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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분투기]도서관장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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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1-01-08 16:50 조회 1,55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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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히 따지면 학교도서관장은 모기관인 학교의 최고관리자인 교장선생님이겠지만, 도서관 리모델링 후에 선생님들이 장난처럼 나에게 “관장님∼”이라고 종종 부른다. 뿌듯하고 듣기 좋은 호칭이라서 “예∼ 제가 바로 관장입니다∼!” 하고 대답하곤 한다.


타칭 도서관장이자 도서관 담당자인 나의 의견은 리모델링할 때 얼마나 잘 반영되었을까? 궁금해서 초기에 작성했던 리모델링 주안점을 보며 체크해 본 적 있다. 크게 14개 항목 중 9개만 동그라미, 나머지 항목은 세모 아니면 엑스. 세모나
엑스 항목은 여러 차례의 회의 끝에 결정된 결과라 나도 수용하는 것도 있지만, 완공 후 반년이 지난 지금도 아쉬운 것들이 여러 개 된다. 도서관장의 입장 표명, 어느 순간에 하면 될까? 내 주장을 강하게 밀고 나가는 성격은 못 되지만 그래도내 의견을 어필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던 순간들을 공유해 보겠다.



당곡고등학교 도서관 현대화 사업 Task Force팀 구성!


TF팀 구성 한 줄 요약 TIP!
실제로 도서관 이용을 많이 해본 교직원 및 학생으로 구성하자!
(대출·반납·열람뿐 아니라 도서관 협력수업을 해본 구성원이면 더 좋다.)


TF 1차 회의에 들어가서야 깨달은 건데, TF위원 구성부터 참여하여 내 의견을 어필해볼 걸 그랬다. TF위원은 행정실에서 주도하여 구성했고, 학생위원 두 명 중 한 명만 내가 추천할 수 있었다. 교장선생님께서 사전에 건축계열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불러 도서관 리모델링 설계에 대한 의견을 내보라고 했다. 관심 있는 학생들이 당시 도서관 평면도를 받아갔고, 이 학생들이 주도하여 도서관 리모델링에 대한 학생 설문조사를 했다. 교장선생님께 도서관 리모델링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 학생 중 대표 한 명이 학생위원으로 참석했다. 내가 추천한 학생위원은 도서반 학생 중 리모델링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교사위원은 도서관 현대화 사업 바로 전에 진행한 서울 꿈담교실 사업의 TF위원이었던 선생님이 하게 되었다. 도서관에 자주 오시는 단골 선생님이나 협력수업을 해보신 선생님을 모시는 것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로 도서관을 이용해 본 선생님이 도서관 공간 구성 및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설계업체가 학교도서관 사정을 잘 반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내 의견에도 힘을 실어주었을 것 같다.


공식적인 TF 회의는 2회에 걸쳐 진행됐다. 나는 TF팀의 간사로서 TF회의 전에 TF팀 구성 및 운영에 대한 기안을 했다. 또한 회의가 개최될 때마다 회의 개최기안, 회의가 끝난 후에 녹취록을 작성하여 회의결과를 기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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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서가 구성이 너무… 어려운데요
일반적으로 도서관 서가는 커다란 직사각형의 공간 안에 평행하게 군집하고 있다. 그런데 설계안의 우리 도서관 서가는 도서관 한가운데 길게 두 줄로 늘어서 있었다. 북갤러리 콘셉트라고 했다. 책을 보관하는 서고의 느낌이 아니라, 책을 그림처럼 전시하는 개방적인 공간 구성이 도서관의 전체적인 콘셉트였다. 그리고 평행하게 길게 늘어선 두 줄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잊지마 서가’가 존재한다. 교실 8칸 규모의 넓은 도서관의 어디서든 책이 보이게 해서 여기가 도서관임을 잊지 말자는 재치 있는 콘셉트였다. 콘셉트 자체는 나도 마음에 들었다. 정말 특별한 도서관이 될 것 같아 보였다. 실제로 완공 후 견학 오시는 분들 대부분 “교보문고 같다.”, “대학도서관 같다.”, “너무 멋있다.” 등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시긴 한다.


