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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동네 책방 이야기] 반갑다 ~ 엉뚱한 책, 기발한 책, 이상한 책...-홍대 앞 '헬로 인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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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6-29 16:50 조회 9,08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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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세 발짝? 문을 열고 들어가 마주한 벽에 닿기 까지, 왼쪽 벽에서 오른쪽 벽까지의 거리. 바깥 문에 ‘책방오픈’이라고 써 있어서 책방이겠거니 싶지만, 들어서면 좁고 책도 많지 않아서 순간 벙벙해진다. 한쪽 면의 낯선 인쇄물들 앞에서 뭘 어떻게 봐야 하 나 고민하는 사이 친절하게 말 거는 책방 주인. 그리 고 흐르는 인디 북과 사람들, 책방 이야기………
약 한 시간 뒤, 몇 권의 ‘책’을 ‘사들고’ 나왔다, 책방 이 맞았다. 아주 특별하고 이야기가 많은 거대 책방, ‘헬로 인디북스.’ 또 오게 될 듯. 그 이유는 이렇다.
 
 

인디 북?
인디 북(Indie book)은 혼자 혹은 소수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기획, 편집, 인쇄 등의 작업을 직접 진행해 제작한 책이다. 셀프 퍼블리싱 북(self–publishing book)이나 소규모 독립출판물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부분 소량으로 제작되는데, 일반 서 점에서는 보기 어렵고 인디 북을 취급하는 몇몇 서점에서 구입 할 수 있다(더러 무가지도 있다).
 

인디 책방은 꿈!
잡지를 좋아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잡지를 많이 봐왔고, 특히 독립출판물을 많이 접했 다.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늘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뭘까 생각했다. 문득 언젠가 꼭 책방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도 품고 있었다. 그런 그가 고민 끝에 회사를 그만 두고 독립출판물에 관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개월 뒤인 2013년 11월, ‘헬로 인디북스’를 열었다.
“제가 독자로서 책방을 다니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독립출판물에 관한 정보가 별로 없잖아요. 누가 어떻게 만들었고, 어떤 내용인지 등의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회사를 그만 두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우선 인디 북과 그 책 만든 사람들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책방 주인 이보람 씨의 이야기다.

책과 사람들 이야기가 그득한 책방
출판사를 끼고 있지 않은 독립출판물, 대형 서점에서 팔지 않는 책, 1인 출판사의 책 등 소규모 로 제작된 책 70여 종이 한쪽 면을 채우고 있다. 엽서, 팸플릿, 신문, 잡지 등 형태들도 제각각. 신기하게 생긴 책부터 들춰보지만, 금세 내려놓게 된다. 호기심이 흥미나 관심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 책들, 분명 익숙하지 않다. 뭔가 엉성해 보이기도 하고, 제멋대로다. 가격을 알게 되 면 깜짝 놀라게 된다(물론 다 그런 건 아님).
“독립출판물을 많이 접해 보지 못한 분들에게 이런 책은 흥미를 끌기도 어렵고, 납득할 수 없는 가격일 수 있어요. 만듦새가 어설퍼 보이는 것에 비해 가격이 비싸게 느껴질 수 있거 든요. 이런 이유로 관심을 갖거나 사서 보는 데 주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책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려고 해요. 이 사람이 이걸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만들 었는지 알려 주죠. 책마다 사연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다행히 제가 말을 잘 못하는데도, 옆 에서 책에 대해 설명하면 대부분 좋아하세요. 물론 말 시켜서 나가는 분도 있긴 해요. ㅎㅎ”
정말 책방 주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책에 관심이 가게 된다. 마치 유명 미술관에서 전 문 큐레이터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어느덧 이 책 저 책에 손이.
 
내 책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
작은 책방이지만, 이 공간의 보폭이 꽤 넓다. 몇몇 이야기만 들어도 주인장이 얼마나 인디 북 과 책 만드는 사람들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책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고 싶어요. 책을 만든 뒷이야기 같은 거요. 그래서 처음에는 공 간의 반쪽을 전시 공간으로 두었어요. 그래서 전시테이블을 두고 벽면도 무엇이든 전시할 수 있게끔 구성했죠. 손님들에게 전시 소개를 하면서 만든 이도 소개할 수 있으니까요. 이외 에 인디 북을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도 하고 있고, 영상 상영회도 하고, 팟캐스트 방 송도 하고 있어요.”
 
