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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3 17:13 조회 5,3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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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한 어린 시절…
어릴 적 동화책과 위인전으로 시작한 책과의 만남은 즐거운 기억들을 남겨준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는 아무래도 학업에 더 많은 신경을 쓰다 보니 책을 가까이 하기보다는
수학문제 한 문제를 더 풀고, 영어 단어를 하나 더 외우는 데 내가 가진 시간을 소모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역시 전공 관련 지식을 얻기 위해 관련 도서를 주로
가까이 하게 되었고, 때때로 정다운 시집을 통해서 삭막해져 가는 마음을 달래곤 했다.

지금도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은 학창생활 시절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만났기 때
문일 것이다. 한참 분망했던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접한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
웅」을 읽게 되었는데, 그 속에 그려져 있는 자화상을 공감했던 기억이 있다. 이 작품 하나가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해마다 구입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이렇게 나의 서재를 처음으로 장식했던 그 수상집은 이제 다른 책에게 자리를 내주었지
만, 그 당시 다 읽지는 못했지만, 내 서재의 훌륭한 ‘장식품’으로 배부름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그것이 내게 있어서는 ‘책을 읽는 모임’을 할 수 있는 초석이 된 것 같다.



책과 함께 하는 모임의 시작
직장 생활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지금 돌아보면 현재 매주 금요일 진행하는 독서모임이
직장 생활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한 것 같다. 입사 후 한 부서에서 7년 동안 매우 바삐 살다
다른 부서로 이동을 하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이렇게 책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분들을 만나,
‘모임의 이름’은 없지만 꾸준히 책 읽기를 하고 있다.

직장 생활 7년차, 2006년 무더운 여름날, 검색을 통해 작성한 풍성한 목록을 들고 도서관
개관 시간에 맞춰 도서관 산책을 갔다. 도서관의 책들은 주인을 기다리듯 각자 자기의 자리
를 지키고 있다. 과거의 생활을 벗어나 책을 벗하고 싶어 도서관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출
근하여 전날 기재한 풍성한 목록을 들고 도서관 산책을 나섰다.

도서관에 가면 항상 내가 빌리고자 했던 책보다 더 많은 책을 대출하게 된다. 전에는 카
드 목록을 가지고 책을 찾았었는데 이제는 컴퓨터 검색만으로 다양한 책을 만나볼 수 있다.
비슷한 주제어로 책들이 분류된 도서관을 산책하다 보면 낡은 책 속 과거의 향기를 느낄 수
도 있고, 때론 우연찮게 내가 대출하려는 책 외에 더 좋은, 보물 같은 책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책을 찾던 중 우연히 동문회 국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국장님이 “어, 권선생 어쩐
일이에요?” 물으셨고, 이제 책을 좀 가까이 하려고 한다고 답변을 드렸다. 그랬더니 “그렇
지 않아도 몇 분이 독서모임을 하려 하는데 같이 하지 않을래요?” 하시질 않나. 주저없이 답
했다. “예!”

그리고, 몇 주 지나지 않아 국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곧 첫 모임을 하려 한다면서 ‘금’
요일에 시간이 되냐 물으셨고, 매주 ‘금’ 아침 7시 30분부터 모임을 갖기로 했다며 오라고 하
셨다. 첫 모임의 시작은 동문회 국장님, 법인 팀장님 등 다섯 명. 2006년은 나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분들과 책을 만나게 되는 시작이었다.



무슨 책을 읽을까요?
독서모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책을 선정하는 일. 총무를 맡게 된나는 매번 책 선정을 위한 후보군을
뽑아야 했다. 그 책들을 모임의 선생님들에게 전하고 비록 다섯 명이지만 투표를 통해 책을 선정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아는 만큼의 책만 추천하게 되고, 자기계발서 쪽 비슷한 유형의 책들이
선정도서 후보군의 중심축이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한 분이 각자 돌아가면서 책을 선정하면 좋을 것같다는 의견을 냈고, 우리 모두는
거기에 동의했다. 그렇게 되니 한 분야에 집중되던 것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드러냈다. 독서모임
선생님들의 전공을 보면 국문, 철학, 정외, 경영, 문헌정보 등 다양한 영역을 공부한 분들이 모여
있다. 각자 자기 분야와 관심 분야에 대한 책선정을 통해 읽기와 토론을 반복해 갔다.

역시 하나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모여 이야기하는 것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통
로를 열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도 다른 시각이 존재할 거라는 생각을
막연히 할 뿐이었지, 책에 관한 토론이나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기회의 장조차 없었던
곳에 열린 광장이 마련된 것이다. 함께 나누며 고민하고 얘기하고…… 역시 나눔의 기쁨은
나를 더욱 들뜨게 만들었다.

