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품 검색

장바구니0

특집 독서소그룹 이해하고 시작하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9-15 17:48 조회 7,486회 댓글 0건

본문

박연식 전방향 북레시피 닥터, 『전방향 독서법과 독서치료』 저자
 
독서소그룹이란?
독서소그룹은 일정 공간에서 소수의 인원(4~10명)이 모여 특정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읽고 나누는 모임이다. 이미 작은 형태의 모임은 도서관, 학교, 교회, 사찰, 직장 등에서 다양한 목적과 규모로 많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독서소그룹이라면 책(자료)을 매개체, 촉매로 하며 인도자가 함께한다는 특징이 있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 대부분의 소그룹은 학습의 연장으로 논술과 글쓰기, 말하기 면접을 대비하는 모임 같은 인상을 갖게 하고, 직장에서는 아이디어나 지식, 정보를 공유하며 나누기 위한 소그룹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온전한 독서소그룹이라면 자신과 타인의 이해, 삶의 의미와 가치, 나를 더 가꾸며 삶의 힘겨움을 풀어가는 총체적인 읽기와 나눔이 가능해야 한다.
독서소그룹을 달리 보면 집단상담의 또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어빈 얄롬은 치료를 경험하게 하는 11가지 요인을 이야기한다. 희망의 고취, 보편성, 정보전달(교수적 강의, 직접적인 충고), 이타주의, 초기가족의 교정적 재현, 사회화 기술의 발달, 모방행동, 대인관계 학습, 집단응집력, 정화, 실존적 요인들. 물론 이 모든 것을 독서소그룹에서 경험하거나 진행하는 것은 어렵지만 참여자들이 진지하게 맞이한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독서소그룹이 온전하게 잘 진행된다면 그 기간 안에 자연스럽게 자기이해, 타인이해, 사회이해, 자기소명 등 이해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
 
독서소그룹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
독서소그룹은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온전한 삶으로의 여정을 만들 수 있다. 이를 4가지 영역에서 좀 더 심도 있게 살펴보겠다.
첫째, 관계 문제의 이해와 안정을 위해서
독서소그룹은 작은 세계이다. 이곳에서는 자기 자신과 대면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주어진다. 책이 참여자들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을 통해 자신과의 관계부터 시작해서 가족과 타인 그리고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에게로 뻗어 나가 사랑과 용서를 체험할 수 있다. 독서소그룹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낮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타인에게로 향한 자신감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둘째, 삶의 목적과 의미를 추구하는 삶을 위해서
자신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으며 어디로 가야만 하는지 모를 때 사람들은 좌절과 절망을 경험하며 삶이 무가치하고 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독서소그룹에서는 참여자와 책으로 만나고 생각을 나누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가운데 어느 순간 성찰과 깨달음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것들이 독서(자료)가 함께하는 소그룹의 강력한 특징이다.
셋째, 준비하며 맞이하는 삶을 위해서
흔히들 직장인들의 책 읽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자기계발서다. 서는 책을 통해 다양한 내면과 역할 모델을 접할 수 있다. 문학 안에도 있으며, 더 직접적으로는 전기나 평전을 통해 만난 인물에게 도전을 배우고, 위로를 받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살펴볼 수 있다. 그렇게 찾은 재능을 계발하면서 책과 사람으로부터 끊임없이 자극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것을 찾아 집중하는 삶의 여정을 맞이할 수 있다.
넷째, 쉼과 회복을 맞이하는 삶을 위해서
독서소그룹은 자신보다 더 힘든 고난의 여정을 걷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줌으로써 위로를 안긴다. 또한 책과 함께하며 울고 웃고 소리치고 감동을 접하다 보면 다시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
 
독서소그룹의 진행과정
 
같은 책
모든 참여자가 같은 책으로 준비하는 것이 독서소그룹 여정의 아주 중요한 시작이다. 많은 책 중에서 왜 이 책을 지금 이 순간 참여자들과 함께 하려는지가 분명할수록 좋다.
같은 책을 함께 읽는다는 것은 연극이나 공연을 함께 본다는 것과 같다. 같은 책을 보며 함께 호흡할 수 있으며, 같은 페이지에서 같은 저자의 이야기를 공유할수 있기에 같이 나누고 참조하기에 좋다. 때로는 같은 책이라도 판수가 다를 경우가 있으니 잘 살펴보고 준비해야 한다. 또한 물리적으로 똑같은 책이면 더 좋다.제목, 출판사, 저자, 번역자가 같은 경우를 말한다. 물론 연구하는 입장이나 비교분석하는 경우라면 다양한 책과 함께해야 한다.
 
