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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독서토론의 B급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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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3-09-01 10:39 조회 2,32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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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살아 있게 만드는 질문들


서가윤 전주우림중 국어교사



교무실 문을 열고 아이들이 묻는다. “국어선생님! 오늘도 독서 시간이에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한 뒤 기쁨에 찬 얼굴로 교무실을 나서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나의 얼굴에도 덩달아 미소가 떠오른다. 운이 좋게도 우림중 학생들은 독서 시간을 무척이나 반긴다. 이유는 제각각일 것이다. 연속되는 지루한 수업에서 잠시 해방되는 시간이라서, 45분간 오롯이 책을 읽는 시간 자체가 행복해서, 이때 아니면 책을 잘 안 읽어서, 국어선생님이 준 소설이 재미있어서. 어떤 이유이건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독서활동을 기쁘게 여기는 것은 국어교사에게 참 벅찬 순간이다. 그래서 나도 독서 시간을 좋아한다. 졸릴 법한데도 집중해서 책을 읽고 있는 한 명 한 명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괜히 가슴이 뜨거워진다.

아이들이 매시간 작성한 독서일지와 책 질문을 볼 때는 은근히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질문이라기엔 무리가 있음에도 억지로 물음표를 달아 놓은 질문, 책 내용과 맥락에서 완전히 벗어난 질문, 책 안에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퀴즈 형식의 질문. 이런 질문들을 보고 있으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짚어 줘야 할지 난감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질문을 좀더 발전시켜 보자.”, “책과 관련하여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질문을 만들어 보자.”라는 다소 무책임한 피드백을 남긴 후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곤 했다. 피드백을 받은 몇몇 학생은 질문을 만드는 활동에서 점점 위축되기도 했다. 피드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으니 슬프게도 ‘실패’다



독서토론에서의 '좋은 질문'은 무엇일까

질문 만드는 일을 부담스러워하고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교사인 나의 역할을 성찰해 본다. 사실은 나도 확신을 가지고 답할 수 없었다. 책을 열심히 읽은 아이라면 누구나 질문을 잘 만들 거라 착각했다. 아이들이 만들어 주길 바랐던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지 나조차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학생들에게 좋은 질문을 바라기 전, 교사가 좋은 질문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했다.
독서토론을 통해 학생들에게 ‘성장’이라는 경험을 전하고 싶다. 아이들이 독서하는 모든 과정에서, 또 독서토론을 통해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서 전인적인 성장을 이루길 바란다. 위기는 성장의 강력한 촉진제로 작용한다. 나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질문을 만나는 일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질문을 통해서 이전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머리를 싸맨다. 내적 갈등 속에서 자신만의 답을 발견하고 비로소 알을 깨고 세계로 나오는 경험을 한다. 그 작은 순간들이 모여 아이들을 조금씩 자라게 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독서 과정에서 ‘질문’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모든 질문이 교실 안에서, 특히 독서토론의 장에서 허용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교사가 교실에서 해야 할 역할은 분명하다. 학생들이 좋은 질문을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할 것이다.

가장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보려 한다. 좋은 질문이란 무엇일까. 『이거 좋은 질문이야!』의 저자는 좋은 질문을 가리켜 ‘사고의 엄밀함을 촉진하는 질문’이라고 답한다. 수업 시 학습 과정에서 학생에게 어떤 사고가 필요한지 고려하여 질문하고, 아이들 역시 그렇게 질문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질문을 위해선 내가 가르치고자 하는 것을 돌아보는 일이 우선이다. 교사가 아이들이 어떤 방향으로 사고하기를 바라는지 진지하게 고민한 다음, 이에 적합한 질문의 유형을 지도하고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보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이 안에 담긴 수많은 단어와 문장을 통해 내가 학생들에게 알려 주고 싶은 소중한 가치는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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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질문을 통해 성장으로 나아가기

