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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사 수원 대평중학교 독서토론 모임 - 함께 읽는 즐거움, 함께 자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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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7 22:15 조회 12,63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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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KBS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책 읽는 대한민국, 읽기 혁명-2부 읽지 못하는 시대>를 우연히 시청한 후 독서모임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토론에 대한 전문적인 연수도 받은 터라 독서와 토론을 접목하는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았다. 7월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시작하여 여러 가지 시행착오 끝에 수정할 사항과 새롭게 정비해야 할 부분을 정리하며 2010년부터 본격적인 독서토론 모임을 진행했다.

책 읽고 토론할 사람, 여기여기 모여라!
책을 읽는 선행 작업이 있어야 하는 모임이기에 철저히 희망자 우선으로 모집하여 본인이 희망하는 요일별로 조직했다. 그리고 책을 읽고 토론하기 쉽도록 한 모임의 인원을 10명 내외로 조정했다. 또한 아침 독서시간에 학급 자리를 비우고 도서실에 모여야 하기에 학급별로 같은 요일로 배치했다.

모둠 이름은 요일별로 아이들의 의지와 희망을 담아 직접 정했다. 예를 들어 월요일 독서토론 모임 이름은 ‘월요일의 사람들’인데,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날, 주인공 미치가 모리 교수를 화요일마다 찾아가 인생 강의를 듣던 장면에서 ‘우리는 화요일의 사람들이군요’라고 말한 대목에서 따 온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세운 독서토론 운영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반드시 책을 읽어온다.
2. 메모하며 읽는다.
3. 토론거리를 생각하며 읽는다.

독 서 토 론 으 로 아침을 깨우다
요일별로 조직된 모둠이 오전 8시~9시까지 도서실에서 모임을 갖는다. 우리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아침독서시간(8시 30분~8시 50분)과 겹치기에 각 반 담임선생님의 양해를 구하고, 독서모임을 핑계로 지각하지 않도록 출결사항을 철저히 관리한다. 동아리 구성을 학교에 보고하여 허락을 받아 진행함으로 학년 말에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며, 3회 이상 무단결석 시는 제명한다. 1년 단위로 모집하여 학기 중에만 계속하며, 방학 중에는 독서교실 형태로 새롭게 조직하고 방학 모임은 별도로 운영한다.

두 권을 읽으니 토론거리도 두 배
본격적인 독서토론에 앞서 토론에 대한 이론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독서토론에 흥미가 있어 모인 아이들이지만 토론 경험은 전혀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익히 알고 있는 독서의 중요성보다는 토론을 해야 하는 이유와 토론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이론공부를 시작했다. 먼저 토론과 토의가 어떻게 다른지 학습하고, 토론의 여러 가지 방법과 기법을 익혔다. 토론의 기초인 ‘6단 논법’을 활용하여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도록 글을 작성했으며, 단편소설을 선정하여 현장에서 읽고 찬성, 반대로 나누어서 자기 팀에 대한 옹호와 상대팀의 반박을 펼치며 실제 토론 연습을 해보았다.



본격적인 독서토론에서는 같은 주제의 책을 두 권 선정하여 읽는 ‘겹쳐 읽기’의 형태로 진행한다. 같은 주제를 같은 시선으로 쓴 우리나라 책과 외국 책을 선정하거나, 같은 주제를 대조적인 관점에서 쓴 책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선정된 두 권의 책을 2차시에 나누어 읽고 매 차시마다 자유토론을 한다. 자기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발표하는 토론 광장을 연다. 3차시에는 앞서 읽은 두 권의 책에서 선정한 안건으로 실제 독서토론을 벌인다. 토론 인원이 정해져 있는 관계로 토론팀에 속하지않은 학생은 심사위원이 된다. ‘토론 흐름표’를 꼼꼼히 작성하여 토론의 승패를 가르는 일을 맡는다. 공정한 심사와 적절한 심사평을 준비하기 위해 토론을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날카롭다. 다음 기회에 토론팀에서 토론을 할 때 심사위원이었던 경험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측면도 있다. 이러한 형태를 1텀으로 하여 한 학기에 3텀을 운영한다.

책을 읽으면서 학교에서 배부한 ‘개인독서장’을 작성하거나 별도로 만든 활동지를 이용하여 함께 나눌 이야기와 토론거리를 정리하면서 읽어온다. 이렇게 작성한 개인독서장 또는 활동지는 도서관 도장을 찍어 독서인증제 자료로 인정해 준다.

