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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도서관 활동(3/3)
<학교도서관저널 , 2018년 06월호> 18-06-07 15:10
조회 : 2,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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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요란하게, 오리고~ 칠하고~
‘뚝딱뚝딱! 레디, 액션!’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들
이미경 서울 영등포중 사서
 
 
“얘들아, 독서캠프에 어떤 걸 하면 좋을까?”
“샘, 책 읽고 간식 먹고, 영화 보면 되죠∼”
 
학교별로 방학에 하는 독서캠프의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1박 2일 형태의 밤샘 책 읽기, 오전 또는 오후만 진행하는 3∼4일 연속 독서활동, 문학기행 등. 학업과 학원에 쫓기듯이 사는 아이들에게 온전히 책을 읽는 시간은 많지 않다. 잠시 동안의 여유 시간에도 휴대전화나 게임에 몰입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기에 책을 읽는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독서캠프는 소중한 의미가 될 수 있다. 나는 읽고 쓰기 등 각각 혼자 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서로 함께하는 활동을 하고 싶었다. 방학 독서캠프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중에 아이들이 직접 협동하고 제작해야 완성할 수 있었던 그림자극 제작 공연과 책꽂이 의자 만들기 과정을 소개한다.
 
그림자극: 관객에서 제작자로
OHP 기계를 이용하는 방법

어릴 적 깜깜한 방에서 손전등을 벽에 비추고 손으로 여러 가지 모양의 동물들을 만들면서 깔깔거리며 신기해하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학교 근처에 있는 성대골어린이 도서관 관장님께서 아이들이 직접 그림자극을 제작하고 공연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하셔서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승낙해 주셨다.
수업은 총 50분씩 3교시 형태로 진행했다. 1교시에는 그림자극에 대한 이해로 그림자의 정의, 그림자극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서 추억의 손 그림자놀이를 하고 그림책 『다리』(하인츠 야니쉬)를 결말 부분을 제외하고 아이들과 PPT로 함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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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시에는 그림자극 제작 방법을 알아보고, 5명을 한 모둠으로 하여 모둠별로 『다리』의 뒷이야기를 구성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한 뒤에 그림자극에 필요한 인형(등장인물), 배경(소품) 등을 만들었다. 각자의 생각을 얘기하고 모둠원들과 활기차게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조잘조잘 새소리를 내며 정신없이 그리고, 오리고, 붙이는 작업들을 해나갔다.
 
3교시에는 완성한 인형과 배경을 시나리오에 맞게 배치하고 움직이면서 대사를 연습하고 모둠별로 발표(공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하는 동안 아이들은 같은 그림책이지만 모둠별로 달라진 뒷이야기와 친구들의 재미있는 연기력에 흠뻑 빠진 관객이 되었다. 또한 작은 OHP 기계 안에서 인형과 배경을 이리저리 열심히 움직이며 진지하게 대사를 하는 연기자도 되었다. 아이들은 짧은 1분짜리 공연을 위해 많은 작업과 시간이 들고, 모든 활동이 끝나고 오리고 붙인 작업의 흔적(도화지, 셀로판지, 철사 조각 등)들을 치우는 것도 힘이 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활동은 차려진 밥상만을 받아먹으면서 감사보다는 불평이 많았던 아이들에게 직접 밥상을 차리는 수고로움을 알게 하는 활동이었다. 나는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내야 멋진 작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설령 결과물이 부족하더라도 함께해야 재미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길 바랐다.
 
요즘은 대부분 수업에서 컴퓨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OHP 기계를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 수업을 진행해 주신 성대골어린이도서관의 OHP 기계 1대로만 활동을 진행하다 보니 아이들이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이 아이들의 감성을 깨울 수 있었다.
 
