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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도서관! 학부모 협력, 학부모 연수로 꽃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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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1-09 19:37 조회 6,98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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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무처장


2003년 중앙정부차원의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이 시작될 때 학교도서관을 책임지고 문 열어 줄 전문가들은 없었다. 각 학교의 담당선생님들도 도서관에 대한 경험이 없는 터라 모두 난감한 때였다. 학교도서관은 도서관이란 특수성 때문인지 뭔가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거나 전문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이 많았다. 그래서 선뜻 도움을 구하지도 자원활동에 나서지도 못했다. 이때 도서관 문을 열고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는 용기를 낸 것은 학부모들이었다. 도서관에서 하는 일상적인 봉사는 그곳을 드나드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품을 내어 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는 일, 그 일은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면 누구나 잘할 수 있는 일이다. 학부모들이 잘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도서관 문이 늘 열려있게 도와주고, 아이들과 눈 맞추어 반겨 주고, 아이들 등을 따뜻하게 쓸어 주고, 책 먼지 털어 내어 깨끗이 꽂아 주는 등 도닥이며 책 읽어 주면 더더욱 좋고, 더 마음을 내어 좋은 책들을 발 빠르게 채워 주고, 다 읽은 책 이야기도 나눠 주고, 신나는 활동으로까지 이어지게 돕는 거다. 사서선생님이 혼자서 다 해내기엔 벅찬 일이다. 그래서 사서선생님이 있는 학교라도 학부모들의 자원활동은 필요하다. 도서관 운영 예산을 살피고 자료를 구입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도서관의 진짜 자료인 사람(이용자)들을 위한 연수를 준비해 보는 일이다. 학부모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일은 사서선생님, 담당선생님의 최고의 미덕이고 역량이기도 하다.




도서관 자원활동을 시작하려는
학부모를 위한 연수
자원활동!!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나선 분들이 힘이 된다. 대도시 큰 학교든 면 단위 작은 학교든 학교가 어떤 의지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학부모들의 도서관 모임도 활성화된다.
먼저 학년 초에 책과 도서관 관련 학부모 연수를 마중물 강의로 먼저 여는 것이 좋다. ‘학교도서관에서 함께 행복해지기’, ‘어린이(청소년)책문화와 학교도서관’, ‘우리 아이 책 읽기 어떻게 도와줄까?’ 같은 독서 관련 전체 학부모 공개강좌를 열어 관심을 모은다. 공개강좌가 끝나면 학교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앞으로 일 년을 잘 지내보고 싶은 자발적인 의지가 있는 학부모들의 신청을 받는다. 적어도 1주일에 하루는 도서관에 나와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해야 좋다. 자원활동은 지속성이 중요하다. 적어도 1년 정도는 계속해야 한다. 형편이 된다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동안 계속하면 더욱 좋다. 학교마다 도서관 자원봉사 학부모 참여 형태를 보면 일 년에 삼 일 정도, 두 달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두 주에 한 번 정도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뜸뜸이 도서관에 가다 보면 참여하는 학부모도 늘 도서관 공간이 낯설어 주인의식이 생기지 않고 아이들 처지에서도 늘 낯선 사람들을 보게 된다.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시간을 내서 도서관 일을 도와보자. 아이들도 익숙한 분위기여서 좋고 엄마들도 아이들 돕는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 자발적인 의지가 있는 학부모들은 학년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계속 숙련된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게 모인 학부모들과 처음 만남을 열어 올 한 해 학교도서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묻는다. 그냥 의견을 발표하라고 하면 전체 의견을 듣기 어려우니까 백지 한 장씩을 나눠주고 세 번 정도 접어 여덟 칸을 만들어 생각나는 대로 도서관 자원활동을 하면서 함께해 보고 싶은 일을 여덟 가지를 써 달라고 청한다. 그리고 그중에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부터 순위를 정해 달라고 한다. 모두 걷어서 내용들을 정리해 보면 일 년 동안 학부모들이 하고 싶은 일들이 나온다. 대체로 어린이 책을 알고 싶다, 그림책을 알고 싶다, 옛이야기, 놀이, 박물관, 독서교실, 인형극, 책모임, 책 읽어 주기, 책 축제, 문학기행. 나들이 등 다양한 욕구들이 나온다. 그중 가장 많은 요구를 맨 처음 학부모 연수 사업으로 잡는다. 그림책을 알고 싶은 학부모들이 많다면 그림책에 대해 폭넓게 알려 줄 전문가를 모셔 형편에 따라 1회에서 4회까지 마중물 강의를 연다. 연수를 받고 나면 학부모들은 스스로 국내외 그림책을 나눠 보고 이야기나누기 시작해서 전문성을 키워간다.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 주기를 시작하고 교실로 찾아가서 읽어 주기도 하고 필요한 아이들에겐 일대일 책 읽어 주기 멘토링을 실천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면 빛그림으로 제작하기도 하고 인형극 공연을 하기도 한다. 빛그림 제작 때도 필요한 연수를 지원하고 인형극을 할 때도 인형 만들기 작업부터 공연까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모든 일을 사서선생님이나 담당선생님이 주관하고 지원하기는 힘들다. 학부모들이 주도해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지속성도 있고 힘도 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은 학교도서관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나고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를 갖는다. 도서관이 낯설기만 했던 학부모들이 건강한 도서관 이용자, 도서관 지지자, 도서관 운영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는 학교도서관이 세상을 향해 펼쳐 주는 참 고마운 일이다.


