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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책방은 책놀이터니까 [2/3]
<학교도서관저널 , 2019년 10월호> 19-10-0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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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어떤 곳이든 주인장을 닮아 있다. 사서선생님이 천 명이면 천 개의 다른 도서관이 만들어진다. 어느 곳도, 같은 모양, 같은 느낌이 없다. 가지런히 꽂혀 있는 책장을 보면 주인장의 깔끔한 성격이, 닳고 찢어진 책을 보면 이용자의 성향이, 수북이 쌓인 북트럭을 보면 그 학교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예쁘게 전시된 권장 도서를 살펴보면 주인장의 독서 성향을 알 수 있다. 도서관 장서 구성을 보면 사서의 성격이 드러난다.
요즘 서점도 그런 모습이다. 아니, 서점이라기보다 동네 책방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주인장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책방들이 늘어나고 있다. 독립출판물만 모여 있는 곳, 책과 그림이 어울리는 곳, 주인장이 다녀온 여행 관련 책, 사진들로 꽉 채워진 책방도 만날 수 있다. 그중 나는 그림책들이 모여 있는 그림책 전문 책방을 좋아한다. 그림책으로 가득한 공간에는 그야말로 따뜻함이 있다. 그림책으로 아이들을 이해하고, 동심을 발견하고, 더 나아가 나의 내면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사회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가꾸는 곳이기에 그 특유의 온화함이 있다.

#프레드릭 희망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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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달에 한 번 대전 원신흥동에 위치한 ‘프레드릭 희망의 씨앗’ 그림책 전문 책방 모임에 간다. 이곳은 갖가지 그림책이 책장 가득 꽂혀 있고, 주인장의 탁월한 안목으로 큐레이팅된 그림책이 전면을 채운다. 이 모임에서는 그림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한 가지 주제로 여러 그림책을 만나고 소통한다. 같은 그림책을 보기도 하고, 나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서로 소개하기도 한다. 어른들 모임에 내 아이를 데려갈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프레드릭’에서 하는 모임은 그게 가능하다. 물론 아이들의 우당탕탕 뛰어다니는 소리, 웃음소리, 재잘거리는 소리로 소란하긴 하지만, 그림책을 읽어 주는 그 시간에는 아이들과 함께 집중하며 소통 할 수 있다. 그림책을 읽어 주시는 선생님 목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에 아이들도 함께 호흡한다. 참 오묘한 모임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이 가득 있고, 그 그림책을 소중하게,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이 함께하는 곳이기에 이런 모임이 가능하리라.
‘프레드릭 희망의 씨앗’은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 한 명과 그의 예쁜 두 딸 그리고 그의 든든한 엄마가 운영하는 곳이다. 육아를 하며 그림책을 만나고, 그 소중함을 나누고 싶어 그림책 책방을 열었다고 한다. 지금은 협동조합의 이름으로 그림책을 사랑하고, 그곳의 소중함을 아는 어른들이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발전하고 있다. 유아 그림책 모임부터 일본 그림책 모임, 그림책 테라피, 영어 필사 모임까지 운영되고 있으니 그림책에 관한 활동으로 고민하는 선생님이라면 한 번쯤 찾아가 보길 권한다. 가끔씩 작가와의 만남, 원화 전시 등 특별한 모임들도 열린다. 아파트가 빼곡하고, 갖가지 예쁜 카페며, 상점들이 가득한 도심 속에 이렇게 따듯한 공간이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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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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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 송악읍 월곡리에는 ‘그림책 꽃밭’ 책방이 있다. 굽이굽이 시골 마을로 들어가야 책방을 만날 수 있는데, 길을 잘못 들었나 싶게 걷다 보면 예쁜 그림책 책방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길게 늘어진 해바라기꽃이며, 뒤로 보이는 산, 초록 물결이 넘실거리는 논 사이에 자리한, 그야말로 동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책방지기 김미자 선생님은 오랫동안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활동하며 그림책을 만나고, 그림책 카페, 그림책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며 사람들을 만났다고 한다. 그 경험으로 『그림책에 흔들리다』라는 책도 쓰셨다. 선생님께서는 퇴직한 남편과 시골로 내려와 그림책 전문 책방을 열었다. 20년 넘게 모았던 그림책과 이야기를 담아 환상의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은 책을 파는 곳인지, 동네 도서관인지 모르게 책을 읽는 공간이 넓다. 바닥, 소파, 계단 등 어디든 책을 읽기에 환상적이다. 내부를 원목으로 구성해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이 완성되었다. 어디서든 책 읽을 맛이 난다. 그뿐 아니다. 끝없이 위로 뻗은 책장이며, 예쁜 인형들이 곳곳에 있어 따뜻하고 아늑하다. 빼곡히 자리하는 그림책은 예술작품 전시회 같다. 그림책 한 권 한 권마다 주인장의 메모도 붙어 있어 이곳의 매력을 더해 준다. 정말 그림책으로 꾸며진 꽃밭이다.
