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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제철에 만나는 겨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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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01-07 17:01 조회 1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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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1)

겨우내 새로운 한 해를 세우는 십 대를 위한 만화책들

근하 만화가『이번 역은 서울역입니다』저자


어릴 때부터 겨울을 좋아했다. 코끝이 시리도록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눈길을 소복하게 밟는 것도 좋았고 뜨끈한 붕어빵과 고구마를 간식으로 먹는 일도 좋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고 기다려졌던 것은 단연 겨울방학이었다.


1월을 맞이하는 어느 닮은 마음

12월의 끝자락, 초등학교에서 방학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늘 계획표를 만들었다. 공책 한 장을 찢어 굵은 네임펜으로 동그라미 계획표를 그리며 최대한 예쁜 글씨체로 할 일을 써 내려갔다. ‘아침 8시에 일어나 밤 10시 전에는 자야지. 하루를 시작할 때 책부터 한 권 읽어야지. 그림도 잔뜩 그리고 새로운 취미도 즐기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그렇게 야심차게 일과를 채워 넣은 뒤 좋아하는 색연필로 알록달록 꾸민 계획표를 책상 앞에 붙여 두고 한참을 바라봤다. 두근두근하며 앞으로 펼쳐질 찬란한 1월을 꿈꾸며 잠에 드는 순간이 참 행복했다. 초등학생 때보다 중학교에 입학한 이후의 기억이 더 흐릿한 건 왜일까. 방학이 전처럼 설레지 않았기에 그런 걸까? 그 시절의 나를 비롯한 10대들에게 방학이란 쉬는 기간이 아닌 부족한 과목의 점수를 만회하고 선행 학습을 하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집에 있는 동안 꼼짝없이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고 방학 특강을 들으러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학원에서 보냈다. 그런 와중에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이라는 명목으로 몇 주 동안 학교를 다니며 야간자율학습까지 참여했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초코바 하나로 끼니를 때우며, 시린 손을 패딩 주머니에 푹 넣고 총총걸음으로 등교했다. 그렇게 공부해도 결국 계획처럼 잘 되지 않았고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결국 제대로 쉬지도, 놀지도 못하고 공부도 제대로 못 했네.’ 생각하며 씁쓸하게 겨울을지나곤 했다.


1) 6인조 다국적 보이그룹‘ 투어스’의 노래 제목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를 변주한 것임을 밝힌다. 

방학하고도 버거운 계획들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실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늦은 저녁, 학원가를 정처 없이 오가는 크고 작은 아이들을 본다. 한국인의 십 대 시절이 학교 야자실에, 학원가에, 독서실에, 혹은 각자의 방에 갇힌 채 뫼비우스 띠처럼 영원히 반복될 것만 같아 슬퍼질 때가 있다. 방학을 맞이하는 요즘 아이들도 아마 동그라미 계획표를 그릴 것이다. 그 안에 해야하는 공부 과제를 적어 내려갈 것이고, 잠깐의 휴식 동안 유튜브 릴스 영상을 끊임없이 재생하거나 휴대폰 게임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하지만 그런 짧은 틈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 반복되는 일상을 버티는 게 얼마나 버거울지 생각해 보았다. 계획표를 그려 본 모두가 알 것이다. 우리 삶은 늘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거나, 인생이 실패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때때로 즐거운 일이 찾아오기도 하고 그 틈에서 새로운 경험을 얻기도 한다.


 자신만의 속도로 시간을 보내게 하는 이야기들

토요다 미노루 작가의 만화 『이거 그리고 죽어』의 주인

공, 고1 야스미는 만화를 사랑한다. 너무나 사랑한 나머

지, 흔히 일컫는 학생의 본분을 싹 잊은 것처럼 만화에만

몰두하고 있었기에, 1권을 읽는 내내 ‘이 아이 대체 공부

는 언제하고 입시 준비는 언제 하는 거지?’라는 전형적인

한국인스러운 생각을 하다가 곧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야스미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만화 구성을 짜는 것도 모

두 서투른 초보지만 만화를 사랑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

다. 그런 그의 곁에 머무는 학교 선생님인 테시마는 “만화

같은 건 그 어디에도 도움이 안 돼요.” “시간 낭비, 쓸데없

는 짓이에요.”라고 말했으나 사실 그 역시 과거에는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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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였고, 만화가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스스로 잘 알기에 야스미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테시마는 끊임없이 “학업을 제일 우선시하며, 언제까지나 취미의 범위에 머무르게 작업하세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야스미는 여전히 하루를 바쳐 가며 만화 그리기에 몰두한다. 그런 주인공을 둘러싼 만화부 동아리 친구들 또한 작업에 몰두하고 함께 성장해 나아간다. 학업과 입시의 길에서 벗어나 온전히 좋아하는 일에 마음 바쳐 가며 몰두하는 야스미와 친구들. 이들을 보면서 진정한 공부라는 건 바로 이런 것 아닐지,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해 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각해 보았다.