방학 중에는 신청을 별도로 받아 매주 요일별로 모임을 조직하여 독서교실 형태의 독서토론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학기 중 독서토론 방식은 유지하되 방학의 여유 있는 시간을 이용하여 체험 위주의 독서활동으로 연결하려 한다. 이는 논리적인 토론에 국한되어 자칫 머리로만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며, 정서적, 체험적 활동을 하여 가슴으로 느끼는 독서활동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원작과 비교하여 영화 감상’, ‘문학 작품을 연극으로 꾸며보기’, ‘책 속 내용으로 실험 해보기’, ‘등장인물이 되어 기자회견 해보기’ 등이다. 그리고 좀 더 체계적인 토론을 위해 ‘스피치 자격증반’도 개설하여 보다 나은 독서토론을 꿈꾸는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왼쪽. 『십시일반』을 읽고 본문에 나타난 사회 부조리 중 하나를 골라 문제점과 해결점을 제시하는 모습
가운데.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를 읽고 폰더 씨가 만난 일곱사람을 정리하며 그들이 전해준 메시지가 우리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또한 그 메시지의 오류를 찾아 딴죽 걸기도 병행함
오른쪽. 3학년들의 자유토론하는 모습. 팽팽한 긴장감인지 토론에 대한 쑥스러움인지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아 이 들 은 더딜지라도 분명 자라고 있다
독서토론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책 제목이나 책 표지에도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아이들과 책 이야기를 하며 토론하니 더 친해지는 느낌이에요.”
“같은 책을 읽었는데도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이젠 책을 읽으며 단순히 재미있다, 없다를 벗어나 꼼꼼히 읽으려고 노력해요.”

물론 긍정적인 견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학과공부에 쫓겨 책을 미처 읽어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고, 자유토론 시간에 듣기만 하려는 자세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이 있듯 이제 한 발짝 땠으니 천천히 조급하지 않게 나아가려 한다.



엄 마 도 책으로 수다를 풀다
학생 독서토론 모임의 영감을 준 KBS 다큐멘터리에서 독서가 생활화된 핀란드 국민들의 습관에 매료됐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삼삼오오 독서모임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에서 ‘인구가 적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엘리트로 만들어야 한다’는 총리의 말을 실감했다. 우리나라 엄마들이 모여 나누는 수다의 형태가 비교되어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독서문화가 만들어져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책을 읽고 우리의 삶을 수다로 풀어내자’ 라는 의미에서 ‘수다북클럽’이라는 명칭 아래 뜻있는 학부모들이 모였다. 가정통신문을 발송하여 희망자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함께 모일 수 있는 요일을 조사하여 가장 많은 인원이 원한 목요일(격주)로 정했다. 그래서 격주 목요일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 책으로 풀어내는 수다는 계속되고 있다.

성인도서와 청소년도서를 번갈아 읽으며 자유롭게 느낌과 생각을 수다로 풀어낸다. 성인독서 토론은 학부모들 자신이 독서치료의 효과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청소년도서는 요즘 청소년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며 자녀와의 대화에 물꼬를 터주는 기회도 된다. 그리고 가정에서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레 책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고백도 들었다.

청소년도서 선정을 사서가 맡고, 성인도서는 회원들이 번갈아가며 지정하고 있다. 비교적 시간의 제약이 덜한 방학 때는 영화로 만들어진 책을 읽어와 도서실에서 그 영화를 함께 본 후 식사를 하며 책과 영화를 비교하는 자유토론을 벌인다. 또한 그림과 관련된 책을 읽고 미술관에 함께 다녀오기도 하고, 앞으로는 음악 관련 도서를 읽고 음악회도 다녀오고 연극관람도 하며 새로운 문화의 개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계절이 바뀌는 분기의 시작 날에는 ‘주제어로 읽기’를 시도한다. ‘주제어로 읽기’란 제시된 주제어에 맞게 각자 책을 선정하여 읽어온 후 그 책에 대한 소개와 자기의 느낌을 발표하는 것이다. 덕분에 참여한 인원 수만큼 책을 읽은 효과를 볼 수도 있고, 주제어에 적합한 책을 선정하기 위해 창의적인 고민을 하는 것이 행복했다. 지난봄에 채택한 주제어는 ‘노란색’인데 이 노란색은 표지 색깔일 수도 있고, 주인공이 겪은 중요한 사건의 이미지일 수도 있고, 책 전체적인 내용의 분위기일 수도 있다. 이날 소개된 책은 『책, 못 읽는 남자』, 『천 개의 찬란한 태양』,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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