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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병아리 사서의 행사 실험실] 꾸준함에 도장을 찍다, '여우별'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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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05-11 17:10 조회 7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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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에 도장을 찍다,

'여우별' 독서!


이번 달에는 무슨 행사를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도서관에 매일 오던 도서부 학생이 북 트럭 위에 쌓인 책을 정리하며 투덜거렸다.“ 행사는 재밌고 좋은데, 평소엔 오지도 않고 책도 안 읽는 애들이 그때만 와서 잔뜩 어지럽히고 가는 게 싫어요. 시끄럽고 책 읽는 데 방해 돼요.” 아차. 그동안 나는 단골손님들에게 너무 무심했다. 반성과 함께 다음 프로그램의 방향이 잡히는 순간이었다.

배현정 서울 동대문중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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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가 아닌 습관으로, 15분간 반짝이는 시간
정신없이 3∼4월을 지내며 도서관에 이용자를 유입하려고 노력하기만 했지, 정작 들어온 아이들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던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유입된 이용자들이 꾸준히 도서관에 방문하고 책을 읽도록 자리를 잡는 것은 무척 중요했지만 책 읽기를 굳이 ‘숙제’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한 문장이든, 단어 몇개든 상관없이 매일 잠깐이라도 책 앞에 앉아 읽고 쓰는 경험을 이어가는 것, 그 ‘꾸준함’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었기 때문에 적어 내는 글의 수준이나 분량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 생각한 것은 카페에서 음료를 마신 뒤 찍는 도장 쿠폰이었다. 도서관에 와서 15분간 책을 읽고 간단한 소감을 적거나 필사를 하면 도장을 찍어 준다. 그렇게 도장을 일정 개수 이상 모으면 상품을 주는 아주 간단한 방식이다. 행사 이름은 ‘여우별’이라고 지었다. ‘여우별’은 궂은 날 구름 사이로 잠깐 났다가 사라지는 별을 뜻한다. 이 15분의 독서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잠깐이나마 반짝이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골라보았다.

여우별 프로그램 진행 방법
나는 ‘여우별’ 프로그램을 몇 년 동안 연간 행사로 꾸준히 진행했다. 초창기에는 참가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10칸짜리 도장 쿠폰을 준비해 월 10회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제한 때문에 이미 10회를 채운 아이들은 더 참여하고 싶어도 다음 달까지 기다려야 했고, 자연스럽게 참여 의욕이 꺾여 중도 하차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런 문제를 인지한 뒤, 작년에는 월 제한을 없애고 학사 일정을 꼼꼼히 살펴 연간 150회라는 거대한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연말에 확인해 보니 최다 참여자가 60회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현실적인 목표로 연 80회를 설정했다.

독서노트, 직접 만들어 진행 중
2023년까지는 도장 쿠폰과 A5 크기의 활동지를 비치해 두고, 아이들이 본인의 쿠폰을 찾아 활동지와 함께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개인별 활동지가 흩어지고 연말에 가서는 너덜너덜해지는 것이 단점이었다. 2024년에는 큰 마음 먹고 예산을 들여 업체에 맡겨 독서노트를 제작했었는데, 초반에 우르르 노트를 차지한 학생들이 금세 흥미를 잃으면서 대부분 버리게 되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2025년부터는 독서노트를 직접 만들어 배부했다. 중도 포기한 학생의 노트는 사용한 종이만 빼내고 재활용할 수 있어서, 행사 초반에 손은 더 가지만 비용 부담이 크게 없는 가장 만족스러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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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시상, 재밌게 하면 사서도 즐겁다
내가 행사를 준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진행하는 사서 본인도 함께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프로그램을 지치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다. 그래서 SNS에서 재미있게 본 ‘간식 스쿱마켓’과 ‘간식 뽑기기계’를 시상에 도입해 활용했다. 올해는 스쿱마켓 방식을 살짝 변형해 비즈 스쿱마켓으로 진행 중이다. 컵 속 비즈를 한 스푼 크게 떠서 내려놓고, 나온 비즈에 따라 미리 정해진 간식이나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어떤 상품이 있는지와 받는 방법은 안내문에 미리 고지해 두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스쿱을 직접 뜰지, 사서에게 맡길지를 선택하게 했다. 괜한 원망과 불평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였다. 간식과 상품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하나하나 골랐다.
도서관에 들어오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여우별 코너를 만들고, 안내문과 책자를 잘 보이게 배치했다. 아이들이 신청서에 이름을 쓰면 확인한 뒤 곧바로 개인 노트를 만들어 꽂아 두었다. 과연 몇 명의 아이들이 참여해 줄까, 기대 반 걱정 반의 시간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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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조금씩 읽기’의 즐거움 심어 주기
4월부터 여우별을 시작하기 위해 3월 초부터 신청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신청했다. 심지어 빨리 시작하고 싶다며 3월부터 하자는 아이들까지 있었다. 부랴부랴 독서노트를 만드는 손이 분주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15분은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모래시계의 모래가 다 떨어지는 동안 집중해서 책을 읽는 아이들이 고맙고 기특했다. 도장을 10개 모으면 바로 상품을 주었다. 간식 스쿱마켓으로 진행했을 때는 직접 뜬 간식을 예쁜 봉투에 담아 주었고, 간식 뽑기기계로 진행했을 때는 동전을 넣어 준 후 1회 작동 시간 안에 뽑은 초콜릿은 몇 개가 되든 모두 가져가게 했다. 연말에 일정 개수 이상의 도장을 모은 학생에게는 원하는 책 1권을 선물했다. 다른 행사보다 ‘책을 꾸준히 읽는 것’에 대한 보상만큼은 가장 좋은 것으로, 아낌없이 주고 싶었기에 이 프로그램에는 1년 예산 중 가장 큰 금액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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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참여하는 아이들의 노트에 도장을 찍어 주고 한 번씩 짧은 격

려 인사도 적어 주었다. 아이들은 이 작은 관심을 생각보다 더 좋아했

다. 마침 비어 있던 도서관 한쪽 벽면에는 ‘여우별’ 참가자 이름을 예쁘

게 적어 키재기를 했다. 여우별에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도 괜히 가서 명

단을 보고 수군거리며, 자기 키를 재 보듯 줄 옆에 서 보곤 한다. 아이

들이 참여할 때마다 이름표의 위치를 조금씩 위로 옮겼는데, 깜빡 잊은

날에는 어느새 참여한 아이들이 직접 옮겨 놓기도 했다. 그렇게 ‘여우별’

매일 잠깐, 도서관에 머무는 습관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조금 더 자주, 편안하게 들어오고 머물기 시작했

을 때, 또 하나의 고민이 고개를 들었다. “이 공간을 함께 쓰는 약속을

다시 한번 재미있게 전할 수 없을까?” 그래서 다음 달에는, 도서관 규칙

을 다시 만나는 작은 실험을 준비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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