 틸리 월든 작가의 그래픽노블 『듣고 있니?』는 각자 아

픔의 기억을 껴안고 일상에서 잠시 도망치기로 한 두 사

람, 열여덟 살 ‘비’와 스물일곱 살 ‘루’의 로드무비를 담

아낸다. 『이거 그리고 죽어』의 야스미와 테시마와 다르게,

비와 루는 이 여정을 함께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

쩐지 대화가 잘 안 되고 날이 선 말들이 오가기만 한다.

계획도 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불편한 여행을 하는 와

중에 신비로운 고양이 한 마리가 이들과 동승하면서 주

인공들은 수상한 두 남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리

고 갑작스럽게 끊긴 도로, 부스스 무너진 다리 등 비현실

적인 상황과 장소에 다다르며, 비와 루는 스스로를 되돌

아 보고 과거의 상처와 다시금 마주한다. 두 사람은 계획에서 어긋난 길 위에서 서로의

상처를 털어놓고 보듬으며 비로소 과거에서 헤쳐 나갈 힘을 얻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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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반갑게 느껴지길 바라며

삐약삐약북스에서 펴낸 국내 청소년을 위한 단편 만화집 ‘대운동회 2024’ 시리즈는 ‘학교 안’ 아이들의 이야기와 ‘학교 밖’ 아이들 이야기로 나누어 출판되었지만, 아이들의 속

사정과 고민은 학교 안팎을 불문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대운동회 2024: 학교 밖』에 내가 참여해 그린 단편 「내가 배우고 싶은 건」은 학교를 자퇴한 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시기를 지나는 18살 연우에 관한 이야기다. 연우 곁에는 그를 한심해하며 한숨을 푹푹 쉬는 엄마, 카페 알바는 관두고 검

정고시 공부하라고 타이르는 언니가 있다. 같은 책에 함께 실린 유영열음 작가의 「유주와 수경」에 나오는 주인공 유주는 학교를 자퇴하고 수영장에 매일같이 들른다. 수영장에서 만난 아주머니들은 유주를 보며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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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대운동회 2024 : 학교 안』(하민석 외),

『대운동회 2024 : 학교 밖』(근하 외)



안 가면 뭐해. 일해?” “엄마가 뭐라 안 해?”라고 묻는다. 대꾸 없이 헤엄을 치고 나가 버린 유주에게 “어른이 물어보면 째깍 대답해야지.” “학교 안 다니는 거 니 엄마는 알아?”라며 말을 쏟아내는 그들을 보며, 왜 어른은 아이를 기다려줄 줄 모르는 걸까, 조금이라도 다른 길로 새는 것 같으면 눈엣가시로 보이는 건 왜일까, 학교 밖 아이들이 때때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로 자신의 인생을 실패처럼 여기며, 남들이 흔히 가는 길을 걷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기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는 이유는 사실 어른의 시선 때문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같은 책에 실린 김푸른 작가가 그린 「논두렁 하굣길」의 주인공은 대안학교를 다니며 텃밭을 가꾸고, 편집부 동아리에서 글을 쓰고 문집을 만드는 등 자아를 탐구하며 일상을 보낸다. 졸업 이후의 앞날을 고민하다가 불안해하기도 하지만, 「내가 배우고 싶은 건」의 연우가 유도를 시작하게 되고, 「유주와 수경」 속 유주가 수영을 하는 시간과 더불어 그들이 경험한 것들이 앞으로의 삶에 단단한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어른이 되어 돌아보면, 방학 때 계획대로 일과를 보내지 않고 탱자탱자 놀며 하루를 보냈던 때가 아깝게 시간을 허비한 것이 아닌, 즐겁고 소중한 기억으로 떠올려진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늘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




계획대로 되지 않아 허비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자라고 있다고. 좋아하는 걸 탐 구해 보고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고 새로운 걸 배워 보기도 하면서.



