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 [함께 읽는 사람들] 일산 알모책방 그림책심리학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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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1-25 21:54 조회 11,503회 댓글 0건본문
정리 홍주리 기자
그림책으로 상처를 치유하다
알모책방이 문을 여는 오전 10시, 굳게 닫혀 있던 책방 문이 열리고 책방강아지 곰돌이가 방학을 맞아 학교 대신 책방을 찾은 어린이들을 분주히 맞는다. 아이들과 함께 온 어른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안부인사를 나누고 수다꽃을 피운다. 책방을 찾는 이들에게 ‘최영미’라는 본명보다 ‘알모’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리는 책방 주인장은 책방을 찾은 이들에게 모두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책방이라는 것을 모르고 들어왔다면 고개를 갸웃했을 정도로 이곳의 분위기는 책을 파는 서점이라기보다는, 동네 사랑방 분위기다.
책방 지하에는 모임 장소로 안성맞춤인 ‘뒹굴뒹굴 도서관’이 있다. 책방지기의 “그림책심리학 모임은 지하 도서관으로 모여 주세요!”란 외침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이들 중 그림책이 가득 든 가방을 가지고 온 어른들이 분주해졌다. 책가방을 지하 도서관으로 옮겨 놓고, 주전부리를 준비하러 책방 구석 주방을 일사분란하게 들락날락하기도 잠시, 금방 지하 도서관에는 근사한 모임상이 차려졌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운 그림책심리학 모임이 시작되었다. 그림책심리학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모여, 한 명씩 돌아 가면서 각자 의미 있는 그림책을 소개하고 자신에게 그림책이 갖는 의미, 그림책을 만나는 마음가짐 등에 대해 발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오늘은 여덟 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유미 씨의 차례다. 그동안 모임을 진행하며 만났던 그림책 중에서 사연이나 추억이 있는 그림책들을 골라 소개했다. 그리고는 소리를 내어 책을 읽는다. 떨리는 목소리로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해서 천천히, 그리고 깊게 책을 읽는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깊은 공감과 한숨, 여기저기서 촉촉이 젖어가는 눈망울들이 보였다. 그동안 엄마들은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읽었고, ‘읽어 주는’ 것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나’ 자신을 위한 그림책 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림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동안 가슴 속에 쌓아온 상처를 밖으로 드러내어 상처를 공유하면서 다함께 ‘치유’로 나아가고 있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나의 첫 그림책 찾기’
그렇다면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떤 계기로 모이게 된 걸까? 이전부터 ‘일산동화읽는어른’ 활동을 하며 어린이 책을 읽고 있었고, 그 결정적인 시작은 책방지기 ‘알모’님이 모임을 이끄는 역할을 맡은 그림책심리학자 신혜은 선생님을 만나고서부터였다. 선생님을 처음 만난 건 2010년 책방 바깥에서 열린 강연회였는데, 그 다음해에 알모책방에서 선생님을 모시고 그림책심리학 강의를 8회에 걸쳐 진행했다고 한다. 그 때 모인 사람들이 지금 그림책심리학 모임의 초창기 멤버들이다.
초창기부터 모임에 참여했던 김수민 씨는 지식 위주의 강의라고 생각하고 좀 더 깊이 그림책의 이론적인 부분을 공부하겠다는 마음으로 첫 모임에 참석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민 씨를 기다린 것은 글자 그대로 ‘심리학’적 접근으로 시작된 강의였다. 강의는 ‘왼손으로 이름 써보기’를 시작으로 삶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해보는 것의 연속이었다. 기존의 ‘나’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만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동시에 그것은 엄마도, 아내도 아닌 잊어버리고 있던 '나’라는 한 사람을 깨우는 의식 같은 것이었다.
그 과정 중에는 ‘나의 첫 그림책 찾기’도 있었다. 수민씨를 가장 잘 설명하면서 수민씨의 마음과 가장 비슷한 심리 상태를 묘사한 그림책 찾기가 시작되었다. 이후 안간힘을 써가며 잊고자 했던 기억의 조각들을 주워 모아 ‘나의 첫 그림책’을 찾는데 집중하면서 마음의 소리와 몸의 신호에 집중하던 어느 날, 드디어 수민 씨는 ‘첫 그림책’을 찾았다. 바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두 사람』이 그것이었다. 그렇게 인생의 굵직한 반환점이 된 첫 그림책과의 만남을 통해 그림책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졌고, 다른 참여자들도 각자의 ‘첫 그림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내며 참 많이도 울고 웃었다고 하였다. 처음 그림책심리학 모임을 시작하고 벌써 2년이 조금 넘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들은 매번 모임을 하며 새로운 그림책을 만날 때마다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라고 한다.
