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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도서관을 위하여(3/3)
<학교도서관저널 , 2018년 01+02월호> 18-01-08 17:46
조회 :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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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이 과정을 만들고, 그 과정이 나를 만든다
최선주
강원 정선고 사서교사
학생들과 ‘처음’이라는 단어를 주제로 짧은 시 짓기를 한 적이 있다. 그중 나의 눈길을 끌었던 문장을 제목에 써 보았다. 치열한 수험 생활 끝에 얻게 된 합격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벅찼지만, 갑자기 시작된 직업으로서의 사서교사는 모든 게 서툴고 힘들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사서교사가 되어 정신없이 적응하느라 바빴던 지난 1년은 앞으로의 사서교사로 살아갈 나의 인생에서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 같다.
고민 1
관계 형성의 어려움
2017년 2월 신규 교사 연수의 마지막 날, 나는 2017학년도 강원 정선고등학교의 사서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첫 학교의 설렘도 잠시, 낯가림이 있는 성격과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탓에 학교에 적응할 것이 두려웠다. ‘이미 형성되어 있는 인간관계에 내가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경험하면서 느끼게 된 점을 풀자면, 우선 학생들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외워서 불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기 초에 자기소개 시간을 주고 자신의 특징, 별명,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 또는 바라는 수업이 있는지를 한 명씩 물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 메모하면서 듣다 보면 학생들 개개인의 개성이 떠올라서 금방 얼굴과 이름을 익힐 수 있다. 담임 또는 부담임을 맡게 될 수 있는데, 담당 반에 애정을 가지고 학생들 이름만큼은 우선적으로 외워서 친밀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학교에 따라 체험학습이나 체육대회 등 행사에 부담임도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힘든 일을 함께해 나갈 도서부 학생들에게는 더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참고로 나는 야자 시간이나 시험 감독 시간에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이름을 연상시켜 보며 스스로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선생님들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취미나 관심사를 조사하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나는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아침 등산에 종종 가기도 하고 같이 수영장 등록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선배 선생님들께 학교생활이나 인생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다. 멘토 선생님을 한 분쯤 마음에 두고 본받으려고 하는 태도를 가져보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지역의 맛집이나 명소를 추천받는 것도 대화 주제가 된다. 다녀온 후에 감상과 감사 인사를 나누시면 더욱 좋다.
 
고민 2
사서교사의 전문성
기간제 교사나 사서 공무원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선생님들은 처음 학교에 들어가 하는 업무가 쉬울 수 있지만 이론 공부만 하다가 현장에 나온 나와 같은 선생님들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매뉴얼을 뒤져보기도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고, 그 전에 계셨던 선생님과 비교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도 된다. 이런 고민을 나누고 싶지만 학교에 사서교사는 한 명뿐이고, 지역적으로도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에 주변에 사서교사만의 고충을 진심으로 이해하며 조언해 줄 사람이 부족하다.
이렇기에 지역적으로 형성된 사서교사 모임의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하거나 전국에 흩어져 사서교사를하는 친구들에게 질문했다. 도서관 경영이나 수업, 행사 진행 등 전 영역에 걸쳐서 시행착오를 겪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나아갈 수 있었다. 또한, 학교도서관 운영이나 독서교육 관련 연수에 되도록 참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서교사로서 수업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 수업에 사용할 콘텐츠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 속에서 행사나 수업에 아이디어가 생기면 바로 메모하여 정리해 두는 습관을 기르고, 수업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이나 책을 찾아보는 정성도 필요하다.
고민 3
도서관 행사 기획 및 진행의 어려움
처음 사서교사를 꿈꿀 때까지만 해도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행사를 많이 기획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현장에 나오니 예산 문제와 맞물려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진다. ‘행사는 어떻게 혼자 진행해 나가야 할까?’, ‘과연 행사 홍보가 잘 되어서 학생들이 많이 참여할까?’ 등 걱정만 많아진다.
일단 올해에는 작년에 계셨던 선생님께서 예산 계획이나 사업 신청을 해두셨기에, 그것에 맞추어 행사를 진행하고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부분과 마주했을 때에는 전에 계셨던 선생님께 질문을 하며 진행해 나갔다. 그리고 지역 교육지원청이나 학교도서관지원센터 또는 도서관에서 오는 공문을 잘 읽어 보고 여건이 된다면 신청하는 것이 좋다. 행사를 진행하기
힘들다면 도서부 학생들이나 동료 선생님들께 도움을 요청하자. 동료 선생님들께 부탁하는 것이 어렵고 죄송스럽지만 교과별, 학년부별로도 행사나 대회를 많이 하기에 서로 바쁠 때 도움을 주고받으며 친밀감을 쌓는 것이 좋다. 행사 홍보는 수업시간이나 복도 게시판, 학급 게시물, 점심시간 방송, 카톡 또는 밴드 등을 통해 틈틈이 하여 충분히 홍보가 이루
어지도록 해야 한다.
셰익스피어는 “험한 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처음에 천천히 걸어야한다.”고 했다. 3월 초, 걱정만 앞섰던 내게 우리 학교 교감선생님께서도 역시 “첫 해부터 너무 부담감 가지고 많은 것을 하려 하지 말고, 올해에는 기본적인 것만 하면서 학교 적응에 힘쓰세요.”라고 격려해 주셨다. 첫 해는 심하게 무리하지 말고 학생들이나 동료 선생님들과 친해지고, 스스로 공부하면서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 나가면 어떨까? 2018년 교육 현장에서 함께할 동료 선생님들이 많이 생겨서 행복하다. “선생님들의 앞길에 늘 꽃길만 있길 바랍니다.”
 
