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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책방은 책놀이터니까 [1/3]
<학교도서관저널 , 2019년 10월호> 19-10-01 11:06
조회 :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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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마감을 몇 시간 남겨둔 일요일 저녁, 포털사이트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근처에 있는 독립서점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와 있던 것이다. 실시간 검색어에 독립서점이 뜨다니! 하위권도 아니고 1위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검색을 해보니 일요일 황금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에 해당 독립서점이 나왔던 모양이다. 며칠 후 집에서 그 프로그램을 보았다. 프로그램 안에서 자연스럽게 독립서점이 가진 좋은 매력들을 잘 보여 주고 있었다. 대형 서점과는 차별화되는 분위기, 선별된 도서, 손님과의 소통, 특별한 경험을 안겨 주는 이벤트 등등.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이런 작은 책방이 너무 좋다며 흥미로워하는 반응도 비췄다.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책방 ‘헬로 인디북스’가 오픈한 2013년 전후로 작은 책방은 꾸준히 생기고 있으며 심지어 앞서 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방송인도 작은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마치 하나의 사회현상처럼 미디어에서 계속 주목을 받고 있다. 작은 책방을 돌아보는 ‘책방 투어’를 하는 사람도 많고 북클럽을 전문으로 하는 커뮤니티도 흥하고 있다. 올 여름엔 ‘북캉스’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여름에 먼 여행지로 떠나는 대신 도서관이나 작은 책방에서 책을 보며 휴가를 보낸다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대기업에서 독립서점들과 같이 행사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오기도 했다. 작은 책방에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여 진행할 수 있게 기업이 후원해 줄 테니 같이 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온라인서점과 전자책이 등장하면서 동네 책방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그 반대편에서는 이렇게 새로 생긴 작은 책방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왜 작은 책방들은 자꾸 생겨날까. 왜 사람들은 작은 책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대형 서점에 비하면 책도 별로 없고, 협소하고, 할인도 되지 않는데 말이다.
현대사회는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시대이다. “남들 다 그렇게 사는데 너는 왜 그래?”라는 사회적 잣대로 개인을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공무원을 준비하든지 사업을 하든지 그건 개인의 선택, 결혼을 하건 비혼으로 살건 그것도 개인의 선택, 내가 뭘 하든 네가 뭘 하든 OK! 지구에 사는 70억 인구가 모두 다르고 모두 각자의 취향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책방도 각양각색의 취향만큼 전문적으로 세분화되었다. 작은 책방을 둘러보자. 여행 전문 책방, 독립출판물 전문 책방, 해외 그림책 전문 책방, 국내외 매거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방, 성정체성 관련 서적을 모아놓은 책방, 책을 사면 초콜릿을 주는 달콤한 책방, 본인과 동일한 날에 태어난 작가의 책을 포장해 놓은 선물책을 판매하는 비밀장소 같은 책방, 책과 향수가 조합을 이루거나 책과 술이 조합을 이루는 책방 등 그 개성도 다양하다. 상담 후 책을 골라주는 이색서점도 있다.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본 후 관련 책방이 있는지 찾아보면 자신과 맞는 책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책방에 앉아 있는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해외 사진책을 사고 싶은데 이곳에서 파는지 물어보기에 근방에 있는 사진 전문 책방 두 곳을 소개해 주었다. 책방이 너무 많아서 테마를 파악하기 힘들다면 가까운 작은 책방에 방문해서 물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아무래도 책방지기들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테니까. 작은 책방의 큰 매력 중 하나인 큐레이션 도서와 특별한 테마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내가 생각하는 작은 책방의 진짜 매력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우선 나의 대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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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호주에서 두 달간 어학원을 다닌 적이 있다. 