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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정치를 가르치자 민주시민교육, 제대로 바르게 - 끊임없이 꿈꾸고 행동하게 하라 - 중등학교 정치수업(사회참여수업)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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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2-01 17:15 조회 9,8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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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수업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나의 수업 이야기를 좀 써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받았다. 흔쾌히 수락했다. 지난 학기에 진행했던 수업의 몇 꼭지를 정리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내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정치 단원 수업을 진행했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아 당혹스러웠다. ‘내 요리의 레시피는 이런데요. 무슨 맛이 나는 요리를 하려고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뭐 이런 식인 것 같았다. 이런 당혹스러움을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자문자답하기.

나에게 묻는다
Q. 정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정치는 삶이다. 정치는 운동이다. 정치는 삶을 바꾸는 운동이다. 정치를 통해 나는 내 삶을 바꾸고 내 주변을 바꾸고 그래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거다. 굳이 ‘생활정치’라는 말이 아니더라도 정치는 나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나는 정치를 통해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바꾸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

Q. 정치수업에는 무엇을 담아야 할까요?
A. 하나. 우리의 생활이 곧 정치 생활이라는 것. 왜냐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이야기해서 의견 차이를 좁히고, 그래서 합의하여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학교 일까지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정말 일상은 ‘정치 생활’의 연속이다. 둘.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 정치, 하면 흔히 정치가들의 일, 국가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정치가 정책이나 법률로 다가오기 때문에 무관심해지기 쉽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그 정책이나 법률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국회나 정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의 소소한 생활에서부터, 우리 공동체의 생활을, 우리 사회 전체를 바꿀 수 있는 힘이 바로 정치에 있다.
셋.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말 그대로 국민이 주인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는 정치가들의 몫이 될 수 없고 바로 나라의 주인인 우리들의 몫인 것이다. 아직 선거권도 없다고? 찾아보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넷. 정치 참여가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아간다는 것.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를, 우리가 원하는 사회를, 우리가 원하는 공동체를, 행복한 나를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 바로 정치 참여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공적인 참여가 주는 행복감이 있다. 작은 참여일지라도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행동을 통해 더 행복한 나와 보다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나아갈 수 있다.

Q. 꽤 거창한데요? 실제 정치수업에서 이걸 모두 담을 수 있을까요?
A. 정치 수업의 핵심은 결국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행동하는 시민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민을 만든다는 것은 삶의 방식으로서 정치 참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교과 수업시간 속에서 녹여내기란 정말 어렵다. 삶의 방식을 익히는 일이 몇 시간의 교실 수업으로 가능할까? 어렵지만 답은 있다. 여전히 많은 활동을 해볼 수 있는 수행평가와 학생 동아리 활동 등이 있으니까.

Q. 그럼 올해는 어떤 정치수업을 했나요?
A. –포토 에세이 쓰기 민주주의를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감수성으로 느끼게 하자: 포토 에세이 쓰기는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시간을 주었는데 이러한 교육적 경험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민주주의를 이해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선거 수행평가 총선이다. 사회과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 총선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진행했던 선거 수행평가에서는 SMS를 이용하여 지지 후보자에게 글쓰기 등의 방법으로 참여하게 했는데 많은 학생들에게 참여의 경험을 줄 수 있었다.

–나도 참여하는 지방자치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지역사회 문제에 대하여 건의하기. 정말 내 주변의 일을 해결한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건의하기는 편지 형식으로 작성하게 하고 공통된 제안을 교사가 대표로 민원 형식으로 제기했다. 곧바로 답이 달렸고 실제건의한 사항(가로등 추가 설치)이 받아들여져 학생들과 공적 행복감을 듬뿍 맛보았다.

Q. 올해 정치수업에서 아쉬운 점은?
A. 자문자답을 통해 얻은 결론은 여전히 정치수업의 핵심은 ‘사회참여수업’이라는 것이다. 정치수업의 목표, 아니 사회과 수업의 목표가 ‘보다 나은 사회를 고민하고 꿈꾸게 하고, 그리고 이를 위해 행동하고 참여하는 시민’이라고 생각한다면 사회참여수업이 최고다. 굳이 정치 단원이 아니더라도 수행평가를 통해 사회참여수업을 계속 진행해왔는데 올해는 하지못했다. 다시 생각해봐도 아쉽다.