 
 
새내기를 위한 도서관 운영 돋보기
정다솜
대전 한밭고 사서교사
3월 초, 아이들이 학교도서관에 쭈뼛쭈뼛 와서는 내게 “선생님은 뭐하는 분이세요?”라고 묻곤 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땐 속상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 이후로 나는 ‘사서교사로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뭘까? 나는 어떤 사서교사가 되어야 할까?’를 생각하며 아이들의 물음에 답을 찾고자 일 년을 쉼없이 달려온 것 같다. 지금 아이들은 매 시간 학교도서관으로 달려와 ‘도서관 선생님, 책 선생님, 사서선생님’ 하며 나를 찾아 준다. 도서관 선생님이면 어떻고 책 선생님이면 어떤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해답을 찾은 것 같다. 이에 일 년 동안 학교도서관에서 경험하면서 익힌 학교도서관 운영에 대해 풀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학교도서관 운영 계획 수립
우선, 학기 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학교도서관 운영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학교도서관 운영 계획에는 학교도서관 운영의 목적과 운영 방침, 학교도서관 운영 규정과 운영 조직(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 도서부 등) 그리고 학교도서관에서 개최할 행사 내용, 연간 활동계획과 예산 운용 계획을 포함한다.
두 번째,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 구성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는 학교도서관 운영 계획을 심의하고, 자료 구입, 폐기·제적 관련 사항과 학교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행사 등을 심의한다.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를 조직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지만, 효율적인 도서관 운영을 위해서는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를 조직하는 것이 좋다.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는 위원장, 부위원장, 간사, 교사위원, 학부모위원(지역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나는 아래와 같이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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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도서부 운영
도서부는 학기 초 모집 공고를 내고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나는 도서부에게 학기당 20시간 봉사 시간을 부여하고, 동아리 활동도 겸하여 운영한다. 도서부 활동은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희생해야 하고, 따로 봉사시간을 받는 것이기에,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것이 좋다. 현재 우리 학교 도서부는 1, 2학년 총 24명으로, 2학년 부장과 차장, 1학년 차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서부는 대출·반납, 서가 정리, 신간 도서 정리, 독서 관련 행사 기획 및 운영, 신입 도서부원 모집 및 교육, 기타 학교도서관 업무 지원 등을 활동 내용으로 한다.
네 번째, 자료 구입
학교도서관 자료는 무엇보다도 교육과정과 연계한 도서를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도서를 확보해야 한다. 나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도서를 구입하기 위하여 학기 초 학교에서 배부하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계획 책자를 보고 각 교과별 수업계획과 평가계획을 참고한다. 또한 전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희망 도서 신청을 받아 학교도서관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자료를 구입하고 있다. 교과 연계 도서, 희망 도서 외에도 자료 구입 시 참고하는 사이트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행복한 아침독서 등을 활용하고 있다. 자료 선정 작업이 끝나면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 그 전에 학교 홈페이지에 일주일간 도서 목록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 심의 시, 이 의견도 같이 심의한다. 심의 후 구입 자료가 확정되면 주문 목록을 작성하고 주문을 한다.
다섯 번째, 도서관 이용교육
나는 3월에 신입생을 대상으로 도서관 이용교육을 실시한다. 학기 초 실시하는 도서관 이용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도서관 이용교육을 실시하기 전과 후의 도서관 이용률 차이는 엄청나다. 도서관 이용교육을 하기 전에는 도서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도서관 이용교육 시간에 도서관에 대한 소개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가입 및 활용 방법, 분류기호와 청구기호에 대해 교육한다. 특히, 학생들에게 분류기호와 청구기호를 지도하게 되면 학생들이 스스로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 방법을 터득하기 때문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도서관 환경 조성을 하는 흐뭇한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이용교육 시간에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독서교육 프로그램과 독서 행사를 미리 안내하고 홍
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미리 도서관 프로그램과 행사를 홍보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학생들의 참여율이 상당히 높았다. 또한 학생들이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수준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여섯 번째, 도서관 협력수업
도서관 협력수업은 학교도서관의 핵심적 역할이라고 항상 배워왔기에 ‘내가 사서교사가 된다면 다른 건 못하더라도 도서관 협력수업은 꼭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입시 전쟁터인 고등학교에서 도서관 협력수업을 하자고 제안했을 때, 선뜻 손을 먼저 잡아주시는 선생님을 만나기란 어렵다. 사실 나도 아직은 도서관 협력수업을 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자료 구입 시 각 교과의 평가 계획을 보고 연계된 자료와 수행평가 관련 자료를 구입하여 교과 선생님들께 제공하고 있고, 국어·영어·진로 시간에 교과 선생님들께서 도서관을 이용하여 수업을 하고 계신다. 도서관 협력수업이라기보다는 도서관 이용, 활용 수준에 가깝지만 내가 노력하는 것을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알아주시고 더욱 도서관을 활용하시려고 한다.
일곱 번째, NIE독서논술 교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신문 활용 교육의 일환으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NIE독서논술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신문 기사를 읽도록 하고, 기사 내용을 요약·정리한 뒤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 논술문을 작성하는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다른 학교에서 실시한 활동지들과 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의 사이트에서 도움을 받아 활동지를 만들어 NIE독서논술교실을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신문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잘 참여하지 않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점차 신문 기사를 읽으면서 깊이 있게 분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여 논술문을 작성해 가는 학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신문 기사를 편집하고 활동지를 만들다 보니 나 역시 신문을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되고, 다양한분야의 지식을 넓힐 수 있어 유익했다. NIE독서논술교실, 선생님들께 꼭 추천하고 싶다!
 