같은 반 애들이랑 해변에 가서 소시지를 구워 먹고 와인을 마시고, 마트에 가서 수많은 맥주들을 구경하고 쇼핑하고, 여행하고, 학교가서 스피드 퀴즈하고 영어일기 쓰고… 걱정 없는 일상이었다. 그런데 많이 외로웠다. 호주에서 더 길게 공부할 수 있었는데 두 달 만에 한국으로 돌아올 정도로. 방학 기간이라서 어학원 같은 반 친구들의 반이 일본인이었고 반이 한국인이어서 그다지 이방인처럼 지낸 것도 아니었는데 그랬다.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 들과 통화하고 나면 한국이 그리워져서 목이 메었고, 그렇게 마음이 헛헛해지면 찾아가던 곳이 동네 작은 책방이었다. 책들이 영어로 되어 있어서 내가 제대로 이해하는 책은 별로 없었지만, 눈으로 보고 끌리는 책을 빼서 그림을 훑어보았다. 한참 서점을 둘러보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마음 편히 찾아갈 수 있는 책방이 없었다면 아마 호주 생활을 하며 많이 울었을지도 모른다. 대학교 졸업 후 첫 직장을 다니며 괴로워할 때도 속으로 ‘1년만 참자. 천만 원을 모아서 작은 책방을 열자.’라고 다짐했는데 그 꿈을 십여 년 후에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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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인디북스’를 오픈하면서 누구나 마음 편히 오가는 책방이 되기를 바랐다. 나의 바람은 그러한데 손님이 많은 날에는 작은 공간에서 책을 훑어보는 것도 힘드니 손님들이 마음도 몸도 불편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또 책방지기의 기분에 따라 공기의 흐름도 바뀌니 어떤 손님들은 이곳의 첫인상이 좋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작은 책방이 친구방처럼 편하고 재미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늘 변함없다. 문득 예전 일화가 하나 떠오른다. 헬로인디북스가 연남동으로 이전하기 전 창전동에 위치했던 시절, 다락방 같은 작은 공간에 열 명 정도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있는데 누군가 “백수세요?”라고 물었고 각자 떠들던 사람들이 일순간 대화를 멈추고 질문한 사람 쪽을 쳐다봤다.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 생각해 보니 모여 있던 사람들이 퇴사한 손님, 취업을 준비 중인 제작자, 휴학 중인 손님, 돈 못 버는 반백수 책방지기 등 모두 백수에 해당되는 사람들이었다. 정적이 흐른 후 모두 다 같이 나를 부른 줄 알았다면서 모두 깔깔깔 웃었다. 그리고 “백수세요?”는 노트북 관련 대화 중에 나온 질문 “맥 쓰세요?”의 부정확한 발음에 의한 것임을 알고 일동 다시 한 번 깔깔깔. 평일낮 백수들이 쉬어 가던 곳이 창전동 헬로인디북스였다. 백수 손님은 10% 할인을 해 주는 ‘백수데이’도 진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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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에는 아늑한 작은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서 사람들은 각자 책을 보거나 서로 동그랗게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사람들이 작은 책방을 좋아하는 이유는 본인 취향의 책을 볼 수 있는 곳이고,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어서가 아닐까. 작은 책방은 책 냄새와 사람 냄새가 잘 어우러진 공간이라서.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 밤에 모여 같이 책을 보는 ‘심야책방’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다. 모임의 공지 문구를 헬로인디북스 월요책방지기가 작성했었는데 사람이 모이는 책방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어서이 문장으로 지면의 마지막을 장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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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살랑이는 가을바람과 부쩍 높아진 파란 하늘을 마주하고 있으면,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들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 생각이 간절해진다. 하지만 여러 상황으로 떠날 수 없을 때, 근처의 작은 책방으로의 여행은 어떨까? 경의선 숲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책방에서 분명 영혼을 치유하는 한 권의 책과 음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덤으로 전 세계를 다녀온 듯한 기분까지 얻을 수 있다. 서울 연남동에 이를 도와줄 몇 개의 작은 책방이 있다. 문학을 품은 ‘서점, 리스본’과 ‘서점, 리스본 포르투’, 음악을 품은 ‘라이너 노트’, 여행을 품은 ‘사이에’로 여행길을 함께 둘러보자.
