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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저자] 어느 숲속 미술관에서 만난 시 그림 이야기 -이세 히데코의 미야자와 겐지 그림책 원화전 풍경
<학교도서관저널 , 2016년 06월호> 16-06-16 17:07
조회 : 5,088  


 
어느 숲속 미술관에서 만난 시 그림 이야기
이세 히데코의 미야자와 겐지 그림책 원화전 풍경
 
모리노우치 미술관을 가기 위해 나고야에서 기차를 타고 호타카역에서 내려 택시를 탔다. 호타카역에서부터 미술관까지 가는 길은 넓은 들과 야트막한 산야들이 한적하고 평온하기 그지없다. 민들레, 수선화, 제비꽃이 눈을 사로잡고, 풀숲을 헤치면 봄까치꽃, 쇠뜨기가 제 빛깔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저 멀리 설산은 겨울을 보내지 못한 채 계절의 오묘함을 보여 준다. 키가 큰 나무들이 에둘러 안고 있는 미술관은 마치 자기도 숲인 듯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박영옥 학도넷 운영위원
 
 
(사진2) 모리노우치미술관.jpg
 
이세 히데코의 미야자와 겐지 그림책 원화전
모리노우치 미술관에서 열리는 ‘이세 히데코의 미야자와 겐지 그림책원화전’과 관련 강연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일본에 왔지만 먼저 맞아 주는 것은 자연의 포근함이다. 전시 작품은 이세 히데코가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를 그림으로 그린 『바람의 마타사부로』, 『다다미동자 이야기』, 『수선월의 4일』¹, 『쏙독새의 별』이었다. 또 미야자와 겐지와 고흐에게 얻은 영감으로 그린 해바라기 그림 2점도 있다. 이외 이세 히데코의 그림책이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전시되어 이세 히데코 그림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2층으로 된 미술관 1층에는 <수선월의 4일>이, 2층에는 그 나머지 3편이 3개의 공간에 나뉘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이번 전시의 주제인 그림 2점이 전시회장 계단 정면에서 신기한 빛을 내며 걸려있다. 바로 이세 히데코가 미야자와 겐지의 장편시 「코이와이(小岩井)농장」 내용 중 파트4와 파트9를 그린 그림이다.
사카이 관장은 “이세 히데코는 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 대단한 열정을 쏟았어요. 이번 전시의 의미는 이 그림에 다 들어있다고 보면 됩니다.”라며 미와자와 겐지의 심상이 3.11 쓰나미를 체험한 이세 히데코의 깊은 생각과 만나 아름다운 그림으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카이 관장은 “이세 히데코와는 22년 전 겐지학회에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전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 미야자와 겐지가 만든 조어로 수선화가 피는 4월을 지칭한다. 이와테현에는 수선화가 4월에 핀다.
 
