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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특수학교에서 자라는 꿈, 커가는 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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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3 15:52 조회 9,47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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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지금은 도서관 활용 수업시간, 모두가 책에 집중 가운데. ‘고운소리’에서 사운드북을 듣고 있는 학생들 오른쪽.‘꿈자람터’에서 촉각자료를 활용한 수업 중 아래.학교명예사서 활동을 하고 있는 전공과 2학년 지대성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도서관
인혜학교는 1992년에 개교한 인천의 정신지체 특수학교로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
교, 전공과 등 5개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인혜학교의 꿈나무도서관 입구는 노란색으로 화사하
게 꾸며져 여느 도서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오기 전 가
졌던 걱정은 사라졌다. 선생님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학생들은 신기해하면서도 밝은 웃음
을 건넸다.

오히려 별 관심 보이지 않는 학생들도 있었다. 도서관을 얼핏 살펴보니 특수학교라는
이름에 걸맞은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다.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벽에는 ‘마중인사’라고 해서 추천
도서를 비롯해 도서관 이용 방법, 도서관 소식 등 각종 안내문들이 걸려 있었고, 그 건너편에는 자
료의 대출과 반납을 관리하는 공간이, 그리고 중앙에는 책들이 꽂혀 있는 책장, 탁자, 의자가 놓여
있었다. 학생들은 그곳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살펴보니 하나 둘 낯선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꿈자람터’라는 좌식 공
간에는 플랩북, 팝업북 등 촉각자료와 촉각도서들이 가득 비치되어 있었는데, 학생들은 자료들
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고운소리’라는 공간은 참 독특했다. 학생 두 명이 안
쪽 구석의 한 자리씩 차지하고 몸은 벽으로 향한 채 헤드폰을 끼고 있었다. 한 학생의 경쾌한 몸짓
이 꽤나 인상 깊어서 무엇을 듣고 있나 궁금했다. 알고 봤더니 사운드북을 이용해 음악을 듣고 있
었던 것이다.

고등부를 담당하고 있는 백현주 선생님은 “한 반 8명 중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학생
은 3명 정도 밖에 안 돼요. 나머지 학생은 음악을 듣거나, 촉각자료, 놀이 기구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죠.”라고 말했다. 이렇듯 도서관은 학생들의 요구와 특성에 맞게 꾸며져 있었다. 이와 더불어
책장의 높이를 낮게 한 것도, 내부 시설을 원색 위주로 꾸며 활기찬 느낌을 주는 것도, 양쪽 창이
마주보며 밝은 빛을 안기게 하는 것도 모두다 학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학교
의 섬세한 노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선생님들의 차분한 배려와 아낌없는 관심
이 더해져 도서관에 있는 모든 학생들을 웃게 만들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키우는 꿈
낮 시간인데도 학생들이 도서관을 채우고 있는 것을 보니, 도서관 활용 수업을 하고 있는가 보다.
“도서관 활용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실시하는데 학생들이 꽤 좋아해요. 아이들이 도서
관 갈 시간만 되면 먼저 나서서 가려고 해요.”라는 백현주 선생님의 말처럼 학생들은 모두 즐거워
보였다.
 
학생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치는데 유독 한 학생이 신기하다는 듯 계속 쳐다본다. 가
만히 카메라를 들었더니 웃어준다. 찰칵. “도서관 좋아요. 도서관에서 떠들면 안 돼요. 도서관에
서는 조용히 책을 읽어야 해요. 오늘은 족제비 동화책 봤어요.”라고 더듬더듬 말하던 고등 1학년
이기훈 학생,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어 옆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지만, 표정에 담긴 풍부한 진심
으로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종이 울리더니 학생들이 보던 책이나 자료들을 정리하고 하나 둘
도서관을 빠져나간다. 도서관을 벗어나기 싫어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선생님의 자상한 몇 마디에
항복하고 교실로 돌아갔다.

쉬는 시간인데도 도서관을 정리하는 남녀 학생 두 명이 눈에 띄었다. 도서관을 담당하고 있는
하미란 선생님이 ‘학생명예사서’라고 알려주었다. 인혜학교에는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후 여러
기술 교육을 받는 전공과가 있다. 전공과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에서 도서관 사서 교육을 받으면
서,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학생명예사서다. 두 학생은 힘들어 하는 기색 없이 꼼꼼히 책을 살피며
책 정리를 하고 있었다. 전공과 1학년 박예술 학생에게 말을 걸어 봤다. “책 보는 거 좋아해요. 일
은 힘들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계속 웃는다. 일을 방해하는 거 같아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다시 종이 울리고, 한 무리의 학생들이 도서관에 들어섰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자
리 배치를 해줬다. 중앙 탁자에 앉아 스스로 책을 보는 학생, ‘교육사랑터’에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책을 읽는 학생, ‘고운 눈빛’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학생, 꿈자람터에서 선생님과 함께 놀
이를 통한 학습을 하고 있는 학생까지 저마다의 모습으로 열심히 수업에 임하고 있었다.

