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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읽어 주는 남자]저항의 역사
<학교도서관저널 , 2017년 09월호> 17-09-11 09:57
조회 : 707  


#저항의 역사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반항 꽤나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지요. 질풍노도처럼 거세진 않더라도 혹시 무언가에 대하여 저항해 본 적 있으신가요?

--유치원생 시절 유치원에 가기 싫어서 아파트 1층 베란다 밑에 숨었다.(엄마가 엄청 걱정스러운 소리로 나를 부르던 목소리가 잊히지 않아 다신 엄마 속 썩이면 안 되겠다고 다짐함)
--초등학교 5학년 때 키우던 강아지를 다른 집에 보내서 하루 종일 금식 투쟁을 했다.(결국 강아지는 집으로 돌아왔고, 20년 동안 함께 행복하게 지내다 하늘나라로 먼저 떠남)
--중학생 때 두발 규제가 심했는데, 방학 때만 노랗게 염색을 하곤 했다.(지금은 누가 염색 하라고 해도 안함)
--대학 시절 납득할 수 없는 성적에 교수님께 연락해서 성적에 대한 근거를 물었다.(신기하게도 성적이 오름)
--기존 봉사활동들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자기가 가진 재능으로 봉사를 하는 재능기부 봉사 단체를 만들었다.(이 활동 덕분에 MBC 공익광고도 찍고, tvN 다큐멘터리도 촬영함)
--박근혜 정부 시절, 헌법 정신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며 헌법 제1조 2항을 새긴 팔찌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눠 주었다.(어느 날 신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가 만든 팔찌를 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됨)
--10대 아이들에게 너무 어른다운 꿈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라는 책을 썼다.(‘올해의 책’ 후보에 오름)
 
