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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편집자의 수작 함께 읽는 사람들]독서동아리를 마음의 고향으로 만든 세 가지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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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3-11 23:10 조회 6,50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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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음… ‘은밀히 감겨간 생각의 실타래를…’ 시 읽은 지 20년도 더 됐어요. 아이고… ‘밖으로 풀어내긴 어쩐지 허전해서…’ 아이참 너무 쑥스럽네요. ‘차라리 입을 다문 노란 민들레…’ 휴우…”

작년 초 우리 독서동아리가 처음 시작하던 날의 모습이다. 애들 키우느라 시 한 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우리가 처음 모여 시집을 돌려 읽었던 그날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별 생각 없이 가입했다가 첫날의 충격(?)으로 다시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분도 있지만, 마음속 깊이 간직해두었던 감성이 깨어나 그날 이후 독서동아리의 골수 회원이 된 분들이 훨씬 많다. 2011년에 시작하여 2기 활동을 얼마 전에 마무리한 새내기 모임이지만, 위의 시에서처럼 ‘은밀히 감겨간 생각의 실타래’를 공감과 나눔으로 같이 풀어내며 이제는 활짝 피어났다고 자부한다. 처음에는 쑥스럽고 어색하기만 하던 모임이 이제는 회원들의 마음의 고향 같은 존재가 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독서의 재발견이다. 가정 돌보느라 멀리했던 책을 자발적 또는 의무적(?)으로 정기적으로 읽다보니 젊은 시절 느꼈던 독서의 즐거움을 다시 찾게 되었다. 또, 같은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나와 얼마나 다르고 또 같은가를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공감은 아이들과 가정에만 매달렸던 회원들이 꾹꾹 눌러왔던 세상에 대한 관심과 감성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 자기 자신의 재발견이다. 회원들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독서의 시간을 갖는 것 자체가 일상생활에 지친 마음을 치유하게 한다고 한다. 모임에서 토론을 할때에도 남편이나 아이들 이야기는 되도록 삼가는 걸 예의로 하고 있다. 토론에서 호칭은 아무개의 엄마가 아닌, “혜진!” “지영!”처럼 자신의 이름을 부르도록 한다. 독서로 인해 다시 태어난(?) 회원들은 독서 이외에도 영화, 음악, 미슬 등 다양한 문화생활에도 다시금 눈을 돌리게 되었다. 특히 우리 동아리는 매 학기를 마무리할 때 영화감상을 하는데, 가족영화에 길들여졌던 지난 몇 십 년을 벗어나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제3세계 영화 등을 주로 보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셋째, 독서교육의 재발견이다. 우리 모임은 아이들이 도서실을 사용하지 않는 오전 시간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학부모님들은 도서실의 원주인인 아이들에게 독서를 강요하기만 하고 정작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누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아 왔다. 그런데 독서 동아리를 하고 나서는 엄마가 집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아이들이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또 같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서로 공감대를 갖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모임은 2주에 한 번 학교 도서실에서 이루어진다. 발표자가 책을 한 권 추천하고, 그 책에 대한 간단한 발표와 토론을 주재한다. 발표자는 학교 홈페이지의 독서동아리 코너에 모임 후기를 올려 모임의 역사를 기록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회원 간의 못다 한 토론과 친목을 다지는 기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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