『이거 좋은 질문이야!』는 좋은 질문의 유형을 여덟 가지로 제시한다. 핵심적, 사실적, 분석적, 성찰적, 가설적, 논증적, 정서적, 개인적 질문이다. 책에서는 각각의 질문 유형이 어떤 것을 가르치기에 적합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질문의 특성을 공부하면서, 어떤 질문을 적절히 수업 상황에서 꺼내어 쓸 것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하루는 아이들이 보고서를 쓰는 모둠 활동 중 ‘유튜버’에 대한 열띤 논의를 하는 장면을 마주하게 되었다. 모둠에서 청소년들의 희망 직업을 조사하던 중 유튜버라는 직업이 상위권에 속한다는 결과를 보고 시작한 수다였다. 수많은 말들이 오갔으나 나도 소위 ‘꿀직업’을 가지고 싶다며,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지 않겠냐는 말들이 유난히 가슴에 박혔다. 그 가벼운 농담이 교사이기 전에 한 명의 어른으로서 서글퍼지는 것이었다.
이후, 독서 시간에 「지아튜브」(『연결하는 소설』에 수록된 단편)라는 짧은 단편소설을 제재로 선정했다. 이 소설은 ‘키즈 유튜버’라는 화두를 다룬다. 어린아이 ‘지아’가 키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지아의 부모를 고발하는 글을 쓴 ‘희진 언니’에게 남기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소설 전반에서 지아는 희진 언니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생겼다며 언니를 원망하는 말을 쏟아 내지만, 사실 독자인 우리는 지아를 진심으로 위했던 사람은 ‘희진 언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언제나처럼 아이들은 자유롭게 책 질문을 만들었고, 한 질문이 눈에 밟혔다.

“지아는 하기 싫으면 싫다고 말하면 되는데 왜 부모님이 하란 대로 영상을 촬영했을까?”

나쁜 질문이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생각이 이쯤에서 멈춰선 안 되는 질문이었다. 이 소설에서 지아의 생각과 행동만 논의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 지아는 어리고 미성숙한 아이로,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유튜브를 운영한 것이 아니었다. 이 작품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본질적인 쟁점으로 아이들이 나아갈 수 있도록 교사가 비계를 설정해 줄 타이밍이었다. 『이거 좋은 질문이야!』는 논증적 질문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고 타당한 주장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학생이 논란을 다룰 때 정확한 쟁점을 파악하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관점에 대해 비판적·창의적으로 사고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적합한 질문이다. 이를 책에서는 “논란을 통해 배우기”, “갈등 가르치기”라고 말한다. 즉, 논증적 질문을 통해 ‘갈등’을 잘 다룬다면 학생들은 해당 논란을 왜 다뤄야 하는지 본질을 꿰뚫어 보고, 논란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나는 “지아는 하기 싫으면 싫다고 말하면 되는데 왜 부모님이 하란 대로 영상을 촬영했을까?”라는 질문을 만들었던 아이에게 다음을 고려해서 질문을 다시 만들어 보도록 안내했다. 첫째로, 「지아튜브」 속 논란이 누구로부터 출발했으며 왜 등장했는지 생각하도록 했다. 둘째, 논란 속에서 어떤 관점이 존재할 수 있는지 고려해 보자고 했다. 물론 관점은 이분법적이지 않아도 된다. 그 어떤 관점도 논란과 관련된 것이라면 질문에 포함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 보니 제 질문은 마치 지아가 잘못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좀더 생각해 볼게요.” 방향을 제시해 줬을 뿐인데 학생 스스로 감상의 초점을 수정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 기특했다.
아마 많은 선생님이 사회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화제의 글을 수업에서 다룰 때 고민이 생길 것이다. 나 역시 수업에서 민감한 화두를 던져야 할 때는 학생들이 거부감 없이 논란을 바라볼 것인지부터 걱정하곤 했다. 남녀 갈등, 소수자, 정치 등의 주제를 다룰 때는 어물쩍 넘어가고 싶은 유혹도 든다. 이런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질문이 ‘논증적 질문’이 아닐까 싶다. 논증적 질문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학생들은 질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쟁점을 정확하게 찾아야 하는 이유를 배우고, 이분법적으로 서로 갈등하고 싸울 필요 없이 다양한 관점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또한 자신은 어떤 관점을 취할 것인지 섬세하게 생각하는 시각을 갖춘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가설적 질문과 정서적 질문