이곳의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해 보자면 ‘아늑하고 친절한 곳’이다. 그림책은 ‘위로’라고 말씀하신 주인장 마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그림책 꽃밭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미자 선생님의 계획은 앞으로 이곳에 많은 작가들을 모셔, 주민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 하셨다. 오래도록 이곳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방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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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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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외벽과 넓은 창이 마음에 들었다. 이곳은 서울에서 오랫동안 책방을 하셨던 주인장이 서울 그림책 책방을 정리하고 대전으로 내려와 그 느낌 그대로 만들었다. “왜 대전으로 내려오셨어요?”라는 나의 질문에 “이곳이 우리나라의 중심이잖아요. 물론 통일이 되면 달라지지만…”라며 웃으셨다.
그리고 덧붙이시길 “특별히 공간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책방을 만들고 싶었어요. 우리나라 어느곳에서든 찾아오기 쉬운 그런 책방이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셨다.
프레드릭이 아이와 엄마를 위한 공간이라면, 이곳은 어른들을 위한 책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내가 책방을 방문한 당시에도 4살배기 어린아이와 엄마가 방문해 그림책을 만나고 있었지만, 주인장은 아이들뿐 아니라 함께 오는 어른들을 살핀다. 이곳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테라피’를 2주에 한 번씩 진행한다. 아이들에게도 그림책이 필요하지만, 우리 어른들에게도 위로의 그림책이 필요하다. 그림책의 참맛을 알게 된 어른들이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그 참맛을 알려 주고, 그 아이가 만나는 사람에게도 전해지리라고 말씀하셨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어른들의 그림책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노란우산에 가득했다.
노란우산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구독 서비스를 운영한다. 신청자들에게 딱 맞는 그림책을 골라 3∼4권 보내주는 서비스다. 주인장의 그림책 안목과 신청자를 살피는 따뜻한 마음이 합쳐져 점점 신청자가 늘어나고 있단다. 이렇게 그림책으로 마음을 나누고, 삶을 나누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곳이 참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책 전문 책방은 특별한 곳이다. 어린이에게는 재미있는 그림책이 가득한 놀이터이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발견하고 나를 발견하게 되는 성장의 공간이다. 가까운 곳에 이런 특별한 공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오래도록 우리 곁에 있어서 따뜻함을 나누는 공간이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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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 독립서점, 소규모 출판이란 용어가 아직 생소하던 시절에 땡스북스라든지 더북소사이어티와 같은 새로운 문화 공간을 경험해 보기 위해 서울에 가곤 했었다. 그새 대구에도 스튜디오콰르텟, 차방책방, 책방이층 등 이름만 들어도 흥미로운 책방들이 많이 생겨났다. 삼삼오오 모여 책방 문화를 즐기고 싶을 때나 차분하게 혼자 책과 만나고 싶을 때 작은 책방은 더없이 좋은 곳이다. 그중 대구의 독립서점 두 곳 ‘더 폴락’과 ‘고스트 북스’를 만나 보자.

