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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도서관 리모델링 분투기] 학교문화의 심장, 학교도서관이 살아난다
<학교도서관저널 , 2019년 07+08월호> 19-07-04 16:24
조회 : 80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붙여 주오!
우리 학교 건물은 2012년에 새로 지어졌는데 신축 당시 도서관으로 설계되어 있던 교실 8칸 규모의 공간을 자율학습실로 변경해 사용하고, 그 옆에 붙은 교실 2칸 규모의 공간을 도서관으로 사용해 오고 있었다. 신축 당시 붙어 있던 표지판이 ‘백합 교실’이었던 모양인데 도서관 이름을 따로 짓지 않고 그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었다.
원래 도서관으로 설계된 자리를 되찾아 도서관 리모델링을 하고 나니 당연히 이에 알맞은 새 이름이 필요했다. 학교도서관 이름이 없거나, 새로 리모델링한 도서관에 알맞은 이름을 붙여 주고자 할 때 학생, 교직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도서관 이름을 공모하면 그 과정 자체가 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도서관 리모델링에 정신을 쏟느라 미처 도서관 이름 공모를 진행하지 못하다가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1주일 전에야 도서관 이름을 공모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방학 중엔 이런 행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도서관 이름을 새로 지어야 할 경우 공사 진행과 더불어 넉넉히 시간을 두고 진행하면 좋을 듯하다.
나는 참신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며 확장적인 의미를 가진 도서관 이름을 기대했다. 공모를 해 보니 교화나 교목의 이름이 들어간 것과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 많았다. 응모작을 대상으로 1차 심사를 통해 부르기 좋으면서도 뜻이 좋은 후보작 3개를 뽑아 학생과 교직원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꿈너머꿈 도서관’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도서관 이름으로 선정되었다.
“자신만의 꿈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의 꿈에 연결될 때 그 꿈은 위대해진다.” 라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꿈너머꿈’이라는 말은 개인의 꿈을 이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꿈을 이루는 것으로 확장되는 ‘더 크고 좋은 꿈’의 의미를 품고 있다.
 
화룡정점, 도서관 사인물 디자인
도서관 내부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가고 있었다. 좀 더 일찍 신경을 써야 했지만 내부공사에 집중하느라 진행이 늦춰진 부분이 바로 도서관 사인물 디자인이다. 복도의 벽면 장식부터 도서관 현판, 도서관 내부의 각 공간별 이름, 벽면과 유리문에 새길 좋은문구, 각종 안내 표지가 우리 학교도서관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맞게 디자인되어야 하는데 예산도 부족하고 시간도 넉넉지 않아 고민이었다.
도서관을 설계할 때에도 그랬듯 주특기인 무작정 들이대기 정신을 발휘할 차례였다. 언젠가 방문했던 곳에서 눈여겨봤던 디자인을 담당한 업체를 수소문해 연락처를 얻은 뒤 업체 대표님께 전화를 걸어 사정을 말씀드리고 도서관을 한 번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뜻밖에도 업체 대표님은 인문학적 소양과 관심이 풍부한 분이어서 도서관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뚜렷한 견해를 갖고 계셨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도서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공감해 주셨다. 그래서 부족한 예산에 작업 기한이 짧다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사인물 디자인을 맡아 주셨다.
우선 도서관 내 각 공간별 이름과 빈 공간에 넣을 문구들을 정리해 보내드렸다. 이때, 공간 이름은 어떤 용도의 공간인지가 한눈에 파악되도록 이름을 지어야 하고 안내문과 벽면에 새길 문구 등도 꼼꼼히 신경 써 작성해야 한다. 업체에서는 우리 학교교목인 목백합 나무의 나뭇잎과 책에서 얻은 이미지, 개교 연도인 1934를 넣어 ‘꿈너머꿈’ 글자를 캘리그라피로 완성하여 메인 글씨를 디자인했다. 공간별 이름표를 붙이는 높이도 일정하게 맞추어 시선을 돌렸을 때 균형감이 있도록 부착했다. 도서관 현판을 네온사인으로 달고 불을 켜니 도서관 이름이 환하게 돋보였다. 유리문에 붙이는 안내 문구는 글자를 한 글자씩 뜯어서 붙이는 방식으로 작업했고, 이용 시 주의사항 안내는 유리문에 픽토그램으로 작업해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가구 제작으로 자투리 공간 살리기
청소도구함과 수납장, 쓰레기 분리수거함, 신발장은 도서관에 꼭 필요한 비품들이지만 공사 진행 시에는 자칫 신경을 못 쓸 수가 있다. 도서관 내부에 비품을 두고자 할 경우에는 장소와 크기를 미리 염두에 둬야 하며, 자투리 공간에 둘 경우에는 크기를 재어 제작한다.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필요한데 도서관 내부에는 마땅히 둘 공간이 없기도 하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을 듯해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을 제작해 출입문 밖에 비치했다. 그러고 보니 분리수거함 옆에 놓아둔 기존에 쓰던 도서 반납함의 크기며 모양이 주변 환경과 영 어울리지 않아서 도서반납함도 높이를 맞추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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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건물 내에서는 실내화를 신도록 하는데 바깥에서 신는 신발을 신고 왔다가 도서관 출입문 밖에 신발을 벗어놓고 들어오는 학생들이 있어서 출입문 밖이 늘 신발들로 어지러웠다. 신발장을 제작하고 ‘꿈너머꿈’ 로고가 박힌 실내화를 주문하여 비치했더니 도서관 복도가 한결 깨끗하게 정돈되었다. 신발장은 도서 반납함과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비치하고 남은 공간에 딱 맞게 제작하여 자투리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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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춘천여고‘ 꿈너머꿈 도서관’에서는
모둠 토론실에서 아이들의 이야기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웹 프리 존(Web free zone)에는 컴퓨터를 이용해 과제를 하는 아이, 인터넷 강의를 듣는 아이, 학습과 관련된 정보를 찾는 아이 들로 가득하다. 창가에 위치한 햇살 카페에서는 독서동아리 아이들이 함께 읽은 책에 대한 책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2인 Study room에서는 공부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단아한 뒷모습이 보인다. 햇살카페의 폴딩 도어를 열고 나가면 바로 앞으로 이어지는 ‘마음서재’, 아담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육각 정자에서 둥글게 둘러앉아 동아리 모임을하거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 아이들의 모습이 예쁘다. 이는 리모델링된 춘천여고 꿈너머꿈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책 읽고 토론하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학교도서관! 이 모습을 보는 순간, ‘학교가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
학교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의 의미를 넘어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때 비로소 학교도서관은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내면이 튼튼해지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며, 그 힘으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힘차게 밀어가는 멋진 삶의 주
인공이 되리라 믿는다.
도서관 리모델링을 시작할 때 가졌던 설렘, 두려움, 부담감과 기쁨을 기억한다. 도서관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그 시간을 온전히 통과하는 동안 교사인 나도 한뼘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다. 학교문화의 심장과 같은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자유를 누리고 진리를 터득하며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를 소망하며 나의 도서관 리모델링 분투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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