한편, <지아튜브>와 같이 문학 작품을 제재로 하여 토론을 준비할 때 늘 아쉬웠던 것은, 질문의 범위가 책 내용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독서토론을 위한 발문은 늘 책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학생들이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길 바란다. 지아나 희진 언니 같은 인물들의 입장에 오롯이 이입해 보고, 그 과정에서 작품의 의미를 자기 삶으로 연결 짓는 경험을 전해 주고 싶다. 이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질문은 가설적 질문과 정서적 질문이다. 가설적 질문은 ‘만약’이라는 상황을 가정하여 작품 속 상황을 삶으로 끌어오는 질문이다. 정서적 질문은 질문의 주체를 ‘여러분들’로 설정하여 상황 안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방법을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두 질문 모두 ‘만약’을 고려하여 작품 속 주체가 되는 경험을 통해 다양한 상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예컨대 “희진 언니가 지아튜브를 고발한 행동은 옳은 선택이었을까?”, “지아네 가족은 행복했을까?”, “지아네 가족은 앞으로도 유튜브를 계속 운영할까?”라는 질문을 살펴보자. 물론 이러한 질문으로도 많은 논의가 가능하다. 하지만 교사가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 ‘학생이 문제를 자신에게 대입하여 삶을 성찰하게 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면, 가설적 질문이나 정서적 질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피드백을 제시할 수 있다. 가령, 가설적 질문을 활용하도록 안내할 때는 ‘만약’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다. “만약 내가 희진 언니였다면 지아튜브를 고발한 행동을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을까?”, “만약 내가 지아네 가족이었다면 행복했을까?”, “만약 내가 지아네 가족이라면 앞으로도 유튜브를 계속 운영했을까?”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스스로 질문 속 주체가 되어 삶의 자세를 고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건강한 질문이 오가는 수업, 건강한 삶으로

책 한 권을 읽고, 질문에 대해 조금 공부했다고 해서 관련된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독서토론 질문을 꾸리는 일련의 배움이 내게 의미가 있었던 이유는, 독서 수업을 꾸리는 교사의 자세를 돌아보게 했다는 데 있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수많은 질문을 만들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질문들에 대해 각자 나름의 답을 찾는다. 그 답을 공유하면서 타인과 내가 다름을 깨닫고, 다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나는 책이라는 도구를 들고 아이들에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힘을 가르치는 사람인 것이다. 누가 우리 아이들이 만든 질문에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하지만 또 학생들이 진정으로 배우길 바라는 어떤 소중한 마음이 있다면, 그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촘촘히 설계하는 것 역시 교사의 역할 아니겠는가. 좋은 질문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정의하기 어려우나, 그 출발은 명확히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교사와 학생으로부터 출발하는 질문이야말로 살아 있는 질문이며, 살아 있는 질문은 살아 있는 수업을 만든다고 믿는다.독서를 하는 아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 아이들이 질문을 섬세히 수용하는 귀, 또 아이들이 건강하고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물음표에 한가득 담고 오늘도 교실 문을 연다. “얘들아, 독서 수업이다!”



어서 와, MBTI 독서토론은 처음이지?



김현정 독서교육 강사



“유레카!” 아르키메데스의 마음이 이랬을까? 영감의 순간은 생각지 못할 때 찾아왔고, 나는 직감적으로 아이들이 즐거워할 만한 독서토론을 찾았음을 깨달았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수업의 힌트를 얻은 것이었다. 엿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옆 테이블에서 흘러나온 목소리가 꽤 컸다. “생각해 보니까 내가 소개팅남 MBTI도 모르고 소개팅에 나간 거야!” 그리고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옆 테이블과 내 입에서 “대박!”이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물론 그 말의 의미는 전혀 달랐다. 한쪽은 ‘어떻게 그것도 확인하지 않고 소개팅에 나갔느냐.’라는 타박이었고, 다른 한쪽은 ‘MBTI가 그렇게 중요한 거야?’라는 놀라움이었다. 당연히 나는 후자였다.