무대극을 이용하는 방법
그림자극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이번에는 어린이도서연구회 선생님들과 나무로 만든 틀에 천을 씌우고 조명을 비추는 무대극 형태로 이틀 동안 1일 2시간씩 4시간을 진행했다. 첫째 날에는 모둠별로 그림자극에 올릴 작품을 선정했다. 수업 시간이 짧은 관계로 작품 대본은 어린이도서연구회 선생님들이 준비하신 여러 대본 중에서 모둠별로 의견을 모아 선택하게 했다. 대본을 읽은 다음, 검은색 도화지와 셀로판지로 등장할 인물과 배경, 소품 등을 만들고
아크릴 막대에 붙이는 작업을 했다.
둘째 날에는 전날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조명, 인형 조종, 목소리 연기, 해설의 역할을 나누어서 본격적으로 공연 연습을 했다. 모둠별 리허설 시간을 가졌는데, 발표 공연의 수준도 이전의 OHP 공연보다 더 좋아졌다.
참여했던 아이들 중 몇몇은 무대극을 동아리 활동으로 계속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시간이었고, 아이들이 직접 제작하고 발표하는 활동에 대한 바람이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현재 학교에서 활동하는 학생과 학부모 독서동아리에서 그림자극을 연습해서 학교 축제 무대에 올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독서캠프 동안 맛난 집밥을 준비해 주신 어머니들께서 특별 공연으로 아이들이 제작한 작품에 참여해 주셔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캠프가 끝나고 동아리 활동을 할 계획이었기에 아예 무대를 제작했다. 이제 차차 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책꽂이 의자 만들기: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DIY(Do It Yourself)란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을 말한다. 비록 설계에서부터 재단과 조립까지 자신이 직접 해서 완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에 필요한 가구를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소비자로만 익숙한 아이들에게 생산자로서의 즐거움도 알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책꽂이 기능을 가진 의자, 일명 ‘책꽂이 의자’의 용도는 캠프 동안 읽고 싶은 책들은 책꽂이 의자에 넣어서 도서관이나 활동을 하는 장소에서 앉아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방 측과 얘기를 해서 반제품의 형태로 못으로 조립하고 색칠만 하면 되게끔 준비하고, 교내 기술실에서 3시간 동안 활동했다. 전동 드릴을 사용하는 다소 위험한 작업임을 감안해서 학부모도 함께 참여한 가운데 2인 1조로 모둠을 이끌었다.
우선 도면을 통해 구조를 파악하고 미리 잘라 온 6조각의 나무를 배열해 보고, 전동 드릴을 이용하여 순서대로 조립을 한다. 아이들은 ‘드드득 드드득’ 요란한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약간은 겁먹기도 했지만, 못이 나무속으로 들어가면 금세 목공 전문가인 양 으스대기도 하면서 드릴의 소음 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면서 작업했다.
의자의 형태를 완성한 뒤, 샌드페이퍼를 이용하여 가장자리와 날카로운 모서리 부분과 면을 다듬는 일은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으로 해야 하기에 지루하기도 한 작업이다. 아이들이 자신이 다듬은 부분을 만지면서 매끄러울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작업을 하는 것이 대견했다. 그러면서 아이들도 자신의 모난 부분을 다듬어 가는 중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다음으로 외관을 예쁘게 하고 목재를 습기와 오염, 햇빛으로부터 보호해 주게 하는 작업을 했다. 면 헝겊을 이용해 친환경 오일스테인(유성 착색제)을 결대로 바르듯이 얇게 펴서 원하는 색을 입혔다. 하얀 도화지에 물감으로 색칠을 한 듯 정성껏 칠을 하고 마지막으로 완성작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기는 낙관 작업에서 아이들은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았다. 의자만들기에 집중하고 자랑스럽게 완성된 작품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마치 장인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이 뿌듯해하는 프로그램
요즘은 학교 수업도 교사 위주의 강의식에서 학생 위주의 참여 수업으로 변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이에 발맞춰 혼자 읽고 쓰는 활동에서 같이 읽고 함께 토론하고 직접 참여하는 활동 수업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1학년 때부터 도서관 행사에 거의 모두 참여한 ‘도서관 마니아’ 3학년 이세은 학생의 참여 소감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글을 끝내고자 한다.

“보통 독서하면 활기차고 활동적인 것과는 먼 이미지이다. 그러나 방학 독서캠프에서 그림자극을 한다면? 손을 직접 움직이며 말과 행동, 협동이 필요한 작업들은 독서와 다르게 오감을 깨워주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독서 못지않은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 이 길을 걷는 나를 남겨요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읽고 떠난 독서 여행
김명곤 서울 광신중 사서
 
 
 
