것이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정규직화 싸움이었어요. 그들은 非정규직에서 Be!정규직이 되는 싸움을 했죠. 2009년 구조조정 때문에 투쟁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구호도 떠올라요. “해고는 살인이다” 그 구호처럼 삶을 비관하고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이 있어요. 해고는 살인이 맞아요. 내내 춥기만 했던 올해 1월, 해고 통보를 받은 홍대 청소·경비 어머님, 아버님들의 투쟁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기업 혹은 사측이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기에 나타나는 현상들이죠. 언제 짤릴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과연 일의 능률이 오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들이 실업자가 되면 소비가 줄고, 결국 그것은 부메랑이 되어 회사의 손해로 돌아올 텐데요. 좀 더 시야를 넓히고 상생의 정신으로 소득의 재분배를 잘하면서 기업을 경영했을 때, 오히려 회사에는 더 큰 이익이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배현정 「Thing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Thing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Thing 13, Thing 20의 경우는 우리 정부가 주장하는 낙수이론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이며 최근 선별적 복지, 보편적 복지 논란에서 보편적복지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발전시켜온 이유가 ‘파이를 크게 한다’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커진 파이의 부스러기조차 우리 손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또 기회균등 자체만이 아니라 어느 정도 결과의 평등까지 보장해주어야 그 기회균등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낸다는 점은 ‘아이들 먹을 것으로 장난치지 말라’는 감정적인 주장에 논리를 덧붙여주는 것 같아서 공감과 더불어 배운 것이 많았어요.
김미현 「Thing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학력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에 가장 공감해요. 자신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교육 투자를 자식에게 쏟아 붇지만 그 투자의 결과는 자식의 경제적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돌아가지 않고 사교육 시장과 고등교육 기관의 배만 부르게 하죠. 시장이 자격요건만 높여 경쟁을 부추기는 거니까요. 이로 인해 부모는 노후에 대한 불안으로, 자식은 취업과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 속에 인간다운 삶은 포기한 채 자본에 종속되어 계속 똑같은 ‘업’을 되풀이 하게 되는 거죠.
정연욱 「Thing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기간과 생산성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는 주제. 장하준 교수는 생산성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교육정도가 아니라 각 개인을 산업 활동에 조직적으로 참여 시킬 수 있는 사회전체의 능력이라고 해요. 교육은 개인의 인생과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지 경제적 효용성과는 아무 관련이 없죠. 아무 의문 없이 꼭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대학 교육,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는 한국사회 현실, 고학력자는 많아지고 청년실업은 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 우리 현실에 대한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황정욱 「Thing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자들에게 중과세를 부과하면서도 최고의 성장률을 이뤄 자본주의의 황금기라 불렸던 1950년~1973년을 지나 70년대 중반부터 자본주의 국가들이 성장률이 떨어지자, 자유시장론자들을 중심으로 투자계급의 소득이 더 커야함을 주장하고 부자들에게 유리한 소득재분배를 신봉하는 정부들이 정권을 잡았었어요.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과 비슷한 부분이죠. 그러면서 복지예산을 줄인 것은 물론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부자에게로 소득을 옮기는 정책을 추진해요. 부자를 위한 감세정책, 금융탈규제, 각종 규제철폐, 무역 자유화, 해외투자 증대 등으로 기업, 부자들의 독점적 지위가 강화되고 노동유연화란 이름으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노동임금을 쥐락펴락 해가요. 결과적으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데 이 부분이 실제 대한민국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라고 여겨서 공감했어요.
유준희 「Thing 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할들이 필요하지만, 2명 이상의 어떤 조직이든 먼저 고민하고 각 역할들을 잘 모아내는 사람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어요. 국민들 한 명 한 명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한다는 명확한 목표 아래 적절한 규제와 방향 제시를 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겠어요.
그가 말하는 8가지,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김부일 저는 일곱 번째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정부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이 마음에 들어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다른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대통령은 민간 기업이 운영했던 석유회사를 국영화하고, 이를 통해 남는 이익을 저소득층 생활개선을 위해 투자했잖아요. 그가 추진했던 정책 가운데 가장 참신했던 것은 국민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쿠바와 물물교환 방식으로 무역을 했다는 것입니다. 무상의료와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쿠바에서 의사와 교사를 불러왔고, 금전적인 대가를 지불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로인해 베네수엘라는 문맹률이 낮아졌고, 가난한 사람들이 쿠바의사로부터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빈민지역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했고 이는 고스란히 경제적 성장으로 이어졌어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때 개인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상태 장하준 교수의 8가지 대안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공감을 하지만 특히 다섯 번째 대안으로 언급한 물건 만들기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 많이 공감을 해요. 제조업이 기반이 되지 않는 산업구조는 그 자체가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요. 다만, 재벌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과 노조와 경영자와의 문제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보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영하 ‘자본주의’의 틀거리 안에서 “너무 심하게는 하지 말자”라는 장하준 교수의 제안에 답답함을 느껴요. 물론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장교수의 여러 가지 제안이 지켜지기만 해도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숨통이 트일 거예요. 하지만 한 가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참 ‘다양한 모습의 자본주의’는 각각 그 나름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자본주의’를 겪고 있으면서 굳이 그 한계와 테두리 안에서만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미 베네수엘라, 중국 등 많은 나라들이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어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남과 북이 분단되어 있는 매우 독특한 처지로서 다른 나라보다 그로 인한 고통이 매우 큽니다. 허나 또한 다른 나라와는 다른 ‘통일’의 가능성과 이로 인한 무한한 경제, 사회, 문화적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요. 이 점을 감안한다면 굳이 ‘자본주의’라는 틀거리가 아닌, 전혀 새로운 우리만의 경제제도, 정치제도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가져봅니다.