학생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

독서토론 수업을 하며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아이들의 입을 여는 것이다. 토론은 ‘말’을 통해 이루어지니 열심히 수업을 준비했더라도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아이들 앞에선 모든 준비가 무용하다. 그래서 아이들의 호응을 얻고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한다. 마음이 열려야 말문도 열리는 법이다. 그러한 이유로 수업을 준비할 때면 토론 주제와 도서를 선정하는 것만큼이나 아이들의 마음을 말랑하게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인다. 보드게임을 토론에 활용하거나 요즘 뜨는 ‘밈(meme)’을 토론과 연관 짓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독서토론은 어려운 책을 읽고 누가 말을 잘하냐를 겨루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이 다름을 나누는 것이 독서토론의 목적이다.
‘MBTI(성격유형 검사 지표)’를 주제로 한 독서토론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독서토론의 본질적인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아이들의 생각으로 수업을 채우기 위해선 아이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끌어와야 한다. 누군가를 만나기 전 MBTI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니, MBTI 독서토론을 한다면 아이들이 수업의 주체가 될 것이다. 마음이 먼저 열려야, 말문도 덩달아 열린다.
MBTI를 활용한 독서토론은 작품 속 등장인물의 MBTI를 추론해 보며 생각의 다름을 나누고, 인물과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해 보는 수업이다. 누군가의 MBTI를 맞히기 위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듯 작품 속 인물의 MBTI를 맞히기 위해서는 인물의 행동과 대사를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인물의 생각, 대사에 담긴 숨은 의미도 추론해야 한다. 퀴즈를 풀 듯, 게임을 하듯, 재미있는 토론을 하며 인물과 작품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MBTI를 적용해 작품 속 인물을 이해해 본다는 생각은 좋은데 과연 토론이 될까? 학생들 모두 똑같은 MBTI를 추론하지는 않을까?’라는 의문 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토론이 가능하다. 모두가 같은 MBTI를 추론하지 않는다. 인물의 어떤 면에 집중하며 읽느냐, 어떤 관점으로 책을 읽느냐에 따라 같은 인물이라도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작품 속 인물은 입체적이기 마련이다. 그러니 우리는 MBTI라는 도구를 활용해 인물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를 나누며 토론할 수 있다.



MBTI 독서토론, 어떻게 할까?

MBTI를 활용한 독서토론은 ‘인물’에 초점을 맞춘 토론이기에 도서 선정에 특별한 제약이 없다. 인물이 등장하기만 한다면 어떤 책이든 상관없고, 매체를 바꿔서 영화를 보고 토론할 수도 있다. 필자가 선택한 책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오늘날 사회 구성원들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동물농장』을 소련의 독재를 비판하는 책으로만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만 읽히기엔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소설 속 ‘동물농장’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비유한 것이 아니다. 현재도 반복되고 있으며 미래에도 반복될 수 있는 사건이다. 따라서 ‘동물농장은 소련 체제를 비판한 소설이다.’ ‘스노볼은 트로츠키고, 나폴레옹은 스탈린이다.’ 같은 사실을 넘어선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의 MBTI를 추론해 보며 인물들이 그리고 있는 사회 구성원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제안했다. 바람직한 시민의 모습, 사회에 대한 생각을 나눠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업의 구체적인 방법을 단계별로 나눈다면 이렇다.