정치수업, 이렇게 하세요: 사회참여수업
‘정치수업, 이렇게 했어요’가 아닌 ‘정치수업, 이렇게 하세요’로 사회참여수업을 소개하고 싶다.

사회참여수업이란?
사회참여수업이 뭘까? 뜻 그대로 ‘사회에 참여하는 경험을 하는 수업’이지만 처음 이 수업을 하겠다고 제안할 때 학생들도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사회참여수업을 수행평가로 진행하기 위해 배부했던 안내문을 보면 이 수업에 대해서 대략 이해할 수 있다.





사회참여 활동의 주제
사회참여 활동에서 참여 주제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참여 주제를 정하는 것은 ‘문제 인식’ 부분에 해당하는데 문제 인식이 명확해야 사회참여 활동을 잘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모둠별로 참여의 주제를 정하기
수행평가로 사회참여수업을 진행할 때는 모둠별로 자유롭게 정하게 하는데 너무 거창하거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주제는 배제하도록 한다. 주제가 학생이 다룰 수 있는 수준 이상이면 시간 내에 눈에 보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서 사회참여 수행평가가 주는 정치적 효능감과 성공감을 얻을 수 없다.



2) 반별로 같은 주제 정하기
반별로 주제를 정하고 시작하면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학생들도 반 전체가 한 주제로 활동하기 때문에 도움을 얻을 수 있고, 결과가 개별 모둠별로 실시했을 때보다 눈에 보이게 되어서 성공감도 좀 더 얻을 수 있다.





3) 진도에 따라 교과서 내용으로 주제 정하기
이 경우에는 주제에 대한 학습이 충분히 진행될 수 있고 그만큼 학생들의 문제 인식이 잘될 수 있다. 사회참여라는 체험을 통해서 교과서의 내용을 학습한 것이 되기 때문에 학습 효과 또한 높아질 수 있다.



4) 동아리를 조직하여 주제 정하기
사회참여 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을 진행할 경우에는 다 같이 모여서 토론한 후 함께 참여 주제를 정하게 해야 한다. 주제가 금방 나오지 않더라도 자신들이 속해 있는 학교나 지역사회, 나아가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수행평가보다 오랜 시간 동안 참여활동이 진행되기 때문에 교사에 의해 주어지거나 합의되지 않은 주제를 선택하다 보면 관심을 잃거나 도중에 지칠 수도 있다. 2011년 양서중학교 사회참여 동아리의 참여 주제는 ‘원자력 없는 세상 만들기’였다.





사회참여 실천하기
중학교 수준에서의 사회참여 활동 중 많은 부분은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관이나 학교를 대상으로 민원 제기나 건의, 홍보나 캠페인 활동 등이다. 민원 제기나 건의를 통해서 얻는 해당기관 답변은 ‘노력해보겠다’ 정도가 많다. 그러나 ‘답변을 받았다’는 것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사회나 학교의 통제 대상이 아니라 인정받는 대화의 존재, 즉 주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홍보나 캠페인 활동은 실제 활동보다는 준비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주장을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알릴까를 고민하는 중에 문제의식은 정말 자신의 것이 된다. 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주인공으로 참여했다’는 자체에서 오는 뿌듯함과 기쁨은 민주시민으로 자라나게 하는 바탕이 된다고 확신한다.






사회참여 결과 공유하기
1) 사회참여 수행평가 후 결과 공유하기
한 달 동안 수행평가를 진행한 뒤, 개선되고 달라진 점이 있는지 서로 발표하게 하여 사회참여 결과를 공유한다. 사회참여 활동이 수행평가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우리 모둠은 몇 점 받았어’로 활동이 종결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모둠 간 활동의 공유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서 교사는 사회참여 교육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고 학생들은 우리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실제 별 효과가 없었던 모둠원들도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결과와 상관없이 성공감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처음에 가졌던 문제의식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사회참여 활동을 실제로 하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문제나 혹은 해결책에 있어서 잘못판단했던 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없었는지 등을 적어보게 한 뒤 모둠별로 돌아가면서 발표하게 한다.

