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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을 알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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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1-21 19:37 조회 8,93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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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면서
아직 우리나라는 도서관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교육과 문화를 위한 사회기관이라는 인식보다는 공짜로 책을 빌려보고 온종일 한 자리를 차지하고 공부할 수 있는 열람실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따라서 사서교사와 사서를 구분하지 못하고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을 구분해 줄 것을 일반인에게 기대하기란 더욱 난감하다. 왜냐하면 사서직 스스로도 봉사 대상과 그 대상이 속한 사회 집단에 따라서 자신의 역할이 달라진다는 것을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각박한 세상 탓이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하루 반납 요구를 처리하기도 바쁘고, 신간 도서 정리며 이런저런 이벤트를 열고, 독서신문이며 전교생 독서이력 관리에 늦은 퇴근이 잦아도 누구도 사서교사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교사 신분을 가진 당신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도서관의 물리적 환경 변화와 이용의 편의에 대한 고마움은 오래가지 않는다. “다루기 힘든 아이들과 수업도 안하고 좋은 환경에서 유유자적하니 얼마나 좋으냐?”라는 반응 또는 “나도 너처럼 편한 사서교사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냉소어린 질문에 가슴을 쓸어내리던 기억이 아련하다.

미술실, 음악실, 과학실, 가사 실습실처럼 도서관(실)도 거의 모든 학교에 설치되어 있는 특별실이다. 차이가 있다면 도서실을 제외한 다른 특별실에는 사서도우미나 학교도서관 실무사를 두어서 운영하겠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각의 특별실이 교실에서 할 수 없는 특별한 교수–학습 활동을 위한 곳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도서관은 교실에서 할 수 없는 특별한 교수-학습 활동을 하는 곳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면 대출과 반납, 자습 그리고 독서 이벤트는 사서교사가 학교도서관에 있어야 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2.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을 안다는 것은?
사서교사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슬픔은 끊임없는 인정욕구에 대한 갈망이었다. 특히 서비스 대상인 학생들은 교실에도 들어오지 않으면서 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는 나에 대한 정체성에 큰 혼란을 느꼈다. 학생들은 교과서를 끼고 복도를 지나가는 교사를 보면,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우리 학교에 근무하는 어떤 과목의 교사인 것을 안다. 사서교사가 KCR이나 KDC를 들고 복도를 지나는 것을 보면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교사란 다음 세대를 이어갈 학생들이 꼭 갖추어야 할 지식을 담고 있는 교육과정을 학생의 요구와 수준에 맞추어 재구성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전달하는 전문가이다. 유명한 소설가나 과학자가 국어교사나 과학교사를 대신하도록 하지 않고 교원의 자격을 주는 이유는 배경학문에 대한 전문성 못지않게 지식을 습득하는 학생과의 의사소통능력에 대한 소양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교과별 교육과정은 학생이 배워야 할 지식과 학생과 교사가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이다. 동일한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더라도 학교마다 교사를 두는 이유는 지식을 받아들이는 학생의 수준과 요구 그리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에 객관적인 지식의 전달이 교육의 본질이라면 온라인이나 영상교육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이 학생의 개성과 자율적인 배움을 중시하고 갈등의 조절과 협동심과 같은 정의적 덕목의 습득도 중시하는 전인적 인간상을 추구하는 한 유능한 교사를 대신할 것은 없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렇듯이 학생의 수준에 맞추어 어떤 지식을 어떤 순서와 방법을 동원해서 전달할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셰라(Shera)의 지적처럼 사서는 봉사 대상인 이용자와 그 이용자가 속해 있는 집단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이 원하는 정보매체의 내용을 연계하는 중개자이다. 문제는 봉사 대상과 그들이 원하는 정보매체의 내용이 분화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이 관 종의 다변화와 주제전문사서의 등장 이유이다. 따라서 사서가 이용자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는 정보매체의 내용을 이용자의 요구와 수준에 맞추어 가려내어 조직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교사가 교육과정이라고 학교 지식의 표준에서 학생의 수준에 맞게 지식을 가려내고 체계화하고 적절한 지도방법을 강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교사가 이해하고 분석해야 하는 교육과정에 비해서 사서가 이해하고 분석해야 하는 정보매체의 내용이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을 안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봉사 대상인 교사와 학생이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 지식의 표준과 지도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둘째는 교사와 학생의 요구에 제공할 정보매체의 내용과 적절한 제공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학교 지식의 표준을 모르고 정보매체의 내용을 강조한다면 굳이 학교에 도서관을 둘 필요가 없다. 공공도서관만으로도 충분하다. 학교 지식의 표준만 알고 정보매체의 내용을 몰라도 상관없다면 굳이 사서교사가 아니어도 된다. 학교도서관 담당교사 정도면 충분하다. 지식의 표준도 정보매체의 내용도 몰라도 된다면 학교도서관에 누가 있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학교도서관이라는 특별실이 교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특별한 배움의 장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식의 표준에 담긴 내용과 방법으로 무장한 교사와 학생의 요구에 적합한 정보매체의 내용과 전달 방법을 이해하고 있는 사서교사가 학교도서관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답이다.