#더 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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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임에도 북성로 초입은 도심지의 시끌벅적함과는 거리가 멀다. 길을 따라 걸으면서 여러 점포들을 둘러보며 ‘더 폴락’을 찾기 위해 주의를 기울인다. 낡은 거리의 작은 가게에서 새어져 나오는 따뜻한 조명 불빛을 보고 ‘더 폴락×메이커스 마켓’을 찾을 수 있다. 페인트 가게와 식당 사이에 자리 잡은 이곳이 2012년에 문을 연 나름 오래되고 유명한 독립 서점이다. 다시 찾은 더 폴락은 북성로의 새로운 보금자리로의 이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책방의 PICK 1 대구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활동 리플릿
때묻은 흰 간판과 벽을 그대로 살린 이곳의 입구에는 ‘free’라는 글자와 함께 무료로 배포하는 책방 신문, ‘4th 아마도 생산적 활동’, ‘독립된, 나의 우주 대구독립영화 30년 아카이브 전’, ‘대책마련’과 같은 책방의 활동을 안내하는 리플릿을 만나볼 수 있다. 정보도 다양하지만 표지 디자인이 너무 귀여워서 하나씩 뽑아서 간직하고 싶어진다. 겉은 허름해 보일지 모르지만 책방 안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벽을 가득 채운 서가와 책, 다양한 소품이 무심히 정리돼 있어 더 폴락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간을 반씩 나눠서 한 곳에는 주로 책을, 안쪽 공간에는 메이커스들의 다양한 굿즈를 판매한다. 특히 엽서, 메모지와 같은 문구류를 판매하는 곳의 중앙에 놓인 테이블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셉트를 선보여 책방을 찾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책방의 PICK 2 “ 당신의 호작질을 응원합니다”
더 폴락은 “당신의 호작질을 응원합니다”를 모토로 삼는다. 2015년부터 매년 10월 이틀간 소규모 독립출판마켓인‘아마도 생산적 활동’을 통해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치 있을지도 모르는 일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날에는 서점 운영자, 작가를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팸플릿, 잡지, 리플릿 등 다양한 형태의 책, 낙서인지 글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한 사람의 개성과 노력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아마도 생산적 활동가’로서나 ‘독자’로서 여기에 참여해 보기를 권한다.

책방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책과 문화, 예술을 좋아하는 대학 동기 다섯 명이 모여 독립출판 서점을 열었으며, 지금은 두 사람이 책방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중 한 분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서 책방 운영에 관해 물어보았다. 8년, 길다면 꽤 길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인데 어떻게 오랫동안 책방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 비결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역시 돌아온 대답은 책과 이 공간에 대한 사랑이었다. 책을 판 비용만으로는 책방을 꾸리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한다. 돈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 일은 절대로 할 수 없으며, 사람들이 편하게 문화를 즐기는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책방을 만들어 가는 일이 너무 좋아서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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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북스
지도 어플을 켜고도 나 같은 길치가 고스트북스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건물을 이리저리 살펴보면 요즘 힙한 버거집과 분홍색 사인물에 적힌 ‘속눈썹엽장&왁싱’ 간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아래를 보면 검은색 철제 입간판에 그려진 귀여운 고스트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면 건물 외벽에서도 고스트가 다소곳하게 다리를 꼰 채 책을 읽고 있다. 어두컴컴한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면 건물 1층 입구에서 우리를 맞이한 고스트가 이번에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누운 채 반긴다. 이제 안심해도 된다. 드디어 고스트북스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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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방의 PICK 1 한눈에 보는 다양한 단행본과 잡지
고스트북스에 들어서면 예쁜 일러스트 포스터에서부터 엽서, 드로잉집 등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미술을 전공한 분이 운영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작은 공간을 멋지고 감성적이게 꾸며 놓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좁은 공간임에도 에세이, 시집과 같은 다양한 장르의 책과 일본어, 프랑스어 등 다채로운 언어를 담은 단행본, 잡지가 구비돼 있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쏙 빼앗아 갈 것 같다.
특히 서점 한편의 잡지(zine) 코너에는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신기한 잡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라운드>, <책(Chaeg)>, <미미> 등 휴식 같은 잡지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티셔츠, 에코백, 배지와 같은 개성 있는 굿즈도 빼놓을 수 없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통유리 창 앞에는 길고 흰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책과 함께 커피도 즐길 수 있다.

이 책방의 PICK 2 책과 드로잉 엽서 만들기 워크숍
독립출판이라는 개념이 모호했던 시절, SNS를 통해 알게 된 이 워크숍에서 나 같은 ‘곰손’이 인디자인 속성 공부를 통해 독립출판물을 제작하게 되었다. 동아리 시간에 학생들에게 책쓰기에 대해 지도하면서도 내가 직접 책을 제작해 본 적이 없어서 이론적으로만 책 만들기를 가르치는 것은 힘이 들었다. 그러나 콘텐츠 구상에서 책의 레이아웃 정하기, 최종 작업 발표 및 피드백 그리고 직접 인쇄소를 돌아다니면서 결과물 출력 방식까지 상의해 본 경험을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건 무척 값진 것이었다.