 
 
#서점, 리스본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경의선 숲길을 따라 10분 정도 걷다 보면, 사랑스러운 정원이 있는 ‘서점, 리스본’을 만날 수 있다. 이 책방 주인은 라디오 작가이자 『그래도, 사랑』의 저자인 정현주 씨다. 책방 이름은 『리스본행 야간열차』라는 책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책 한 권을 따라 리스본으로 떠난 여행에서 잃었던 열정과 사랑을 찾은 주인공처럼, 책을 통해 우리의 마음, 잃었던 빛과 사랑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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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방만의 색다른 것들
Color 1 리스본 독서실

서점, 리스본에서 운영하는 책모임이다. 3회 참여를 기본으로 서점에 모여서 1시간 30분 동안 책을 읽고,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3회 기준 회비를 납부하고 참여하면, 도서교환권을 증정하는 형식으로 참여를 장려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Color 2 글쓰기 클럽
글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매일 쓰는 것’이다. 이를 돕기 위해 매달 10명을 모집하여 온라인으로 매일 글을 쓰는 모임을 꾸린다. 자기 이름의 게시판이 생성되면 매일 글을 쓰고, 그 글에 주제, 문장, 구성 등에 대한 댓글을 달아준다. 서로 지치지 않게 독려해 주는 따뜻한 모임이다.
책방에서 떠오른 아이디어 “ 학교도서관에서도 독서 상담을 운영하면 어떨까?”
서점, 리스본은 ‘책을 추천해드립니다.’라는 문장 하나를 칠판에 적어 놓고, 찾아오는 분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주면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는 학교에서도 정말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거나, 여러 가지 문제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책의 세계로 안내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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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리스본 포르투
서점, 리스본에서 경의선 숲길을 따라 7분 정도 더 올라가면 ‘서점, 리스본 포르투’를 만날 수 있다. ‘책 선물가게’를 콘셉트로 한쪽에는 다양한 굿즈와 ‘비밀 책’이, 반대쪽에는 ‘생일책’이 있다. 책방 앞마당에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2층에는 ‘거트루드 스타인의 집(리스본 아지트)’이라는 공간이 있다. 이곳은 피카소, 헤밍웨이 등의 예술가들이 모여 교류하던 곳을 모티프로 했으며, 낮에는 회원전용으로 운영되고 저녁에는 북토크 장소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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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방만의 색다른 것들
Color 1 비밀 책

‘비밀 책’은 고객이 평소 좋아하는 책을 이야기해 주면, 책방이 그에 따라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을 포장해서 선물해 주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현재는 정기구독처럼 매달 ‘비밀 책’을 선정하여 전달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포장을 뜯기 전까지 어떤 책이 들어있을지 기대하는 재미가 있고, 나를 위해 책을 심사숙고하여 골라준 이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면서 책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샘솟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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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2 생일 책
‘생일 책’이란, 태어난 날이 같은 작가가 쓴 책 혹은 나와 태어난 날이 같은 인물과 관련된 책을 의미한다. 서점, 리스본 포르투에는 생일 책이 월별로 정리되어 있다. 이 박스 안에는 해당 일의 생일 책과 굿즈가 담겨 있고, 선물상자 형태로 판매된다. 나와 공통점이 있는 책을 마주했을 때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생일 책은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으로 책과 독자를 잇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책방에서 떠오른 아이디어 “ 다독 학생에게 비밀 책, 생일 책을 선물하면 어떨까?”
해마다 다독 학생을 선정하고 문화상품권을 증정했다. 참신한 선물을 고민하던 차에 비밀 책을 만났다. 사서선생님이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책을 골라서 선물해 준다면, 책을 좋아하는 다독 학생들에게는 소중한 책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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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너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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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리스본 바로 맞은편에 잔잔한 음악 선율을 닮은 라이너 노트가 있다. 이곳은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페이지 터너’에서 운영하는 음악 전문 서점이다. 크지 않은 공간에 음악가가 쓴 책부터 음악을 주제로 하는 신문, 소설, 잡지뿐 아니라 다양한 뮤지션의 음반, 공연, 강연과 교습들이 함께 존재한다. 라이너 노트란 음악과 연주자에 대한 해설을 의미한다. 책방의 이름처럼 이곳은 단순히 책과 음반 판매 공간을 넘어서서 창작자와 그가 작품을 통해 나누려던 숨은 이야기를 함께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으로 이 책방 공간은 음악을 읽고, 만지고, 듣고, 이야기하고, 연주하는 것을 누리며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재창조되었다.