구수한 옛이야기 따라 겨울간식 만들자

호랑이 설화 속 '팥'과 '곶감'으로 만드는

초등 그림책 요리수업

신현주 초등교사,『그림책 레시피』저자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다. 할머니가 학교 다닐 때 교실에 50명 넘는 친구들이 있었다는 이야기, 엄마가 학교 앞 분식집에서 먹던 라면이 10원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그랬단 말이야?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 반 아이들도 재밌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꼭 “선생님, 한 번만 더 들려주시면 안 돼요?” 묻는다. 하여 그림책을 읽어 줄 때도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는 옛이야기 그림책을 한 권씩 꼭 들려준다.


겨울엔 옛이야기가 제철

옛이야기의 매력은 하나의 짧은 이야기 안에 중심 사건의 기승전결 구조가 잘 짜여 들어있어 반복해서 들어도 재밌다는 점이다. 그래서 옛이야기는 오래도록 구전되며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특히 겨울밤은 왠지 따뜻한 방에 둘러앉아 옛이야기 한 편 듣기 참 좋은 시기다. 그 옆에 주전부리용 간식도 빠질 수가 없다. 그림책 요리수업 주제를 옛이야기 그림책과 겨울철 간식으로 세우고 본격적으로 내용에 음식의 재료가 들어가는 그림책을 살펴보았다. 이번 수업에서는 『팥죽 할멈과 호랑이』,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두 그림책과 ‘팥 다식(茶食)’, 그리고 『호랑이와 곶감』과 ‘곶감호두말이’ 이렇게 두 가지 이야기와 두 가지 요리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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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과 호랑이』

박윤규 지음│백희나 그림│


시공주니어│2006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조대인 지음│최숙희 그림│보림│1997



겨울철 그림책 요리수업 스케치

요리수업 전에는 반드시 교사가 미리 만들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레시피를 찾아 요리를 해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과정이 간단했다. 아이들에게 이번 그림책 요리수업의 계획을 말하니 첫눈 오는 날을 기다리듯 그림책 요리수업을 손꼽아 기다리는 눈빛이 느껴졌다. 수업의 흐름을 지도처럼 그리고 나니 본격적으로 수업할 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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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과 호랑이』 읽고‘ 팥다식’ 만들기

옛이야기 ‘팥죽 할멈과 호랑이’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날 호랑이가 나타나 팥죽 할멈을 잡아먹으려고 하자 할멈은 호랑이에게 동지 팥죽을 쒀 주겠다 하고는 겨울까지 죽을 날

을 미룬다. 마침내 약속한 날이 되어 팥죽을 쑤어 놓았는데, 할멈이 울고 있자 알밤, 자라, 물찌똥, 송곳 등이 나타나 팥죽을 얻어먹고는 힘을 합쳐 호랑이를 물리치면서 이야기

가 끝난다. 옛이야기는 전해 내려오면서 조금씩 다르게 변형된다. 각자 다른 작가가 같은 옛이야기로 만든 각각의 그림책 2권을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두 그림책에서 어떤 점이 같고, 다른 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는 틀로 ‘벤 다이어그램’을 활용했다. 



현대식으로 바꾼 옛이야기, ‘내 이야기’처럼 발표하기 

아이들이 벤 다이어그램에 쓴 내용을 보니 등장인물이나 주요 사건, 해결 방법처럼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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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의 큰 흐름은 두 그림책이 비슷하다. 반면 자라가 호랑이를 깨문 자리(한 책은 ‘코’를, 다른 책은 ‘손’을 깨문 것으로 나타난다)처럼 세부적인 내용이나, 그림을 표현한 방식이 입체냐 평면이냐 등으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림책 작가들이 옛이야기를 살짝씩 변형한 것처럼 아이들도 이야기를 현대식에 맞게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여 아이들에게 팥죽 할머니를 도와준 등장인물과 행동을 정리하게 한 후 이를 현대판으로 바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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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게 했다.