최근에 모 교육청의 학교도서관 담당 장학관이 교감으로 재직하면서 사서교사에게 실망한 사연을 전했다. 학교도서관의 장서를 구성하면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구입 희망 도서 목록을 받아서 그대로 구입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정보매체 전문가로서 한정된 예산을 고려하여 교육과정에 적합한 자료가 무엇인지 선별하고 우선순위를 두고 구입하는 것이 교감의 사서교사에 대한 기대였을 거다. 그러나 사서교사의 처사는 교감으로 하여금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도 정보매체의 내용에 대한 검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비취었을 것이다. 자료구입신청서 양식에 세세한 자료 구입 신청 기준이 적혀 있었다는 변명도 가능하다. 그러나 교육과정을 안다는 의미에 비추어 보면, 학교의 교육과정과 연계할 정보매체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추가하고 빼는 행동이 적절했다.

3.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을 알아야 하는 이유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을 알아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교사와 학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중재자로서의 숙명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교육과정의 변화와 학교도서관 교육의 속성 그리고 학교도서관 경영의 핵심 가치 측면에서도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3.1 교육과정의 변화 측면
오늘날 학교 교육과정은 상대적 지식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상대적 지식관의 가장 큰 특징은 학습자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학생을 객관적 지식의 일방적인 수용자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자주적인 학습자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의 역할은 지식의 전달자에서 안내자로, 학생의 지식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의 조성자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구성주의적 교육관과 함께 분절된 교과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이 전인성 개발이라는 교육의 본질적 목적 달성에 적절하지 않다는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 즉 학문 중심 교육과정으로는 현대사회의 특징인 지식의 폭발적 증가에 대비하거나, 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하게 될 사회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영역들이 통합된 학습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학교 교육이 추구하는 전인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통합 교육과정이 등장하였다. 교육과정 통합은 교육 내용들 간에 존재하는 상호관련성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연결 짓는 활동으로 각 교과의 지식이나 경험을 필요한 대로 가져다 학생의 흥미 중심, 문제해결 중심, 주제중심 등으로 구성한 교육과정이다.

