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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이제 시작!!

『초등 한 학기 한 권 읽기』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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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이제 시작이다





2018년에 시작돼 교육과정으로 들어온 지 2년 차.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현재 불이 잘 붙도록 풀무질하고 있는 아궁이 속 같다. 아직 불이 붙지 않은 장작과 활활 타오르는 장작이 공존한다. 조심스레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에 한 발 내딛거나 아직 시도해보지 못한 교사들도 있다. 책을 사랑하는 교사들의 실천 경험을 담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더 잘 타오르도록 부채질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현장에서 열심히 실천하며 배움과 성장을 이뤄가는 교사들이 점점 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책을 읽고 작가와의 만남에서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최근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는 중이다.


“집에서 혼자 읽었을 때는 몰랐는데 선생님과 친구들이랑 함께 책을 읽으니 더 재미있어요.”
“분명히 책을 다 읽었는데,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다른 뜻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한 한기 한 권 읽기’ 수업을 경험한 아이들의 소감이다. 이전에 이루어졌던 학습자의 개별적이고 자율적인 독서활동과 달리 ‘한 한기 한 권 읽기’는 수업 시간에 온전히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며 표현하는 ‘읽기 공동체’를 형성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한 권을 온전히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책 읽기로 다양한 생각을 만나고 세상 이치와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 평생 독자를 기르는 것에 주목적이 있다.
정식으로 교과 수업 시간에 책 읽을 권리와 의무가 동시에 주어졌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즐거운 나눔의 과정으로 만들 수 있을까?
 
2005년 경남지역에서는 ‘학교도서관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줄여서 ‘학생사모’)을 만들었다.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좋은 책을 마음껏 읽으면서 꿈을 키우고 더불어 나누는 삶의 주체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모임으로, 경남 초·중・고 교사, 사서교사, 전담사서가 그 구성원이다.
학생사모는 여러 소모임을 꾸리고, 살아 움직이는 학교도서관과 독서교육을 위해 다양한 실천 활동을 펼치면서 함께 방향을 찾았다. 좋은 책이 있으면 서로 추천하고 책과 아이들의 삶을 연결하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교육과정에 들어올 무렵엔 이와 관련한 실천 경험과 노하우도 자연스레 쌓여갔다. 그렇게 우리가 만들어간 경험과 사례를 현장에서 고민하고 있는 교사들과 나누고자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초등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책의 선정부터 수업 마무리까지 전 과정을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한 권 읽기’와 관련해서 교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을 10가지 질문과 답으로 정리했다. 총 15편의 수업 사례는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으로 나누고 책의 갈래를 표시해 필요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마다 다양한 색깔로 펼쳐낸 독서수업 이야기를 보면서 ‘책으로 이렇게 수업을 하는구나. 나도 따라해 보고 싶다!’ 하는 마음이 든다면 이 책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물론 이 책에 나온 실천 사례들은 각 학교의 현실과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로만 삼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내게 필요한 것을 찾아 적용하고 변주해 보면서 ‘한 권 읽기’를 실천할 수 있는 맷집과 역량을 키워나가는 일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무런 목적이 없는 행동이다. 책은 시험을 치기 위해 읽는 것도,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읽는 것도, 멋있게 보이기 위해 읽는 것도 아니다. 책을 읽는 과정은 연애와 비견될 수 있는 지극히 친밀하고 따뜻한 그 ‘무엇’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토록 좋은 책 읽기를 끔찍하게 여긴다. 왜? ‘읽기’가 권유가 아닌 명령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 다니엘 페나크, 『소설처럼』, 이정임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
 
‘어린이가 책을 읽지 않을 권리’에 대해 이야기했던 다니엘 페나크의 글이 떠오른다. 생각해 보면 ‘한 권 읽기’ 수업이 도입되기 전부터 우리 아이들은 어릴 적 부모의 무릎에 앉아 재미있는 책 이야기를 들으며 또 읽어달라고 조르곤 했다. 책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학교교육이 가르쳐주지 못한 자유로움과 상상력, 주체성을 책에서 얻었다. 책 읽기가 학교 교육과정 속으로 들어오면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책 읽을 권리를 간섭하는 게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성취기준을 달성한다는 명목하에 책 읽기의 즐거움을 빼앗아서도, 평가를 목적으로 책 읽기의 본질을 훼손해서도 안 될 것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의 시작은 부담 없는 책으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책으로 골라서 직접 읽어 보자.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동료 교사들과 함께 읽어 보는 것도 좋다. 그동안 몰랐던 동료의 책 읽는 목소리가 특별하게 울리며 다가올 것이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보면 내가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와 계획들이 만들어진다. 아이들과 책을 읽다가 가끔 멈추고, 책에 관한 생각이나 경험을 서로 묻고 이야기 나눠 보자. 책으로 놀아도 보고,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샛길로도 빠져 보자. 그러다보면 그동안 몰랐던 아이들 하나하나의 삶이 문득 내게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아이들과 함께 저마다 다른 빛깔로 신나고 행복한 책 수다를 풀어내길 바란다.



2019년 가을
전국학교도서관 경남지역 학생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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