요즈음에는 ‘라이팅 앤 드로잉’이라는 수업도 생겼는데, 자신이 경험한 일에 대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엽서로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한다. 이곳을 운영하는 두 작가들의 재능과 열정이 반영된 프로그램이다.
또 하나 소개하고 싶은 것은 ‘바이먼슬리테이블’으로, 두 달에 한 번 주제를 정해 그 주제와 연결된 책과 시각예술 작품들을 함께 전시하고 소개하는 것이다. 이 코너에서는 큐레이팅 된 4∼5권 책을 소개하고 그 주제와 관련한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고 그것을 새롭게 보기,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다르게 상상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는 의도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책방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글을 쓰는 김인철과 그림을 그리는 류은지, 두 작가가 소규모 출판물을 만들면서 책방을 꾸려나가고 있다. 이분들을 알게 된 것은 3년 전 즈음에 고스트북스의 ‘진메이킹 클래스’에 참여하면서부터이다. 그 당시에는 서점을 열기 전이었고 소규모 출판을 하면서 독립 출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 만들기 과정을 알려 주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글과 그림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고스트’들이 운영하는 서점은 이름만큼이나 신비롭고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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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취향을 담은 책이 학교도서관 서가에도 놓이길
책방은 사람들의 삶이 모이고 제각각의 방식과 색깔을 지닌 삶이 퍼져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작은 책방에서는 사소하고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더 매력적인지도 모른다.
학교도서관도 학생들 취향과 감성, 다양성을 존중하는 곳으로 변모해야 할 것이다. 어느 학교에 가도 똑같은 모습이 아닌, 사서교사의 가치관과 개성이 담긴 북큐레이션이 빛나는 학교도서관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왜 저렇게 쓸데없는 짓을 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학생들의 ‘호작질’도 응원하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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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갈 곳이 없는 날이나 여행길에서 나는 책방이나 도서관을 찾곤 한다. 그럴 땐 이용자의 신분으로 그 공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들어설 땐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하는 설렘으로, 나설 때는 만족감으로 돌아오곤 했다. 내게 위로와 영감을 준 책방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방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학교도서관에 맞게 녹여낼 수 있기를 바라며.

#제주 책방무사
‘무사’의 한자는 ‘無事’다.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 무사하다는 것의 소중함을 아는 주인장의 마음이 담긴 이름이다. 책방은 제주에 있다. 가수 요조가 수산초 근처에 공간을 마련했다. 건물의 예전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는 책방의 출입문을 열면 거실 같은 공간이 새초롬하게 맞이한다. 아무도 없는 게 손님을 배려한 공간인 듯하다. 편하게 책을 읽고 고를 수 있도록. 안에는 산뜻한 화분 하나와 책장 몇 개, 가지런히 전시된 책과 잡지, 여행 엽서, 굿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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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감동
책방에는 사진집들과 에세이들이 많은 편이다. 살펴보다가 책 몇 권과 엽서를 골랐다. 책값을 계산하려면 또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그곳은 책방 주인이 책방 관련 업무를 하는 곳이다. 책방 주인인 요조 씨가 독자로부터 기부 받은 에코백 중 하나를 골라서 책을 담아 줬다. 돌아오는 길에 놀랐다. 에코백안에 여러 가지 새콤달콤하고 귀여운 간식들이 들어 있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 주인이 작은 생색을 내면서 넣어 주기 마련인데, 주인도 낯을 가리는 성격인지 아무 말 없이 선물을 넣어 줬다. 그 후로 책방무사를 다섯 번 이상 방문한 것 같다.
 
가장 큰 내공은 주인의 독서력!
책방 주인이 책을 많이 읽는다. 그녀는 인스타그램, 팟캐스트 등 다양한 통로로 책을 소개하는데, 소개글과 책 사진을 보면 다 읽고 싶어진다. 이곳에서 만난 책 『일간 이슬아 수필집』(이슬아)과 『간지럼 태우기』(양다솔) 모두 마음에 쏙 들어서, 책방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이 생겼다. ‘책방무사에서 추천한 책은 읽을 만하구나.’, ‘내 취향에 맞는 책이 있구나!’라고. 책방이든 도서관이든 내세울 만한 가장 큰 내공은 운영자의 독서력인 듯하다. 독자가 몰랐던 책을 세상에 선보이는 일이야말로 가장 멋지고 중요한 일이니까.