 
이 책방만의 색다른 것들
Color 1 손 내밀면 닿을 듯한 음악

책방 내부에는 작은 공연 공간이 마련돼 있어서 ‘손 내밀면 닿을 듯한’ 공연이 진행된다. 그뿐 아니라 강연과 악기 강습도 신청을 통해 이뤄진다. 단순히 듣는 음악을 넘어 체험하고, 느끼고, 즐기면서 음악과 가까워질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라이너 노트의 매력이다.
Color 2 래핑이 봉인 해제된 음악 책 서점
보통 서점의 예술 코너에는 래핑을 해 놓은 책들이 많다. 그러나 라이너 노트에서는 음악 관련 책 중 래핑이 되어 판매되는 책들이 봉인 해제돼 있다. 혹여 서점에서 살펴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음악 자료를 살짝 확인하고 싶다면, 라이너 노트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방에서 떠오른 아이디어 “ 도서관에서 내가 선택한 음악이 울러 퍼지면?”
라이너 노트에는 ‘청음 코너’가 있다. 오디오와 음반을 준비해 놓고,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내가 선택한 음악이 서점에 울려 퍼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에서도 자유롭게 오디오 시설과 음반 그리고 관련 자료를 놓고 학생들이 살펴보면서 들을 수 있게 한다면 학생들이 좀 더 음악과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이용자의 이용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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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
라이너 노트에서 연남동 골목을 5분가량 누비다 보면, ‘사이에’를 만날 수 있다. 이 책방은 ‘여행하는 사이사이에 만난 낭만과 모험, 정보를 나누고 이야기를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를 실현하는 공간이다. 여행 서점에 알맞게 대륙별로 여행 가이드북, 에세이, 소설과 함께 관련 소품을 전시해서 눈길을 끈다. 책방 한편에는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다양한 주제의 여행 관련 큐레이션 코너를 만들어 여행의 설렘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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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방만의 색다른 것들
Color 1 소통과 만남이 끊임없이 실현되는 공간

서점의 한 공간에는 ‘여행, 어디까지 가봤니?’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방문자들은 여기에 인상 깊었던 여행장소, 여행에서 읽은 책, 만났던 사람, 먹은 음식 등 여행과 관련된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포스트잇에 써서 붙이며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었다. 이 공간에 적힌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그곳에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든다. 덤으로 여행에 필요한 고급 정보와 꿀팁을 얻기에도 좋다. 또한 이 책방에서는 ‘여행 사이에 책’이라는 팟캐스트도 운영한다. 주로 여행가의 여행 경험, 여행 책 이야기 및 여행지 소개, 여행 과정, 여행책을 쓰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이처럼 ‘사이에’는 여행을 주제로 다양한 매개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과 만남의 장을 실현하고 있다.
Color 2 독서를 삶으로 실천하는 곳
책방을 둘러보면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 생긴다. 하지만 막막해서 용기가 나지 않을 때, 누군가와 함께 떠나고 싶을 때 ‘책 사이에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접해 보자. 이는 여행자를 모집해서 함께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이 책방에선 여행과 관련된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고, 여행을 꿈꾸고, 꿈꿔온 여행을 삶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 있다.
책방에서 떠오른 아이디어 1 “ 책, 어디까지 읽어 봤니?”