 (사진4) 이세 히데코6.jpg
 
‘화가와 구름의 시인과 지질학자가 본 겐지’ 주제로 열린 강연회
강연회는 모리노우치 이야기모임의 「코이와이농장」의 낭독, 이세 히데코가 미야자와 겐지의 장편시 「코이와이농장」을 그림으로 그리게 된 배경을 설명, 시인 야나기다 구니오의 ‘겐지랑 구름, 시인과 구름’ 주제 발표와 시 낭독, 지질학자인 사카이 준이치의 「코이와이농장」 시 내용 중 어려운 지질학적 용어 설명 순서로 진행됐다.
강연회는 모리노우치 이야기모임의 「코이와이농장」의 낭독, 이세 히데코가 미야자와 겐지의 장편시 「코이와이농장」을 그림으로 그리게 된 배경을 설명, 시인 야나기다 구니오의 ‘겐지랑 구름, 시인과 구름’ 주제 발표와 시 낭독, 지질학자인 사카이 준이치의 「코이와이농장」 시 내용 중 어려운 지질학적 용어 설명 순서로 진행됐다.
이세 히데코는 꾸준히 미야자와 겐지의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미야자와 겐지의 장편시 「코이와이농장」의 파트4와 파트9를 그렸다. 이세 히데코는 두 그림을 보여 주며 그리게 된 배경과 스케치 여행 중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겐지를 취재하러 코이와이농장에 몇 번을 갔는데도 갈 때마다 미아가 되었어요. 남편과 함께 이와테현의 숲속에 들어가 스케치하다 보면 날이 저물기도 하는데 어느 날은 황무지에 들어갔다가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아주 넓게 펼쳐진 곳이 나타났어요. ‘이곳이 「코이와이농장」 속 그 농장이구나.’라고 감탄을 하면서 겐지가 나를 이곳에 데려다 준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겐지는 지나가면서 본 나무, 보리, 들판을 지칭만 하고 느낌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겐지의 시어 속에 구름에, 햇살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 지는 자신의 몫이었다고. 그런 맥락에서 그림 속 나무는 3.11 쓰나미에 쓰러져 눈보라를 맞으며 견딘 해송을 사계절 동안 바라보고 그렸고, 백목련은 전작인 『아이가 웃는다』를 그릴 때 희고 순수한 생명체를 나타내기 위해 고민 끝에 떠올린 것이었다고 한다.
「코이와이농장」은 겐지의 철학과 사상과 지질학적 내용이 많아 이해하기 힘든 까닭에, 지질학자의 도움을 받으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세 히데코가 그림 파트4와 9의 그림 속 정경은 미야자와 겐지가 말한 신성한 장소 ‘derheilige punkt’²의 표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어 야나기다 구니오는 ‘겐지랑 구름, 시인과 구름’의 주제로 「바람의 마타사부로」, 「쏙독새의 별」을 낭독해 주었다. 여든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또렷한 야나기다 구니오의 목소리는 내용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가슴을 울리고 눈가가 서늘해졌다.
미야자와 겐지는 지질조사연구원이었던 만큼 이 시에 지질 관련 내용이 많아 독자들이 읽기에 어려운 편이다. 이에 지질학자인 사카이 준이치는 코이와이농장의 3억년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시에 나온 쥬라기, 폐름기, 백악기 등의 어휘를 설명해 주었다.
2)「 코이와이농장」 파트4과 파트9 그리고 der heilige punkt: 미야자와 겐지는 생전에 동화집『 주문이 많은 집』과 유일한 시집인『 봄과 수라』(1924)를 출간했는데,「 코이와이농장」은『 봄과 수라』 제1집에 수록된 591행의 장편시로 파트1에서 파트9까지 있다. 이 시는 겐지가 모리오카 정거장에서 내려 코이와이 농장에 이르는 길을 걸으며, 삼차원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세밀하게 묘사한 장편보행시라고 불린다. 파트1부터 3까지는 걸으면서 본 풍경을 시로 쓴 것이 대부분이나 이세 히데코가 그린 파트4는 심상 풍경이라기보다 겐지의 독특한 차원의 세계인 불가사의한 세계관을 빚어 낸다. 광염보살(아미타불로 태양을 가리킴)이 등장하고, 구슬목거리를 한 긴나라(緊那羅ㆍ인도의 귀신)의 어린이들이 북 치는 풍경이 나타난다. 이는 태양찬가를 노래하고, 양기를 받은 지구의 봄을 노래하는 장면이다. 파트9는 사실 불가사의한 파트로 옛날 친구, 유리아(쥬라기를 상징)와 펜페르(페름기를 상징)를 양쪽에 두고 백악기를 걸어가는 것이다. 이 현실과 환상이 만나는 곳을 der heilige punkt(신성한 장소)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제일 친한 친구는 무슨 이유에서 인지 자기 세계로 떠난다. 그 친구는 호사카 카나이로 겐지는 언제까지나, 어디까지나 친구와 같이 가기를 원했다. 겐지는 의지할 곳 없는 외로움을 견디며 자기의 길을 걷기 위해‘ 확연한 길로 방향을 바꾸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사진5) 이세 히데코,야나기다 구니오,나2.jpg
 
겐지와 함께하는 관람객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인상적이다. 모리노우치 미술관은 택시 이외는 대중교통이 없는 곳인데다 2500엔의 참가비를 내야 하는데도 백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연령이 높은 분들이 많기는 했지만, 젊은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미야자와 겐지와 이세 히데코의 평생 독자로 추억 속에 살아 있는 미야자와 겐지를 만나고, 겐지를 그린 이세 히데코의 그림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왔을 것이다.
1시에 입장하여 전시된 그림을 보는 중에 자꾸만 관람객을 보게 되었다. 이세 히데코의 책을 뒤적이는 할아버지, 안경을 벗고 몸을 숙여 자세히 들여다보는 할머니, 한 권의 책 앞에서 조용조용 이야기 나누는 사람, 그림을 한없이 바라보고 서 있는 사람, 어릴 적에 봤던 책인지 친구를 끌고 와 흥분된 어조로 말하는 사람들, 2층 작은 도서관에서 그림책에 빠져 있는 사람, 이들이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영원히 잊고 싶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관람객들은 강연을 듣는 중에도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바라보기보다 몸을 앞으로 당겨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는 열정을 보였다. 이 사람들은 모두 조용조용해서 옆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소리 없는 열정으로 느껴졌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인상적이다. 모리노우치 미술관은 택시 이외는 대중교통이 없는 곳인데다 2500엔의 참가비를 내야 하는데도 백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연령이 높은 분들이 많기는 했지만, 젊은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미야자와 겐지와 이세 히데코의 평생 독자로 추억 속에 살아 있는 미야자와 겐지를 만나고, 겐지를 그린 이세 히데코의 그림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왔을 것이다.
1시에 입장하여 전시된 그림을 보는 중에 자꾸만 관람객을 보게 되었다. 이세 히데코의 책을 뒤적이는 할아버지, 안경을 벗고 몸을 숙여 자세히 들여다보는 할머니, 한 권의 책 앞에서 조용조용 이야기 나누는 사람, 그림을 한없이 바라보고 서 있는 사람, 어릴 적에 봤던 책인지 친구를 끌고 와 흥분된 어조로 말하는 사람들, 2층 작은 도서관에서 그림책에 빠져 있는 사람, 이들이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영원히 잊고 싶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관람객들은 강연을 듣는 중에도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바라보기보다 몸을 앞으로 당겨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는 열정을 보였다. 이 사람들은 모두 조용조용해서 옆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소리 없는 열정으로 느껴졌다.
 
