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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병아리 사서의 행사 실험실] 이용자 교육 방탈출, 본격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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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07-08 13:51 조회 2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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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교육 방탈출,

본격 개시!

'도서관 탐정 사건 파일' 2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짧은 폭풍 전야의 시간을 지나 도서관 문이 열린다. 숨을 헐떡이며 들어온 아이들의 눈빛은 이미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탐정의‘ 그것’으로 번뜩이고 있다‘. 도서관 탐정 사건 파일’이 드디어 실전이라는 무대 위로 올라가는 순간이다.

배현정 서울 동대문중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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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행하는 탐정 게임은 점심시간이 시작되고 10∼15분 후에 행사가 시작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서부가 있어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에 급식을 담당하는 부서에 협조를 구해 NPC 역할을 맡은 도서부에게는 ‘급식 우선권’을 준다. 도서부들이 식사를 하고 오는 동안 접수대 앞에 늘어선 줄을 바라보면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하다. 이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 보자.

‘도서관 탐정 사건 파일’ 운영 기록
학생 탐정들이 가장 먼저 거쳐야 할 첫 관문은 접수대다. 접수 과정에서는 이 게임에 참여할 때 지켜야 할 기본 규칙을 알려준다. 특히 스포일러가 금지되는 개인전 미션임 강조하고 이에 대한 서약을 받는다. 서명을 잘 모아 두면 행사 결과 보고나 참여 인원 집계에도 도움이 된다. 접수대에는 도서부 학생 중 저학년이나 비교적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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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했다. 규칙을 간단히 설명하고 서명을 받은 뒤, 게임에 들어가는 세계관 안내문과 1단계 미션지를 건네는 역할이다. 첫 번째 미션은 도서관 이용 규칙과 방법을 가볍게 짚어 보는 퀴즈형 워밍업 문제로 시작한다. 처음부터 난이도가 너무 높으면 아이들의 의욕이 꺾이기 때문에, 일부러 쉬운 문제로 설계한다. 첫 미션 NPC는 탐정들이 제출한 답을 확인해, 탐정이 답을 맞혔을 경우 다음 미션지를 건네 주었다. 탐징이 답을 틀렸다면 게시판에 붙여 둔 소식지를 확인하도록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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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미션은 첫 번째와는 다른 장소에 있는 NPC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책을 검색해서 직접 찾아보도록 하는데, 생각보다 청구기호로 책을 찾지 못하는 학생이 많아서 놀라기도 했다. 검색 PC가 금세 만원이 되기 때문에, 도서관 곳곳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태블릿 PC를 추가로 배치했다. 이 구간에서는 NPC, 즉 도서부와의 상호작용으로 미션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이 미션은 실제 탐정이 된 것처럼 몰입도를 높여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서부와의 소통에 부담을 느낄 ‘I’ 성향의 아이들을 위해 대화 없이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했다. 앞 단계에서 얻은 힌트로 알게 된, ‘특정 행동(종이접기 등)’을 하고 있는 NPC에게 쪽지를 전달하면, 다음 미션지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두 번째와 마지막 미션은 학생들 간 답 공유를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풀이

 방식은 같되 여러 버전의 문제를 만들어

랜덤으로 제공했다.

마지막 미션은 주로 지정된 책을 찾아

그 안에서 답을 발견하는 방식으로 구성

했다. 책을 펼쳐 직접 내용을 확인하게 하

거나, 특정 글자를 찾도록 유도했다. 그렇

책을 펼쳤다가 자기도 모르게 내용이

궁금해져 책을 읽는 아이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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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들에게는 보상을!
마지막 문제의 답은 대부분 사서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그래야 상품을 바로 제공하기 수월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미션이 아닌 이상, 마지막 문제까지 푸는 학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몇 년간 진행해 본 결과 100여 명이 접수하면 30명가량이 마지막 문제까지 풀어서 답을 제출했다. 그래서 나는 다른 NPC를 도와주거나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질서를 유지하고, 너무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은근슬쩍 힌트를 주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다 가끔 마지막 문제를 풀고 찾아오는 학생만 응대했다. 마지막 문제의 답을 제출한 학생에게는 그 자리에서 바로 후기를 적어서 내도록 했다. 마지막까지 참여한 학생 명단을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고, 후기를 전시해 홍보 효과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남긴 후기에는 웃음과 성취감이 가득했다.

“스토리 자체도 흥미로웠고, 문제가 어렵긴 했지만 풀수록 더 궁금해졌어요.”
“내 취향의 소설이 미션으로 나와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게 됐어요.”
“도서관에 자주 왔다 갔다 하며 보게 된 여우별 프로그램도 신청했어요.”


이 짧은 문장들은 사서의 미션 창작 고통을 씻어 주는 가장 달콤한 보상이었다. 후기를 제출한 명탐정들에게는 상황 맞춤형 상품(모든 문제를 풀고 ‘잃어버린 열쇠’를 찾았다면 ‘열쇠 모양 펜’을 주는 식)을 지급했다. 어려운 미션을 뚫고 사건을 해결한 아이들에게 상품과 함께 칭찬을 건네면, 아이들은 뿌듯한 얼굴로 무용담을 조잘조잘 늘어놓는다. 이 아

 이들은 남은 행사 기간 동안 자발적인 ‘힌트

요정’이 되어 도서관을 배회한다. 친구들이 답

을 물어도 절대 정답은 알려 주지 않는 철저

함, 조금은 거만한 얼굴로 아주 가벼운 힌트

만 슬쩍 건네는 여유를 보인다.



“범인 찾았어요! ”

도서관에 울려 퍼진 승전보

탐정 이벤트는 매년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조금씩 업그레이드해 온 애증의 행사다. 때로

는 미션 장소를 도서관 밖까지 넓혀 W3W 지

(지도상 모든 위치를 3×3m 격자망을 나누어 표

기한 맵)로 교내를 탐험하게 했고, QR코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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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해 정보를 얻도록 하기도 했다. 같은 구조라도 해마다 스토리와 활용 매체를 바꾸면 늘 새로운 사건이 됐다. 가끔 선생님들도 참여하러 오시는데, 이 경우 선생님 주변으로 아이들이 바글바글 몰려든다. 너무 소란스러워지기 전에 얼른 가서 아이들을 흩어 내고, 비밀요원이 접선하듯 선생님께 슬쩍 다가가 몰래 드리는 힌트는 또 하나의 재미다. 행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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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신 선생님의 “과학 문제도 내 달라”는 요청에 영감을 얻어 이후에는 주기율표 등 교과 내용을 미션과 스토리에 녹였다. 교과와 연결된 도서관 행사라니, 한결 업그레이드된 것 같아 뿌듯했다. 이 행사를 진행하며 도서부의 소중함도 다시 한번 느꼈다. 기획은 내가 시작했지만, 행사를 완성한 것은 도서부였다. 도서부 학생들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질서 유지와 NPC의 역할을 척척 해냈고, 예비종이 치면 뒷정리까지 말끔히 하고 쿨하게 떠났다. 심지어 내가 생각하지 못한 개선 방안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역시 아이들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는 늘하던 방식에 머물러 있던 나와는 전혀 다른 결로 반짝인다. 다음 실험에서는 이 반짝임을 출발점 삼아, 도서관을 무대로 아이들이 만든 이야기를 이어가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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