읽기는 서툴고, 이해가 더딘 학생들에게 도서관은 즐거움이 된다. 꿈을 모를 것 같은 학생들이
저마다 꿈을 키운다. 꿈나무도서관에 머무는 꿈, 그 꿈의 형상을 분명하게 알 수는 없지만, 학생들
의 밝은 표정은 분명 꿈꾸는 사람의 것이었다. 꿈나무도서관은 치우친 이 시대의 꿈을 지웠다.

학생들의 꿈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활동
인혜학교 꿈나무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이나 타 학교도서관에 결코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도서관을
통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면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전자도서관을 운영하여 도서관을 효율적
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학급별로 교과연계 수업 및 도서관 활용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독서관련 행사도 풍부하다. 4월에 열렸던 책의 날 행사에서는 캔디 데이, 보물찾기, 책 여행 보내기
등이 진행 되었고, 오는 11월에는 독서주간을 운영할 계획인데 꿈나무도서관 다독왕, 북아트를 활
용한 나만의 책 만들기, 독서 포토제닉, 동화 속 주인공 찾기, 그림책 연수 등이 예정되어 있다.

학부모 및 지역 사회 기관과 협력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책 읽어 주
는 엄마’, ‘토요 독서교실’ 등 학부모 모임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동화
속 이야기’라는 주제로 도서관 사서 선생님과 함께 읽는 ‘북구도서관과 함께 하는 그림책 여행’,
동화구연 선생님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화구연협회와 함께 하는 행복한 동화’, 그림자 인
형극 후 단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부평구청 노인일자리지원센터 인형극’ 등의 행사가 진행돼 학
생들을 즐겁게 했다.

최근에 도서관 행사나 외부 기관과의 협력 등은 어느 도서관이나 진행하는 도서관의 기본 활
동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꿈나무도서관은 학교도서관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건 갖추면서
도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Interview 하미란도서관 담당선생님
인혜학교 꿈나무도서관은 생긴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짧은 시간
에 담당 사서교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으로서의 모습을 온전히 갖추고,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이렇게 도서관이 잘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도서관을 담당하고 있는 하미란 선생님의 역할이 컸다. 하미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꿈나무도서관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A. 우선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정신지체 장애학생들에게 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접근방법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도서관이 재미있는 놀이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고요. 책을 혼자서 읽는
데 어려움이 많은 학생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형식과 방법을 변화시켜 책을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른 일반학교 도서관과 다른 점은 어떻게 정신지체 장애
학생에게도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정보,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지요.
동화구연이나, 극을 통한 접근, 책을 들려주며 책의 감동을 함께 찾아보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양한 형
식으로 펼쳐 보일 수 있는 경험과 기회의 공간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러 가지 활동을 연계해서 책
에 대한 평면적인 생각을 조금은 변화시켜가고 우리 학생들도 책을 즐겁게 만날 수 있는 방법들을 다른 선
생님들과 함께 고민해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 다른 업무 보시면서 도서관 담당하기 힘드실 텐데, 어떻게 운영하고 계신지?
A. 저희 학교는 특수교육보조원선생님을 도서관 사서보조로 지원하고 있어서 저는 전반적인 운영
과 기획을 주로 하고 학생대출과 도서관시설관리 등은 보조 선생님의 도움으로 운영합니다. 지원
을 받고 있어서 도서관을 학생, 교직원이 이용하는데 불편함 없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Q. 사서교사의 필요성을 느끼시지 않는지?
A. 학교 자체에서 특수교육보조원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있으나 교육청에서 사서선생님을 직접 학
교에 배치한다면 도서관 운영이 더욱 활성화될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도서관 이용과 독서교육에
대한 고민이 풍부한 사서교사를 배치 받는다면 금상첨화겠지요? 특수교육에 대해서나 장애학생에 대한 기
본적인 이해를 갖췄다면 더욱 좋고요.

Q. 도서관 담당 선생님으로서의 즐거움과 보람이 있다면?
A. 학생들이 글을 읽을 수 없어도 도서관에 오는 것을 즐거워할 때, 혼자서 도서대출을 받으러 오는 학
생들이 늘고 있는 점, 책 빌리는 놀이에 한창인 친구들이 있는데 도서관을 놀이터보다 좋아할 때.

Q. 도서관 담당 선생님으로서 앞으로 계획?
A. 학생, 교사, 학부모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운영하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신지체 장애학생의 특성이 잘 반영된 교육프로그램도 교사들과 함께 연구하고 싶고
요. 정신지체 장애학생이 독서와 상상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다양한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도서관에
서 항시적으로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많이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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