2) 사회참여 동아리의 ‘사회참여 발표대회’ 참가
사회참여 동아리 1년 활동의 결과물을 정리하여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에 참가하였다. 사회참여 활동이 준 또 다른 즐거움인 셈인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은 사회참여 활동에 대한 성취감과 자신감, 발표대회 참가라는 새로운 경험도 더불어 갖게 되었다.

자잘한 정치수업 조각들
올해 진행한 정치수업의 장면들
* 포토 에세이 쓰기
휴대폰으로 교실이나 학교, 집 주변 등 우리 지역 사회에서 민주주의 이념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는 장면을 찍어, 학교 홈페이지의 카페 ‘사회세상’(www.yangseo.ms.kr/cafe/social)/각반)에 올리고, 그 사진에 대한 에세이를 5~10줄 이내로 적습니다.

휴대폰에서 찾은 자유, 평등 민주주의 이념이란 대표적으로 자유와 평등을 들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이 사진처럼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핸드폰을 가지고, 그 핸드폰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공간을 만들어 쓰는 것처럼, 서로의 개성이 존중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물론 그 개성이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니깐). 이 사진에는 폴더폰이 하나 있는데, 이렇게 혼자 다른 걸 쓴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불평등한 대우를 해준다면 그 사람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다.
 
그러므로 서로를 존중하는 배려가 자유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배려가 밑바탕이 되어야, 자신이 하는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진정 자유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평등이란 가진 것에 따라서 차별하지 않고 인간이라는 것만으로 등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진에서의 핸드폰은 각자 친구들을 의미하는데, 핸드폰이 엘티이 최신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그 친구에게 더 잘해주거나 하는 것은 다른 친구와 엘티이폰을 가진 친구 모두의 평등권을 빼앗는 것이다. 왜냐하면 똑같이 대우하지 않고 차별 대우하는 것이므로. 내가 생각하는 평등의 기본은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대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하나 들자면, 다른 아이들에게는 다 액정클리너를 주는데 저 폴더폰 친구에게는 액정클리너를 안 준다는 건 평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도 분명 필요하다. 스마트폰이 아니라고 해서 차별하는 건 평등에 위배되는 일이다.

신발과 민주주의 이 사진은 다섯 명의 남자, 여자의 신발 사진이다. 우리에게 신발을 신을 기회는 모두 공평하게 주어지고 신발을 신었다는 건 같지만, 사람 한 명 한 명의 신발 색상과 디자인이 다르듯 개성이 있다. 민주정치도 모든 국민들에게 똑같이 정치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여러 다른 의견을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나의 민주주의 이념 사전
민주주의를 이념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 간단히 준비, 진행한 수행평가



* 나도 참여하는 지방자치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지역사회 문제를 건의하여 해결하기

* 선거 수행평가
지지 후보자에게 글쓰기 등의 방법으로 진행한 ‘참여’ 경험 나누기


움직이는 아이들이 우리들의 희망이다
참으로 거창하게도 이 글의 제목을 ‘끊임없이 꿈꾸고 행동하게 하라’라고 정했다. 참 멋있는 제목이다. 아이들 잘못 혹은 교사 잘못이라 하기엔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 엄청날 만큼 학교가 힘들어졌다. 아이들은 교실에 앉아 있는 것이 힘들고 교사는 그런 아이들을 붙들고 교육과정을 밀어붙이는 일에 한계를 느낀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지난 4.19부터 최근의 촛불집회까지 사회를 바꾸고자 움직인 아이들을 성장시킨 것은 배우는 일에 능숙한 아이들도, 수업의 달인인 교사도, 평온한 학교도 아니었다. 동력은? ‘끊임없이 꿈꾸게 하는 것, 그리고 움직이게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나의 모습, 행복한 나의 공동체의 모습, 아름다운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계속 꿈꾸게 하는 일이 교사인 나의 몫이다. 조금 튀면 어떠랴. ‘이게 제 생각이거든요!’ 외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아이들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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