여덟 번째, 문학기행
내가 담당하는 독서토론 동아리 아이들은 “책만 읽고 토론만 하니 재미가 없다.”라는 불평을 자주 했다. ‘아이들에게 더욱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해줄 순 없을까?’라고 고민을 하던 찰나, 독서교육 지원비가 생겨 문학기행을 기획하게 되었다. 그 전에,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작가 또는 알고 싶은 작가를 먼저 조사하게 했다. 그리고는 그 작가의 문학관, 기념관, 마을, 생가 등을 조사하여 문학기행 계획을 짰다. 이때, 혼자 문학기행을 계획하려고 하기보단 참여하는 학생들과 함께 어디를 가면 좋을지,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등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노하우를 전하자면, 나의 경우 문학기행을 가기 전 미리 아이들에게 퀴즈대회에 관련한 공지를 띄웠다. 그리고 작가의 삶과 대표적인 작품 중 일부에서 간단한 퀴즈를
만들어 문학기행을 떠나며 퀴즈대회를 진행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아무 준비도 없이 무작정 문학기행을 떠나는 것보다는 미리 작가에 대해 공부하고, 대표적인 작품들에 대해 알고 가면 학생들에게 더욱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문학기행을 안겨 줄 수 있을 것이다.
아홉 번째, 도서관 독서 관련 행사
도서관 행사는 아이들에게 도서관과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여 주고, 도서관 이용률도 높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다. 고등학교에서는 입시와 잦은 시험으로 인해 자주 행사를 개최할 수는 없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최대한 다양한 독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행사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도서관 행사는 크게 세계 책의 날 행사, 독서의 달 행사, 한글날 및 우리나라 책의 날 행사, 북 페스티벌 등이 있다. 나는 매 행사마다 조금씩 다른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학생들이 여러 가지 독서 경험을 하고, 독서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도서관 행사도 혼자 하기보단 도서부 학생들과 함께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준비하면 더욱 풍성하고 수준 높은 행사 진행이 가능해진다.
나는 도서관 행사를 준비할 때 다른 선생님들께서 하신 행사를 많이 참고하여 운영했다. 학교도서관 관련 커뮤니티나 학교도서관 활용 우수 사례집을 참고했다. 동료 선생님이나 선배 선생님들에게 직접 물어보면서 다양한 독서행사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신규 사서선생님들! 처음엔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뭘 해야 할지 답답하고 막막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항상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내가 사서교사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신다면 좋겠어요. 많이 어설프고 부족하지만 이 이야기가 신규 사서선생님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요. 파이팅!”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사서교사 잡학사전
정다은 충남 금산동중 사서교사
신규 사서교사로 발령받은 후 일 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신규 사서선생님들의 생각이 아닐까 한다. 나는 합격을 하고 나서도 앉아서 머리로 일을 하고, 힘쓰는 일은 서가 정리 정도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혹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곧 첫 출근과 동시에 머리카락을 질끈 묶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신규 사서선생님들께서 꽃길을 가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작지만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릴까 한다.
도서부와 돈독히 지내기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도서관 운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다시금 돌이켜 보니 아직 실무 초보인 나는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런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을 얻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도서부’다. 언뜻 보기에는 작아 보여도 도서관을 혼자 힘으로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함께 ‘우리 도서관’을 만들어 갈 아이들을 모집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서부를 구성할 때는 이전에 도서부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얼마나 체계적으로 운영되었는지를 파악하여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나가는 것이 좋다. 나는 첫 출근을 하고 가장 먼저 기존 도서부 학생들과의 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에서는 교사의 입장에서 일을 지시하기보다는 친구 같은 느낌으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기존 도서부 아이들은 새로 온 나보다 학교도서관의 상황을 더욱 잘 아는 선배님이기 때문이다. 작은 간식거리를 놓고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도서부에 대한 소속감을 더욱 키울 수 있고, 신규 사서교사 역시 친구 같은 선생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선생님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도서부 구성 팁
‐‐기존 도서부원들에게 우리 도서관의 좋은 점과 개선해야 할 점, 이전에 재미있었던 활동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1년 계획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내가 꿈꾸는, 도서부원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도서관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 우리 도서관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학교의 경우 ‘북적북적 이야기가 있는 도서관’을 지향한다. 책도 읽고 토론도 하고 보드게임도 하면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운영한다.
‐‐중학교 이상 학생들이라면 아이들을 믿고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 계획부터 면접 질문 구상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의 소속감과 책임감, 열정이 커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존 도서반이 없는 경우 예상 인원보다 조금 더 많은 학생을 뽑고, 체계적인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학생들이 생기게 되는데, 그때마다 새 부원을 뽑는 것은 무리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과감히 자르고, 인원을 줄여가며 확실히 그리고 열심히‘ 우리 도서관’을 만들어갈 학생들을 꾸려나가는 것이 좋다.
 
