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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도서관 사서샘의 테마수필]독서마라톤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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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4-21 18:34 조회 7,42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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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송사리가 산다. 머리와 가슴을 오가며 성장할 것이다. ‘송내중앙중학교 사랑하는 리더’의 뜻을 품은 송사리가 학교 문을 들어와 도서실로 향한다. 3월이면 독서마라톤으로 호흡조절을 할 것이다. 급식실로 전력 질주하는 아이들과 보건 샘이 부딪쳐 꼬리뼈 통증으로 한동안 고생했다는데 사서 샘은 아이들의 독서 질주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상상한다. 강물에서 자라면 강물만큼의 물고기가 되고 바다에서 자라면 바다만큼으로 큰다는 물고기 이야기를 듣는다. 그 물고기가 송사리였으면 싶다. 민물고기로 어떤 온도에서도 잘 살고 환경변화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는 송사리처럼 어느 곳에서나 잘 버텨내고 자랄 것이다. 리더(Reader)가 곧 리더(Leader)이기 때문이다.

송사리 앞에 큰 물고기 ‘빅피쉬’를 붙였다. 팀버튼 감독의 영화 <빅피쉬>도 있다. 거물과 중요인물의 뜻을 지닌 빅피쉬와 여린 송사리가 만나 또 다른 파열음을 낸다. 명칭을 완성한 후 반응을 살폈다. 대비적이어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단다. 겨울방학에 독서마라톤을 위한 기록장을 만들며 나만의 겨울 꿈을 꾼다.

누군가를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로 선택하여 피드백을 받을 것이다. 힘내라는 응원의 말과 문구도 오갈 것이다. 사막의 고비사막과 오아시스를 동시에 만나기도 할 것이다. 스스로 페이지를 완성하는 가운데 페이지메이커(Pagemaker)로서의 성취감도 있겠다. 주어진 독서기록장을 완성하며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서로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다독이면서 다독다독(多讀多讀) 뛸 것이다. 아니, 읽고 쓸 것이다. 소리치며 달리고 싶을지도 모른다.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이 만나 또 다른 역동을 만들고 시너지 효과로 드러나리라. 학교특색사업으로 독서마라톤이 시작됐는데 각자 인생특색사업으로 자리매김하면 어떨까. 검색의 달인들이 사색의 즐거움을 맛보면 다르게 움직이겠지.

가만히 욕구를 들여다본다. 읽기 욕망은 먹고 싶은 욕구만큼이나 강하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읽기 대상은 책만이 아니다. 다가오는 사람들도 때로는 읽기 대상이다. 자연스럽게 자연도 읽힌다. 읽고 읽히는 가운데 연륜은 깊이가 더해진다. 욕구 들여다보기에 있어서 기피가 아닌 깊이다. 지금 행복하다는 고백이 읽기욕구와 밀착된다. 욕구 들여다보기가 선순환을 한다.

40대에 학교도서실에 근무하면서 그야말로 사추기(思秋期)를 보낸다. 사춘기 아이들과 더불어 사고(思考)치는 재미가 있다. 사춘기와 사추기는 닮아 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는 사추기를 산다. 제2의 사춘기가 사추기다. 나는 누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되묻는다. 자기 정체성에 대한 얘기는 밤새도록 해도 입에 물리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 책잡힐 일 없다고 대화는 출렁거린다.
42,195㎞로 뛸 수는 없지만 42,195쪽 읽기는 가능하다. 평소 읽기 능력에 따라 풀코스, 하프코스, 단축코스, 거북이코스 중 선택한다. 자기에게 맞는 맞춤코스 선택이 필수다.

<말아톤>이나 <페이스메이커> 영화보기로 워밍업을 시작해도 좋다. 영화보기가 영화읽기로 진전되는 가운데 느낌 찾기를 한다. 무감각한 다리 감각을 찾으려고 일부러 피를 흘리는 페이스메이커의 완주 과정과도 직면한다. 영화도 읽는다고 읽기 매체의 폭을 넓힌다. 글자만 읽는 게 아니라 여백을 읽어내는 힘이 생길 것이다. 독서마라톤 감각은 일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리라.

사람들은 속도감에 밀려나지 않으려고 수고에 수고를 거듭한다. 에너지를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생산적인 경험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공급 받는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도 재밌다. 시간의 길이가 기억 속 정보의 양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뇌로 흡수되는 정보가 많으면 시간을 길게 느끼고 그렇지 않은 경우 짧게 느낀단다. 모든 게 새롭기만 한 어린 시절에는 흡수해야 할 정보가 매우 많아 시간이 느리게 지나갔던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놓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다. 독서마라톤이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기보다는 화해하는 시간이길. 내 심장박동의 경쾌한 리듬소리를 듣고 꿈의 이끌림으로 나아가는 시간이길.

<독서기록장 레시피>
1. 기존 독서기록장과는 다르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 꾸준히 읽는 게 중요하고 독후활동이 목적이 아니다.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유의한다. 1년 동안 읽기와 쓰기가 병행되는 작업이고 학교 상황과 학생들 수준도 고려 대상이다.
2. 독서기록장 명칭공모전을 통해 관심을 유도하고 명칭을 선정한다.
3. 독서기록장 표지 안쪽에 사용설명서를 넣어 마라톤에 대해 인지시킨다.
4. 읽기 대상에서 만화책을 과감하게 뺐다. 줄글 위주로 읽고 쓰는 작업을 할 것이다. 주변 도서관 소개도 챙긴다. 맞춤도서서비스를 위해 이용자인 학생들과 더 밀착하며 나름 안전거리를 확보한다. 그동안의 대출도서 목록을 조회하며 읽기 성향을 파악하는 가운데 꿈 나누기를 해도 좋다.
5. 쓰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A4 한 면을 3등분했다. 비용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전교생 대상으로 독서기록장을 만들기에 넉넉히 제본을 떠야 한다. 전학 오는 학생들 몫과 분실하는 것까지 생각해야 한다.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줄 선생님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으므로 여유 제본을 둬야만 한다.
6. 페이스메이커의 피드백이 관건이다. 학생들은 응원 한 마디에 다시금 책을 펼치고 써갈 것이다. 목표를 향해 끝까지 가야하기에 서로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난코스와 고비사막은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렸다.
7. 완주자에게는 그에 합당한 격려와 보상이 뒤따른다. 완주 인증서와 학교장상, 문화상품권이 제공될 예정이다. 완주의 기쁨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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