도서 선정에도 귀한 손길,
학부모를 위한 좋은 책 연수



학교도서관은 대체로 규모가 작다. 예산도 적고, 장서 규모도 작다. 그래서 아이들이 볼 책을 고르는 데 더욱 신중해야 한다. 작으니까 더 걸러서 장서 내용을 더 알차게 꾸릴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학교도서관은 우리의 삶 전반을 함께 나누는 공간이다. 능력 있는 1인이 만들어 내는 것보다 소박하지만 열정이 있는 학부모가 함께 도서선정 작업을 하는 것이 학교도서관의 진정한 발전이다.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들은 자녀의 책에 대한 관심과 정보도 많다. 좋은 책을 바라보는 건강한 관점을 가지게 하는 연수를 통해 책 고르기에 참여하면 좋겠다. 각 분야별(창작, 그림책, 옛이야기, 역사인물, 과학지식, 그밖에)로 역할을 나눠 맡고 평소에 늘 관심을 가지고 신간을 찾아보고 정보를 모아 귀중한 정보원 역할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손길이 많아지면 책을 자주 살 수 있어 신간 확보가 빠르니 아이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책임감 있는 학부모들은 책 고르기 과정을 통해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다.


박물관학교 기획 연수
예전에는 아이를 낳아 놓으면 절반은 마을 어른들이 길러 주고 나머지 절반은 자연이 품에 안아 키웠다고 한다. 요즘 우리는 이웃 아이들에게 얼마나 마음을 쓸까? 유난히 맞벌이가 많은 요즘, 학교도서관 엄마들은 우리 마을 아이들을 위해 현장을 찾아 떠나는 박물관학교를 준비한다. 박물관학교는 우리 아이들의 일상적인 현장학습을 바꿔 보려는 의지가 포함되었다. 우르르 몰려가 휙 둘러보고 끝나는 아이들 박물관・놀이공원 나들이가 안타까웠고, 아이 돌보기 어려워 마음이 아픈 엄마들을 위해서 이웃 엄마들이 마음을 모으는 것이다. 가까운 박물관을 엄마 한 명이 예닐곱 명씩 모둠을 이뤄 찾아가기도 하고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박물관을 직접 학교 안에서 꾸릴 수도 있다. (짚・풀 생활사 알기 ‘여치집 만들기’, 천연염색 체험하기, 전통 연 만들기 ‘가오리연, 방패연’, 마을 지킴이 솟대 만들기 등). 먼저 학부모들이 함께 각 박물관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박물관을 찾아가는 연수를 한다. 공문을 보내 박물관에 요청해서 엄마들이 미리 박물관 교육을 받으러 가도 된다. 박물관 가기 전날 아이들과 책을 통해 동기유발을 하고, 박물관 탐사를 다녀온 다음날 다시 모여 기행신문 만들기 등 사후 마무리 활동까지 할 수 있다.





함께 기획하는 독서교실
방학에도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즐겁게 지내려면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유혹할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재미난 독서교실은 어떨까? 아이들도 즐겁지만 준비하는 엄마들도 활력이 된다. 전담사서들이 문을 여는 학교도 있어서 독서교실을 기획하기도 하지만 혼자하면 참여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아야 20~30명이다. 방학 동안 돌봄 기능까지 있는 독서교실에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엄마들이 함께하자. 그리고 어떻게 아이들을 만날지 기획부터 학부모들이 용기를 내보는 거다.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낯설고 두렵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가르치려 들지 말고 그저 책을 함께 보면서 아이들이 뛰놀 멍석을 깔아보자는 거다. 독서교실은 아이들 10명 정도가 함께하는 작은 모둠으로 진행한다. 15명 엄마들이 마음을 낸다면 적어도 학교 아이들 150명은 함께할 수 있으니 좋다.
뭘 할까? “그냥 책 읽어 주자.”, “책 읽고 신문 만들까?”, “간단한 막대인형극은 어떨까?”, “아이들 저희 이야기로 그림책을 만들자.”, “모둠별로 책 광고 만들면 어때?”, “옛이야기로 벽신문 만들자.”,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몸으로 연극하기 어때?” 등 모두 열심히 의견을 낸다. 주제를 정해서 준비하면 수월하다. 기억에 남는 독서교실은 연극하기였다. 그중에서도 손가락인형, 양말인형, 소쿠리탈인형으로 인형극과 마당극을 했던 것이었는데, 아이들이 고물고물 바느질도 하고 이야기도 엮어가고 몸으로 놀아봐서일까? 제일 신나했고 엄마들도 즐거웠다. 엄마들은 준비모임에 들어간다. 뭐니 뭐니 해도 엄마들이 먼저 놀아봐야 하니까.
연극놀이 연수와 놀이연수가 전제되면 정말 바람직하겠다.




책잔치 기획하기
이런저런 도서관 문화활동으로 경험이 쌓인 엄마들은 책잔치도 거뜬히 기획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동기를 유발하고 주제가 있는 책모임으로 발전하다 보면 책잔치의 유능한 준비위원들이 생긴다. 환경이 주제라면 환경운동연합 같은 시민단체들을 찾아가고 우리만의 환경모임들도 찾아보고 관련 책들을 연결해서 아기자기한 내용들로 잔치를 열 수 있다. 학부모들이 함께 준비하니 학교 책잔치가 마을 책잔치가 되면서 학교가 마을의 중심이 된다.
21세기를 자원봉사의 시대라고도 한다. 돈이 있는 사람은 돈으로,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재능으로, 시간이 있는 사람은 시간으로 나누는 것이다. 학교도서관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가슴, 시간, 관심을 우리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도서관 봉사가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워 내고 학부모 스스로 지역문화인자로 거듭나 지역사회 문화활동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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