부담 갖지 말고 우선 질러!
“방과 후 수업 개설해 주세요~” “동아리 조직해 주세요~” 신규 사서교사라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몰려드는 각종 요청에 머리가 아프실 텐데, 이때는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교육부와 각종 출판사 등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물론 신규교사가 덜컥 예산을 확보해 오고 프로그램을 신청하기에는 두려움이 앞설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검증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강사님들의 수업을 보고 배우면서 나만의 프로그램을 계획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프로그램 활용 팁!
‐‐중학교의 경우 학교 교육과정 내 행사나 활동이 많아 일정을 변경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교육과정부 및 관리자와의 상의를 통해 빠른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그램들은 방과 후 활동, 수업 연계 활동, 자체 활동 등으로 연결할 수 있다. 나는 방과 후 활동으로 독서토론, 수업연계 활동으로 교육부에서 주관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자체 활동을 위한‘ 작은 인문학마당(충남)’을 신청했는데, 학생들에게 반응이 좋았던 것은 작은 인문학마당이었다.
‐‐학기 초에 여러 출판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요즘에는 출판사에서 원화 전시회, 독후 프로그램 활동지, 찾아가는 작가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기에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적은 예산으로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협조를 얻으려면 스스로 먼저 나서기!
‘학교도서관운영론’을 공부하셨다면 학교도서관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배우셨을 것이다. 나는 마케팅의 핵심은 ‘관계 맺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대표가 되는 학교도서관이지만 학생, 교직원,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도움 없이는 완전한 학교도서관이라고 할 수 없다. 신규교사는 나이와 상관없이 학교의 막내다. 정말 뻔한 말이지만, 신규라는 말을 방패로 삼지 마시고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배우려고 노력한다면 모두의 예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관계 맺기 팁!
‐‐학교에 일이 있을 때는 내 주관 업무가 아니더라도 나서서 함께하는 것이 좋다. 다른 선생님들을 도와드린다면 나중에 도서관 행사를 할 때도 다른 선생님들의 협조를 얻기 수월하다.
‐‐도서관 문을 활짝 열어 놓는 것이 좋다. 교직원 회의 시간에 회의 장소로 제공하거나 시험 기간 학부모 감독 대기실로 활용하는 등 도서관을 개방한다면 교직원 및 학부모의 도서관 방문이 더욱 쉬워진다.
‐‐중, 고등학교의 경우 학기말이 되면 학생생활기록부 작성으로 인해 분주하다. 학생생활기록부 내의 독서 상황 역시 담임교사의 업무인데, 이때 도움을 드릴 수 있다. 간단하게 독서기록장 양식을 만들어 배부하거나, 반별 도서대출 목록을 인쇄해 드린다면 센스 있는 신규 사서교사로 거듭날 수 있다.
‐‐도서관 행사를 할 때 교직원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퀴즈와 게임 등에 교사도 참여하고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획하면 교사들의 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사실 너무 당연하고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기에 이 글을 쓰고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올 한 해 잘 안다고 생각하고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어 첫 업무를 시작할 선생님들은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로 풀어 봤다. 노하우들이 작게나마 도움이 된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다.
 
