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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책으로 세상을 열다]함께, 읽었네, 즐겁게, 실컷 - 2012 춘천권역 중등학교 교사 + 학생 독서활동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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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3-11 22:59 조회 12,67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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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교사, 책 읽는 아이들의 희망되다
2012년 11월 14일 춘천 대룡중학교 시청각실, 오후 6시가 되자 늦가을 저녁 쌀쌀한 어둠을 밀어내고 어김없이 교사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학교 업무로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부리나케 퇴근하여 연수장에 모여드는 교사들. 김밥 한 줄과 차 한 잔으로 허기를 채우지만 교사들의 눈빛은 빛났다. 역사학자 박준성의 『노동자 역사 이야기』(이후, 2009)를 주제 강연으로 여덟 번째 독서아카데미의 종강식이 있는 날이었다.

마지막 열강에 이어 교사들은 한 해 동안의 참가 소감을 스스로 나누고 소통과 나눔 활동을 성실하게 실천한 교사들을 추천, ‘아름다운 연수생’을 선발하여 특별히 책 선물을 주기도 했다. 이날 제출된 설문지에서 한 교사는 “독서아카데미는 지속되어야 한다. 독서아카데미 덕분에 평소 접하기 어려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책을 읽고 강연을 들으며 저자의 삶을 통해 깊은 감명을 얻었다.”고 했다. 모든 참가자들이 한결같이 지속적인 독서아카데미 강좌를 열망하였다.

2011년, 춘천에서 60여 명의 교사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교사 독서아카데미는 2012년 춘천권역에서 100여 명, 원주권역에서 80여 명의 교사들이 참가하는 자율연수로 확산되어 5월~11월까지 주제별 월례강좌가 이어지며 꾸준히 진행되었다. 특히 춘천에서는 인근 지역인 화천, 홍천, 양구, 인제, 철원에서까지 참가한 교사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모여 독서, 생태, 환경, 철학, 예술, 경제, 역사 등 다양한 주제로 책 읽기를 하고 저자를 초청, 월례 강연을 개최하여 ‘내가 그은 밑줄’과 소감 발표, 강연과 질의응답 등으로 책 읽기의 깊이와 폭을 넓혀갔다. 카페를 개설하여 자유롭게 독후소감, 강연소감 등을 공유하며 소통과 나눔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때로는 교사 독서아카데미에 참여한 40여 개 학교 현장의 생생한 소식과 교육 현안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모색의 장이 되기도 했으며, 사회 현안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대하는 만남이 되기도 했다. 봄가을에는 역사문화생태 답사 현장을 몸과 마음으로 만나며 새로운 독서체험의 기회를 갖기도 했다. 교사들의 이러한 실천적 책 읽기는 인문학적 소양을 넓혀 교사로서의 자존감과 자기성찰의 발판이 되었다.

독서평론가 이권우가 말했듯이 교사들의 진정한 책 읽기는 고통의 공부였다. 책 읽기를 통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란 때론 고통스럽게, 때로는 아프게 우리 삶이 진동할 때야 비로소 기대할 수 있다. 책 읽기를 통해 우리 안에 이미 내재되어 있는 온갖 가치와 이념, 경험과 체험, 지식과 정보를 비우는 공부를 했다. 기존의 관례처럼 습관적으로, 수동적으로 움직였던 삶을 떨쳐내고 내 안의 고정관념들을 빼내는 공부부터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실천하고자 했다. 교사와 부모가 책 읽기를 통해 이런 공부를 일상적으로 할 때 그 공부는 자녀나 학생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청소년 독서아카데미, 따로 또 같이
교사들의 인문학 책 읽기와 질 높은 강연 현장과의 만남은 학교에서 아이들의 삶과 다시 만났다. 교육은 마주보기가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의 뒤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던가. 교사가 존재로서 보여주는 모습 자체를 뒤에서 느끼면서 닮아가려고 하는 아이들 삶과의 만남, 이렇듯 삶과 삶이 만나 비로소 독서교육의 물꼬를 열어갔다.

춘천권역 20개 학교에서 50여 개 청소년 독서동아리가 만들어졌다. 교사 독서아카데미에 참가하며 책모임을 꾸렸던 선생님들의 의지가 아이들을 움직였다. 책 읽기를 통한 교사 자신의 변화를 아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실천적인 움직임이었다. 더불어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의 적극적인 후원이 활동의 든든한 받침이 되었다. 전국의 영유아, 초등학생까지 발전한 북스타트 운동의 의미를 청소년층까지 확산하여 ‘청소년 북스타트’ 독서운동의 단초를 마련하자는 활동에 마음을 모았다.