‘여행,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코너를 보고 떠오른 아이디어다. 책을 읽은 후, 포스트잇에 감상이나 추천,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부분을 적어 마련된 게시 공간에 붙여 놓는 것이다.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추천된 책, 같은 책을 읽은 친구의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는 소통 공간이 마련된다면, 학생들의 독서 동기와 흥미를 높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방에서 떠오른 아이디어 2 “ 독서를 삶으로 실천하는 학교도서관”
무궁무진한 소재가 담긴 책에서 학생들이 관심 있는 소재를 찾고, 실제로 관련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면 어떨까? 책에 나온 소소한 체험도 좋다. 음악 및 미술 관련 책을 읽고 음악 공연이나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도 좋고, 문학기행을 기획하여 떠나는 것도 좋다. 아니면 메이커 활동 관련 책을 읽고 메이커 활동을 도전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거나, 사회 문제를 다룬 책을 함께 읽고 체인지 메이커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조력하는 것은 어떨까? 단순히 책을 읽고 “참 좋았다.”라는 감상에서 끝나지 않고, 관심 있는 아이들과 함께 삶으로 실천해내는 독서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어떨까? 학교도서관이 아이들을 성장으로 이끄는 살아있는 독서교육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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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잘 읽지 않을까요?” 언젠가부터 계속되는 이 질문에 요즘 아이들은 아주 흥미로운 답을 제시한다. “책을 읽는 게 멋지지 않잖아요.” 이 말만큼 책과 독서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생각을 잘 보여 주는 말은 없다. 어쩌면 내가 던진 질문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교사인 내가 바라보는 책과 독서에 대한 생각이 틀림없이 옳다는 선입견, 그 틀 안에서 나올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찾은 공간은 독립서점이다. 독립서점은 책 읽기에서 도망치는 아이들의 발길을 되돌릴 만큼 멋지고 근사한 일을 궁리하는 곳이다.

#스튜디오 콰르텟
독립서점에 방문하는 체험학습을 준비하며 내가 가장 려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일정에 여유 시간을 충분히 보하여 아이들이 ‘학교 안의 고민’을 많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다른 누군가의 존재만으로도 힘들어질 때가 있다.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가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나보다 성숙한 친구에게서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이렇듯 ‘학교 안 고민’을 이야기하고 털어내기 위해서는 카페가 잘 갖춰진 서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카페 공간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간을 경험하게 할 필요가 있다. 작년에 대구의 독립서점과 독립영화관 등의 문화 공간을 방문하는 체험학습을 계획하면서 찾은 곳이 바로 스튜디오 콰르텟이다. 스튜디오 콰르텟은 대구 국채보상공원 앞에 있는 서점 겸 카페이다. 바로 맞은편에 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공도서관인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이 있어서 묘한 대조를 이루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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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독립출판물, 라이프스타일, 문학 서적을 주로 취급하고 디자인 문구도 판매한다. 아이들은 독립출판물을 매우 낯설어하는데 이곳에서 ‘실물’을 마주하면 놀라워한다. 특히 출판된 거의 모든 책을 구비해 놓은 중앙도서관에서도 찾을 수 없는 책이 바로 길 맞은편에 있다는 것을 흥미로워한다. 아이들은 서점을 통해 독립출판물을 자주 접하게 되면 학교에서의 여러 활동 과정을 독립출판과 연결할 수 있는지도 고민하게 된다. 여느 독립서점들이 그렇듯 이곳은 중고생들이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고, 카페 메뉴 가격도 학생들에게 저렴한편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서점이 어떤 공간이 될 수 있는지,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어떤 원칙을 세우고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인디고 서원
부산 지하철 2호선 남천역 1번 출구로 나와 처음 나오는 골목길 왼쪽으로 들어서면 주변 건물은 모두 학원이다.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인문학과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곳에 놀랍게도 인디고 서원이 있다.