매년 12월이 되면 학교도서관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되돌아보며 학생들과 대화를 한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시도들을 했기에 기대하고 물어보지만,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은 항상 문학기행이었다. ‘올해는 망했다’고 생각했던 문학기행도 학생들에게는 그해 가장 기억에 남은 프로그램이었다. 역시 학생 시절에는 학교만 아니면 어디든 좋은 것일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서의 입장에서는 문학기행에 대해 좋은 기억만 있지는 않다. 학생들과는 반대로 우리는 학교를 벗어나면 큰일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만만치 않은 예산,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만족시킬 프로그램, 학생들의 안전 등 말이다.) ‘올해에는 그냥 넘어가 볼까?’ 시치미 떼보지만, 학생들이 올해는 문학기행 언제 가냐고, 어디로 가냐고 보채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매년 문학기행을 준비하게 된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선생님들을 위해서 예산이 적게 들고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결과물까지 좋았던 프로그램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 학교가 서울 지역이어서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진행했지만, 저마다의 지역에 맞는 도시를 배경으로 코스를 재구성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키워드: 고현학
여행에 앞서 학생들과 함께 읽은 문학작품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유명한 이 작품에서 우리가 강조할 키워드는 ‘고현학’이다. 고현학은 변동이 격심한 현대의 풍속세태(風俗世態)를 조사·기록하여 장래의 발전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는 학문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에는 미래에 고고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을 정도로 현대의 모습을 남겨 놓는 것이라고 알려 준다. 우리는 이 작품과 독서 여행을 통해 2018년, 이 도시를 사는 자신의 일상을 소설로 남겨 놓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독서 여행을 포함하여 프로그램에 필요한 기간은 3일이었다. 저마다의 상황에 맞게 방학 중 3일 연속으로 독서캠프로 운영해도 되고, 학기 중에 주 1회씩 3주간 운영해도 좋겠다.
 
 
문학기행 꾸리는 방법
첫째, 대상 학생

선생님 혼자서 운영한다면 15명(5명씩 3조), 도움을 줄 사람이 있다면 20명(5명씩 4조)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백일장이나 독서감상문 대회 수상자를 우선 선발한다고 한다면, 대회에 참여하는 데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동기 부여를 할 수 있고, 프로그램 진행 시 우선 선발된 학생들을 통해 글쓰기 시간에 좀 더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둘째, 예산
식비 혹은 간식비, 여행자 보험료, 우수 작품 시상으로 예산 지출이 이루어졌다. 상황에 따라 박물관이나 미술관 입장료를 지출할 수 있다. 코스간 이동이 도보로만 이루어지고 집합지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안내하여, 교통비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부담했다. 여행 코스에 시장 가기를 넣어 간식비는 학생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사전 활동(캠프 1일차)
 
문학기행 떠나기 전 활동 순서
레크레이션 >『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읽기 >고현학 설명하기 > 한 문단 쓰기(아침에 일어나서 지금까지의 시간 가운데「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처럼 써 보기) >발표하기>조 편성 및 안전교육
 
시작할 때 레크레이션을 소소하게 진행하는데, 이는 아이스브레이크를 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나중에 짧은 소설 쓰기를 할 때에 에피소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소설을 읽은 후 따로 내용을 분석하지 않고 단지 ‘고현학’이라는 키워드만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시대나 인물에 대한 설명을 하면 이를 학생들이 풀어야 하는 문제로 인식해서 지루하게 여길 수 있기에, 고현학 이야기만 단순히 알려 준 뒤에 한 문단 글쓰기를 진행하자. 정한 시간까지 쓴 뒤에는 발표를 하게 하고, 조 편성 및 안전교육을 진행하면 된다. 조를 편성할 때에는 중학생일 경우 3학년을 한 조에 1명 이상 두고 조장을 맡겨야 문학기행 시 통제가 가능해진다. 서로 친한 학생들로만 구성할 경우, 자유시간이 많은 여행 코스의 특성상 해당 모둠의 학생들은 선생님의 예상보다 자유를 더 만끽하므로(?) 귀가 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길 바란다.
 
 
 
넷째, 문학기행(캠프 2일차)
 
광화문(집합)>역사박물관>서울시청·서울도서관>남대문시장>남대문>서울역(해산)

둘째 날은 독서 여행으로 진행한다. 도보로 이동하고 각 장소의 포인트에서 자유롭게 관람하도록 한다. 이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쓸 것이므로 아이들이 이동할 때에도 천천히 보고 듣고 자기의 생각도 살펴보도록 이끈다.

둘째 날은 독서 여행으로 진행한다. 도보로 이동하고 각 장소의 포인트에서 자유롭게 관람하도록 한다. 이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쓸 것이므로 아이들이 이동할 때에도 천천히 보고 듣고 자기의 생각도 살펴보도록 이끈다. 인솔 시에는 사전 활동 때 편성했던 조 단위로만 움직이게 하고, 조장들에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한다. 그 가운데 태도 우수 팀에게는 간식이나 다른 보상을 주면 좋다. 방학 중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덥거나 춥기 마련인데, 여행 코스를 짤 때 도보 이동 후 실내 관람으로 일정을 구성해야 한다.
 
