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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청소년에게 도서관을] ‘청소년에게 도서관을’ 연재를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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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5-17 19:13 조회 6,76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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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하 독서교육 강사 및 프로그래머,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저자
 
‘청소년에게 도서관을’이라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학교와 공공 도서관의 현장과 이론을 들락거리면서, 몇 년간 논의하고 고민하고 자료를 모아 왔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적어도 10년의 공부 내공은 있어야 전문가랍시고 글을 쓸 텐데, 이 분야에 대해 제 준비가 아직 모자랍니다. 그럼에도 연재를 시작하는 건, 이 문제가 무엇보다 시급하고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절박함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청소년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과 현재 한국의 청소년들이 받고 있는 교육 사이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입니다. 미래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를 얼마나 “많이 기억하는가”보다는, “창의적으로 편집하는가, 문제해결에 동원하는가, 공감을 끌어내는 설득력을 갖는가, 타자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가, 새로운 시선을 담은 해석력과 표현력을 갖는가” 등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교과별로 사지선다 문제를 반복적으로 푸는 공부의 임계점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산업 사회가 도래하면서 기계가 수공업 노동자를 대신했듯이, 인공지능과 로봇이 지식 노동자를 대신하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2013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발표한 ‘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에 따르면, 현재 직업의 47%가 불과 20년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합니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욱여넣는 공부는 마치 방적기가 곧 나오는데 베 많이 짜기를 몇년간 연습하는 꼴입니다. ‘높은 시험 성적〓보장된 취업〓평생직장’의 신화가 이미 깨지고 있고, 이는 더욱 가속되고 있습니다. 미래 사회의 정보와 지식의 재편에 전혀 맞지 않는 현재의 반복적인 문제풀이로 더 이상 아이들의 진짜 공부 시간을 빼앗지 말아야 합니다. 도서관이 더 이상 그러한 공부를 위한 공간으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두 번째는, ‘입시 성공〓평생직장’의 경로 바깥을 선택하는 혹은 선택당하는 청소년이 대다수인데, 이에 비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껴안을 도서관과 독서교육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청소년기 학교의 독서교육은 한편으로 ‘입시 논술’에 초점을 두고 있고, 다른 한편의 대안적인 공간에서도 ‘엄숙한 인문학’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입시용 독서는 싫고 그렇다고 진지한 인문학 독서는 어렵다고 느끼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독서와 도서관이 어떻게 삶을 다르게, 즐겁게 만들 수 있는지 아직 설득되지 못했습니다. 이들에게 배움으로서의 독서와 즐거움으로서의 독서가 잘 조화되는 청소년 독서 공간, 독서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아이들이 청소년기부터 본격적으로 독자의 길에서 이탈하고 있는데, 혹시 그들이 이탈하는 게 아니라 쫓아 버려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도서관과 독서교육에서 그런 청소년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 선호하는 읽기의 자료와 독서 행위, 접근가능한 의사소통의 통로,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청소년들에 대한 접근은 어린이와도 성인과도 달라야 하는데, 그들과 통할 새로운 기획이 필요한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청소년을 포괄하려는 여러 도서관의 실험적인 시도들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과 책 읽기를 함께했던 이들과 다양한 실패담과 성공담을 나누면서, 아이디어와 자료가 별로 없어 답답함이 많다는 고백을 많이 들었습니다. 기존의 연구와 국내외의 사례를 정리하는 일은 앞으로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과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밑작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주제는 중·고등학교의 학교도서관에 더 적절하고, 어떤 주제는 공공도서관의 청소년실이나 마을 공동체의 지향을 갖는 작은 도서관에서 더 유용합니다. 그러나 연재에서는 기관에 따른 서비스를 따로 나누지 않았습니다. “각 기관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하는 관점이 아니라, “청소년이 도서관들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인가”의 관점을 취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지역의 상황이나 기관의 자원에 맞게, 위의 주제들을 읽고 담아내길 바랍니다.
도서관의 역사는 ‘누구나’를 확장해 온 역사입니다. 지식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누구나’에게 확장해 온 역사지요. ‘누구나’가 낮은 계급으로, 여성으로, 장애인으로, 어린이로, 외국인으로 민주화되었지요. 단순히 해당 자료만 가져다 놓고, 출입증을 주는 것으로 도서관의 확장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즐겨 찾는 멋진 청소년 도서관이나 청소년 공간이 없는 한국에서, 아직 청소년은 제대로 ‘누구나’의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저 스스로 한 청소년의 부모로서, 앞으로 1년 동안 꼬박 이 작업에 매달리려고 합니다. 관련된 연구와, 논의, 자료를 펼쳐 놓겠습니다. 독자들도 함께 고민해 주셔서 함께 만들어가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의 자료나 사례를 바로 잡거나 보충하고픈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literaykorea@gmail.com
 