함께 읽기
첫째, 같은 책이라도 일정기간(1주~2주 내)에 함께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읽기를 시작하는 시간과 마치는 시간이 분명해야 한다.
둘째, 때로는 시나 짧은 글을 같은 공간에서 같이 읽는다.
셋째, 개인별로 읽는 것이 아니라 같이, 더불어, 함께 읽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 권의 책에 대해 나누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만든 이야기와 사건을 함께하며 놀라움을 공유할 수 있다.
넷째, 함께 읽는 두 대상이 있다. 인도자와 참여자. 이끌고 따라가는 가운데 상호작용하게 된다.
 
밑줄 치기
책을 읽다 보면 눈길, 손길, 마음이 머무는 곳이 있다. 그 순간을 지나쳐 버리지 말고 어떤 형태로든 만난 흔적을 기록해야 한다. 밑줄 친 부분을 전방향 독서법을 통해 본다면 4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 책을 읽는 중에 내게 거울이 되는 부분으로, 나를 돌아보게 한다.
독서치료적으로 본다면 ‘동일시’하는 부분이다.
• 책을 읽는 중에 내게 소파같이 쉼과 스트레스 해소를 안겨 주는 부분이다.
독서치료적으로 본다면 ‘카타르시스(정화)’라고 할 수 있다.
• 책을 읽는 중에 내게 시계같이 지식과 정보를 알려 주는 부분이다.
독서치료적으로 본다면 ‘적용’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 책을 읽는 중에 내게 나침반같이 방향과 가치를 알려 주는 부분이다.
독서치료 적으로 본다면 ‘통찰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적기
무엇을 적느냐? 밑줄 치는 그 순간의 마음을 적어 보자. 내가 어느 문장 어느 단어에 밑줄을 쳤다면 분명 마음속에 뭔가 느끼게 하고 깨닫게 한 것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도 읽어 보지 않을 것처럼 적어 보자. 제일 좋은 방법은 밑줄 치는 것과 동시에 적는 것이다. 이것 역시도 밑줄 치기처럼 훈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밑줄 치는 동시에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잊히고 무뎌진다. 나중에 다시 보면 그때와 똑같을 수 없다. 적어보자, 아니 표시해 보자. 그 책의 그 문장들이 내게 어떻게 다가와 속삭였
는지를 말이다.
 
나누기
독서소그룹을 시작할 때나 나눌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분위기이다. 4가지 ‘괜찮아’를 생각해 봤다.
• 다 안 읽어도 괜찮아
기본 준비가 안 되었다느니, 태도가 불성실하다느니 말하지 마라. 책을 못 가져 올 수도 있다. 용납과 배려를 해 줘야 한다. 미리 판단하고 말하지 마라.
•읽고 말 안 해도 괜찮아
누구나 말할 준비가 안 되었거나, 말하고 싶지 않거나, 틀릴 수도 있기에 침묵을 지킬 수 있다.
•안 읽고 말해도 괜찮아
누구나 읽지 않았지만 관심 있는 주제거나, 알고 있는 것이 언급될 경우 말하고 싶다.
•어떤 걸 말해도 괜찮아
모두에게 어떻게 참여하든 환영한다는 분위기로 참여자들을 맞이하도록 한다. 이런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책 이야기뿐만 아니라 내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나올 것이다.
이때 침묵과 고요함에 대해서 잘 대처해야 한다. 참가자들이 두려움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차분히 시간을 가지며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 준비가 된 사람부터 천천히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나눈다. 읽은 책의 베스트 장면, 대사, 문장을 이야기하게 한다. 물론 보고 읽어도 된다. 길게 말해도 짧게 말해도 상관없다.
 
실행하기
책 읽기가 진정 나에게 감동과 충격으로 다가왔다면 어떤 형태로든 그 영향력은 변화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 변화를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독서소그룹 참여자들에게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실행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 움직임, 시간 계획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받은 도전을 어떻게 적용하고 싶은지를 글로 적으며 구체적인 실행 일정표를 만든다면 더욱더 도움이 될 것이다.
 
<실행을 위한 3P>
Personal 우리는 한 번에 한 사람씩 집중해서 돌아보고 나눌 수 있다. 그것이 지속적이며 온전한 도움으로의 출발이다. 대한민국 전체를 사랑할 수는 없기에.
Possible 실현 가능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너무 오래 걸리거나, 많은 비용이 필요하거나, 너무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문제가 있다.
Practical 위의 두 가지를 기초로 실행한다면 실용적인 적용의 예가 될 것이다.
 
