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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혁신 해법,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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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2 13:47 조회 6,91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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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혁신학교는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후보자 시절 내세웠던 혁신학교. 그 열풍은 경기도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제는 서울, 경기, 강원, 전북, 전남, 광주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학교를 바꾸기 위해서 교사와 학부모의 학습 모임이 구성되었으며, 준비된 교장 후보를 발굴하여 교장공모제에 도전을 하기도 한다. 그 결과, 혁신학교 중 제법 사람들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학교가 많이 늘어났다.

혁신학교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단위학교의 철학과 비전을 세우고, 이에 근거하여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수업,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학교로 정의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차별화해야 하는가?
우선은 교육철학이 달라야 한다. 우선은 학력관이 달라야 한다. 공부의 목적을 경쟁의 관점에서 설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더 멀리 볼 것도 없다. 273개 학교 학생 및 학부모 약 55,000명을 대상으로 통계청이 ‘사교육 의식 조사’를 실시했는데(2008년), 사교육을 증가시키는 제일 큰 원인으로 ‘기업체 채용 등에 있어 출신 대학 중시’라고 응답했다. 두 번째 원인으로 ‘심각한 대학 서열화 구조’라고 응답했다. 이 조사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학벌주의 사회에서 우리 아이가 노동시장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 차별을 받지 않으려면 명문대학을 나와야 한다. 명문대학에 가려면 시험 점수를 잘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 이왕이면 학습 분위기 좋은 특목고를 가야 한다. 우리 아이의 꿈과 비전은 결국 성적으로 결정된다. 성적에 맞추어서 남들이 선호하는 직장에 가야 한다. 공무원, 의사, 변호사, 공사, 대기업 사원 등 좁은 길에 우리 아이는 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우리 아이는 학원을 가야 한다.”
많은 학부모들이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생각이 내면에 서려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몬다.

시대가 학교에 요구하는 교육 목표와 수준은 어떠한가
그러나 이러한 생각의 타당성에 대해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은 시대가 바뀌고 있다. 산업화시대에 통했던 학습 방법과 교육관이 정보화시대에도 통용될 것인가? 암기된 지식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어떠한가? 할 줄 아는 것이 공부밖에 없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제대로 처리도 못하고, 토론과 글쓰기 능력은 거의 배양되지 못한 채 오로지 5지 선다 문제 풀이에 익숙한 존재를 과연 기업들이 선호할까? 최근 들어 기업들이 창의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더 이상 모방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기업 환경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채용에 있어 서류 점수 비중을 대폭 줄이고, 역량 면접이라든지 창의성 평가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읽고 있다면 학교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 기존의 암기식 수업, 문제 풀이식 수업으로는 안 된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그 교육과정은 단순히 국가 교육과정의 편제와 시수를 기계적으로 따르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단위학교에서 추구하는 교육 목표와 철학을 세우고, 이를 근거로 교육과정을 학교와 교사 수준에서 재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교직 문화를 깨야 하고, 협력과 개방의 교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교장의 열린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한다.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시대가 학교에 요구하는 교육 목표와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를 교사들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예컨대, 최근 들어 진로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교사가 15,000개 이상의 직업 세계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줄 수 있겠는가? 교사가 제대로 알고 있는 직업은 기껏해야 50개를 넘지 못한다. 물론,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직업 세계의 생생한 경험적 지식 내지는 암묵지暗默知를 교사가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교의 네트워크 구축은 대단히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지역사회로부터 일방적인 도움을 받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교가 지역사회를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학교와 지역사회의 상호 발전 내지는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적어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낸 학교가 혁신학교다
이러한 모델을 보여주는 학교가 혁신학교이다. 혁신학교의 성패는 혁신그룹의 존재로 결정된다. 혁신그룹은 교사그룹과 학부모그룹을 의미한다. 혁신그룹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일차적으로는 교사들이 학습과 실천을 통해 자기 성장을 이루어야 한다. 그 성장은 개인의 고독한 작업이 아닌 공동체를 통한 작업이어야 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수업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각자의 경험을 나누고,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수업을 넘어 교육과정과 평가에 관한 공동체적인 상을 그려나가게 된다.