그림책 독자에서 그림책 작가로
현재 몇몇 참여자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 중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이들도 있었는데, 운 좋게도 그 첫 결과물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함께 마음을 나누며 떠오른 이미지들을 모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묶은 이 그림책은 그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었다.
수동적인 독자에서 능동적인 독자로, 더 나아가 창작에까지 이르기까지는 무척 많은 고민과 고통스런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것을 기꺼이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친 사람만이 자신의 그림책을 가질 수 있다.
현재 가제본 상태인 그림책을 정식으로 인쇄하고 나면, 책방에서 작은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이날 모임에서 읽은 『보물』(유리 슐레비츠, 시공주니어)이란 그림책에는 “가까운 곳에 있는 보물을 찾기 위해 때론 먼 길을 떠나야 할 때도 있다”라는 말이 나온다. 사람들은 나의 마음 안에 보물이 숨겨져 있는 것을 모른 채, 다들 힘겹게 먼 길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분명한 것은 그림책심리학 모임이 자기 마음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도록 도와주는 열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림책, 이런 것이 궁금했어요!
그림책 심리학자 신혜은 선생님에게 묻다
Q. 어른과 어린이가 읽는 그림책은 다르다?
A. 어른은 어린이처럼 그림책을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림책에는 동작적 표상, 심상적 표상, 언어적 표상이 혼재되어 있다. 그 중 동작적 표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아이들은 동작적 표상을 먼저 읽고 심상, 언어 순서로 읽는다. 어른은 반대로 언어적 표상을 먼저 읽고 심상, 동작의 순서로 읽는다. 일단 언어를 통해 정리를 해버린 상태이므로 심상이며 동작이 잘 안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그림책 다시 읽기를 하려면 일단 아는 것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래도록 좋아하는 책에는 거의 동작적 표상이 담겨있다. 그림책에 대한 정서 반응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 어른들은 잡아내기 힘들다. 아이들은 느리기 때문에 읽고 읽고 또 읽으며 잡아내는 것이 많다. 아이들이 한 책을 읽고 읽고 또 읽는다는 것은 대부분의 어른과 다른 점 중 하나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은 꼭 사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Q. 누군가를 통해 좋아하게 된 그림책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일까?
A. 메세지는 ‘거기’ 있지 않다. 체험할 뿐이다. 사람마다 같은 감정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라도 내가 공감하지 않으면 좋아지지 않는다. 아이들 통해 또는 누군가를 통해 그림책을 만나 좋아하게 되었어도 그것은 내 감정이다. 아무리 좋고 유명한 책이라도 권하는 이가 아무런 긍정적 감흥을 갖지 못한 채 책을 주면 정서적으로 부정적 감흥을 전달하게 된다. 누구와도 내가 받은 감동을 나눌 수 있지만 전적으로 공유할 수는 없다고 한다.
Q. 그림책 ‘읽어주기’와 ‘공유하기’는 어떻게 다른가?
A. 그림책 ‘읽어주기’에는 반대한다. ‘읽어준다’는 것은 일방적인 행위이다.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것’이어야 한다. 그림책을 나눌 때는 서로가 기본적으로 정서가 공유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림책을 나눌 때는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한 것이 아닌 한 곳을 향해야 한다. 특히 ‘그림책’에 열광하는 우리 주변의 엄마들에게, 아이를 위한 그림책 읽기가 아니라 ‘나’자신을 위한 그림책 다시 읽기를 해볼 것을 권한다
알모책방은?
어린이・청소년 책 전문 서점이다. 알모책방에는 문제집, 전집, 돈만을 목적으로 만든 책, 반값 할인, 증정품, 할인 쿠폰이 없다. 이런 것들은 책방이 문을 열 때부터 없었고 문을 닫는 그 날까지도 없을 예정이라고 한다.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함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책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고, 영화를 보고, 다양한 그림책 속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바느질을 하고, 우리밀로 빵과 과자를 만들고, 놀고, 뒹굴거리고, 보드게임과 체스를 즐기고, 영어와 일본어를 익히고, 인문학과 어린이책을 공부하고, 사소한 정보를 나누고, 동네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알모책방이다.