 
 

인디 북도 꿈!
누구나 자신만의 무언가를 꿈꾼다. 인디 북은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형 태가 될 수 있다. 인디 북을 만드는 건 잘하냐 못하냐의 문제보다 하냐 안 하냐의 문제일 뿐 이니 누구나 마음먹으면 만들 수 있다. 세상에 내가 만든 책 한 권 정도 있는 건 의미 있는 일 아닐까.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다면 인디 책방으로!
“책을 구매하려고 오시는 분도 있지만, 자신만의 책을 만들고 싶은 분들이 참고할 만한 것 들을 찾는다거나, 이런 책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직접 문의하러 오시는 분도 많아요. 나만의 책을 만드시려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아요. 심지어 연세가 일흔에 가까우신 제 어머니도 책 한 권 만들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말렸어요.ㅎㅎ”
 

인디 북만의 매력?
“대부분 글도 디자인도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뛰어난 게 아니지만, 사람들이 자신만의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잘 모르는 분야지만 열심히 했다는 거잖아요. 책에 그런 자유로운 열정이 담겨 있어서 좋아요. 여기 단골 손님 중 한 분이 최근에 인터뷰 를 했었는데, 그때 그 분이 자신은 인디밴드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노래를 만든 사람과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같아서라고 했대요. 딱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예요. 정말 그래요.”
 

인디 북과 청소년 그리고 학교도서관
“청소년들은 어쨌든 다양한 것들을 접하면 좋잖아요. 청소년들이 인디 북을 통해 책의 다양 한 소재와 자유로운 형식을 만나면 좋을 것 같아요.”
인디 북은 독특하고, 창의적이다. 책에 대해 가진 편견을 걷어낼 수 있고, 신선한 자극을 받 을 수 있다. 청소년들도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청소년들이 독립출판물을 접하기 란 어렵다. 학교도서관에서 보기도 쉽지 않다. 독립출판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고, 장서로서의 적합성도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서선생님들에게도 낯설고 버거운 일이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인디 북 테마 전시’를 기획하거나 선생님과 학생들이 인디책방에 탐방을 가거나, 인디 북 저자를 만나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이런 행사를 통해서 조금씩이라도 인디 북과 마주하게 되면, 언젠가 학교도서관에서도 인디 북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책방에 깃든 즐거움
이곳, 유지가 될까?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책방 주인은 즐거워 보인다. 무언가를 좋아서 하는 사람의 흥겨움이 책방 곳곳에 책갈피처럼 꽂혀 있다. 책방 안에 머물면 자연스레 물든 다(워낙 작은 곳이기도 하니까~). “아직 유지가 안 될 만큼 적자지만 유지비가 얼마 안 드니까 다른 것을 하면서 메울 수 있 어요. 저는 이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게 재미있고, 작은 공간을 통해 조금 이나마 인디 북 만드는 사람들을 응원할 수 있어서 좋아요.”
 

 

‘헬로 인디북스’가 청소년에게 추천하는 인디 북

『교통체증』 18살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만든 ‘비정기’ 월간지 (‘월간’이라는 단어는 웬지 간지나니깐).
https://www.facebook.com/monthlytrafficjam
 

『Thinking Bus』 누구나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버스를 타고 서울여행을 즐길 수 있는 테마별 가이드. https://www.facebook.com/thinkingbus
 

『갸르르릉, 노랭이 사진관』 연남동 골목에 서식하는 길고양이 9마리의 캣맘으로 지낸 지난 1년간의 기록. http://instagram.com/frutiger
 

『COLORFUL STORY OF SEOUL』 서울의 4대궁과 종묘에 숨겨진 이야기를 주제로 한 색칠공부 책(제1회 서울 상징 관광기념품 공모전 입선작). https://www.facebook.com/hellodamdam
 
 

『우리는 서울의 산다』 서울에 거주하는 탈북 청소년들의 시선과 생각. 6699press.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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