1단계 마음 열기

뭐든 시작이 중요하다. 수업 초반의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의 MBTI를 맞혀라!’라는 아이스브레이킹 퀴즈를 준비해 유명 인물, 연예인의 MBTI를 맞혀 보게 한다. 가끔 강사인 나의 MBTI를 맞혀 보게도 하는데, 사실 답은 금방 나온다. 내가 전형적인 ‘ENFP’형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그만큼 MBTI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시하게 퀴즈가 끝나도 괜찮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MBTI 이야기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른다.
이어 작품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을 설명하며 인물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 중요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토론을 통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핵심적 요소인 ‘인물’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고, ‘인물’을 잘 이해해야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MBTI 독서토론이 단순히 재미뿐 아니라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전해 주면, 아이들은 심리학자가 된 것처럼 진지하게 인물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2단계 생각 열기
본격적으로 아이들에게 공을 던져 줄 시간이다. 우선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 중 주요 인물이 누구인지 고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어떤 입장에서 작품을 읽었느냐에 따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러니 주인공 외에도 3∼4명의 인물을 더 고르도록 하고,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하면 좋다. 실제로 『동물농장』으로 토론하며 주요 인물 4명을 골라보게 했을 때 ‘스노볼’과 ‘나폴레옹’은 모두가 공통으로 골랐지만, 나머지 두 명을 누구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의 차이가 있었다. “혁명 정신을 이야기한 메이저 영감이 주요 인물이다.”, “동물농장의 시작은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한 농장 주인에게 있다. 존스를 주요 인물로 골라야 한다.” 등 의견이 분분했다. 이렇게 생각을 나누며 아이들은 서로 관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토론이 왜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3단계 생각 나누기
드디어 MBTI가 등장할 차례이다. 3단계는 모둠별 활동으로, 앞서 진행한 토론의 결과로 정해진 주요 인물들의 MBTI를 맞혀 보는 순서이다. 이때 아이들에게 반드시 설명해 주어야 할 것이 있다. 단순한 ‘느낌’으로 MBTI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왠지 이 인물은 ESTJ일 것 같아.’라고 예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한 정확한 근거를 작품 속에서 찾도록 안내해야 한다. 토론은 논리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논리적인 생각에는 주장과 이유, 근거가 필요하다. 꼼꼼하게 책을 읽으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찾으면서 아이들은 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비교·분석하고 치열하게 토론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인물과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방법을 연습하게 된다.

4단계 생각 모으기
모둠별로 생각을 나눴다면 이제는 전체의 생각을 모을 차례다. 모둠별로 토론한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수업을 끝낼 수 있으나, 모둠별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전체 토론을 진행하면 더 뜨거운 토론이 가능하다. 아이들이 모둠원들과 토론하며 충분히 생각을 나눠 봤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신들이 힘겹게 내린 결론이 논리적임을 주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의외로 ‘생각 모으기’ 단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곤 했는데, 모둠별로 예상한 MBTI가 다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물농장』의 ‘나폴레옹’을 두고 다섯 모둠이 모두 다른 MBTI를 냈던 적도 있다. MBTI를 결정하는 첫 유형인 ‘E(Extraversion, 외향형)’와 ‘I(Introversion, 내향형)’를 결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낯가림이 심한 I는 리더가 될 수 없다.”라는 다른 학생의 의견을 듣고, “꼭 외향적인 사람만이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유재석도 I형 인간이고 나도 내향적이지만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면 용기를 낸다.”라고 이야기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 말을 한 당사자가 내향형 학생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MBTI 독서토론이 아이들의 마음과 입을 여는 토론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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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읽으려면 혼자 읽고, 오래 읽으려면 함께 읽자
뜨거웠던 MBTI 독서토론이 끝났다. 뜨겁게 논했지만, 승자와 패자는 없다. 상처도 없다. 남은 것은 납득할 만한 토론 결과물과 논리적으로 생각한 경험 그리고 열린 마음과 말문이다. 토론은 여기서 끝날 수도 있고,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 MBTI 독서토론을 통해 인물과 작품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의문, 논제가 생각난다면 거기부터 다시 토론을 시작하면 된다.
『동물농장』을 통한 MBTI 독서토론을 끝낸 후에 ‘리더’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토론이 이어진 적 있다. 흔히 리더형 MBTI가 따로 있다고 한다. 특정 MBTI가 리더형인 이유는 무엇인지, 좋은 리더란 누구인지, 좋은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과 리더가 생김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일지 등을 이야기했다.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과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아이들이 토론의 주체가 되어 생각을 나누는, 내가 꿈꾸던 토론 수업이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필자는 유튜브의 ‘댓글 모음’ 영상을 좋아한다. 영상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상에 달린 댓글들이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영상을 보다 보면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린다. 그런데 댓글 모음 영상을 보며 들었던 의문이 있다. ‘사람들은 왜 영상을 보고 굳이 댓글을 남길까?’라는 의문이었다. 흔히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인간에게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 욕구 외에도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영상을 보고 댓글을 남기는 이유도 내가 즐거움을 느낀 순간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욕구를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댓글은 그것을 읽는 누군가에게 공감과 깨달음을 주며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눠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에게는 ‘사회적 독서’가 필요하다. 책에서 논제를 뽑고 찬반을 나누어 논하는 것뿐 아니라 영상을 보고 한 줄의 댓글을 남기듯 책을 읽고 한 마디 대화를 나누는 것도 사회적 독서가 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발견한다. ‘나’와 ‘너’를 더 잘 알며 새로운 관점에서 책을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그 대화가 ‘사회적 동물’인 우리에게 소통의 즐거움을 준다. 그리하여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빨리 읽으려면 혼자 읽고, 오래 읽으려면 함께 읽어야 한다. 사회적 동물인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토론이 필요하다. 찬반을 나눠 논하는 것만이 독서토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난다면 아이들은 더 자유롭고 재미있게 책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책을 읽고 토론하며 소통의 즐거움을 맛본 아이들은 오래도록 책을 즐기는, 평생 독자로 자랄 것이다.



