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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도서관을 함께 운영하는 동반자, 학부모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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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1-09 20:42 조회 7,13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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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안산 석호초 사서


학교도서관에서 일한 지 13년이 넘었다. 하면 할수록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이건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의문들이 계속 드니 말이다. 이런 생각과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힘으로 학교도서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학부모 자원봉사자 분들을 들 수 있다. 항상 명칭에서 곤혹스러움이 느껴지는데 학교마다 비슷하지만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어머니사서, 명예사서, 도우미 분들이다. 우리 학교도 처음에는 어머니 명예사서라고 했다가 현재는 도서관 도움 어머니회라고 정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석호초등학교 도서관은 학부모 자원봉사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학부모가 도서관의 굵직한 행사들에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런 것에 대해서 다른 학교 사서선생님들이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만을 보고 부러워하기에는 그 과정을 너무 모르는 것이다. 이런 활발한 참여가 있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 말이다.


학부모 자원봉사 활동의 시작
나 역시 초보 사서일 때는 학부모를 상대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다. 특히 학부모님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일을 해야 하나 정말 막막하였다. 첫 해에는 학부모 자원봉사자를 모아놓고 뽑은 회장이 전학을 가서 행방불명(?) 되는 바람에 제대로 운영도 못해 보고 끝났다. 그 와중에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학부모들과 도서관에 관한 이런저런 바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우리 학교도서관은 이랬으면 좋겠다는 청사진들을 세우게 되었다. 그 이듬해부터 나와 학부모는 우리가 함께 이야기했던 학교도서관에 관한 청사진들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하였다.



학부모는 학교라는 곳을 편한 곳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신경 쓴 부분은 도서관에 오는 학부모는 이곳을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또한 학부모가 도서관에서 봉사를 할 때 아무리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도 항상 우선순위로 학부모의 일을 처리하도록 노력하였다. 내가 너무 도서관의 일상적인 일로 바쁘면 학부모는 미안해 하면서 도서관 봉사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도서관이 멀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학부모가 도서관에 바라는 것들 중에서 사서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실행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일 때는 학교 담당자나 관리자와 연결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하여 그 요구사항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왔다. 2007년 말 도서관 리모델링을 할 때 도서관 학부모 자원봉사 회장이 도서관에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리모델링을 위한 도서관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것은 사서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담당자와 관리자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그 당시는 학부모가 참여하는 경우가 없기도 하였고 학교에서는 무슨 의도로 참여하려고 하는지 의구심을 보였다. 그 당시에는 그런 활동이 낯선 것이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학부모가 도서관 리모델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오히려 학교에서 학부모가 참여하는 활동들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도서관을
안기기 위한 소통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도서관이 책만 보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활동도 가능한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막대 인형극을 시작했다. 경기도문화재단에 응모하여 예산을 지원 받아 제대로 된 인형극으로 상연하기도 했고, 맞벌이 부부와 한부모 가정이 많아 부모님의 섬세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생각에 부모의 마음으로 계획한 자연체험활동 계획을 안산의제21에 제안하여 예산 지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외부 예산을 지원 받아서 하는 행사는 일회성이 되기 쉽다고 판단했고, 학교도서관에서 예산을 세워 항시적인 활동으로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2006년에 6명의 학부모 자원봉사자와 30만 원의 예산으로 방과 후 운동장에서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책축제를 처음 실시하였다. 지금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여 교과과정에 포함된 도서관을 대표하는 가장 큰 행사가 되어 해마다 아이들이 즐겁게 기다린다.



지금은 학부모와 함께 계획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정착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그렇지 못했다. 초기에는 프로젝트팀처럼 어떤 행사를 하고 나서 쉽게 흩어져서 중심축이 없다는 생각으로 걱정도 했다. 하지만 아침에 책 읽어 주기와 함께 독서모임을 꾸준히 하면서 점차 학부모의 생각들이 모아지고 중심이 잡히기 시작했다. 우리가 어떤 이유로 학교도서관에 나와서 이런 봉사를 하는가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것들이 많아지자 그만큼 책임감과 보람이 커졌다. 내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내 아이가 사는 동네, 학교의 환경이 건강해야 한다는 마음을 바탕에 두고 일을 시작하니 고민들이 조금씩 해결되곤 하였다.



현재 학부모와 함께하는 도서관 프로그램은 아침 책 읽어 주기, 동화모임, 방학 중 독서교실, 책축제, 빛그림자 인형극 등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기획부터 예산 세우기, 진행 그리고 마무리 평가까지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사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규모의 행사들을 할 수 있게 된 건 모두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는 학부모 덕분이다. 또한 학부모들이 같은 지역에 살기 때문에 좋은 마을 만들기와 같은 지역 운동으로 학부모 모임이 확대되고 있다. 활동하는 분들이 같기 때문에 도서관 행사와 지역 마을행사가 서로 돕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결국 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도서관에서 봉사를 하는 학부모는 사서를 도와주는 보조적인 일을 하는 분들이 아니다. 함께 도서관을 운영하는 동반자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더 열심히 하라는 자극과 영향을 주었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학교도서관을 선물하기 위해서 소통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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