 
 
신설 도서관의 신규 사서교사 분투기
강예원
인천가원초 사서교사
‘도서구입비 부자’의 끝없는 도서 구입
2월의 신규 연수가 끝나고 사서교사가 될 생각에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던 나는 2015년에 신설된 한 초등학교에 발령받게 되었다. 정식 발령이 되고 나서 가보니 도서관은 무려 2016년 2학기에 문을 연, 고작 한 학기밖에 되지 않은 새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은 신설 도서관답게 정말 깨끗하고 넓고 시설도 좋았지만, 신설 도서관답게 책꽂이가 텅텅 비어 있었다.
그러던 중 같은 지역의 선배 사서선생님들과 모이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내게 다가올 어두운 운명(?)을 직감하게 되었다. 해맑은 표정으로 도서구입비에 대해 말씀드리니,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그렇게 많은 도서구입비는 처음 본다며 힘내라고 나를 위로해 주셨다. 사서교사가 되고 나서 다른 분들보다 더 많이 해봤다고 자부할 수 있는 일은 도서 구입이기에, 우선
도서 구입에 관한 과정들과 작은 팁들을 이야기해볼까 한다.
3월이 되고 첫 주에는 정신없이 학교에 적응하다가 둘째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서관 책장 채우기 작업에 돌입했다. 책이 4,000여 권밖에 없고 모든 분야의 책이 다 부족했기 때문에 주제별 비율을 맞추는 것은 다음 단계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우선 담임선생님들께서 수업시간에 활용할 책들이나 내가 독서교육에 활용할 그림책들을 구입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때는 도서관의 크고 작은 다른 일들을 처리하고, DLS에서 학생들을 승급시키고, 대출증을 만들고, 급하게 행사와 수업 준비를 하는 등 다른 업무들도 처리하느라 책이 도서관에 들어오기까지 대략 한 달 반은 걸렸다.
나는 책을 구입할 때마다 한 번에 거의 1,000여 권의 책을 구입해야 했기에 한 권 한 권을 자세히 살펴보며 구입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어린이도서연구회, 행복한아침독서 등의 추천도서 목록과 교과 연계 도서 목록을 참고하여 수월하게 양질의 도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참고로 DLS에서 현재 도서관에서 소장하는 도서 목록을 엑셀 파일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위의 추천 도서 목록, 교과 연계 도서 목록의 책 제목들과 현재 도서관 소장 도서 목록의 책 제목을 엑셀의 한 시트에 넣고 중복값을 찾아내 도서관에 없는 책들을 구입했다. 기관 추천 도서 목록, 교과 연계 도서들과 비교하여 도서 구입 목록을 어느 정도 작성하고 나서는, 희망 도서 신청서를 가정에 배부하고 이때 들어온 희망 도서들
을 또 목록에 추가했다. 그러고 나서는 도서 선정 회의를 거쳐 한 번의 도서 구입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 작업을 1년에 걸쳐 다섯 번이나 하다 보니 3월에는 한 달 반 걸렸던 도서 구입 작업 시간이 그 다음부터는 확 줄어들게 되었다. 신설 도서관에 가게 되거나 도서구입비가 매우 많은 도서관에 가게 되는 신규 사서교사 분들이 있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시길 바란다. 처음은 어렵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빠른 속도로 도서관 책장에 좋은 책들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초등학생들과 함께하는 도서관 활용수업
나는 사범대학을 졸업했고, 여태껏 중등 임용을 준비했기에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선생님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할 때도 항상 머릿속에는 중고등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학교 급을 선택할 당시에 초등학교 아이들이 정말 예쁘다고 얘기하던 선배의 말에 넘어가서, 어쩌다보니 3월에 나는 초등학교 도서관에 앉아 있게 되었다.
학교의 배려로 수업은 4월 초부터 하게 되었지만, 주어진 3월 한 달은 임용 고시만 준비하다가 학교에 오게 된 내게 너무 짧게 느껴졌다. 1학기에는 낮은 학년 학생들 수업을 하는 것으로 정했기에, 3월에 있었던 인천의 그림책 연수에 가서 그림책 수업에 관해 공부했다. 연수를 통해서 그림책을 읽어줄 때 어떤 목소리와 억양이어야 하는지, 어떤 질문들을 할 수 있는지, 아이들을 그림책과 어떻게 교감시킬지 등을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연수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낮은 학년 학생들의 수업을 할 때 매 시간마다 인성과 창의성에 관련된 주제를 정해 관련 도서를 읽어 주었다. 그리고 발문과 그림 그리기, 만들기, 모둠 활동 등을 통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낮은 학년 수업을 하고 나면 자신이 읽어 줬던 책을 다시 읽고 싶어 찾아오는 아이들이 있어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2학기에는 가운데 학년과 높은 학년 수업을 시작했다. 가운데 학년과 높은 학년 수업에서는 단순히 그림책을 읽어 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를 활용해 토론 활동을 했다. 학생들이 생각보다 그림책의 내용에 흥미롭게 빠져들고, 토론 활동에도 매우 열심히 참여했다. 혹시나 소극적인 학생들이 한마디도 하지 않을까 싶어서 모둠별 토론에서 각자 한 번씩 자기 발언을 할 시간을 1분씩 주었다. 토론에 좋은 그림책들은 『토론 그림책 365』에 매우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나는 이를 활용해서 토론 그림책을 선정했다. 또, 여러 가지 토론 방법들이 담겨 있어서 수업을 준비할 때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수업을 갑자기 하게 된 신규 선생님이라면 매우 막막하시겠지만 3월에 들을 수 있는 연수들도 있고, 『학교 도서관 활용 수업 초등편』, 『토론 그림책 365』, 『맛있는 독서토론 레시피』, 『콩닥콩닥 신명 나는 책놀이』 등의 여러 독서교육 관련 책들을 참고하시면 학생들과 즐거운 수업을 하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한 초보 사서교사이지만, 1년 동안 많이 부딪히고 고민하면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던 것 같다. 2018년 신규 사서선생님들도 올해가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힘내면 좋겠다. 파이팅!
 