젠더가 궁금한 학생들에게

성(性) 주제 독서토론을 꾸릴 때 유용한 질문 4가지

 

서현주 <오늘의 어린이책> 공저자, 전 초등교사



초등학생 양육자를 대상으로 한 성교육 연수에서의 일이다. 강연이 끝날 때쯤, 한 양육자가 물었다. “TV에 나오는 트렌스젠더에 대해서 아이가 궁금하다고 해요. 어떻게 설명해 주면 좋을까요?” 성교육 연수를 진행해 오면서 마주했던 익숙한 질문을 벗어나는 질문이었다. “목욕을 몇 살까지 함께해야 하나요?”,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을 설명하기가 쑥스러운데 좋은 방법 있나요?” 등의 질문만 평소에 접했던 것이다. 예상에서 벗어난 ‘트랜스젠더’에 관한 질문을 받자, 놀랍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일반 대중들에게서 ‘젠더’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것을 들어 본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예전에는 성별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믿었습니다. 여성에게는 모성애가 있고, 남성에게는 진취적 욕구가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등 성별에 따라서 직업, 성격, 사회적 역할이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믿음과 상응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타고난 몸을 따라 행동하지 않아서 자신의 성 정체성에 혼란이 온 사람들을 설명하기 위해 ‘젠더’라는 말이 생겼어요. 최근에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만드는 사회구조적 요인을 설명할 때 젠더를 사용합니다. 아이에게 트랜스젠더에 대해 설명하실 때는 ‘저 사람은 태어날 때의 몸과 자신이 생각하는 성별이 다르다고 여기는 사람이야’라고 간단하게 이야기해 주시면 됩니다.” 성에 관한 이야기를 억지로 감추던 시대를 지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상으로 나아가려면 꼭 알아야 할 젠더 개념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감사했다. 하지만 아직도 교육 현장에서 양육자들에게 젠더는 조금 낯선 단어인 것 같다. “젠더가 왜 중요한가요?”라고 묻는 학생들과 나눠 보면 좋을 토론 질문을 공유한다. 질문별로 독서토론에 실제로 적용 가능한 추천도서를 곁들였다.



첫 번째 질문, "모성애는 여성의 본능일까?"

우리를 지배하는 성별 고정관념은 너무나도 뿌리 깊어서,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모성애’이다. 모성애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아기를 낳고싶어 한다는 생각, 아기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사는 것이 참된 어머니라는 의견,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들도 아기를 예뻐하고 돌보는 것이 본능이라는 시각, 아기 돌봄은 물론이고 그 이외의 집안일까지 모두 어머니가 해야 할 역할이라는 이야기까지 넓은 의미를 포함한다. 모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낳곤 한다. 이것은 여성을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인식하기보다는 출산의 도구로 여기는 시각 때문이다. 

