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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분투기] 우꿈도의 목소리를 '공문'으로 치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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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05-11 17:23 조회 3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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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꿈도*의 목소리를

'공문'으로 치환하기

*'우리가 꿈꾸는 도서관' 프로젝트. 최교사가 진행한, '학교 구성원 참여형 공간구성을 위한 실천 연구'의 핵심 프로젝트다(2026 4월호본 연재 참고)


아이들의 목소리는 뜨거웠지만, 학교와 교육청의 행정 시스템은 딱딱하고 건조한‘ 서류’를 요구했다.“ 도서관이 커피 같았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고백을“ 이용자 중심의 감성적 개방 공간 조성”으로,“ 서가가 무서워요”라는 호소를“ 부적절한 설계와 부실 자재 사용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 및 내부 구조 개선”으로 번역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사서교사인 나는 아이들의 꿈을 행정의 언어로 기록하는 번역가이자, 약 1.6억 원이라는 예산의 당위성을 증명해야 하는 전략가가 되어야 했다. 최예윤 서울 사대부고 사서교사


2022년 가을, 서울시교육청의 학교도서관 환경개선사업과 자동화장비구축지원사업 공고가 연달아 발표되었다. 사서교사인 나의 입장에서 이번 공모는 단순히 낡은 가구를 바꾸는 기회가 아니었다. 도서관의 하드웨어(공간)와 소프트웨어(시스템)를 동시에 혁신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나는 학생들과의 활동을 통해 수집한 생생한 데이터들을 들고, 교육청 심사위원과 학교 관리자를 설득하기 위한 ‘행정의 언어’를 다듬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공모 사업 당선을 ‘운이 좋았’거나 혹은 ‘서류 몇 장 뚝딱 써서 이뤄 낸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서관 리모델링은 결코 사서교사 한 사람의 유능함이나 요행으로 완성되는 마술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간절한 요구를 논리적 숫자로 치환하기 위한 사서교사의 집요함, 그리고 그 진심을 믿고 기꺼이 어깨를 내어 준 학교 공동체의 협력이 맞물려 돌아가야 가능한 ‘거대한 톱니바퀴’와 같다.


아이들 목소리, 신청서 속 '사업 목적' 되다

사업 신청서의 첫 페이지인 ‘사업의 필요성’을 채우기 위해, 나는 학생들과의 활동에서 얻은 데이터들을 행정적 논리로 요약했다. 신청서에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가리키는 ‘공간의 결함’을 행정적 용어로 명확히 명시했다. 이는 다음과 같다.


① 이용 효율성 제고

설문을 통해 확인한 도서관 미방문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여, 현재의 공간이 “수업하기 불편한 교실과 열람 공간”임을 지적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명분을 세웠다.

② 병목 현상과 이용 불편의 시각화 협소한 대출·반납대 때문에 발생하는 이용 포기 사례를 데이터화하여, 공간 재배치가 단순 인테리어가 아닌 ‘도서관 운영 효율성’과 직결됨을 증명했다.

③ 안전사고 예방의 긴급성 우리 도서관의 문제는 단순히 오래된 시설로 인한 게 아니었다. 애초에 잘못된 설계와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부적절한 자재(부실한 합판 등) 사용이 근본 원인이었다. 이를 ‘학생 안전 문제’로 강력하게 규정하여 예산 집행의 시급성을 강력히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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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확보 KEY! 사전 업체 선정과 관리자의 지지

환경개선사업 신청서를 쓸 때 사서교사들이 가장 막막해하는 부분은 예산 산출과 개선 후의 모습을 시각화하는 일이다. 전문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략적인 금액을 적었다가는 실제 공사 시 예산 부족으로 낭패를 보기 쉽다. 나는 사업 신청 이전에 미리 공간 혁신 경험이 풍부한 업체를 선정하여 긴밀하게 소통했다. 업체 측에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을 전달하고 상세 견적서와 구체적인 개선 도면을 미리 받아 두는 과정은 사서교사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의 변화가 학교 교육의 변화임을 믿어 준 학교 관리자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행정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이 복잡한 업체 소통과 서류 확보 과정이 한결 수월할 수 있었다. 사서교사가 들고 온 전문가의 도면과 상세한 산출 내역은 사업 계획의 신뢰도를 높였다. 막연한 상상이 아닌, 검증된 단가와 설계안이 뒷받침된 계획서는 “이미 시공 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된 준비된 학교”라는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이는 교육청 공모 선정에 대한 강력한 확신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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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① 시설 예산(1.5억)의 핵심 부족한 장서 공간을 확 도서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전략적 결합

나는 1억 5천만 원의 환경개선 예산(하드웨어)으로는 공간

을 짓고, 1,500만 원이라는 별도의 자동화장비구축

예산(소프트웨어)으로는 시스템을 혁신하는, ‘투 트랙

전략’을 세웠다.


략① 시설 예산(1.5억)의 핵심 부족한 장서 공간을 확
보하기 위해 ‘창가 서가’를 적극 활용해 서가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설계의 핵심으로 삼았다. 또한 일반 조달 가구가 아닌, 우
리 학교만의 특수성을 반영한 비조달 제작 가구의 비중을 높였다.
그리하여 솔밭 정원과 연결되는 ‘폴딩도어’, 계획서상에는 ‘스크린’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추후 교육 환경의 고도화를 위해 ‘전자칠판’으로의 변
경 가능성을 열어둔 수업 지원 장비, 마지막으로 전용 ‘인포데스크’를 예산안에 담았다.

전략② 자동화 장비 예산(1.5천)의 핵심 공간이 아무리 좋아져도 대출·반납 처리가 정체되면 아이들은 다시 발길을 돌릴 것이다. 이를 위해 ‘자가대출반납기(키오스크)’ 도입을 신청서에 담아 “공간의 혁신은 시스템의 자동화와 함께할 때 완성된다”는 논리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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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준비가 가져온 선정의 기쁨 

사업 신청 공문을 발송하던 순간,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촘촘하게 쌓아 올린 데이터와 도면이 가장 큰 진심임을 믿었다. 사서교사로서 발로 뛰며 준비한 9쪽 분량의 신청 서류는 결코 짧은 시간이나 우연이 만든 결과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더 나은 배움의 터전을 제공하겠다는 학교 공동체 전체의 구체적인 약속이자 사투의 기록이었다. 그렇게 신청서를 내고 얼마 후, 교육청으로부터 최종 선정통보를 받았다. 환경개선 예산 확정액 1억 5천만 원과 자가대출반납기 등 자동화 장비 예산 1,500만 원. 이 숫자는 사서교사인 나의 기획력과 사전에 발로 뛰며 확보한 전문가의 데이터, 그리고 관리자와 행정실 직원, 학생들까지 학교 공동체 모두가 도서관이라는 변화의 물결에 함께 몸을 실었기에 얻어낸 공동의 승리였다. 도서관은 사서교사 한 사람의 열정으로 반짝일 수는 있지만, 학교 공동체가 함께 노력할 때 비로소 그 생명력이 지속된다는 것을 이번 사업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쁨도 잠시, 이제는 종이 위 숫자들을 실제 벽돌과 가구로 바꾸어야 하는 더 험난한 ‘현장’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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