이러한 상대적 지식관과 교육과정 통합이라는 변화 속에서 학교도서관이 중요한 교육 환경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서교사는 학교 지식의 표준과 학습 방법을 담고 있는 교육과정에 대한 단순한 이해를 넘어서서 교과 교육과정과 정보매체의 내용과 전달 방법과의 통합 방법을 강구하는 교수자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3.2 학교도서관 교육의 속성 측면
전통적으로 학교도서관 교육은 자료의 안내 및 제공을 바탕으로 한 이용자교육 중심이었다. 그러나 상대적 지식관과 교육과정 간 연계성이 중시되면서 정보매체의 내용을 교과의 지식과 연계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서 교과의 지식을 일상생활이나 다른 교과의 지식과 관련짓거나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는 절차와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즉,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서비스가 필요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서비스를 정보활용교육으로 범주화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정보활용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이 1995년부터 이루어졌다. 그러나 교과 교육과정과의 경쟁, 기존 교과의 권위주의라는 높은 벽, 배경학문 공동체의 무관심 그리고 사서교사의 인식 부족 등으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활용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범 교과성(cross–curriculum)이다. 정보활용교육을 통해서 길러주고자 하는 지식은 특정 교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교과에 적용 가능하다. 왜냐하면 정보매체의 내용을 교과의 지식과 연계하거나 정보매체의 내용을 활용해서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는 방법을 지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활용능력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교육 내용) 측면에서는 방법적 또는 절차적 지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학습 기술(교육 방법) 측면에서는 간 학문적 기능이라고 한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지식을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하고, 교육적 인간상 가운데 하나인 창의인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역량으로 규정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은 다양한 교과 지식을 담고 있는 정보매체의 보고이다. 상대적 지식관과 교육과정 통합의 시대에는 교사와 학생의 요구에 맞추어 정보매체를 제공하는 수동적인 서비스가 결코 미덕일 수 없다. 교과 지식과 방법이 정보매체의 내용과 그 전달 방법을 담고 있는 정보활용교육과 어떻게 통합 가능한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한다.
정보활용교육은 교실에서 교과서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도서관에서 다양한 정보매체의 내용과 연계되도록 설계된 교육과정이다. 따라서 일부의 우려처럼 사서교사가 학교도서관을 비워두고 교실 칠판 앞에 서 있을 염려는 없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주말이나 방학에도 누군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한두 권의 책을 대출하는 것이 사서교사의 참모습인 양 비춰질 염려도 없다. 정보활용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시간과 기간에 맞추어 교실에서 하기 어려운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을 담고 있는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바로 자원기반학습,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3.3 학교도서관의 핵심 가치 측면
핵심 가치는 조직의 경영자와 이용자가 공통으로 가지는 기대 역할로 서비스의 수준과 내용을 결정짓는다. 전통적인 도서관의 핵심가치는 접근성과 정보 제공이며, 다양한 도서관 기준의 사명과 비전을 구성하는 중심단어이다.

학교도서관의 핵심 가치를 가장 잘 담고 있는 국제 기준은 IFLA/UNESCO가 1998년에 발표한 『학교도서관 선언』이다. 이 선언이 담고 있는 핵심 가치는 크게 ‘교육, 협동, 접근성, 민주시민’이다. 교육이란 읽고 쓰는 능력, 독서, 문제해결능력 등을 길러주는 것이 학교도서관에 부여된 기대 역할이라는 것이다. 협동이란 이러한 기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사서교사와 교과교사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접근성이란 교외 공동체와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다양한 정보매체와 서비스를 신속하고 공평하게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민주시민이란 학교도서관이 학생의 인권과 지적 자유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핵심가치는 이후 『학교도서관 지침』이나 사서교사 자격제도를 두고 있는 미국과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발표한 국가 수준의 학교도서관 기준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제 사서교사는 교육과정과 학교도서관이 소장한 정보매체만의 연계가 아니라 교육과정과 지역사회 공동체와의 연계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어떤 내용과 방법은 학교도서관만으로도 서비스가 가능한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어느 교육과정의 어떤 내용과 방법을 지역사회의 어떤 공동체와 연계해서 교사와 학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4.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을 아는 것의 가치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을 안다는 것은 마땅히 해야할 일을 정확하게 수행함으로써 긍정적인 자아상을 마련하기 위한 전제 조건과도 같다. 직장에서의 성공과 인정은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여된 기대 역할을 충족하는 데서 온다. 따라서 사서교사가 자신이 봉사할 대상인 교사와 학생의 활동을 담고 있는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자신이 제공할 정보매체의 내용과 전달 방법 그리고 양자의 연계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야말로 성공과 인정 욕구 충족을 위한 지름길이다. 성공과 내・외 인정은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에 대한 자료보관실 자료관리자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날 선 도끼이다.