모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그림책 『엄마 도감』을 청소년들과 함께 읽었다. 『엄마 도감』은 “엄마가 태어났습니다. 나와 함께.”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아이들은 엄마가 처음부터 엄마였을 것이라고 인식하지만 그들은 엄마이기 이전에 고유한 이름과 사회적 역할을 가진 존재였다. 아기가 태어났기 때문에 엄마가 되어 가는 것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 나오는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문장처럼 여성과 엄마는 원래부터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엄마 도감』을 살펴본 청소년들의 반응은 이랬다. “엄마랑 아기랑 다 귀여워.”, “내가 어릴 때도 엄마가 이랬을까?”, “임신하면 배가 나오는 것은 알았지만, 아기를 낳으면 손 모양이 변한다는 것은 몰랐는데.” 아기를 낳고 기르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이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서, 돌보는 일까지 여성의 몫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엄마도 먹고 싶을 때, 자고 싶을 때, 놀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러한 욕구를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지우려는 시도가 젠더 고정관념을 만든다. 『엄마 도감』은 엄마도 사람이라는 것, 엄마도 귀한 딸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알려 주는 책이다. 엄마의 인생은 ‘엄마’라는 역할과 고유한 ‘미영 씨’의 삶이 공존하고 있음에 주목하는 그림책, 『엄마의 초상화』도 함께 읽으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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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질문, "여자·남자 옷, 여자·남자 취미가 따로 있을까?"

약 200년 전 미국에서는 여자가 바지를 입으면 경찰서에 끌려갔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메리는 입고 싶은 옷을 입어요』의 주인공, 메리 에드워즈 워커의 이야기다. 요즘에는 여성이 바지를 입는다고 잡혀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 여학생이 입는 교복의 기본값은 여전히 치마이다. 교복뿐 아니라 미디어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차림새나 쇼핑몰에 걸려 있는 마네킹의 옷을 봐도 치마는 여성의 고유한 특징처럼 여겨진다. 누군가는 말한다. “치마는 예쁘고 편하잖아요.” 치마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특정 성별에게만 적용되는 의복 기준이 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만약 치마가 정말 기능적으로 좋고 훌륭해서 멋진 사람들이 입는 옷이라 여겨졌다면, 혹은 권력의 상징이었다면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앞다투어 입었을 것이다.
『메리는 입고 싶은 옷을 입어요』를 학생들과 함께 읽고 물었다. “메리가 바지를 입었다고 비난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을까요?” 학생들은 “슬프고 외로웠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여자 옷, 남자 옷이 따로 있을까요?” “아니요!” 여자 옷, 남자 옷을 구분하는 세상에서 자라는 어린이·청소년들은 성별로 세상을 구별하고 분리하는 습관을 터득하게 된다. 이러한 ‘성별 이분법’의 한계를 알고 지적하는 것이 젠더이고, 성인지 감수성이다. 
여럿이 모여 운동장에서 시끌벅적 뛰는 것보다 혼자 하는 뜨개질이 더 좋은 『뜨개질 하는 소년』의 주인공 라피는 성별과 취미는 관계가 없음을 보여 준다. “여러분은 여자애가 왜 이걸 하냐고, 남자애가 왜 그걸 하냐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나요?”라고 묻자 아이들은 저마다의 경험을 통해 성별 고정관념에 대해 말했다. 성별에 따라 특정한 행동 양식을 가질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우리 모두를 ‘젠더박스’에 가두고 만다. ‘나’라는 개인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든지 상관없이 그저 여성 중 1인, 남성 중 1인으로 취급되고 마는 것이다. 이는 어떤 성별이냐를 떠나서 모두에게 좋지 않다. 따라서 어린이·청소년을 가까이에서 대하는 어른들은 성별 이분법을 버리고 아이들의 개별적인 특성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 젠더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독자들은 지식책 『나의 첫 젠더 수업』을 읽으면 궁금증을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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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로 소개한 특집 외 다양한 이야기는 2023 <학교도서관저널> 9월호에 수록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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