소소한 굿즈, 환경을 생각하는 명함과 에코백
책방무사에는 배지, 로고가 새겨진 마스킹테이프 등 책방 굿즈들이 있다. 책방 명함은 인쇄한 것이 아니라, 택배 박스 등을 명함 크기로 자른 뒤, 책방 도장을 찍어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닐봉지 대신에 기증받은 에코백을 이용하고 있었다. 환경을 생각하는 주인장의 특별한 마인드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책방의 굿즈들을 보며 학교도서관 굿즈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책갈피를 만들어 보았다. 종이에 우리 학교도서관 도장을 찍은 책갈피를 만들어서, 대출하는 학생들이 쉽게 가져갈 수 있도록 대출반납대 위에 두었다. 책갈피 이외에도 우리 도서관을 기념하고 더욱 애정할 수 있도록 굿즈들을 제작해 보고 싶은데, 아직 특별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계속 곰곰이 생각해 볼 계획이다.

깜짝 선물
책방에서 책과 함께 간식을 깜짝 선물로 받은 뒤, 마음에 어떤 울림이 있었나 보다. 가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뭔가를 선물하는 나를 발견했다. (물론 기존에도 아이들에게 뭔가 주기는 했지만 그 빈도가 높아졌다.) 많은 학생들이 하교한 조용한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참 기특한 생각이 든다. 나는 종종 책을 읽고 있는 서너 명의 아이들에게 갑자기 사탕이나 젤리를 던지며 “받아.”라고 한다. 아이들의 기뻐하는 모습이 답장이다. 깜짝 선물은 기쁘고 마음에 오래 남기 마련이다. 학교도서관이 좀 더 따뜻하면 좋겠다. 내가 말을 잘하거나 친근하게 다가서는 성격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도서관의 따뜻함을 느끼길 바라며 다양한 시도를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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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삼일문고
처음 방문했을 때, 책방이 아니라 도서관인 줄 알았다. 삼일문고는 작은 책방이 아닌데도, 작은 책방처럼 포근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들, 따뜻한 조명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샘플 책들까지,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그 누가 와도 책을 한 권 집어 들고 읽을 것 같은 곳이다. 삼일문고는 지상 1층과 지하 1층으로 되어 있는데, 전체 공간은 서점, 지하 강연장, 소강연장, 1층 전시실, 카페비블리오, 만화도서관, 중고도서 코너, 아트센터 DA로 이루어져 있다. 곳곳에 책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어서 어디서든 길을 잃지 않고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삼일문고에는 작가 초청회나 문화강좌가 많다. 매달 달력에 빼곡하게 들어선 행사 안내를 보며, 저 많은 행사를 무사히 다 해낼 수 있을까 궁금해하고 놀라워한다. 행사 하나만 진행하려고 해도 섭외, 홍보, 참가자 모집, 행사 당일 진행까지 손이 많이 가는 일임을 아니까. 시민들에게 문화적 감수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삼일문고의 의도를 어렴풋이 짐작해 봤다. 그래서 도대체 이곳의 대표는 어떤 사람일까 무척 궁금했는데, 독서모임 ‘담 북(book)’에서 대
표님을 만나 궁금한 것들을 물을 수 있었다. 이 독서모임만 해도 정말 특별하다. 삼일문고에 대해 소개할것이 많은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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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담 북(book)
8명이 함께하는 자유 독서모임으로 한 달에 한 번 저녁 시간에 한다. 매달 다른 주제로 진행하는데, 주제는 미리 주어진다. 참가자는 선택한 책에 대해 5분 이내로 소개한다. 그리고 발표자 이외의 참가자들은 그 책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으며 2∼3분에 걸쳐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모든 책 소개가 끝난 뒤 참가자들이 소개받은 책들 중 ‘가장 읽고 싶은 책’을 정하면 서점에서 그 책을 선물로 준다. 바로 ‘걷는 책’이란 이름으로. ‘걷는 책’을 받은 참가자가 그 책을 다 읽으면 책을 권유하고 싶은 다른 사람에게 추천의 글을 적어서 전달한다. 일종의 릴레이북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서점으로 돌아온 책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책을 지원하며 ‘걷는 책’ 프로그램을 기획한 대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이 독서모임에서 소개된 도서는 서점 내 ‘시민의 서가’에 진열되는 영광도 누릴 수 있다.