학교별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청소년 책모임이 만들어졌다. 학년별 모임, 학급별 모임, 동네별 모임, 혹은 독서 취향이 비슷한 선호도를 가진 아이들끼리 삼삼오오 모였다. 지도교사가 교과 수업을 하는 학급 아이들이 모여 책모임을 꾸리기도 하고, 담임교사의 지도 아래 한 학급에서 5~6개의 책모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1학급 1동아리로 7명의 담임교사들이 학급마다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선도적으로 학교 독서문화를 열어가기도 했다.

춘천, 홍천, 인제, 양구, 철원 등 20개 중・ 고등학교에서 50여 개의 청소년 독서동아리 400여 명이 조직되었다. 교사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율적으로 모임 주기, 읽을 책 등을 정하여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책모임을 갖되, 학교별로 펼치는 독서캠프-도서관에서 하룻밤 행사, 저자와의 만남, 독서기행, 독서봉사활동 등 독서행사에 동아리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매월 청소년 독서아카데미 강좌와 지역 연합 독서기행, 독서캠프 등의 다 함께 펼치는 독서체험 활동을 병행해 나가면서 행사의 진행 과정을 학교별, 동아리별로 상호 소통하며 스스로 준비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하면서, 배움과 나눔의 계기가 되도록 했다.



지도교사는 울타리 역할을 하며, 최소한의 조언을 해주거나 소박한 간식을 챙겨주고 지켜봐주는 역할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따듯한 격려가 되었다. 때로는 아이들 곁에서 교사 자신의 책을 읽을 뿐이었음에도 보여주는 그 모습 자체가 힘이 되었고 아이들의 열기를 드높였다. 교사의 간섭과 부담을 최소화하며 청소년들의 자율성을 키워갔다.

2012년 4월~11월까지 매달 춘천평생교육정보관과 화천청소년수련관에서 300~400여 명 아이들이 모여 ‘청소년 독서아카데미’ 강연을 지속적으로 열었다. 학교별로 독서동아리 대표 학생 2명을 선발하여 강연자 소개와 질의응답 등 행사 진행과 안내도 스스로 하도록 했다. ‘공부 이야기/이한 변호사’ ‘희망 이야기/양호문 소설가’ ‘상상력 이야기/김선우 시인’ ‘관계와 소통 이야기/김호연 교수’ ‘지식채널e 감성지식 이야기/김진혁 PD’ ‘일과 삶 이야기/하종강 교수’, 마지막으로 책과 청소년문화를 주제로 청소년들이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섰던 ‘청소년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청소년 독서아카데미 1강부터 꾸준히 학생들을 인솔하며 월례강좌에 참가한 이경란 교사(화천정보산업고)는 “학생들의 눈빛과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사제 간의 돈독한 신뢰감 형성과 여러 학교 학생들의 연합 활동을 통해 서로 배우고 느끼며 상승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김경은 교사(춘천대룡중)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학급별, 교과별 독서동아리를 조직하고 학생들과 함께 책모임 활동에 동참하며 교사들 스스로 변화했다. 소극적이었던 교사들까지 관심을 보이며 함께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 독서아카데미에 참여하고 있는 독서동아리 학교에서는 각 학교별로 도서관에서 하룻밤 행사, 저자와의 만남, 독서기행, 독서캠프, 북카페 운영, 작은도서관 봉사활동 등 다채로운 독서문화체험 활동으로 책 읽기에 대한 지평을 넓혀가며 학교별 책모임을 추진했다. 청소년 독서동아리는 지속적인 책 읽기를 통해 자기 성찰과 친구에 대한 이해, 나아가 인간성 회복의 지름길이 되도록 하며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으로 나아가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적합한 독서 환경과 교사의 격려, 독서아카데미 인문학 강좌는 20개 중・고등학교에서 50여 개의 독서동아리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져 400여 명의 청소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개별 독서동아리별로, 학교별로, 나아가 학교연합 혹은 지역연합 형태의 ‘따로 또 같이’의 책모임과 독서문화 체험이 지속적인 독서활동의 활력이 되었다. 질풍노도의 시대를 달리는 청소년들이 단 한 번이라도 자발적 독서동아리 운영을 통해 지속적인 읽기와 생각 나누기를 하며 자아를 성찰하고 친구를, 가족을, 타인을 이해했던 경험들이 쌓인다면 아이들의 더디지만 지속적인 독서활동이 인간성 회복의 지름길이 될 것임을 믿는다.