격주로 만나는 새로운 세상
2주에 책 한 권을 목표로 하여 시작한 책 읽기는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다들 바쁜 부서에
서 업무에 바쁘고, 독서모임의 책 말고 개인적으로 읽고 싶은 책도 있으니, 때론 매주 한 권
이상의 책을 읽게 되기도 한다. 모임의 성격상 대체적으로 2주에 한 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
기 때문에 때로 어떤 책들은 책장의 장식품으로 전락하는 일도 생긴다. 그런데도 이렇게 꾸
준히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즐기고 싶어서다.

아침 간식과 커피, 그리고 책을 통해 한 시간이 넘는 나눔터는 계속된다. 항상 제일 많은
독서량을 자랑하시는 국장님. 국장님은 정말 대단하다. 매번 우리보다 먼저 책을 다 읽고 후
반부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신다. 박식하시고, 예전의 기자 경험이 있어 그런지 알지 못하던
비하인드 스토리도 많이 듣게 된다. 책뿐만 아니라 항상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신팀장
님. 팀장님은 무엇보다 따뜻한 가슴으로 이야기를 받아주고 온화하게 모임을 풀어가신다.
특히나 굶주림에 지친 배를 채워주는 간식을 챙겨주신다.

약간은 독특한 사고를 갖고 있는 박팀장님. 팀장님은 철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참으로 철
학적이다. 아직은 내가 많이 부족해 팀장님이 하는 말씀을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팀장님 덕
에 다양한 철학 지식을 배울 수 있는 독특한 책들이 선정된다. 또 권팀장님과 박팀장님, 그
리고 박선생님, 도서관의 김선생님 모두 우리 독서모임을 아끼고 사랑한다. 생각의 나눔 속
에서 친밀해진 분들이다.



암기하는’ 경제학에서 ‘이해하는’ 경제학으로
독서모임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 아마도 이 한 권으로 6주를 해서 그런지 더
더욱 기억에 남는다. 다른 독서모임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경제학의 고전 『맨큐의 경제
학』이다. 대학교 1학년 때 강의실에서 듣던 경제학원론을 2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다
시 읽게 되니 정말 꿈만 같았다. 그때는 그렇게도 싫었던 경제학원론. 겨우 C학점으로 마무
리했던 과목이다.

이 책을 읽게 되면서도 경제학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는데, 강의
실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이야기를 나눠가며 천천히 부담
없이 읽으니 그 내용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우리가 경제학도가 되기 위해 읽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부담도 없었고 마음 편히 책을 대하니 오히려 이해의 폭이 깊어진
것 같다.

뒤로 갈수록 여전히 어려운 용어와 이론 등이 있어서 좀 버겁긴 했지만, 그래도 ‘원론’을
통해 저 밑바닥에 가라앉았던 지식의 뿌리를 찾았다. 수학적 풀이가 아닌 현상을 이해하고,
다시 학생이 된 듯한 공부 시간이 됐던 6주로 기억된다.



웃음을 준 책들
책을 보며 때론 울고 웃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런데 독서를 하며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웃음 지을 수 있는 일이 더 드문 것 같다. 그러다 오쿠다 히데오를
만나게 된 것은 단순히 웃기기 위한 유머가 아닌, ‘행복 바이러스’가 넘치는 책
과의 만남이었다. 우리 독서모임에서 유일하게 한 작가 두 작품일 것이다. 『공
중그네』와 『오 해피데이』, 정말 시간이 짧고 진정 행복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독서모임 중 가장 즐겁게, 각자 가지고 있던 재미난 에피소드를 얘기할 수 있
는 시간도 갖게 되었다.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통해 세상을 풍자하고 사회적 제
도와 억눌림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웃을 수밖에 없는 책. 행복 바이러스가 온몸
을 휘감아 버리는, 참으로 웃음을 많이 만들어준 청량제였다.

책과 함께 하는 여행
비록 독서모임의 이름은 없지만, 그 이름 없음이 오히려 더 자유롭고 편안함을 준다.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제목이 ‘무제’이다. 비록 작가가 아무 이름도 짓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곳에서 더 많은 것을 찾으려 하는 것이 관람자의 몫일 터. 뜨거운 여름과 차가운 겨울을 네
번이나 보낸 우리 독서여행은 다른 경유지를 찾아 책과의 여행을 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여행을 하고 싶어진다. 책에 나오는 곳으로 찾아가 작가의 마음과 그 글
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어진다. 지금은 비록 시간이라는 제약 때문에 아침 이른 시
간 작은 사무실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공유하지만 그 다음은 함께 떠나는 여행을 계획
해 본다.

항상 많은 도움과 좋은 얘기를 들려주는, 함께 독서여행을 하는 팀장님과 선생님들에게
감사 드린다. 삶을 풍성하게 하기보다는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출발점을 가지게 한 서강대
학교의 한 독서모임은 더 아름답고 다양한 경유지를 통해 끝없는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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