연재할 소주제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 공간
•청소년실의 공간 구성
•책에 대한 소개
•청소년을 위한 도서 추천 서비스
•보고서를 위한 연구 기술
•학문적 글 읽고 쓰기
•청소년과 소통하기
•청소년의 도서관 참여
•청소년을 위한 책동아리
•청소년을 위한 행사
•미디어 읽고 쓰기
•예비 노동자로서 읽고 쓰기
•예비 시민으로서 읽고 쓰기
•읽기 부진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 특별한 상황 속에 있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십대 전문 사서의 역량과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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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하 독서교육 강사 및 프로그래머,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저자
 
청소년이 책과 어떤 관계를 맺었으면 하는가?
아래의 두 사진을 한번 비교해 봅시다. 도서관의 청소년 공간들입니다. 왼쪽의 사진은 우리에게 익숙한 도서관의 청소년 독서 공간이고, 오른쪽은 스웨덴 스톡홀름의 10세~13세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입니다. 대비 효과를 보여 주기 위해 끌어온 사진이라 다소 극단적이지만, 두 사회가 청소년에게 마련해 준 공공의 공간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 주지요.
왼쪽의 사진은 비용이 적다는 사실만 제외하고는 사설 독서실이나 고시실과 다를 바 없습니다. 개별적인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각자의 공간은 칸막이로 독립되고, 집중하는 책 이외에는 시야를 방해받지 않으며, 상호 간의 의사소통이나 돌아다니는 행위는 금지됩니다. 책상과 의자의 높이가 일정하기에 한 가지 자세만을, 허리를 펴고 똑바로 앉는 자세만을 취할 수 있습니다. 색깔은 나무색으로 일정하지요. 공부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어떤 방해 요소도, 생각도 명상도 쉼도 눈 돌릴 곳도 허락하지 않는 공간입니다. 저자의 주장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갖는 읽기보다는 많은 정보를 이해하고 암기하는 읽기에 더 적합합니다. 읽기를 멈추고 책에서 눈을 돌려 생각할 시간이 요구되는 비판적 읽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반면, 오른쪽 사진의 공간은 각자의 자리가 충분한 독립성을 갖지만 고립적이지 않습니다. 타인의 행위가 서로에게 열려 있으며, 말을 건네거나 눈짓을 보내거나 몸을 대고 앉는 상호작용이 허락됩니다. 앉거나 기대거나 눕거나 다양한 자세로 책을 접할 수 있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자리에선, 잠시 시선을 책에서 창밖으로 돌려 생각과 몽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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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소재 공공도서관 열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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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의 TioTretton (10세부터 13세까지의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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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공공 도서관의 청소년실, 틴스케이프 (출처: CC BY 2.0 Jim Winst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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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스케이프 사이버 스페이스 (출처: Los Angeles Public Library)
 
각각의 공간은 ‘청소년이 책과 어떤 관계를 맺었으면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숨어 있습니다. 왼쪽의 공간은 고립적으로, 집중적으로, 조용히 책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반면, 오른쪽의 공간은 고립되지 않고 타자와 소통하면서, 편한 휴식이나 놀이처럼 부담 없이 책과 만나길 기대하지요. 왼쪽의 공간에서 책은 ‘고립된 일’과, 오른쪽의 공간은 ‘쉼이나 여가, 소통’과 연결됩니다.
 