서동규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의 경제적 불평등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지만, 상당히 취약하다고 생각해요. 저자가 결론에 제시한 8가지는 신자유주의로 인하여 발생한 비정규직, 고용 없는 성장, 사회 양극화, 금융자본으로 부의 집중 등 많은 경제적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자의 주장이 1930년대의 ‘케인즈주의’와 거의 차이가 없어 보여요. 이는 1960~70년대의 오일쇼크와 같은 외부적 충격이 온다면 다시 무너질 수 있는 취약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경제체제의 대안은 ‘경제체제’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체제에 있다고 생각해요. 신자유주의의 다른 이름이 ‘대처리즘’, ‘레이거노믹스’ 듯이요. 이는 필연적으로 소수의 사적 이윤보다 다수의 이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대중에 의한 경제통제를 필요로 해요. 그런 정치체제를 갖추는 것이 근본적인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우리 시대의 과제입니다.
강 소영 장하준 교수가 제안한 8가지 대안에 ‘진정한’이라는 말이 붙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있지만, 자본주의가 더 건강해지기 위한 첫 단추로 훌륭하게 기능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러한 대안들을 누가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가가 제일 관건이긴 하죠. 지금 자본주의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유시장이라는 허울 아래 거대자본이 패권을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크고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 필요해요. 우리나라에 적용시켜 본다면,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남쪽 사회에서의 자본주의의 개선문제 뿐만 아니라 ‘통일’되는 과정과 ‘통일’ 이후의 사회에 적용할 적절한 시스템에 대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현정 금융부분에 대한 규제, 보수에 대한 규제, 크고 적극적인 국가 등은 빠른 시간 내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가져다 줄 것 같아요. 또한 제조업을 중요시하고 경제수준에 의한 국가 간의 차별을 하자는 견해는 지금보다는 비교적 ‘나쁜’ 자본의 속성을 제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저자가 제안한 ‘인간의 합리성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인식 위에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건설’과 ‘인간의 나쁜면보다 좋은 면을 발휘하게 하는 경제시스템’이 조금 모양을 달리한 자본주의로 이룰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아요.
저자뿐 아니라 진보세력이 주장하는 복지국가, 양극화가 덜한 사회는 대부분 유럽 특히 북유럽국가를 모델로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국가들은 아무 문제없는 완벽한 경제체제를 가지고 있는가? 개인적으로 이들 국가도 최근 자본주의 앞에서 조금씩 무릎을 꿇고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이만큼만 되도 어디냐’라는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것으로는 자본의 횡포와 벼랑끝에 서있는 사람들의 생을 근본적으로 책임질 수 없다는 생각이에요. 그렇다면 ‘자본주의가 아니면 뭐, 사회주의라도 하자는 거냐?’라는 물음에 그렇다, 아니다 라고 답할 지식과 확신은 없지만 새로운 그것이 ‘신사회주의’라고 부르는 남미모델이 될 수도, 전혀 새로운 모델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자본주의 이외의 것에 대한 연구와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미현 장하준 교수 생각의 핵심은 시장에는 자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정부의 개입과 계획, 규제가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정부의 가치관과 능력이 중요한데 그런 정부를 만들어 내는 거 지금의 자본주의 시장에서 가능한 걸까요? 이미 한 번 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은 시장, 기득권의 힘이 쉽게 약해지거나 개과천선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럴 수 있는 정부가 만들어진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물론 그 이상의 것도 실현해 우리는 분명 자본주의의 윤택한 풍요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발전하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사회 지배층과 피지배층, 잘사는 이와 못사는 이의 가치관의 변화가 아닐까요? 노동자로 살아도 자기 존재를 무시당하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가치관이 없다면 지금의 ‘업’이 해소될 것 같지는 않아요.
정연욱 주류 담론이나 경제학을 뛰어넘는 주장이지만 현실 자본주의에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요. 권력과 자본을 갖고 있는 세력이 착한 마음으로 내려놓을까요. 절대 내려놓지 않고 새로운 속임수로 우리를 속일 거예요. 영국정부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은행세를 물리려 하자 2008년 위기 이후 막대한 자금을 받았던 은행들은 해외이전하겠다고 위협을 하고, 한국의 재벌기업들은 이익금을 쌓아놓고 투자, 고용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 지금은 자본권력이 정부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장하준 교수의 책이 국방부 불온서적이 되는 현실에서 장하준의 대안은 일정부분 사회 변화는 이룰 수 있어도 한계가 있어요. 세계경제 위기가 보여준 신자유주의의 허상을 깨고 새로운 사회를 위한 담론 형성이 새롭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과거의 사회주의 국가를 보지 말고, 새로운 사회주의에 대한 논의나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현실을 반영해 통일국가의 논의를 경제담론에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황정욱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정부가 필요하다.’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정부의 역할이 자유 시장의 위기관리 정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도 평등하고 안정적인 사회를 건설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요. 성장과 형평은 상충될 수밖에 없다는 트레이드 오프 논리에서 벗어나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금융부분에 있어 적절한 규제 시스템, 우월한 산업정책 등을 정부에서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자본주의의 틀에서만 얽매이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경제구조, 사회 시스템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정책적 실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준희 ‘어떠한 세상이 이상적인 세상이다’라는 정리, 그에 따른 장하준 교수의 대안의 충분성 등은 고민하지 못했어요. 다만, 현재의 체제 내에서도 시도해볼만한 것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또는 이렇게나 많은 것들이 해결되어야 하는 체제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