전화 031–932–4808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almobook
주소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916–4 1층
그림책으로 상처를 치유하다
알모책방이 문을 여는 오전 10시, 굳게 닫혀 있던 책방 문이 열리고 책방강아지 곰돌이가 방학을 맞아 학교 대신 책방을 찾은 어린이들을 분주히 맞는다. 아이들과 함께 온 어른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안부인사를 나누고 수다꽃을 피운다. 책방을 찾는 이들에게 ‘최영미’라는 본명보다 ‘알모’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리는 책방 주인장은 책방을 찾은 이들에게 모두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책방이라는 것을 모르고 들어왔다면 고개를 갸웃했을 정도로 이곳의 분위기는 책을 파는 서점이라기보다는, 동네 사랑방 분위기다.
책방 지하에는 모임 장소로 안성맞춤인 ‘뒹굴뒹굴 도서관’이 있다. 책방지기의 “그림책심리학 모임은 지하 도서관으로 모여 주세요!”란 외침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이들 중 그림책이 가득 든 가방을 가지고 온 어른들이 분주해졌다. 책가방을 지하 도서관으로 옮겨 놓고, 주전부리를 준비하러 책방 구석 주방을 일사분란하게 들락날락하기도 잠시, 금방 지하 도서관에는 근사한 모임상이 차려졌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운 그림책심리학 모임이 시작되었다. 그림책심리학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모여, 한 명씩 돌아 가면서 각자 의미 있는 그림책을 소개하고 자신에게 그림책이 갖는 의미, 그림책을 만나는 마음가짐 등에 대해 발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오늘은 여덟 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유미 씨의 차례다. 그동안 모임을 진행하며 만났던 그림책 중에서 사연이나 추억이 있는 그림책들을 골라 소개했다. 그리고는 소리를 내어 책을 읽는다. 떨리는 목소리로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해서 천천히, 그리고 깊게 책을 읽는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깊은 공감과 한숨, 여기저기서 촉촉이 젖어가는 눈망울들이 보였다. 그동안 엄마들은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읽었고, ‘읽어 주는’ 것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나’ 자신을 위한 그림책 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림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동안 가슴 속에 쌓아온 상처를 밖으로 드러내어 상처를 공유하면서 다함께 ‘치유’로 나아가고 있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나의 첫 그림책 찾기’
그렇다면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떤 계기로 모이게 된 걸까? 이전부터 ‘일산동화읽는어른’ 활동을 하며 어린이 책을 읽고 있었고, 그 결정적인 시작은 책방지기 ‘알모’님이 모임을 이끄는 역할을 맡은 그림책심리학자 신혜은 선생님을 만나고서부터였다. 선생님을 처음 만난 건 2010년 책방 바깥에서 열린 강연회였는데, 그 다음해에 알모책방에서 선생님을 모시고 그림책심리학 강의를 8회에 걸쳐 진행했다고 한다. 그 때 모인 사람들이 지금 그림책심리학 모임의 초창기 멤버들이다.
초창기부터 모임에 참여했던 김수민 씨는 지식 위주의 강의라고 생각하고 좀 더 깊이 그림책의 이론적인 부분을 공부하겠다는 마음으로 첫 모임에 참석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민 씨를 기다린 것은 글자 그대로 ‘심리학’적 접근으로 시작된 강의였다. 강의는 ‘왼손으로 이름 써보기’를 시작으로 삶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해보는 것의 연속이었다. 기존의 ‘나’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만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동시에 그것은 엄마도, 아내도 아닌 잊어버리고 있던 '나’라는 한 사람을 깨우는 의식 같은 것이었다.
그 과정 중에는 ‘나의 첫 그림책 찾기’도 있었다. 수민씨를 가장 잘 설명하면서 수민씨의 마음과 가장 비슷한 심리 상태를 묘사한 그림책 찾기가 시작되었다. 이후 안간힘을 써가며 잊고자 했던 기억의 조각들을 주워 모아 ‘나의 첫 그림책’을 찾는데 집중하면서 마음의 소리와 몸의 신호에 집중하던 어느 날, 드디어 수민 씨는 ‘첫 그림책’을 찾았다. 바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두 사람』이 그것이었다. 그렇게 인생의 굵직한 반환점이 된 첫 그림책과의 만남을 통해 그림책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졌고, 다른 참여자들도 각자의 ‘첫 그림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내며 참 많이도 울고 웃었다고 하였다. 처음 그림책심리학 모임을 시작하고 벌써 2년이 조금 넘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들은 매번 모임을 하며 새로운 그림책을 만날 때마다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라고 한다.