기성세대가 청소년에게 부여한 공간을 향한 질문들
‘기적의 도서관’을 설계한 공공건축가인 정기용은, 건축을 설계하는 작업은 언제나 한 사회를 상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건축가는 “당신이 지금 설계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사회를 꿈꾸고 하시는 겁니까?”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고요.◆1 저는 특히 공공의 건축은 건축가만이 그 질문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질문은 공간을 건축가에게 주문하는 학교장과 지방·중앙 정부에게도, 더 넓게는 공론을 형성하는 시민에게도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도서관의 청소년 공간을 생각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피할 수 없겠지요. “청소년들이 도서관을 통해 어떻게 자라나기를 꿈꿉니까?” “그렇게 자라난 청소년이 만들어가는 사회는 도대체 어떤 모습이길 원합니까?” 구청에, 아파트에, 학교에 칸막이 독서실을 더 만들어 달라는 어른들의 민원에는 위의 질문에 대한 어떤 답이 있는 걸까요? 한국의 기성세대가 청소년에게 제공하는 공간은 위의 질문들에 어떻게 답하고 있는 걸까요?
한국의 청소년들은 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 상업적인 공간에서 학업과 여가시간을 보냅니다. 돈내지 않고 갈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학원과 독서실 등 학업의 공간이나, 쇼핑몰, 노래방, 분식집, PC방, 영화관 같은 여가의 공간은 돈 없으면 이용불가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문화 공간이나 체육관에서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서 친구들과 머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지요. 마치 청소년에게는 성적을 위한 공부라는 선택지만 가능한 것처럼요.
한국의 공공도서관에서 청소년을 위한 고립적인 일의 공간은 많으나, 청소년의 쉼과 여가, 소통을 위한 책 읽기 공간은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일의 공간만이 청소년 공간의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도서관의 개념이 폐가식에서 개가식으로, 칸막이 있는 독서실에서 정보와 감상을 나누는 소통의장으로 변모해왔지만, 유독 청소년 공간만은 제자리걸음이지요.

청소년에게 별도의 도서관 공간이 필요한 이유
“독서실을 사용하기 싫은 청소년은 성인의 도서관의 시설과 자료를 이용하면 되지 않은가?” 물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소년에게 별도의 도서관 공간이 왜 필요할까요? 저는 도서관 어린이실의 역사에서 그 대답을 발견합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도서관이나 공공 도서관의 어린이실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어린이를 위해 별도의 도서관 공간이 만들어진 건 최근 십여 년 사이의 일입니다. 1979년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이 국내 최초로 어린이 도서관으로 설립되었지만 어른의 도서관 공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03년 순천에서 최초의 어린이 도서관인 ‘기적의 도서관’이 만들어지면서 도서관의 어린이 공간이 본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세워지는 어린이 도서관과 공공 도서관의 어린이실의 가장 강력한 모델이 되었지요.
도서관에 어린이 공간이 만들어진 이후에야 어린이는 비로소 도서관의 불청객이 아니라 이용자의 대접을 받게 됩니다. 이전의 어린이는 ‘어린이다움’을 버렸을 때만, 출입이 가능한 존재였지요. 즉, 걸어 다닐 수 있어야 하고, 글과 안내판을 스스로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스스로 자료를 대여하고 반납할 줄 알아야 했습니다. 소리 내지 않고 읽어야 하며, 책에서 받은 즐거움과 환희와 호기심을 말이나 행위로 표현하지 말아야 했지요. 엄마의 품에 안기고, 아빠의 팔베개를 하고, 친구들과 서로 몸을 기대어 읽으면 더 잘 읽히는 독서 습관은 버려야 했습니다. 10분만 읽고 돌아다니는 짧은 집중력, 2시간마다 젖이든 간식이든 먹어야 하는 작은 위장, 책걸상에 바로 앉기 어려운 신체와 체력, 용변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능력 등 어린이스러움은 일반 도서관 이용불가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어린이 공간이 생기면서 비로소 어린이들은 ‘어린이다움’을 버리지 않고도, 자기 자신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요. 온돌마루가 깔린 어린이 공간에서는 바닥을 기어 다니는 영유아도 환영받는 이용자가 되었습니다. 어린이 공간의 탄생으로 도서관의 어린이 이용자는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청소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소년들에게도 ‘청소년다움’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고려한 도서관 공간이 필요합니다. 산호세주립대학교의 앤소니 베르니에(Anthony Bernier) 교수는 도서관을 설계하고 디자인할 때, 청소년공간은 화장실보다 소외받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공공도서관에서 18년간 청소년 전문사서로 일하고, 1996년 미국 최초로 공공 도서관에 청소년 전용 공간인 ‘틴스케이프(Teen'Scape)’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단순히 공공 도서관에 청소년 장서를 들여놓은 청소년실을 만든 게 아닙니다. 이 작업의 의의는 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다움’을 잃지 않은 도서관을 꾸렸다는 데에있습니다.
 
