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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만난 작가]이현 작가와의 만남
<학교도서관저널 , 2017년 11월호> 17-11-01 11:16
조회 :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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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아요, 신비한 모험 이야기!
언제부터 꿈이 작가였어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어요. 그땐 창원에서 살았는데, 서울에서 전학 온 친구가 “얘들한테 물어보니까 네가 책을 제일 많이 읽었다고 하던데 요즘 무슨 책 읽니?”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이후로 친구랑 친해졌어요. 그 친구는 성숙한 편이라서 저는 처음 들어본 『폭풍의 언덕』, 『테스』와 같은 소설을 많이 읽었어요. 저는 주로 동화를 읽었는데, 그 친구와 책을 교환해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곤 했어요. 6학년 1학기가 끝난 뒤 친구는 서울로 돌아갔어요. 저희는 헤어지면서 “나중에 우리가 어른이 되면 작가가 돼서 꼭 다시 만나자.”라고 약속했어요. 그때부터 작가가 꿈이었어요.
친구는 다시 만나셨어요?
그 친구랑 연락이 안 돼요. 여러분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방송에 신청을 하면 옛날 친구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었거든요. 그런 게 있으면 헤어진 친구를 꼭 찾아보고 싶어요. (웃음)
어릴 때는 어떤 책들을 읽으셨어요?
평범한 이야기보다는 신비한 이야기들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읽었던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주인공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고 탈출하는 과정들이 되게 신기했거든요. 달타냥이 나오는 『삼총사』도 좋아했고 지금은 『세라 이야기』로 번역되어 나오는 『소공녀』도 좋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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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서 쓰신 『나는 비단길로 간다』, 『푸른 사자 와니니』, 『플레이 볼』을 읽으면 이야기가 다양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매번 다르게 동화를 쓰시는 이유가 있나요?
사람들이 제게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로 동화를 쓰시네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느껴지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는 제가 어린이들이 매일 비슷비슷한 이야기만 읽으면 질릴 것 같아서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둘째는 제가 오래 집중하거나 끈기 있게 공부하는 편이 아니어서 그래요. 저는 로봇에 대해 공부하다가 흥미를 잃으면 그 다음으로 역사를 공부하는 것과 같이 관심 영역이 계속 바뀌는 편이에요. 어떻게 보면 저의 단점일 수 있는데, 여러 가지 호기심이 꾸준하게 일어나기에 좀 더 다양하게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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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 용마의 아이들의 여정을 그린 장편 동화
우리 전통 신화 속에 나오는 저승을 중심으로 『일곱 개의 화살』을 쓰신 까닭은 무엇인가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을 비롯해 마녀 이야기나 인어공주 이야기가 재미있긴 하지만,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은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한국 사람인 제가 그런 소재를 가져다 판타지 이야기를 쓰면, 금발 가발을 쓴 것처럼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재밌어 할 만한 아이디어를 한국 신화에서 가져와서 이야기를 쓰게 되었어요.
세 명의 주인공 가운데 마라는 자현왕을 향해 활을 쏠 만큼 용기가 있고, 이도 왕자는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고 느껴졌어요. 작가님께서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꼽는다면요?
구미호 ‘강’이요! 대개 구미호는 여자이고 사람의 간을 빼먹고 산다고 알고 있는데, 이를 새롭게 그려 보고 싶어서 대부분 사람들이 떠올리는 구미호 이미지를 정반대로 표현해 봤어요. 구미호 ‘강’이 남자이고 이슬만 먹고 사는 것처럼요! 도깨비는 너무 아저씨 같고 저승사자는 약간 으스스한데, 무섭지만 뭔가 예쁘고 힘도 있게 느껴지는 인물이 바로 구미호가 아닐까 싶었어요. 구미호는 요즘 어린이들이 많이 쓰는 말로 ‘포스’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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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벌레’ 등 선과 악을 뜻하는 단어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런 소재는 어떻게 쓰게 되었나요?