 
 
도서부와 돈독히 사이 맺고 자신감을 가져요
강현희
광주 송광중 사서교사
고작 1년의 경험으로 이런 글을 쓴다는 게 부끄럽고 민망하기만 하다. 사서교사 생활이 일 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으니 잘 살피어 새로이 학교도서관 생활을 시작하실 선생님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감 갖고 구상했던 일 시작하기
나는 처음부터 정말 좋은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을 만났다. 우리 학교 보건 선생님께서 “현희 쌤,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모두 이런 분위기이기 쉽지 않아. 이 분들 계실 때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하실 정도로 정말 항상 격려와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다. 2학기에 들어서 교장선생님께서 바뀌셨지만, 역시나 정말 좋은 분으로 아이들과 행사를 진행하거나 관련 연수에 참석할 때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셔서 더 힘내서 일하고 있다.
모든 일은 ‘학바학’(학교 by 학교)이지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각 학교의 구성원의 협조 여부 및 분위기인 것 같다. 실수해서 끙끙 앓고 있으면 다른 선생님들께서 다가오셔서 “그런다고 큰일은 안나요. 기결 취소하고 다시 하면 돼요.”, “신규가 그럴 수도 있지!”,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라며 격려해 주셔서 정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분위기에 따라 엄하게 혼날 수도 있지만 언젠가 할 실수라면 신규 교사 시절에 하는 게 낫다고 하니, 신규 사서교사라면 임용을 준비하면서 구상해 왔던 여러 행사를 자신감 있게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우리 학교 업무 파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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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여 위 방식대로 진행하면 작년에 자신의 업무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확인 가능하다. 3월 대부분은 작년 업무들을 확인하고 달력에 연필로 표시하면서 대략 몇 월에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파악했다. [실적관리] 대신에 [접수관리]를 선택하면, 교육청이나 지역의 공공도서관에서 보내온 여러 공문이 보인다. 학교 외의 여러 도서관 행사나 관련 업무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적관리]보다 [접수관리]에 해당하는 문서가 월등히 많으니 적절히 확인하시면 될 것 같다.