하지만 설계도를 처음 본 나는 예쁘다는 생각은 잠시 했고, 도서관 관리자로서 이 서가 구성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걱정이 많이 되었다. 정말 특이한 구조인데 이런 구조는 아직 딱 한 곳에서밖에 보지 못했다. 바로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책
마루 라키비움. 그곳은 대학 동기가 일하는 곳이라 놀러간 거였고, 그때도 서가 구성의 문제점에 대해 그 친구와 꽤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그 서가 구성이 내가 일하는 곳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도서관 리모델링 시작을 알리는 사업 설명회를 앞두고, 설계도를 교장선생님을 통해 처음 건네받고 보자마자 서가 구성의 문제점에 대해 말씀드렸다. 교장선생님은 단점뿐 아니라 장점도 있을 테니 사업 설명회 때 건축가의 의견을 들어보자고 하셨다. 하지만 사업 설명회에서 서가 구성에 대한 나의 질문에, 그 문제는 TF회의에서 자세히 의논하자는 대답만 돌아왔다. 이 서가 배열의 단점 중 하나는 책을 주제 분류별로 꽂기 애매하다는 것이다.


총류는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이며, 사회과학이 한 섹션에 다 들어가지 않으면 멀리 떨어진 곳에 몇 권만 따로 꽂아야 할 수도 있다. TF회의에서 서가 구성의 문제에 대해 안건을 제시했을 때, 아무도 이런 나의 고민과 어려움에 공감해 주지 못했다. 사실 책이야 어떻게든 꽂자면 꽂을 수 있기는 하니까. 사서가 엄청 머리를 굴리고 애쓰면 책이 다 들어가긴 하니까 말이다. 도서관 짐을 빼기 전 오랜 시간에 걸친 사전 작업이 있었고, 공사가 끝난 후 책을 꽂기 전 며칠간의 작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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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 800권의 책을 폐기하고 나서야 주제 분류별로 서가에 책을 넣을 수 있었는데, 관련 팁과 요령은 다음에 공유하겠다. 주제 분류가 어렵다는 것보다 더 치명적인 단점은 나중에 서가 여유 공간이 부족해서 새 서가를 사도 둘 위치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도서관에 17,000권 정도를 소장하고 있었고, 20,000권까지 들어가게끔 설계해 달라고 요청했다. 20,000권을 다 채우고 나면 서가를 새로 사야 할 수도 있는데, 그런 여유 공간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이 문제를 첫 설계도면을 받았을 때와 TF회의 때 여러 번 이야기했다.


하지만 설계업체의 콘셉트 고수 의지가 아주 강력했고, 다른 TF위원들은 책을 사는 만큼 폐기를 하면 되지 않냐고 했다. 사서교사인 나에게는 정말 아비규환 같은 해결책을 주고 서가 공간에 대한 회의는 마무리되었다. 서가 공간 말고도 자습 공간, 수업 공간, 열람 공간, 대출 공간, 그룹 공간 등 살펴봐야 할 공간이 너무 많았고, 설계 회의 외에도 기자재 선정, 전기, 무선AP, 음향 공사 등 정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결정적으로 관리할 사서 입장이 아닌,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사실 정말 멋진 공간이긴 했다. 이런 학교도서관이 또 있을까 싶다. 한동안은 국내 유일 혹은 한국 최고의 학교도서관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거란 상상을 하니 공사 전부터 뿌듯하고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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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의견을 계속 어필합니다
공식적인 TF 회의 말고도 의견이 생각날 때마다 학교관리자와 행정실과 계속 협의를 했고, 수정이 필요한 것들은 수시로 설계업체와 메일을 주고받으며 조율했다. 파워포인트를 활용해서 설계도면에서 확인이 필요한 것, 수정하고 싶은 것들을 표시해서 보내 주었고, 답변을 받으면 또다시 의논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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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 비공식적인 설계 회의를 여러 번 거치다 보니 사서가 나 혼자라 외로울 때도 많았다. 어떤 것이 어려운지 공감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내가 이용자 입장은 생각 못하고 너무 내 관점에서만 고집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은 것들,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꼭 말해야 한다. 도서관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사서의 입장을 그들도 알아야 하니까 말이다.


공사가 끝나고 아쉬운 것들을 고치려면 또 다른 예산과 시간이 소요된다. 수정하거나 추가해야 할 것들은 꼭 그때그때 말하자. 이름뿐인 도서관장이 아니고 도서관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신중하게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도서관장다운 적극적인 의견 어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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