독서소그룹을 진행하면서 자주 접하는 질문들
 
참여자를 어떻게 모집할 것인가?
준비하고 진행한 독서 주간, 도서관 주간, 세계 책의 날, 세계 도서전시회 등의 특강이 끝나는 동시에 설문지를 돌려 그 결과를 토대로 일주일 이내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 또는 학교(초, 중, 고, 대학)에서 주축이 되어 모집 광고를 내고 시작하는방법이다. 이때는 특별한 주제의 저자를 모셔와 강좌를 열고 이후에 수강자들에게 독서모임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제안할 수도 있다. 어떻게 시작하든 기획자의 구체적인 계획과 개입이 함께해야 한다. 또한 적절한 타이밍과 멋진 한 페이지 홍보가 필요하다. 타이틀과 적절한 이미지, 구호 카피, 목적과 목표가 스며든 프로그램 일정, 서명이나 자료들이 필요하다.
 
 독서소그룹에서의 자료는?
매개체이자 촉매인 자료가 때로는 위로자가 되기도 한다. 잘 고른 책은 나를 대신해서 참여자들을 위로해 준다. 이를 위해서는 참여자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자료를 뽑느냐?
초기의 몇 번은 참여자끼리 함께 정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주도권은 점점 인도자가 발휘하며 미리 정해 놓은 프로그램과 함께 가야 한다.
•어떤 자료를 뽑느냐(매체 종류와 장르 등)?
모임 전에 개별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적어도 참여자의 독서 성향, 독서력, 꿈, 무엇을 즐겨하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더 많은 정보를 접할수록 더 정확한 자료를 추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참여자들에게 그동안 읽었던 책을 적어 보거나 가져 오게 한다.
•자료의 길이
처음부터 고전이나 명저 등 두꺼운 책보다는 단편이나 그림책으로 시작해서 점점 호흡이 긴 자료로 옮겨가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책 읽는 즐거움과 참여자들과 함께하는 기쁨이 있어야 한다.
 
독서소그룹의 진행자는?
독서소그룹은 인도하는 자가 필요하다. 커뮤니티는 계속해서 보살펴야만 하는 유동적이고 창조적인 공간이다. 리더는 참석한 이들의 영혼이 안전하다고 느낄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고 보호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이 역할은 쉽지 않다. 이를위해서는 신념, 교육, 훈련, 경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리더십의 원칙과 실천은 책으로 얻을 수 없는 경험을 필요로 한다.
 
모이는 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참여자의 성향, 함께하는 모임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2주에 1회, 2시간 정도 하는 것으로 12차시 정도로 해서 학기에 한 번 정도 진행하는 것이 적당하다. 다양한 매체, 다양한 장르의 자료들이 함께 한다면 더욱 좋다. 정해진 기간이나 인원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왜 함께하고, 어디로 가길 원하고, 목적지에 이르기 위해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읽고 난 후 무엇을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
만들어진 질문보다는 함께하며 만들어 가는 질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좋은 관계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개별 질문은 각자 알고 싶고 듣고 싶은 것 위주로 만들기가 쉬운 반면, 함께 만들어 가는 질문은 참여자들의 마음과 사고가 부딪히거나 어우러져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까다롭다. 질문 만들기는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적절하게 잘 고른 책은 이미 질문을 품고 있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다양한 상황과 참여자 각자의 내적 상황이 질문이 되기도 한다. 함께 책 읽고 나누는 참여자들의 이야기도 때로는 함께하는 이들에게 질문으로 다가온다.
 
참여자들이 책을 잘 읽어 오지 않는다면?
지극히 정상적이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남녀노소 마찬가지다. 책을 준비해 오고 조금이라도 읽어 왔다는 것, 책이 없어도 참석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읽었던 본문 중에서 각자 눈여겨본 곳을 찾아보며 자연스럽게 시작해 본다. 초기에는 시나 같은 공간에서 짧은 시간에 함께 읽을 수 있는 글이나 그림책으로 함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근본적인 것은 참여자들의 마음을 읽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 안 읽어도 괜찮아’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때 마음에서부터 작은 움직임이 시작된다.
 
 
목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물 검색

회사소개 개인정보 이용약관 광고 및 제휴문의 instagram
Copyright © 2021 (주)학교도서관저널.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