학생들의 관점에서 살펴보기
내가 근무하게 된 첫 학교가 친척 동생들이 재학 중인 학교라서 굉장히 놀랐다. 첫 발령 날 이 사실을 교장, 교감선생님께만 말씀드렸다. 다행이 현재 업무가 아이들의 평가와는 관련이 없어서 수업계에 미리 말씀드리고 해당 반에는 시험 감독을 들어가지 않는 것 외에는 크게 신경 쓸 일은 없다. 하지만 장점도 많았다. 도서관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친척 동생들이 적극적인 홍보 요원으로 도와주기도 하고, 가장 신랄하고 냉정하게 행사를 판단해 주기도 한다. 행사를 작년보다 많이 진행하면 “언니, 이러다가 3년도 안돼서 지쳐서 사표 낸다. 적당히 해.”라고 하기도 하고, “그건 애들 수준에 너무 높아. 뭔 소리인지도 이해 못할 걸?” 등등 학생들의 관점에서 다양하고 현실적인 조언들을 많이 해줬다. 그리고 대개는 정확하게 맞는 편이었다.
 
동생에게 비난을 많이 받은 후 행사 전 도서부 아이들에게도 보여 주며 반응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도서부 아이들에게 행사에 대해서 사전 안내를 하고 소감을 물어보면 ‘다른 학생들보다 미리 알게 되었다.’라거나 ‘내 의견이 반영되었다.’라며 큰 의미를 두며 기대를 표한다. 행사 진행은 도서부와 함께하는 것도 많은 만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앞서 아이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2, 3학년의 경우 전임 선생님과 함께 기존의 프로그램을 했기에 작년의 수준이나 진행 방식을 물어보면서 참고할 수 있었다.
도서부는 정규 동아리로 운영하기
상설 동아리를 꾸려 보니 아이들이 시간을 정해서 동시에 오기가 어려워서 공지사항을 전달하거나 다른 프로그램 설명, 교육 등에 있어서 힘들었다. 반면 정규 동아리는 동아리 시간을 활용하여 한 번에 공지사항 전달이 가능하고, 교육·체험 활동이 이루어지기에 아무래도 활동은 좀 더 정규 동아리 위주로만 진행되었다. 다른 사서선생님들께도 조언을 구해 보니 도서부 모집은 정규 동아리로만 구성하여 진행하는 것이 여러 업무를 진행하면서 혼동이 없고 시간 활용이 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어서 내년에는 정규 동아리로만 구성할 예정이다. 내년 부원 모집은 아이들이 직접 홍보 포스터나 면접 질문 등을 만들었다. 3월에는 신입생 대상으로만 선발하기로 하고 지금은 1, 2학년을 대상으로 모집 중이다.
 
첫 직장, 첫 사회생활이다 보니 무지한 상태로 이런저런 실수도 많이 하고 여러 선생님들을 귀찮게 해드렸지만, 광주 지역 사서선생님들과 학교의 여러 선생님들, 아이들의 조언과 사랑으로 일 년을 마무리해 가고 있다. 사소한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변해 주셨던 ‘광주 사서교사 협의회’ 선생님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우리 2017년 동기 선생님들, 올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내년에는 더 잘 해봅시다!”
 
 
 
제주도 신규 사서교사의 한해살이
문진아
제주중앙여고 사서교사
도서관 정비로 지새운 3월
지난 2월 초에는 한라산 관음사 부근에 위치한 탐라교육원에서 열심히 연수를 들으면서 학교에 대한 꿈에 부풀어 있었다. 이후 학교 워크숍에 참가하게 되어 여러 선생님들이 반갑게 인사해 주셨지만 처음이어서 어색했다. 학교도서관 운영계획을 제출해야 한다고 들었을 때는 부장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그 전에 근무하신 선생님의 계획을 그대로 1년 동안 시행했다. 후회했다. 작년에 계셨던 선생님은 숙련자셨고, 나는 신규라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덕분에 나는 1년 동안 대회와 행사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만약, 학교도서관 운영계획을 보고 내가 해낼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이 안 선다면, 미리 그 지역의 사서선생님들께 여쭈어 보고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한 워크숍을 통해 학교 선생님들에게 자신이 담당한 업무나 수업에 관해 자세하게 물어본 후 개학하기 전에 준비해야 마음의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3월 초 개학식을 시작으로, 학교에 가서 적응을 시작했다. 처음이라 나이스, 업무 포털,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등 대학교 때 실무적으로 간단하게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론과 현실이 다른 것처럼, 기안 올리는 것부터 진급 처리까지 하나하나 주변의 선생님들, 부장선생님, 제주도 사서선생님들께 물어보면서 해나가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에 실수도 많았지만, 작년 선생님이 하셨던 기안을 검색하여 맨 먼저 3개월간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리스트를 정리하여 시작하니, 기간이 늦게 되더라도 차근차근 해나 갈 수 있었다.
이제야 뒤를 돌아보니, 정말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생각조차 안 들게 했던 도서관 풍경이 생각난다. 여기저기 흩어진 교과서, 중구난방으로 뒤섞인 책들, 존재하지 않는 등록번호이거나 이중으로 등록 되어 있는 도서들, 덕지덕지 스티커 자국이 남아있던 도서관 홍보 칠판까지… 3월 내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부장님과 ‘책소리’ 부원들의 도움을 받아 정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리가 되었다는 마음은 들지 않아 아직도 많이 속상하다.
 