‘검벌레’라는 단어는 제가 지은 말이지만, 이야기는 우리 신화에도 있어요. 옛날에 수명장자라는 사악한 사람이 있었는데 하늘에서 옥황상제가 내려와서 수명장자를 처단한 뒤에 갈기갈기 찢어서 사방으로 뿌렸더니 벌레가 됐어요. 그게 오늘날 우리를 귀찮게 하는 온갖 해충이라고 해요. 비슷한 예를 들어보면, 여러분 학급에서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를 공론화하고, 잘못한 아이가 사과도 한다면 다시는 왕따가 생기지 않을까요? 안타깝게도 세상의 나쁜 일은 노력해서 없애도 또 생겨나기도 해요. 대개 이야기 속에서 악한 캐릭터들은 엄청 크고 힘이 센 이미지로 그려지지만, 실제로 보통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는 이유는 큰 체구와 강한 힘 때문이 아니에요. 우리가 큰 괴물이 되어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보통 사람도 나쁜 마음이 들면 나쁜 일을 할 수 있어요.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런 생각으로 이야기를 썼어요.
 
 
글과 그림이 애니메이션 같아서 재밌어요! 만화로 만들 계획이 있나요?
만화 영화로 나온다면 저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 바로 계획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나중에 그렇게 할 수 있으면 기쁠 것 같아요.

초반에 여자 주인공 ‘마라’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작가님의 다른 작품에도 유독 여자 주인공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작가 중에서도 여자 작가가 더 많고 사서선생님들도 여자 선생님들이 더 많아요. 하지만 동화를 읽어 보면 대부분 주인공이 남자예요. 그래서 저는 여자아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출간되는 동화들 가운데 여자아이가 주인공인 이야기는 대부분 우정이나 첫사랑, 엄마 이야기를 다룬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런 이야기 대신 모험을 떠나거나 추리를 하는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를 쓰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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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느껴져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면
『일곱 개의 화살』에는 우리나라 신화에 나오는 생소한 단어들이 나와서 저희들이 이야기를 낯설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고 하는 어른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야기를 읽은 뒤에 “누구는 이렇게 읽었는데 내가 이렇게 읽는 게 맞나?” 하고 고민하기보다는 스스로 이야기를 어떻게 느꼈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대개 어린이들은 책을 읽다가 재미가 없거나 어려운 부분들은 ‘점프’하고 읽어요. ‘그런가 보다’, ‘뭔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은 살았구나’라고 하면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요. 어른들도 마찬가지예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같은 책을 읽을 때, 신학적인 논쟁 이야기가 나오면 ‘점프’하고 읽곤 하지요. 그래서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동화는 통째로 이해해야 해.”라고 가르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야기가 재밌으면, 모르는 부분은 ‘점프’해서 읽기도 하고 어떤 장면은 아예 기억에 남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저는 그런 가능성을 가지고 글을 쓰려고 해요.
판타지 소설이나 동화를 재밌는 이야깃거리로만 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읽을 때 고민이 될 때가 있는데 어떡해야 하나요?
이건 어린이들의 의견이 더 궁금해요. 여러분은 판타지의 어떤 점이 재미있나요?
이야기가 길고 복잡해요. 우리 일상에 없는 사건 사고가 많이 나와서 마음에 들어요. 판타지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맞아요. (웃음) 실제로 어린이들에게 “다음에 어떤 동화가 나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물어보면 사랑 이야기, 판타지 이야기를 가장 많이 말해요. 낯선 세계를 보여 주는 판타지는 어린이 독자들이 정말 좋아하는 장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어린이문학 안에서 어른들이 자꾸 특정한 틀을 강제하는 것 같아요. “그것만 하면 되겠어! 공부가 되는 걸 읽어야지!” 하고 말예요. 그런 태도는 옳지 않아요. 어린이문학이 다른 장르와 차별되는 특성 중 하나는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다른 이야기들보다 더 많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어린이문학에서 판타지 동화와 소설을 좀 더 많이, 적극적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린이에게 좋은 판타지 동화란 무엇인가요?