학부모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른바 참여협육의 관점이 대두된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학생들은 함부로 담배를 피거나 술을 먹지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 한 명을 동네 사람들이 같이 키웠기 때문이다. 이른바 ‘사회적 자본’의 위력이 여기서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익명성의 공간이 커지면서 학생과 학생 간 친밀감은 사라졌고, 자연스럽게 학부모와 학부모 간 유대 의식은 사라졌다. 그 과정에서 교육은 교사의 몫으로 남겨졌다. 원자화된 학부모, 개체화된 학생이 존재할 뿐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학생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낸 학교가 적어도 혁신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혁신학교에도 옥석이 있다. 어떤 혁신학교는 일반학교보다 못한 학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런저런 예산을 가지고 프로그램만 잔뜩 돌리다보니 교사도 학생도 피곤함을 느끼게 만드는 학교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 시민사회가 주목하는 혁신학교가 있다. 필자가 혁신학교 공모 계획서를 팀원들과 같이 만들어보고, 컨설팅을 하고, 혁신학교에 돌아다니면서 교장과 교사를 만나본 결과 성공하는 혁신학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①단위학교의 비전과 철학의 존재
②교장의 리더십(섬김, 열린 마음, 소통, 전문성 등)
③협동적인 교직 문화
④헌신성을 갖춘 교사들
⑤학습 공동체 형성
⑥교육과정과 수업의 차별화 및 재구성 노력
⑦특성 있는 프로그램의 존재
⑧지역 네트워크 구축 ⑨학부모의 지원과 협력

혁신학교 창으로 들여다본 학교도서관 구실
혁신학교를 보면 우선 얼마의 예산이 주어진다. 적게는 5천만원에서 1억원 가까운 예산 지원이 이루어진다. 그 예산으로 혁신학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시도가 교원의 행정 업무 지원 인력, 학교 사서, 학교 사회 복지사 채용이다. 시설 지원 이전에 사람에게 투자하는 모습에 주목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학교도서관의 역할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학교도서관은 교사들의 교직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한다. 학교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학습이 필요하다. 예컨대, 많은 교사들도 강의식을 탈피하여 협동학습을 많이 적용해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가? 누군가로부터 수업의 방법을 전수받아야 한다. 처음에는 교사들이 협동학습을 배워서 학생들에게 적용해본다. 그러나 수업은 3분만에 해결되는 컵라면이 아니다. 교사들의 숙성 과정과 세밀한 학습을 필요로 한다. 이때 교사들의 학습 욕구에 이차적 변화가 찾아온다. 누군가로부터 배우는 모델에서 탈피하여 우리들 스스로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실천을 승화시키고 싶어한다.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고민을 심화시킬 필요성을 스스로 느낀다. 이는 교사들이 연수보다는 학습실천공동체를 통한 성장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고, 이를 위한 배움과 실천의 공간으로서 학교도서관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함을 시사한다.

학교도서관이 학교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은 바로 독서활동과 연계된 교육과정 재구성이다. 실제로 많은 학교에서 아침독서 운동을 전개한다. 아침 자투리 시간에 아이들로 하여금 책을 읽게 한다는 방침을 세운다. 그러한 시도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성공하는 혁신학교는 그 수준을 뛰어넘어야 한다.

학교도서관이 학교를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부분
우선은 교과서가 가진 한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을 가르쳐야 한다. 최근 들어 고양의 서정초등학교처럼 역량중심교육과정을 구성하는 학교도 나오고 있다. 역량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아느냐를 넘어서 무엇을 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암기하는 지식, 시험을 보기 위한 지식에 머물렀다. 하지만, 아이들이 미래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할 핵심 역량은 상당히 많다. 문제해결력, 협동능력, 자료활용능력, 토론능력, 창의력, 자기관리능력 등등.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데 교육은 마땅히 기여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삶과 앎이 일치된 참된 교육이 만들어진다.