새롭게 만든 옛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줄 차례다. 중요한 것은 옛이야기를 충분히 자신의 이야기로 소화해, 이야기를 보지 않고 ‘기억해서’ 들려주는 것이다. 옛날 할머니

들이 여러 번 듣고 충분히 기억하고 있다가 옛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한 것처럼 말이다. 그림을 읽고, 비교하고, 이야기를 바꾸면서 옛이야기에 흠뻑 빠졌더니 슬슬 배가 고파 왔다. 아이들도 요리는 언제 하는지 기다리는 눈치다. 무엇을 만들지 미리 예고하지 않았기에 더 궁금한가 보다. 이때다 싶어서 아이들 손에 이야기 속 팥죽을 만드는 팥 한 줌을 조금씩 쥐여 주었다.


 요리가 되기 전 원재료, 꼭 만지고 느껴 보도록

붉은빛이 감도는 팥을 관찰하고 손안에서 굴려 보

며, 냄새도 맡아 본다. 그림책 요리수업에서 중요한

점은 되도록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고, 아이들

이 원재료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이미

슈퍼에서 잘 세척된 당근, 반듯하게 썰린 무가 포장

되어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이 식재료가 어떻게 키워

져 우리 손에 오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

서 팥을 관찰하면서 ‘팥’으로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나 방금 읽어 따끈따

끈 기억에 남아 있는 책 내용 덕에 “팥죽이요!”가 제

일 먼저 나온다. 그다음엔 “팥빙수요!” “팥 들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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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 찐빵?”이다. 팥빙수를 만들기엔 춥고, 빵을 만들려면 오븐이나 찜기가 있어야 하니 다음에 만들어 보기로 하고, 오늘 함께 만들 ‘팥다식’을 소개했다.


아이들도 만들기 간단한 전통 다과, 팥다식

일반적으로 차와 곁들여 먹는 간식을 ‘다식’이라고 한다. 귀한 손님을 대접하거나 명절, 제사 등에 자주 등장하는 간식이다. ‘팥다식’은 전통 한국 다식의 한 종류로, 팥을 주재료로 만든 전통 한과다. 팥의 담백하고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며, 다식틀을 이용해서 아름다운 무늬가 있다. 설명을 마치고 사진을 보여 주니 그제야 “아∼ 엄마랑 인사동 카페에 갔을 때 먹어 봤어요.” 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팥다식을 그림책 요리수업에서 만들기로한 이유는 일단 재료가 팥가루와 조청 두 가지면 충분하고, 다식틀만 있으면 만드는 공 정도 간단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반 아이 중 팥가루나 조청에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이 없어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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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만드는 방법을 익히고, 본격적으로 요리를 할 차례가 왔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바로 반죽에 넣을 조청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4명이 하나의 모둠을 만들어 진행

했는데 처음에 팥가루를 너무 많이 넣은 모둠은 나중에 팥가루가 부족했다. 또 조청을 많이 넣은 그룹은 손에 다식 반죽이 다 붙어서 다식틀보다 입으로 들어간 양이 더 많았

다. 그래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아이들은 “와, 생각보다 팥다식 맛있는데” 했다. 평소에 팥을 좋아하지 않던 아이들도 친구들과 같이 만들어서 즐거운지 달콤하다면서 자꾸 맛을 본다. 점차 반죽의 농도에 감을 잡기 시작한 아이들로부터 하나둘 다식틀에서 곱게 만들어진 다식이 나온다. 우리는 한 잔의 차 대신 그림책과 곁들여서 그림책 간식한 상을 내어놓는다.



 팥다식 굳는 동안 옛이야기 하나 더!