학교별 독서체험행사
* 독서캠프(학교도서관에서 하룻밤) : 서석중학교 외 10개교 추진
* 독서기행 : 남춘천여자중학교 외 5개교 추진
* 작가와의 만남 : 춘천한샘고등학교 외 7개교
추진
* 독서 봉사활동 체험 : 춘천여자고등학교 외
4개교 추진
* 북카페 운영 : 봉의여자중학교 외 3개교 추진
독서동아리 연합 독서체험행사
* 독서연수 : 독서동아리 담당교사 자율연수(2012.8.24~25. 봉의여중도서관)
* 독서캠프 : 인제군 7개 중학교 연합캠프(2012.7.23~25. 파주출판문화단지 외)
* 독서기행1 : 독서동아리 6개 학교연합, 95명(2012.8.18. 성북동, 교보문고 일대)
* 독서기행2 : 독서동아리 7개 학교연합, 90명(2012.10.13. 안동 일대)
* 독서기행3 : 독서동아리 2개 학교연합, 60명(2012.11.24. 철원 일대)

청소년 북콘서트–얘들아, 책이랑 놀자
청소년들이 주인공이 되며,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하는 책 읽기 실천과 공감의 장으로써 독서문화체험 행사를 마지막으로 추진했다. 2012년 11월 3일, 춘천평생교육정보관 대공연장에서 500여 명의 학생, 교사, 학부모 들이 모여 ‘학생의 날’ 기념 행사와 더불어 청소년들이 무대 주인공으로 우뚝 서며 교사와 학부모가 축하, 지원하는 ‘청소년 북콘서트’ 축제 한마당을 열었다. 교육공동체 모두가 참여하는 독서 나눔 북콘서트 행사를 기획하여 청소년들의 독서동아리 활동과 독서아카데미 인문학 강좌를 총화해내고, 각 동아리별로 실천한 사례들을 서로 나누고 공유하며 상호 소통하고 격려하는 책축제의 마당이 되도록 했다.

한 해 동안 활동해 온 학교별 독서동아리들의 다양한 독서활동 내용이 사진 전시와 동영상을 통해 다채롭게 펼쳐졌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며 울타리 교사가 되어준 지도교사 30여 명이 어설픈 몸놀림이지만 아이들을 격려하며 ‘독서스타일’ 축하무대를 마련하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마지막 무대는 한 해 동안 독서동아리 활동과 독서아카데미에 참가한 아이들 500여 명의 한 줄 소감을 차례차례 영상으로 소개하는 감동의 무대를 마련했다.

그리고 실내 행사 후, 학교 동아리별로 쏟아져 나온 수백 명의 학생과 교사 들은 춘천시내 한복판 명동거리에서 힘찬 징소리와 함께 ‘독서플래시몹’을 펼쳐 지나는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후 카페에 소감을 올린 대부분의 학생들은 “1년 동안의 독서동아리 활동 영상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한 해 동안 많은 독서활동과 강연을 들으면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명동거리에서 다함께 독서플래시몹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북콘서트와 독서플래시몹 행사는 청소년, 교사, 학부모 교육공동체가 색다른 독서체험을 지역 내에서 함께 시도해 보며 자긍심을 드높이고, 주변의 시민들에게도 독서홍보 효과를 거두었다. 매달 정기적으로 추진했던 교사 및 청소년 독서아카데미를 총화하여 시낭송과, 저자가 되어보는 낭독회, 북댄스, 북밴드, 교사공연, 학부모 대표의 ‘우리동네 작은도서관’ 소개도 새로운 독서활동의 지평을 넓혔다. 교사 및 청소년의 개별적인 독서활동이 나아가 친구관계, 사제관계, 가족관계, 사회관계 등으로 발전하여 독서를 통한 소통, 나눔, 배움, 연대 의식을 일깨운 새로운 독서체험문화를 지역에 자리 잡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청소년 북스타트, 새로운 도약을 위해
교사들의 책모임과 독서아카데미의 지속적인 활동은 교사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청소년 독서동아리를 꾸려냈다. 청소년들의 독서동아리 활동은 청소년 독서아카데미와 다양한 독서문화 체험활동의 기반이 되었고, ‘청소년 북콘서트’라는 새로운 독서활동을 열었다. 아침독서 시간, 수업 시간, 조・종례 시간에 교사가 들고 들어간 한 권의 책이,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한 단락의 내용이 아이들을 변화시켰다. 책 읽기를 통해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는 힘을 키우고, 청소년기에 성찰해야 할 자신의 삶의 주제들을 탐구하고 소통하는 힘을 키워갔다.

새 학년, 풋풋한 새봄이 오면 몇 개 학교에서는 ‘책 읽는 입학식’을, 또 몇 개 학교에서는 교내 독서동아리 출범식을 하며 ‘청소년 북스타트’를 공식적으로 선포할 것이다. 청소년기, 책을 통해 다른 삶의 가능성을 경험한 아이들은 앞으로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삶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헤쳐 나가리라 믿는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지속적인 동아리 활동으로 책을 읽고, 다양한 독서문화 체험활동을 하며 꿈을 펼쳐가는 청소년들이, 이 땅의 곳곳에서 나비처럼 춤추며 세상을 향해 활짝 날개를 펴는 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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