교육과정을 설명하는 이론 중에 ‘생태 이론’이 있다. 생태 이론은 기본적으로 학습자가 참여하는 생활공간(환경)에서의 경험이 아동의 발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러 매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서 인디고 서원이 주변 환경(부산, 남천동 학원가)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아이들은 학원가로 유명한 동네에서 문제집을 전혀 팔지 않으며 청소년들에게 숨통을 틔워 줄 수 있는 책방이 있다는 사실을 흥미로워한다. 인디고 서원을 방문할 때는 건축이나 생태 환경 분야에 관심 많은 학생들과 함께 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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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토피아’라는 채식 식당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제철 음식, 로컬 푸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여 ‘먹는다는 행위’를 통해 어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나눌 수 있는지를 체험할 수 있다. 건물 중간에 은행나무 한그루가 서 있고, 1층에서 2층으로 이동할 때 외부 통로를 활용하도록 되어 있는 불편한 구조에도 많은 학생이 흥미를 보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여름에 에어컨이 없었다는 것, 지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도 올랐다는 것 등 서점 운영과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워낙 많은 곳이기도 하다.
 
#과학책방 갈다
지난 6월에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참고 사례를 찾기 위해 동료 선생님들과 서울로 출장을 왔다. 삼청숲속도서관을 방문하고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내려오던 중 바로 며칠 전 우리 학교에서 강연을 했던 강양구 기자와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났다. 서울 출장 목적을 들은 그가 우리에게 소개한 곳이 바로 ‘과학서점 갈다’이다. 삼청동 뒷골목에 일반 가정집을 개조하여 만들어진 서점인데, 주인장은 과학저술가로 활동 중인 이명현 박사이다. 그가 장대익 서울대 교수와 의기투합해 만든 이곳은 과학전문 서점이면서 과학 관련 문화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서점 이름인 ‘갈다’는 ‘갈릴레오(Galileo)’와 ‘다윈(Darwin)’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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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독립서점 가운데 홈페이지 정보가 가장 알차고 풍부하다. 홈페이지를 통해 기획 강연, 강좌, 북토크, 이벤트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다양한 과학 문화 행사의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기획에 자극을 많이 받는다. ‘과학책 초보들을 위한 과학책 같이 읽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끝까지 읽기’와 같은 과학책 읽기 모임은 실제로 학교에서 학생들이 친구들과 비슷한 콘셉트로 진행하기도 했다.
서점을 방문하면 의외로 실망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 아이들은 발간된 과학책 대부분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공간을 떠올린 것이다. 이럴 때 학생들에게 ‘큐레이션’의 개념을 설명하고 1층 서점 공간에 진열된 책들이 어떤 주제로 큐레이션 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면 좋다. ‘기후’나 ‘환경’ 등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주제도 있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여성 과학자들’과 같은 쉽게 접하기 힘든 주제도 있어서 매장에서 책을 어떻게 진열해 두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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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자리한 최인아책방에는 재미있는 공간이 있다. ‘집 밖에 당신의 서재가 있다!’는 주제로 운영되는 ‘혼자의 서재’이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다. 학생들과 방문하기 전에 전통적으로 동양과 서양에서 책을 읽는 공간인 서재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 왔고, 그 의미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미리 생각해 보게 하면 좋을 듯하다.
이곳에서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최인아책방 북클럽’이다. 책방에서 매달 신중하게 고른책을 주인의 편지와 함께 보내주는 유료 정기 구독 서비스이다. 할인과 함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인터넷 서점의 편리함을 두고 이런 북클럽 서비스가 어떻게 운영될 수 있는지를 학생들끼리 의견을 나누게 해도 좋을 것 같다.
3층 ‘혼자의 서재’ 구경을 마치고 4층으로 올라가면 서점과 카페 공간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최인아책방’이 나온다. 이곳도 도서 분류 방식이 일반 서점과 많이 다르다. ‘스트레스, 무기력, 번아웃이라 느낄때’, ‘돈이 전부가 아니다, 괜찮은 삶을 살고 싶다!’, ‘우리 사회가 나아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등 12개의 주제로 나눠 책을 분류한다. 또, 책을 소개하는 추천 글이 책갈피처럼 책마다 끼워 있어 책 선택을 돕는다. 학교도서관에서 ‘나만의 큐레이션’과 같은 활동을 진행하는 데 이곳 도서 분류 방식이 큰 참고가 될 수 있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서점 공간에 일관성 있게 적용된 색채 이미지와 로고, 자체 제작 굿즈 등을 통해 서점 공간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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