청소년다움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구성한 청소년 공간
청소년은 또래와 어울려 다니기를 좋아합니다. 연인들이 팔짱을 끼듯, 아기가 엄마의 손을 잡듯,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웃고 이야기하고, 장난을 치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그들의 행동 양식입니다. 도서관에 혼자 가기보다 함께 가는 걸 더 좋아하고, 도서관 안에서도 함께 다니길 선호하며, 친구 곁에 앉기를 원합니다. 친구들과 읽을거리를 서로 추천하거나, 책에서 읽은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장면을 보여 주고 싶어 합니다. 어떤 심각한 상황이라도 웃을 거리를 찾아 나누며 웃음을 공유하고 싶어 합니다.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정체성을 찾고, 사회적 관계를 연습하고, 자신감을 얻는 것은 청소년기의 특성입니다. 어울려 다니며 떠드는 것처럼 보이는 이 행위는 전통적인 성인의 도서관에서는 금기입니다. 뭉쳐 다니는 청소년에 대해서는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예비 탈선자로 보는 편견어린 시선도 우리 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읽고 소통하기가 핵심인 도서관 공간이라면, 어울려 이야기하기는 자연스러운 행위가 됩니다. 그 소리와 행동이 타인의 소통을 방해하지 않는다면요. 어린이 공간의 한쪽에서 소리 내어 읽기가 자연스럽듯, 청소년 공간의 한쪽에서는 읽으면서 친구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독서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청소년 도서관의 공간은 성인의 도서관 공간과 달리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구성됩니다.
또한 청소년들은 독립과 의존의 경계에 있습니다. 어린이보다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했지만, 어른들만큼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성장의 과정에 있지요. 청소년이 읽는 책과 자료도 마찬가지입니다. 별도의 청소년공간이 없을 경우, 청소년 독자를 위해 쓰인 책들, 그들의 관심사를 담은 책과 자료가 어린이 공간이나 성인 공간에 섞여 있게 됩니다. 검색기를 통해서 청소년 책을 찾을 수 있지만, 책의 제목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폐가식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방법과 같지요. 서가를 훑으며 눈길 가는 책을 살펴보며 개가식 도서관의 장점을 살리려면, 몇 개의 서가를 할애하는 방식으로라도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삶의 가치관, 학업, 직업, 여가, 성과 사랑, 독립,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무, 참여 등의 주제를 담은 문학과 정보 책은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청소년 공간은 청소년 이용자에게 자신들을 위한 책이 도서관에 있다는 점을 알게 해주며, 쉽게 찾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청소년 공간은 청소년들에게 도서관이 청소년을 환영하며, 그들이 당당히 머물 자리를 별도로 마련했고, 청소년 독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청소년 공간을 맡게 되는 사서의 역량과 서비스도 청소년에 집중하게 되지요. 공간의 구성도 청소년이 선호하는 색과 빛, 가구, 디자인을 반영하게 됩니다. 청소년 공간이 있다는 사실은 또한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과 부모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의 분야가 있으며,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어서도 계속 도서관에 올 공간이 있고, 받을 수 있는 도움이 있다는 메시지입니다.◆2 청소년실이 어린이실과 성인실의 징검다리가 되는 거지요.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은 기성세대가 정해 준대로 움직이는 것보다 일상과 행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 더 큰 참여율과 소속감, 자신감을 느낍니다. 도서관의 청소년 공간은 이들이 자율을 발휘할 수 있는 안전한 실험대가 될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도서관의 청소년 공간을 구상하거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독서 동아리나 글쓰기 동아리를 이 공간에서 꾸려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 공간은 학교의 조별 공동 과제를 주말에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료도 많고 안전한 공간이 됩니다. 자신들의 글, 그림, 만화, 음악, 영상 등을 시민들에게 발표하고 전시하고 보존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그들이 언제라도 갈 수 있는 공간, 자신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공간, 그들이 스스로 주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질 때, 도서관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이 그들다움의 특징을 반영하기 때문이지요.
다음 호에서는 미국 공공 도서관 청소년실의 모체가 된 베르니에 교수의 프로젝트와 북유럽도서관의 청소년 공간에 대해 더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갈 것입니다. 적은 비용으로 청소년 공간을 꾸리는 다양한 조언들도 함께 덧붙이겠습니다.
 
◆1 정기용, 2010, 『기적의 도서관: 정기용의 어린이 도서관』, 301쪽.
◆2 Brehm-Heeger, P. 2008, Serving Urban Teens, Libraries Unlimited, 8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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