 
살아오면서 나름 저항해 본 기록들입니다. 저항의 기억들은 다른 기억들보다 비교적 생생하게 느껴지는데요, 아마도 저항이란 완전히 자기주도적인 경험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항의 크기는 모두 다르지만, 만약 제가 아무 저항도 하지 않고 살았다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삶을 살고 있을 텐데요. 그건 제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 아니라 국가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인류가 만들어 온 역사적 기록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끊임없는 저항의 과정’이라는 말이 제법 잘 어울린다고 봅니다. 저항의 대상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랐지만,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를 꿈꾸고, 용기를 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세상이 바뀔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 속에서의 저항’이라고 하면 혹시 떠오르는 사건이나 인물이 있으신가요? ‘3.1운동, 유관순, 김구, 안중근, 인천 상륙 작전, 레지스탕스, 노예 제도, 마틴 루터 킹, 간디, 이순신, 베를린 장벽, 촛불 집회, 러다이트 운동, 탈북, 퀴어 페스티벌, 노란 리본, 광주 민주화 운동, 아이스 버킷 챌린지, 백남기 농민, 이화여대, 체 게바라, 히피, 스티브 잡스…….’
잠깐 생각해도 참 다양한 사람과 사건들이 떠오르는데요, 우리가 일상에서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더라도, 분명한 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선 누군가에 의해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성차별
“190개 나라의 원수 중 고작 9명만이 여성 지도자입니다. 전 세계의 국회의원들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3%고요. 법인단체에서, 고위직, 그러니깐 최고경영자 혹은 이사회에서 요직을 차지하는 여성 비율은 15~16%입니다. 그리고 이들 수치는 지난 2002년 이후로 변함이 없습니다. 상황은 오히려 안 좋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심지어 소위 비영리 재단, 단체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여성 주도의 현장이라 생각하는 그곳에서조차 여성은 오직 20%만이 고위층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겁니다. 어떻게 이런 현재의 상황을 고치느냐? 어떻게 고위층의 여성 비율을 높일 수 있느냐? 어떻게 차이를 만들 수 있느냐는 겁니다.”페이스북 최고 운영 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이자 여성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린인닷오그(leanin.org)’ 설립자인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는 TED ‘세상에 여성 지도자들이 손에 꼽힐 만큼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에서 객관적 수치를 바탕으로 문제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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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인 경험을 비추어 봐도, 학교 밖 세상에서 만난 리더들은 대부분 남자였습니다. 정말 남자들의 능력이 여자에 비해 절대적으로 뛰어난 결과일까요? 아니면 개인의 능력이 아닌 다른 힘이 작용하는 걸까요?
셰릴 샌드버그는 또 다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여기 훌륭한 연구 결과가 한가지 있는데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하이디 로이젠이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명한 연구입니다. 똑같은 성공 스토리에서 주인공의 이름만 바꾸었을 때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볼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연구죠. 스토리의 주인공을 한 집단에겐 하이디라는 여성으로, 다른 집단에겐 하워드라는 남성으로 알려주고서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이름 외에 바꾼 건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죠.
교수는 학생들에게 설문을 했는데, 좋은 소식은 남학생, 여학생 모두 하이디와 하워드 둘다 동등하게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진 좋아요. 그러나 나쁜 소식은, 모든 학생이 하워드만 좋아했다는 겁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 같아요, 밑에서 일하고 싶을 정도네요.’ ‘하루 종일 그 분하고 낚시하고 싶어요.’ 하워드에 대한 평가들입니다. 그런데 하이디의 경우는? ‘잘 모르겠네요.’ ‘좀 독단적이고 이기적일 것 같아요. 정치 성향도 좀 셀 것 같고요.’,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인지는 모르겠어요.’라는 겁니다.”
이 연구 결과는 객관적인 실력의 차이가 아니라 주관적인 인식의 차이가 사람을 평가하는데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왜 여성 리더의 수가 적은지에 대한 한 가지 근거가 되기도 하고요.
“슬프게도 저희 세대는 이 수치들을 바꾸지 않을 겁니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 세대에선 인구의 반인 여성이 어떤 종류의 일이든 고위층을 차지하는 일은 보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미래 세대는 할 수 있으리라 희망합니다. 세계의 반이, 그리고 기업의 반이 여성에 의해 이끌어진다면 더 좋은 세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녀의 말처럼 하루아침에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가 급격히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굳건한 세상의 질서에서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역사는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초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섰던 여성 노동자들 ‘서프러제트(Suffragette)’들의 저항이 없었다면 지금도 여성들에겐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 세상이었을지 모릅니다. 중요한 건 변화의 속도가 아니라 변화의 의지가 아닐까요?
여성의 성장과 성취를 돕기 위해 셰릴 샌드버그는 ‘린인닷오그(https://leanin.org/)’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고, 지금도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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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가 암인 만큼, 암은 우리에게 매우 위협적입니다. 그중에서도 췌장암은 생존율이 2%에도 못 미칩니다. 스티브 잡스의 삶을 앗아간 것도 췌장암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10대 소년 잭 안드라카가 아끼던 한 사람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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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계기로 잭 안드라카는 췌장암에 대한 저항을 시작합니다. 소중한 지인을 앗아간 췌장암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 것이죠.
“저는 인터넷을 통해 췌장암에 대한 다양한 통계를 찾았고 그중 저를 놀라게 한 것은 췌장암 환자의 85% 이상이 암 말기에 진단되고 그들의 생존 확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췌장암 조기진단율이 낮을까요? 그 이유는 현재 사용되는 췌장암 검사 방법이 60년 전부터 사용하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제 아버지보다 더 나이가 많네요. 덧붙여 이 진단 기술은 굉장히 비싸서 한 번 검사 받는 데에, 800달러가 소요되고 또한 너무나 부정확해서 췌장암 종류의 30% 이상을 감지하지 못합니다. 의사가 당신이 췌장암에 걸렸다는 것을 확신하지 않는 이상 이 진단 방법을 권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알고 나서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효과적으로 췌장암을 진단하기 위한 센서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기준을 세웠습니다. 이 센서는 값싸고 빠르며 간단하고 민감하며, 선택적이고 외과적인 수술이 최소화 되어야만 합니다.”
 
‘십대 소년이 발명한 췌장암 진단법’이라는 TED 강연에서 잭 안드라카는 췌장이 뭔지도 몰랐던 아이가 췌장암을 새로 진단하는 방법을 찾게 된 과정을 당차게 이야기합니다. 췌장암 연구에 도움을 얻고자 전문가들에게 보낸 200개의 이메일 중 199개를 거절당했던 잭 안드라카는 길고 긴 저항 끝에 결국 기존의 췌장암 진단 방식보다 168배 더 빠르고, 2만6천 배 더 싸며, 4백 배 더 민감한 검사 센서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지금은 거절이 아니라 찬사를 받는 인물로 우뚝 서 있죠.
“15살 난, 췌장이 뭔지도 몰랐던 아이가 췌장암을 새로 진단하는 방법을 찾은 것처럼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당신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만약 15세 잭 안드라카가 다른 사람들처럼 췌장암은 당연히 초기 발견이 어렵고 사망률이 높은 병이라고만 생각하고, 기존의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이 십대 소년은 용감하고 지혜롭게 저항했고,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저항에 대한 영감을 주는 역할도 하고 있지요.
세상에 당연한 일이 있을까요? 국가는 당연히 왕이 다스리던 세상, 흑인은 당연히 노예였던 세상, 여자는 당연히 투표권이 없던 세상 등 모두 당연했던 세상이지만, 누군가 저항했기에 지금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세상입니다.
혹시 세상이 이상한 것처럼 보인다면, 저항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중요한 건 변화의 속도가 아니라 변화의 의지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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