양평의 조현초등학교 역시 기존의 국가교육과정을 학생들에게 단순히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교사학습공동체를 바탕으로 교사와 학교 수준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이를 위해서 밤 늦게까지 교사들이 모여서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이러한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중요한 재료는 교육과정 또는 교과서와 연계된 독서활동이고, 이를 더욱 내면화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써 체험활동이 강조된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체험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즉 의미가 부여되지 않은 체험은 일회성 행사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체험에 대한 의미 부여를 바탕으로 사고력 향상, 깨달음의 과정, 지식의 확장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수업이 진행되려면 당연히 학교도서관과 교과 수업이 철저히 연계되어야 한다. 필자는 한때 혁신학교 심사와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다. 평가위원들이 혁신학교 철학과 취지를 살리고 있는 학교인가를 살필 때 중점적으로 봤던 부분이 학교도서관과 수업의 연계성이었다. 어떤 교사는 교과서를 단순히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데 급급했다. 그러나 어떤 교사는 도서관과 연계하여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한다. 교과별로 필독서가 정해져 있고, 한두 권이 아닌 적어도 한 학급 이상의 학생 수만큼 필독서가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었다. 고양 덕양중학교에서는 이러한 수업 모델을 실시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았다. 이 학교에서는 도서관 사서와 교사가 협력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수업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교육과정과 수업 재구성의 핵심에 독서활동이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경험 지평의 확장을 경험한다. 나아가 참된 앎의 과정에 도달할 수 있다.

독서 연계한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사교육 뛰어넘기’ 가능
이러한 수업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망치지 않는다.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가 많이 나타난다.
실제, 혁신학교의 학업성취도를 보면 학습부진 학생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학습부진 학생들의 경우, 학습에 대한 흥미가 없거나 기초 어휘력 부족으로 인해 학습에 대한 토대가 거의 없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서는 개별화 교육이 필요하다. 국영수 중심의 학습이 아닌 독서교육을 통해 말이다. 덕양중학교에서는 대학생 독서 멘토링 프로그램의 접목을 통해 학습부진 학생 비율을 대폭 줄이기도 했다. 독서교육이 학업성취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학술적으로 검증되었다. ‘아름다운배움’ 같은 단체는 대학생 독서 멘토링 교육을 전문으로 한다.

독서와 결합된 수업 재구성은 공교육이 사교육과 차별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된다. 필자는 학부모들과 자주 만난다. 주로 사교육 무용론 내지는 제한적 효과론을 각종 데이터에 근거하여 학부모에게 강의한다. 그런 강의 이후에 항상 부딪히는 반론의 주된 내용은 학교 교육이 사교육보다 더 형편없다는 점이다. 또는, 학교 교육이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반론을 편다. 그 반론에 나는 딱히 해명하지 못한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돌파할 수 있는 모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교육은 기존의 획일화된 교재와 패턴화되고 일회적인 평가에 강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밑줄 쫙’ 수업이 가능해진다.

공교육이 사교육과 차별화될 수 있는 수업은 어디서 오는가? 독서와 결합된 수업과 교육과정 재구성이 이루어지고, 이를 과정 평가 및 참 평가와 결합시킨다면 사교육은 따라붙기 힘들다. 실제로 대구 능인중학교 국어과에서 독서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다양한 수행평가와 결합했을 때 사교육 시장의 대응이 거의 불가능했던 사례가 있다. 특정 학교가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가 그러한 수업을 진행한다면 공교육의 ‘사교육 따라잡기’가 아닌 ‘사교육 뛰어넘기’가 가능해진다.

이 외에 도서관은 학부모 자원을 결집시키고, 지역 사회와 연대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학부모들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모여서 활동하고, 학부모 강좌 등을 개설한다면 학교가 일치된 교육 목표를 공유할 수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한다면 학교의 지역 주민 서비스 기능을 자연스럽게 강화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원이 더욱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도서관과 연계된 북카페를 만들어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그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지식과 학력에 대한 관점 전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의 학습실천공동체 구성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교과서를 단순히 학생들에게 전달하겠다는 학습 모형에서 탈피해야 한다. 교과서와 독서, 체험과 독서, 교육과정과 독서의 연계 전략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기초학력, 토론 능력, 자료찾기 능력, 읽기 능력, 글쓰기 능력 등이 향상된다. 이러한 모습은 이미 일부 혁신학교에서 충분히 구현하고 있다. 학교 혁신은 멀리 있지 않다. 학교도서관의 활성화와 중핵화로부터 학교 혁신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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