생일책
삼일문고에는 생일책 코너가있다. 나와 생일이 같은 작가의 책을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한 코너다. (나와 생일이 같은 작가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유홍준 교수님이다.) 서점에 함께 간 아이들도 자신의 생일과 같은 작가를 찾아보며 재미있어 했다. 특별한 날 선물하기도 좋고, ‘나와 생일이 같은 작가의 책을 한번 읽어 볼까?’ 하는 관심도 생기는 것 같다.

특별한 책 선별
“책은 과거에 비해 많아졌지만 책을 읽을 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책을 읽기 위해 서점을 찾아온 독자가 자신만의 책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책 선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자체 프로그램인 ‘삼일문고 집단지성’을 개발하여 오픈 1년 전부터 책 데이터베이스를 선별하였고, 선별된 도서는 고객 중심으로 진열했습니다.” 삼일문고 홈페이지에 있는 글이다. 이 글처럼 삼일문고는 독자들이 책을 쉽게 고를 수 있게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소개하고 있다. 매력적인 코너가 많아서 곳곳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삼일문고는 ‘길을 잃은(?) 양들에게 나침반이 되어 주는 곳’이었다. 손님이 고민을 보내면 해당되는 책을 소개해 주는 ‘종이약국’ 코너도 있고, 곳곳에 처방전처럼 책에 대한 소개글이 친절히 나열되어 있다. 인생에서 잠시 헤맬 때 찾아가기 좋은 책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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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OOO 실패기 [3/3] (2019년 09월호) 153 hits.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례와 해결 노력 박 장 순 수원 연무중 사서교사   실패한 이야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창피하다. 못한 사례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다른 선생님들의 실패 앞에서 내 고민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실패는 성공을 낳는다는데, 내 실패는 나를 얼마나 바꿔왔…
도서관 OOO 실패기 [2/3] (2019년 09월호) 143 hits.
아이들이 몰려드는 독서프로그램 좌충우돌 운영기 박 영 혜 서울청계초 사서교사   초등학교에서 이벤트성 독서프로그램은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이는 중요한 유인책 중 하나이다. 어떤 이들은 이벤트성 독서프로그램을 쉽게 생각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옳지 않다. 수많은 자극적인 매체 속에서 …
도서관 OOO 실패기 [1/3] (2019년 09월호) 142 hits.
    초등 저학년, 책으로 마주하기Before&After정 현 이 부산 동신초 사서교사   초등학교 학교도서관에서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은 많다. 그중에서 경험이 없어서 힘들었던 도서관 독서 수업과 도서관 환경에 대한 나의 이야기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친 후 알게 된 노하우를 Before&Aft…
무서운 이야기 [3/3] (2019년 07+08월호) 333 hits.
  공포소설에서 공포(恐怖)의 한자어는 무서움과 두려움을 뜻한다. 공포소설은 영어권에서 호러로 불리며,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도 동일한 의미로 쓰인다. 문학이 생길 때부터 존재했을 이 무서운 이야기들은 지금에 와서는 매우 다양한 갈래로 나뉜다. 과거에는 공포소설의 소재도 염병이나 호환,…
무서운 이야기 [2/3] (2019년 07+08월호) 337 hits.
  다시 읽어 봐야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못 읽어 봤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는 고전들. 이름만 들어도 “아, 그거∼”라며 고개가 끄덕여지는 유명한 고전의 매력은 백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전이라고 하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막연히 어렵다는 느…
무서운 이야기 [1/3] (2019년 07+08월호) 415 hits.
    여름방학의 백미는 공포물이다. 올 여름도 작년 여름만큼 더울 전망이라고 한다. 공포물만큼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특효약이 있을까? 그래서 귀신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생각과 관점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공포물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공포물인간에게 공포심을 준다면 공포물이라고 생…
그저 진로 찾기를 거들 뿐[3/3] (2019년 06월호) 424 hits.
    성장소설로 내가 꿈꾸는 일 돋보기김윤진 수원농생명과학고 사서     꿈이 없다는 아이와의 대화 “○○야, 네 꿈과 관련된 책을 소개하는 글을 써 볼래?”“선생님, 저는 못 쓸 것 같아요. 전 꿈이 없어요.”“어? 꿈이 없어? 에이∼ 네가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책이면 돼.”“아니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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