장서 점검 뒤에는 연수를 거듭 듣고
4월이 되어 제주도교육청에서 공문이 왔다. ‘학교도서관우수활용도서관 및 학교도서관 현대화를 위한 사업’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이 넓은 공간으로 학생들이 편안하게 방문하고 즐겁게 올 수 있게 하고, 작업할 수 있는 나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두 사업 모두 신청했다. 그리고 500만 원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가장 먼저 구매한 것은 도서 반납함이었다. 그 이후에는 ‘책소리’ 학생들의 도서관 행사를 지원하기 위한 컬러 프린터, 잡지 서가 등을 구입하여 조금씩 환경에 변화를 줬다. 이렇게 지원받 은 돈을 이용해서 도서관의 환경을 정비하기까지 몇 번이나 계획을 엎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었던 건 도서관에 변화가 있다고 즐거워하고 알아봐 주는 학생들 덕분이었다.
5월에서 7월, 본격적으로 학부모 명예 사서들의 도움을 받아 도서관 행사 및 대회의 운영을 시작했다. 신간 도서가 들어왔을 때 주제별로 책을 찾아보는 학생들을 발견하고, 테마가 있는 신간 도서 소개를 도서관 밖 칠판에 크게 출력해 게시했다. 연체를 해제해 주는 행사인 ‘북데이’, 책소리 학생들이 주관하여 책과 관련된 게임을 토대로 한 행사 ‘도서관데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독후감 대회’, ‘다독상(독후감60%+대출건수40%)’까지 하다 보니 지속적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7월 기말고사 기간에 학부모 명예 사서들의 도움을 받아 장서점검을 실시했다. 장서점검 결과는 처참했다. 중복 도서, 폐기되었다가 돌아온 도서, 파손 도서, 소재 불명 도서 등 사실대로 결과를 보고할 때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결과 조치를 통해 보완하고 찾아가면 된다는 제주 사서선생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각 도서별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후속 조치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바쁘게 1학기를 보내면서 학생들에게 미안했던 것은 도서관과 업무에 치이다 보니, 진로 수업을 들어가는 데에 있어 많은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나는 이를 위해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연수를 학기 중부터 여름방학 때까지 닥치는 대로 듣게 되었다. 이때 선배 사서선생님들이 열어 주셨던 신규 사서교사 연수와 전국학교도서관모임 주관으로 제주에서 열렸던 책놀이 연수, 행복수업 연수 등을 들으면서 다양한 도서관협력수업 및 활용수업 사례와 책놀이 등의 다른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 등을 알게 되었다. 이는 내년에 어떤 수업을 해볼지에 대한 준비 계획을 세우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를 지탱해 주던 것은‘ 돈독한 관계’
2학기에는 1학기에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도서관데이’, ‘진로독후감대회’, ‘영상독후감대회’ 등을 주최했고, 다른 고등학교 도서부와 함께하는 도서부 연합캠프에 학생들과 참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학교도서관의 낙후 상태를 본 교육청의 사업 지원으로 2학기에 현대화 사업 예산 2,500만 원을 받았다. 사업을 계기로 컨설팅도 받고, 제주 사서선생님들과 전국도서관대회 및 선진 도서관 탐방도 하게 되었다. 도서관이 어떻게 바뀌어갈지 모르지만,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를 읽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3년간 중앙도서관 공간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도서관을 오는 것이 즐거운 학생들, 스마트폰을 보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이 행복한 공간,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공간’으로 변화시켜 보고자 한다.
일 년 동안 사서교사로 살면서 느낀 점은 한 번에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조급한 성격 탓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선배 선생님들의 지혜를 빌려 문제들을 해결해 가고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하는 것을 배우고, 신규 사서선생님들과 고민해 나가면서 내가 한층 더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힘든 일이 있어도 견뎌낼 수 있던 건 ‘관계’를 돈독히 맺은 덕분이다.
 
나는 누군가 도서관에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매번 먼저 찾아가고 대화를 통해 관계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이 열리고, 친근할수록 나를 둘러싸게 되는 환경도 변하는 것을 겪었다. 처음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사서선생님이라면, 학교 구성원을 나의 편으로 많이 만들어 보길 바란다. 처음은 다가가기 어려울지라도, 인사를 드리는 등 작은 도움과 관심을 건넨다면 분명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에서 우리는 충분히 희귀한 보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 금하다면, 제주도에 놀러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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