도보 이동 시에는 선생님이 인솔하고, 관람 포인트에서는 조별로 흥미에 따라 체험하며 돌아다닐 수 있게 한다. 시장에서 아이들에게 자유시간을 줄 때를 가장 주의해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안전을 강조하고 시간을 꼭 지킬 수 있도록 조장들에게 인지시켜야 한다. 이때 조장들의 연락처를 꼭 받아 놓아야 한다.
 
또한 특별히 유념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학생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메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센스 있는 학생들은 말하지 않아도 메모를 하지만, 학생들 대부분은 선생님이 알려 주지 않으면 메모를 하지 않는다.
혹시 여유가 된다면, 학생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담은 짧은 동영상들을 찍자. 조장 학생들에게도 요청하고, 선생님도 학생들의 자유시간에 짧게 영상을 찍어 놓으면, 나중에 살짝 이어붙이기만 해도 훌륭한 작품 및 자료가 된다. 셋째 날에 학생들이 소설을 쓰기 전에 보여 줘도 효과가 좋다.
 
 
다섯째, 작품 쓰기(캠프 3일차)
셋째 날은 독서 여행의 경험을 소설로 쓰게 한다. 충분한 시간을 주더라도 글쓰기에 욕심이 있는 학생들은 시간이 부족할 수 있으니, 원하는 사람은 미리 써오고 당일에 고칠 수 있도록 한다. 가능하면 컴퓨터실을 빌려서 컴퓨터가 편한 학생들은 컴퓨터로 쓰게 하는 것이 좋다. 학생들의 작품이 완성되면 출력해서 돌려서 읽고, 학생들끼리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작품에 스티커를 붙여 주는 방식으로 우수작을 선정한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선생님 스스로 놀라실 것이다. 생각보다 학생들이 글을 잘 쓰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쓴 소설이 재밌고, 약간 ‘중2병’스럽기도 하지만 자기 이야기도 제법 잘하는 아이들을 새로이 발견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이번 문학기행으로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바탕으로 자신이 주인공인 작품을 재창조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시험을 위해 접하는 문학작품으로 남지 않게 되었다.
나는 학생들과 함께 가는 문학기행이 참 좋다. 입석으로 탄 기차 바닥에 주저앉아 애들과 하는 제로게임도 재밌고, 더워서 찡찡대는 애들이 들려주는 학교 밖 자기 이야기도 뭉클하다. 학생들이 책을 읽고 독서기록장에 어디서 남이 쓴 이야기를 베껴오거나 책 내용을 그대로 적기만 해왔을 때는 몰랐는데, 그 속에는 어마어마하게 반짝이는 것들로 가득했다. 문학기행 아니 우리가 하는 도서관 프로그램 속 책 읽기의 주인공이 자기 자신이라는 나의 외침이 아이들에게 가닿기를 바란다.
 
 
 
 
 
도서관에서 하는 체험학습이
제일 재미있어요!
배수진
서울 대림중 사서
 

아이들과 책 깊게 읽기를 하면서 어떤 활동을 하면 아이들이 더욱 더 즐거워할까 늘 고민한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방과 후에도 방학에도 학원을 다녀서 시간을 내기 어려운데, 학원 공부보다 더 재미있고 특별한 활동을 준비해야 학원 대신 도서관 프로그램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했던 활동 중 가장 참여율이 높았고,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아이들이 체험하면서 즐거워하고, 다녀와서도 다음 활동을 기다리게 되었다고 칭찬했던 프로그램들이다. 각 학교의 상황에 맞게 잘 바꿔서 진행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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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기로 수업을 진행했다. 첫날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책 읽기 활동을 통해 경복궁과 청와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간단한 질문들로 이루어진 활동지를 풀어보게 한다. 책에서 찾은 내용들로 경복궁 가이드북을 만들 때, 마지막 면을 남기고 탐방 후 기행문을 쓰게 했다.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사전 준비 및 탐방 후 기록까지 적어 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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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프로그램 중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은 ‘우리 그림 속에 이야기가 숨어 있대요!’ 였다. 아이들은 고양이가 그려진 <황묘농접도>를 보고 그림 속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 줄 몰랐다고 했다. 또한 책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 그림이 다시 보였다고 했다.
단순한 게 그림으로만 보였던 <해탐노화도>를 수능을 앞둔 오빠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은 많은 그림 이야기에 흥미를 가졌다. 직접 민화를 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양한 우리 그림을 보며 그림 속에 숨은 이야기를 상상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특히 아이들이 모든 활동을 마치고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작성한 글에는, 우리 그림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고 그동안 세계 명화에만 관심 갖고 외웠었는데 우리 그림이 더욱 더 재미있다는 내용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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