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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풋수다]더불어 사는 너에 대한 이야기야
<학교도서관저널 , 2018년 01+02월호> 18-01-09 09:57
조회 : 588  


진짜 이별과 마주하기
4년을 함께 보낸 고양이가 있다. 라온이를 처음 만났던 때는 여름의 초입이었다. 따뜻했던 날씨와, 그보다 더 뜨거운, 두 손에 살짝 넘치게 들어오는 어린 고양이. 라온이를 처음 품에 안고 집에 들어오는 날 언제까지고 사랑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라온이가 함께 살게 된 이후로 우리 가족의 생활이 바뀌었다. 화장실 변기 물을 마시지 못하게 변기 뚜껑을 항상 닫아놓아야 했고, 욕조에서 볼 일을 보는 라온이를 위해 화장실 문은 항상 열어두어야 했다. 끈이란 끈은 다 씹어 삼키는 버릇 때문에 옷들을 언제나 바로 개어 옷장에 넣어두어야 했다. 무엇보다 외출 후 돌아오는 사람을 가장 먼저 반기며 끈질기게 따라와 안아달라고 보채는 라온이 때문에, 가족들이 집에 돌아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라온이를 안고 쓰다듬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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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이는 크고 작은 사고를 많이 치기도 했다. 툭하면 내 팔뚝을 물고 할퀴어서 아직도 흉이 남아 있고, 한번은 싱크대 위에 올라갔다가 가스레인지 불에 눈썹을 그을리기도 했다. 라온이가 사고를 칠 때마다 ‘다시 돌려보내겠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진심이 아닌 줄을 알면서도 밤마다 이불 속에서 울기도 했다.
라온이와의 약속은 끝내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라온이는 다른 집에 입양을 가게 되었다. 내 손으로 직접 안고 있던 라온이를 새 주인 되실 분에게 안겨드렸는데, 울음이 터질 뻔한 것을 힘겹게 참았다. 그 자리에 오래 있을수록 마음만 미어져 급하게 자리를 떴다. 헤어지고 나니까 내 팔뚝을 물었다는 이유로 엉덩이를 소리 나게 때렸던 기억만 남아서, 계속 미안하고 슬퍼졌다.
얼마 전에 라온이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식구가 셋이 되었고, 잘 지낸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없어도 잘 지내는 것 같아 살짝 괘씸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잘 다행이다 싶었다. 언젠가 어머니께서 라온이를 보러 가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셨지만, 괜히 얼굴을 보면 슬플 것 같아 그럴 필요 없다고 말씀드렸다. 나는 지금도 그 대답을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 내가 노력해야할 것은 라온이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굳이 떠올리려 하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는 기억들로 만드는 일이다. 이 일이 다 되고 나면 진짜 이별인 것이다. 라온이를 비롯한 모든 길 위의 고양이들이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수빈 삼척여고 3학년
 
 
 
조금은 남다른 나의 가족
우리 집에는 아주 작은 식구들이 있다. 종도, 생김새도, 생각하는 방식도 정말 많이 다르지만, 이들이 나의 가족이라는 것에 이견은 없다. 사진 중 털이 짧고 기가 세게 생긴 삼색고양이가 첫째 ‘양’이다. 양이를 처음 만난 것은 4년 전 가을인데, 신문지가 깔린 작은 박스 안에서 울렁이던 청회색의 눈(새끼 고양이의 눈은 모두 청회색을 띤다. 성묘가 되며 종마다
의 빛깔로 바뀐다.), 아기의 몸에서 나는 미세한 파우더 향, 쭈뼛쭈뼛 선 솜털 따위의 것들이 아직도 선연하다. 이제는 한참 자라 곧잘 뻗대고 화도 내지만, 한결같이 예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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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래 털이 길고 양쪽 눈 색이 다른 하얀 고양이가 ‘설’이다. 그 색이 꼭 눈처럼 하얘서 붙여준 이름이다. 지인 분께 직접 분양 받아온 양이와는 달리, 설이는 펫샵에서 구입하는 형식으로 만나게 된 아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 값으로 한 생명을 ‘샀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어느 날 불쑥 설이를 데리고 온 엄마께선 쇼윈도 너머의 설이가 구해 달라 말하는 것 같았다고 하셨다. 펫샵에서 오랜 기간 있었던 듯, 어린 설이는 잔뜩 날이 서 있었다. 작은 기침 소리에도 어디론가 숨어버리는 일이 다반사였고, 먼저 들어와있던 양이에게도 흥미를 보이는 기미가 없었다. 덕분에 설이와 유대감을 형성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이름을 부르면 어디선가 쫑쫑 달려오는 일명 ‘개냥이’가 되었지만, 택배가 오거나 낯선 사람이 집에 들어오면 종종 어렸을 적처럼 잔뜩 겁을 먹는다. 설이의 그런 습관과도 같은 부분들을 볼 때마다 나는 꼭 가슴 어딘가가 먹먹해지고 만다. 우리가 설이를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다른 누구도 설이를 데려가지 않았다면, 지금쯤 설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앞이 아득해진다.
양이와 설이는 고양이다. 어쩌면 나와 내 동생, 엄마, 아빠의 이기심으로 함께 살게 된, 너무도 소중해진 나의 가족들이다. 어쩌면 양이와 설이는 좁은 우리 집에 갇혀 살면서부터 불행이 확정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부디 양이와 설이가 못 이룬 분의 애정을 전부 나에게 받아가기를. 글을 맺으며 그들의 이름을 작게 불러본다.
선세빈 부평여고 1학년
 