어린이들은 열 권짜리나 스무 권짜리 긴 책도 보고 복잡한 이야기들도 잘 읽어요. 그런데 판타지 동화들을 살펴보면 어린이 독자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온갖 복잡한 SF 판타지물, 만화, 영화, 웹툰을 읽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되게 단순한 판타지 동화를 건네주면서 “네가 지금 보는 만화나 웹툰보다 이게 더 깊이 있어. 이걸 읽어.”라고 말하는 건 무리한 요구이지 않을까요? ‘어린이 독자니까 이렇게 쉬운 이야기를 좋아할거야.’ 하고 안주하기보다는 판타지 동화가 좀 더 어려운 과제에 많이 도전해야 할 것 같아요. 실제 어린이들이 보는 판타지 소설의 크기와 스펙터클에 걸맞을 정도의 재미를 어린이에게 보여 줘야 “그거 말고 이거 읽어 보세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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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서 주변을 둘러보는 마음이 돈독해지길
작가님이 쓴 이야기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작품마다 애정을 갖고 있지만 『플레이 볼』을 무척 좋아해요. (웃음) 저는 주인공 동구와 비슷한 편이어서 동구의 마음을 잘 알아 좋아하기도 하고, 제 고향이 창원이기도 하거든요. 여러분이 읽는 동화를 살펴보면 도시의 배경이 대부분 서울이지요? 그래서 저는 창원 어린이의 입장에서 살짝 불만이었어요. ‘전국에 어린이들이 고르게 있는데, 왜 맨날 서울을 중심 배경으로 해서 이야기를 쓸까?’ 싶었거든요. 그래서 꼭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플레이 볼』을 보면 아이들이 다 사투리를 쓰잖아요. 고향 말로 대사 쓰는 것이 재밌어서 쓰는 내내 즐거웠어요. 그리고 『일곱 개의 화살』은 제가 독자로서 제일 좋아하는 장르가 판타지기에 시작해 본 이야기인 데다가, 앞으로 더욱 고민할 장르의 동화이기에 더욱 애착이 가요.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쓰실 거예요?
고민 중인 이야기가 세 가지 있어요. 첫 번째로 『일곱 개의 화살』에 나오는 아기 과하마(키가 몹시 작은 말) ‘우레’가 다른 세계로 가잖아요. 우레가 건너간 다른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이고, 용마의 아이들이 그곳에 있는 이야기를 써 볼까 염두에 두고 있어요. 추리 동화를 써 볼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고요. 우주선을 타고 석 달 정도를 날아서 화성까지 가야 하는데, 우주선에서 사건이 벌어져 그걸 추적하는 이야기도 써 볼까 해요. 이 세 가지 이야기 중에서 한 이야기를
이번 겨울에 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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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을 위한 『내가 하고 싶은 일, 작가』도 쓰셨는데, 작가가 꿈인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일단은 “재미있는 일이에요!”라고 말하고 싶어요. 여러분 주변에 직장 다니는 어른들이 “로또만 되면 다 때려 칠 거야! 사표 낼 거야!”라고하는 얘기 혹시 못 들어 봤어요? 제가 아는 작가들 중에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작가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 마음을 알아야 해요. 늘 주변 사람, 동물, 식물 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면 나중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책을 통해 저희들에게 전하고 싶은 바람을 들려주세요~
어린이들이 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궁금해서 못 덮겠어!” 하고 말예요. 그 다음으로는, 재미있게 읽으면서 나하고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느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일곱 개의 화살』에서 마라의 마음이라든가, 『악당의 무게』에 나오는 악당의 마음을 느껴보는 거죠. 여러분들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과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고 느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하셨을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역사를 공부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걸 넘어서 이야기해 본다면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어요! 저는 정말 지구 밖으로 나가보고 싶거든요.
 
그러면 저희가 작가님 책을 못 읽을 수도 있잖아요!
에이, 제가 쓴 우주 비행사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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