『호랑이와 곶감』 읽고 곶감호두말이 만들기

팥다식이 단단해지는 동안 아이들은 혹시나 선생님이 다

른 그림책은 안 읽어 주시나 기대하는 눈빛이다. 팥다식

하나면 시간이 금방 흐를 듯해 나는 미리 준비해 둔 책을

꺼냈다. 바로 곶감이 무서워 뒷걸음질 치는 호랑이가 등

장하는 『호랑이와 곶감』이다. 호랑이를 소로 오해한 소

도둑이 호랑이 등 위에 올라타고, 호랑이는 소도둑을 곶

감으로 오해해서 꽁지가 빠지도록 도망치는 장면에서 아

이들은 옛이야기에 점점 몰입했다. 책 속에 ‘토끼 꼬리가

짧아진 이유’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여 있어 들려주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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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더욱 재밌어 했다. 민화 느낌의 시원시원한 그림 역시 볼만했다. 그림책을 읽고 나서 오늘의 재료인 ‘곶감, 크림치즈, 호두’를 꺼냈다. 세 가지 재료를 보고 어떤 걸 만들 것 같은지 떠올려 보라고 하니 파티셰가 꿈인 한 아이는 ‘곶감 샌드’라는 디저트를 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 ‘요리는 상상이다’라고 했다. 말마따나 이번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먼저 상상력을 발휘해 요리를 펼칠 기회를 주고 싶었다. 하여 우선은 재료만 주고, 아이들에게 직접 교실 안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레시피를 찾아 친구들과 함께 요리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곶감 속을 파서 그 안을 크림치즈로 채우고 그 위에 호두를 살짝 올리는 아이, 김밥처럼 곶감을 펴서 크림치즈를 바르고 호두를 넣어 돌돌 마는 아이 등 똑같은 재료지만 만드는 방법도 완성된 모양도 각양각색의 요리가 나왔다. 나는 아이들이 저마다의 요리를 모두 완성하고 나서야 ‘곶감호두말이’ 레시피를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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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호두말이 역시 과정이 간단해 금방 만들었다. 곧바로 먹지 않고 학교 안 냉장실에 넣어 두니, 아이들은 바로 맛보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야기도 아쉬울 때 끝나

면 더 재밌듯 요리의 과정도 그렇지 않을까? 또 듣고, 또 먹고 싶은 겨울철 그림책 요리수업이 긴 겨울밤과 함께 저물어 갔다.



겨울밤, 여기로 별 보러 가자!

김호섭  강원도청소년수련원 별과꿈 별관측소 소장, 『밤하늘의 별 이야기』저자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별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 설레고 있다. 겨울철 밤하늘의 별들은 다른 계절에 비해 더욱 반짝이기 때문이다. 하여 이번 겨울, 별 보러 가기에 확실한 이점이 있는 천문 관측 장소들을 소개한다. 그전에, 겨울날 별이 유독 잘 보이는 이유와 겨울철 대표 별자리를 먼저 알아보자.


올겨울, 밤하늘을 올려다 봐야 하는 이유

겨울철 밤하늘의 별들이 유난히 반짝이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다. 첫째로 겨울은 타 계절에 비해 대기 상태가 맑고 건조하다. 흔히 한반도 겨울철 기후를 “삼한사온(三寒四溫,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하다)”으로 표현하는데, 여기서 3일은 시베리아의 차갑고 건조한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서 추워지는 때다. 이때 건조한 대기 덕분에 별이 밝고 투명하게 보인다. 또 하나의 이유는 실제로 겨울철 별이 밝기 때문이다. 밤하늘 가장 밝은 별들을 1등성이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관측 가능한 1등성은 연간 약 15개 정도이며, 이 중 절반인 7개가 겨울철 밤하늘에 반짝인다. 따라서 기온이 내려가는 추운 날 밤하늘을올려다보면 반짝이는 별들이 영롱하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더욱이 2025년 12월에서 2026년 새봄이 오기까지 밤하늘에는 “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매우 밝은 천체가 보너스처럼 빛나는데, 이것이 바로 목성이다. 그래서 2025년의 겨울밤 하늘은 더욱 특별하다.


겨울철 대표 별자리, 오리온

겨울철을 상징하는 별자리는 단연 오리온자리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오리온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며 사냥꾼이다. 아폴론의 쌍둥이 남매인 아르테미스와 사랑에 빠졌다가 비통한 죽음을 맞는 비운의 주인공이지만, 밤하늘의 별자리로서의 위상은 가히 “별자리의 황제”다. 12월 기준 오리온자리는 밤 9시경 동남쪽에서 떠오른다. 너무나 ‘별자리답게’ 느껴져 쉽게 찾을 수 있다. 나란히 같은 간격, 같은 밝기의 별 3개(오리온 벨트)를 찾고 그 별 3개를 둘러싼 바깥쪽의 직사각형 별 4개를 더 찾으면 된다. 가장 밝은 베텔게우스는 붉은색이 두드러지며 오리온자리를 대표하는 거성(巨星)이다. 이 밖에도 마차부자리, 황소자리, 큰개자리, 쌍둥이자리 등이 겨울철 대표 별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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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로 소개한 특집 외 다양한 이야기는 2026 <학교도서관저널> 1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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