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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도서관에서 떠나는 자유학년 여행] 내 안에 너 있고, 학교 안에 도서관 있다
<학교도서관저널 , 2019년 04월호> 19-04-30 09:52
조회 : 261  


전은경 대구 동촌중 사서


드디어 학기가 시작되었다. 스스로 임명한 도서관장이 되기 전에는 앞으로 일 년 동안 어떻게 조용히 놀까 고민하며 학생들이 외부로 나가는 체험일자만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도서관장에 취임하고 보니 우리의 최대 이용자인 학생이 없다면 나의 존재도 필요치 않다는 것을 깨달으며 소중한 우리 고객의 니즈Needs를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가장 먼저 달라진 점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1년 동안의 학사일정을 미리 챙기는 일이다. 중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과목별 수행평가를 치는 날, 전일제 동아리 활동 나가는 날, 중간고사·기말고사 치는 날, 체육대회 하는 날 등을 파악하는 것은 독서활동을 위한 환경조성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된다. 중간고사가 코앞인데 갑자기 독서 이벤트를 연다거나 대출 독려를 하는 어리석음을 범했음을 나는 고백한다.
이렇게 1년의 학사일정을 파악하고 나니 학교의 운영 환경이 한눈에 보였다. 그래서 3월에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진급 처리도 도서관 이용교육도 아니라, 선생님들과 만나서 교육과정 수립 시 도서관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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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으로 간 교과서의 탄생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연구부에서 요청이 왔다. 각 교과 선생님들의 수행평가 활동을 도서관 자료와 연계해 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교과서가 교실 밖으로 탈출할 기회이다. 이 아이템의 장점은 학생들과 함께 나눈 지식이 교실에서 머물지 않고, 도서관에서 한 달 동안 이야기꽃으로 피어난다는 점이다. 교과 주제를 융합하고 반복함으로써 다른 학년 학생들은 배웠던 내용을 상기할 수 있고, 아직 배우지 않은 학년은 주제에 대해 미리 들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해당 학년의 학생들은 아는 만큼 들리는 효과로, 배운 내용이 도서관에서 한 번 더 활동으로 이어지니 부담 없이 도서관 프로그램과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매달 그 달의 주제를 홍보하고 곳곳에서 학생들이 접근할 수 있게 했더니 그와 관련된 도서의 대출 비율마저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도서관 활동이 각급 교실에서 회자되니 전교생들이 앉아 있는 어디나 미니 도서관이 되는 효과가 생겨났다.


4월은 드림Dream의 달
4월에 선정된 교과는 국어다. 이제 한 달간 학교생활에 적응한 아이들의 꿈에 기름칠을 할 적당한 시기가 왔다. <내일tomorrow은 내-일my job해!> 프로젝트는 중3 국어 교육과정 속에서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진로 찾기로, 1년 동안 이어볼 예정이었다. 가장 먼저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흥미 분야를 탐색하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태블릿을 제공해 주면 학생들은 원하는 진로 도서를 검색 사이트를 통해 구체적으로 검색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마침 이때는 도서관에서 신간 도서를 구입하는 시기이므로 학생들의 요구를 바로 수용해 줄 수 있다. 학생당 최대 4권까지 자신의 진로 분야 관련 도서를 선정한다. 그 책을 1년에 걸쳐 꼭 읽어야 이어지는 프로젝트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진로 도서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한다. 구입한 도서가 도착하면 아이들은 책을 대출해서 읽고 직업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써서 도서관에 투고한다.
소개된 책이 후배들에게 좋은 정보를 줬다면 그 책을 대출하는 후배는 응원 댓글을 남길 수 있다. 댓글과 진로 도서 대출이 많은 학생은 국어시간마다 상점에 해당하는 별풍선을 받고, 후배들은 간식을 상품으로 받게 된다. 이때 상품은 반드시 종례시간을 이용해 담임선생님을 통해 교환권으로 전달하는데, 그 이유는 교과교사와 도서관, 담임교사가 함께 독려해 줌으로써 이벤트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다음날 참여자의 수를 보면 전날 지급된 상품의 효과를 곧바로 실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교내에서 무분별하게 주는 간식은, 못 먹는 아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도 하므로 종례시간에 시상 형태로 주는 것이 학생들의 의욕을 더욱 자극한다는 점도 중요했다.
이렇게 드림의 달에는 전교생에게 꿈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진로 도서 탐색의 시간을 드릴 수 있었다. 사서 개인이 진로 도서를 찾는다면 관점상 한계가 있었을 텐데 다양한 학생들의 생각을 반영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그야말로 꿈을 드린 달이 되었다. 매달 마지막 주간에는 그 달의 이벤트 사진을 모두 모아 작은 영상으로 만들었고, 아침 조회시간을 통해 전교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방송했다. 그러니 아이들이 다음 달 주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제 가정의 달, 5월이 또 하나의 가정인 도서관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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