그림책 독자에서 그림책 작가로
현재 몇몇 참여자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 중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이들도 있었는데, 운 좋게도 그 첫 결과물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함께 마음을 나누며 떠오른 이미지들을 모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묶은 이 그림책은 그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었다.
수동적인 독자에서 능동적인 독자로, 더 나아가 창작에까지 이르기까지는 무척 많은 고민과 고통스런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것을 기꺼이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친 사람만이 자신의 그림책을 가질 수 있다.
현재 가제본 상태인 그림책을 정식으로 인쇄하고 나면, 책방에서 작은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이날 모임에서 읽은 『보물』(유리 슐레비츠, 시공주니어)이란 그림책에는 “가까운 곳에 있는 보물을 찾기 위해 때론 먼 길을 떠나야 할 때도 있다”라는 말이 나온다. 사람들은 나의 마음 안에 보물이 숨겨져 있는 것을 모른 채, 다들 힘겹게 먼 길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분명한 것은 그림책심리학 모임이 자기 마음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도록 도와주는 열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림책, 이런 것이 궁금했어요!
그림책 심리학자 신혜은 선생님에게 묻다
Q. 어른과 어린이가 읽는 그림책은 다르다?
A. 어른은 어린이처럼 그림책을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림책에는 동작적 표상, 심상적 표상, 언어적 표상이 혼재되어 있다. 그 중 동작적 표상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아이들은 동작적 표상을 먼저 읽고 심상, 언어 순서로 읽는다. 어른은 반대로 언어적 표상을 먼저 읽고 심상, 동작의 순서로 읽는다. 일단 언어를 통해 정리를 해버린 상태이므로 심상이며 동작이 잘 안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그림책 다시 읽기를 하려면 일단 아는 것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오래도록 좋아하는 책에는 거의 동작적 표상이 담겨있다. 그림책에 대한 정서 반응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 어른들은 잡아내기 힘들다. 아이들은 느리기 때문에 읽고 읽고 또 읽으며 잡아내는 것이 많다. 아이들이 한 책을 읽고 읽고 또 읽는다는 것은 대부분의 어른과 다른 점 중 하나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은 꼭 사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Q. 누군가를 통해 좋아하게 된 그림책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일까?
A. 메세지는 ‘거기’ 있지 않다. 체험할 뿐이다. 사람마다 같은 감정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라도 내가 공감하지 않으면 좋아지지 않는다. 아이들 통해 또는 누군가를 통해 그림책을 만나 좋아하게 되었어도 그것은 내 감정이다. 아무리 좋고 유명한 책이라도 권하는 이가 아무런 긍정적 감흥을 갖지 못한 채 책을 주면 정서적으로 부정적 감흥을 전달하게 된다. 누구와도 내가 받은 감동을 나눌 수 있지만 전적으로 공유할 수는 없다고 한다.
Q. 그림책 ‘읽어주기’와 ‘공유하기’는 어떻게 다른가?
A. 그림책 ‘읽어주기’에는 반대한다. ‘읽어준다’는 것은 일방적인 행위이다.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것’이어야 한다. 그림책을 나눌 때는 서로가 기본적으로 정서가 공유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림책을 나눌 때는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한 것이 아닌 한 곳을 향해야 한다. 특히 ‘그림책’에 열광하는 우리 주변의 엄마들에게, 아이를 위한 그림책 읽기가 아니라 ‘나’자신을 위한 그림책 다시 읽기를 해볼 것을 권한다
알모책방은?
어린이・청소년 책 전문 서점이다. 알모책방에는 문제집, 전집, 돈만을 목적으로 만든 책, 반값 할인, 증정품, 할인 쿠폰이 없다. 이런 것들은 책방이 문을 열 때부터 없었고 문을 닫는 그 날까지도 없을 예정이라고 한다.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함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책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고, 영화를 보고, 다양한 그림책 속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바느질을 하고, 우리밀로 빵과 과자를 만들고, 놀고, 뒹굴거리고, 보드게임과 체스를 즐기고, 영어와 일본어를 익히고, 인문학과 어린이책을 공부하고, 사소한 정보를 나누고, 동네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알모책방이다.
전화 031–932–4808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almobook
주소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916–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