 
 
아프지 않기를
알콩이는 7월 1일 생으로 현재 5개월이 된 토이 푸들이고 남자이다. 처음 키우는 반려견이기도 하고 정보도 없던 터라 반려견에 관해 이것저것 찾다보니 반려견이 다리를 들고 배변 활동을 하기 전에 중성화를 해주는 게 좋다는 글을 봤다. 또 반려견이 마운팅, 즉 발정기 행동을 한다면 중성화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알콩이가 최근 마운팅을 계속하길래 발정기가 빨리 오는 것 같아 얼른 중성화를 해줘야겠다, 하고 병원에 가서 날을 잡고 중성화 수술을 했는데 수술 과정
이 많이 힘들고 아팠는지 집에 와서도 기운도 없고 밥도 못먹고 힘들어 하는 걸 보고 중성화를 괜히 시켰나 하는 생각
이 들었다. 반려견을 위한 거라지만 진정 위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음식을 찾아보니
북어국을 먹으면 괜찮아진다는 글을 보고 북어국을 주었다. 먹고 다시 활발해진 알콩이를 보고 고마웠고 다시 괜찮아진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김유빈 부평여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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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달 이야기
난 우주를 좋아하는데, 그런 나에게 샛별처럼 다가왔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인 별이는 2016년 12월 17일에 데려온 화이트 바이올렛 눈테모란앵무다. 별이는 처음엔 얌전하고 부끄럼만 타는 줄 알았는데, 활발하고 다혈질이다. 한 번 꽉 물면 손가락에 구멍을 낼 정도로 세게 문다. 무는 모습도 사랑스러워서 그냥 물려주기도 하지만 눈물나게 아프다. 그래서 두 동생들은 심심하면 물어대는 별이를 무서워한다.
또한 별이는 무엇이든 먹어보려고, 물어뜯어보려고 했다. 내가 과자를 먹고 있을 때면 살금살금 다가와 과자 한 조각을 먹어보려할 때면, 나는 깜짝 놀라 과자와 별이를 멀리 떼어놓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내가 컴퓨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면 별이도 조용하게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별이가 뭘 하고 있나, 하고 살짝 살펴보면 십중팔구는 내 이어폰을 물어뜯고 있다. 그렇게 해서 망가진 내 이어폰이 무려 3개다. 별이한테 화내고 싶었지만 무슨 일 있었냐는 귀여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면 할 말이 쏙 들어가 버리고 뽀뽀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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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새 가족을 맞았다. 달이는 ‘오렌지 페이스 그린’이란 비눈테 모란앵무이다. 지금은 온 털이 짙은 녹색인데, 클수록 얼굴 부분이 동그랗게 오렌지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그 점이 차오르는 보름달 같아 달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게 됐다.
달이는 정말 겁이 많았다.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너무 무서웠는지 쇼파 밑으로 후다닥 들어갔는데 겨
우 구출했다. 달이는 내 손에 있을 때도 떨었다. 그래서 쿠션 위에 올렸는데, 거기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먹이를 손에 올려 주었더니 잘 먹었다. 안심이 됐다. 눈테모란앵무인 별이와 다르게 비눈테 모란앵무인 달이는 잘 물지 않고 성격이 순했다. 별이가 달이의 발을 꼭 물어도 달이는 도망치기만 했다. 별이도 달이를 예뻐해 주면 참 좋을 텐데, 아직은 서로 낯선가 보다. 달이는 베란다에서 해와 풍경 보는 걸 참 좋아한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베란다와 빨래건조대에 앉혔더니,
꾸벅꾸벅 졸면서 일광욕을 제대로 했다. 귀엽다. 김인진 부평여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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