또한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을 안다는 것은 주제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을 경영하는 데 적합한 인력자원을 의미하는 자격제도이다. ‘학교에 굳이 도서관’을 두는 이유는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교수–학습활동에 대한 기여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사서뿐만 아니라 교원의 자격을 요구하는 이유는 교수-학습활동이라는 교원의 역할을 요구하기 위함이다. 사서교사에게 요구하는 교원의 역할이 자료의 열람봉사나 자습실 감독 정도라면 굳이 사서나 교원의 자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학교도서관을 이용할 때 효과적인 자원기반학습이나 탐구학습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을 안다는 것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교육정보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도서관 서비스를 구성하는 정보제공과 안내는 점차 정보활용교육을 기반으로 한 특정 주제 중심의 교과목 통합 교육으로 수렴되고 있다. 즉 정보활용교육이 정보제공과 안내의 서비스 속성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도서관에서는 교육정보서비스의 방향이 협동수업과 통합 정보활용교육을 통한 교과 교육과정과 정보활용교육의 연계성 강화로 나아가고 있다.

5. 나가며
문제는 역시 사람이다. 학교도서관의 성공과 인정은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고 실천할 수 있는 사서교사에게 달려있다. 학교도서관이 특색 있게 수행할 수 있는 자원기반학습이나 이를 실천하기 위한 협동수업은 단순히 교과 교육과정과 정보활용교육과정을 아는 것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문제는 사람이다. 학교도서관의 교육 활동은 다양한 배경학문을 갖고 있는 교사, 교과 고유의 명제적 지식과 방법적 지식으로 무장한 교사 그리고 다양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학생과의 협동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교과 교육과정과 정보활용교육과정을 알고 있다고 해서 자원기반학습을 위한 도서관에서의 협동수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교과교사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필요한 도서관 자원과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고정시간표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에서 교과 교육과정과 정보활용교육과정의 연계는 사서교사의 역할을 자료 제공이나 자료 찾기에 머물게 하는 복병이다. 시간표를 탄력적으로 변경하거나 자원기반학습을 위한 독립된 시간을 확보하는 일 역시 협동적 관계나 파트너십을 요구한다. 파트너십은 교육 공동체 구성원과 학교도서관의 교육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비전과 리더십을 발휘할 때 완전해진다.

교육과정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사서교사의 교육적 역할은 발전 단계가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교과교사와 사서교사와의 협동이나 파트너십은 ‘고립(isolation)–협조(cooperation)–협력(coordination)–협동(collaboration)’과 같이 발전한다. 즉 사서교사와 교과교사의 연계성이 전혀 없는 고립 단계에서 수업 자료 제공과 같은 단순한 협력 단계를 거쳐 학습주제와 정보활용능력의 일부를 연계 지도하는 협력 단계로 발전한다. 그리고 교육과정 간 학습내용과 학습방법이 통합 운영되는 협동 수준으로 발전한다. 따라서 학교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은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서로 간의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고, 공동 수업을 위한 학습주제와 학습방법을 개발하여 공동으로 수업을 설계–운영–평가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사서 자격만이 아닌 교원의 자격을 더불어 갖춘 사서교사를 굳이 학교도서관에 두고자 하는 이유이다. 학교에 있는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인 당신이 교원의 신분을 갖추고 있다면 지금 어떤 자아상을 갖추고 있으며,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가? 되짚어 볼 일이다. 만약 그 자아상이 다소 부정적이고 만족스럽지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면, 동료 교사의 역할을 담고 있는 교과 교육과정과 본인의 역할을 담고 있는 정보활용교육과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더 나아가서 교실이 아닌 학교도서관에서 특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두 교육과정의 연계 활동을 설계하고 운영하고 평가할 수 있는 역량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가? 고민할 일이다.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이 땅에서 사서직의 주제전문성과 미래를 얘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송기호. 2009. 학교도서관 기준의 사명과 비전에 나타난 핵심 가치에 대한 연구.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40(3): 225–247.
송기호. 2009. 『통합 정보활용교육과정론』. 서울 : 오롬DLS.
송기호. 2013. 학교도서관의 정보서비스 전개 방향과 활성화 전략. 『한국비블리아학회지』, 24(2): 49–68.
Shera, J. H. 1984. 『도서관학의 사회학적 기반』. 윤영 옮김. 서울 : 구미무역(주)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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