 그림1 이세히데코1.jpg
 
이세 히데코
도쿄예술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38살에 망막수술을 해서 한쪽 눈이 잘 안 보이게 된 후 그림을 흐릿하게 그리게 되었다고 하며, 이후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고흐와 미야자와 겐지의 연구를 필생의 일로 생각하고 있는데 에세이 『두 사람의 고흐- 고흐와 미야자와 겐지 37년의 마음의 궤적』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고흐가 시들어 가는 해바라기를 그렸듯이 겐지도 고개를 떨어뜨린 해바라기를 마치 기도 하는 사람의 무리가 겹겹이 포갠 듯한 모습이라며 단가로 노래하였다. 이세 히데코는 “두 사람이 왜 시든 해바라기에 심취하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을 지닌 채 남프랑스의 아를르, 생래미와 나가노, 홋카이도를 다니며 해바라기를 스케치하고, 시든 해바라기 연작에 도전했다. 겐지의 해바라기, 고흐의 해바라기와 그들의 삶의 흔적이 남은 곳을 다니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두 사람 인생의 깊은 슬픔과 고독을 해바라기 연작으로 표현했다.
이세 히데코는 스케치 여행에서 만남과 실제의 느낌을 중요시하는 현장주의에 충실한 작품이 많다. 『천개의 바람 천개의 첼로』는 1995년 한신 아와지 대지진으로부터 3년이 지난 1998년에 부흥지원을 위해 열렸던 ‘1000인 첼로콘서트’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천개의 바람 천개의 첼로』를 발표한 이래 오랫동안 작가의 테마는 음악, 나무, 생명이었으며, 『첼로, 노래하는 나무』로 결실을 맺었다. 2013년 7월 평소에 좋아하던 시인인 오사다 히로시의 시를 그림책으로 만든 『첫 번째 질문』을 발표하고, 2014년 3월 『상수리 나무와 자장가』(호소야 료타 지음)를 발간했다. 2015년 3월 축복받은 생명을 테마로 한 그림책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미야우치 후키코 지음)를, 2016년 2월에는 오사다 히로시(2015년 5월 타계)의 유명한 시를 그림으로 그린 『어린아이는 웃는다』를 출간했다. 동일본대지진 후에는 정기적으로 후쿠시마에서 워크숍을 통해 어린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마키의 그림일기』로 노마아동문예상, 『수선월의 4월』로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미술상,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로 고단샤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받았다.
도쿄예술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38살에 망막수술을 해서 한쪽 눈이 잘 안 보이게 된 후 그림을 흐릿하게 그리게 되었다고 하며, 이후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고흐와 미야자와 겐지의 연구를 필생의 일로 생각하고 있는데 에세이 『두 사람의 고흐- 고흐와 미야자와 겐지 37년의 마음의 궤적』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고흐가 시들어 가는 해바라기를 그렸듯이 겐지도 고개를 떨어뜨린 해바라기를 마치 기도 하는 사람의 무리가 겹겹이 포갠 듯한 모습이라며 단가로 노래하였다. 이세 히데코는 “두 사람이 왜 시든 해바라기에 심취하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을 지닌 채 남프랑스의 아를르, 생래미와 나가노, 홋카이도를 다니며 해바라기를 스케치하고, 시든 해바라기 연작에 도전했다. 겐지의 해바라기, 고흐의 해바라기와 그들의 삶의 흔적이 남은 곳을 다니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두 사람 인생의 깊은 슬픔과 고독을 해바라기 연작으로 표현했다.
이세 히데코는 스케치 여행에서 만남과 실제의 느낌을 중요시하는 현장주의에 충실한 작품이 많다. 『천개의 바람 천개의 첼로』는 1995년 한신 아와지 대지진으로부터 3년이 지난 1998년에 부흥지원을 위해 열렸던 ‘1000인 첼로콘서트’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천개의 바람 천개의 첼로』를 발표한 이래 오랫동안 작가의 테마는 음악, 나무, 생명이었으며, 『첼로, 노래하는 나무』로 결실을 맺었다. 2013년 7월 평소에 좋아하던 시인인 오사다 히로시의 시를 그림책으로 만든 『첫 번째 질문』을 발표하고, 2014년 3월 『상수리 나무와 자장가』(호소야 료타 지음)를 발간했다. 2015년 3월 축복받은 생명을 테마로 한 그림책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미야우치 후키코 지음)를, 2016년 2월에는 오사다 히로시(2015년 5월 타계)의 유명한 시를 그림으로 그린 『어린아이는 웃는다』를 출간했다. 동일본대지진 후에는 정기적으로 후쿠시마에서 워크숍을 통해 어린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마키의 그림일기』로 노마아동문예상, 『수선월의 4월』로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미술상,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로 고단샤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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