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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책과 함께 아이가 성장하는 곳”

[인천피플] “도서관은 책과 함께 아이가 성장하는 곳” 
  


박소희 (사)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
작은도서관 운동으로 공공도서관 산파 역할
현 도서관정책은 행정 중심적이어서 아쉬워



[인천투데이 류병희 기자] 인천 연수구청 뒷골목에는 작은도서관이 하나 있다. ‘늘푸른어린이도서관’이다.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주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방법 등을 일깨워주는 곳이다. 나아가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세대를 이어주고 공동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작은도서관 운동의 중심에는 늘푸른어린이도서관 관장이자 (사)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의회 이사장인 박소희 씨가 있다. 그는 인천에 지방자치단체 공공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전 어린이도서관 설립으로 공공의 가치와 도서관의 역할에 관한 화두를 던지고 지금까지 성장을 이끌어왔다.


박 이사장은 최근 ‘여기는 작은도서관입니다(학교도서관저널 출판)’라는 책을 내놨다. 국내 작은도서관 현황과 운영방법, 해외 사례 등을 소개하면서 작은도서관의 정체성과 앞으로 나갈 방향을 모색했다.


인천 ‘작은도서관’의 역사는 올해로 22년이다. 박소희 이사장을 만나 작은도서관 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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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희 (사)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의회 이사장 겸 늘푸른어린이도서관 관장

 


작은도서관, 인천 공공도서관 산파 역할


인천에 지자체별로 공공도서관이 생긴 것은 2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 계기를 마련한 것이 ‘작은도서관’인데,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작은도서관은 언데 어떻게 시작했을까.


“결혼하고 연수동에 들어왔을 때가 1995년이다. 당시 연수동은 아파트가 한창 들어서고 사람들이 이사 오는 신도시였다. 그런데 문화시설은 거의 없었다. 연수구가 미추홀구(당시 남구)에서 분구해 청사도 없을 때였다.”


“아이가 3살이었는데, 책을 보러가기 위해서 구월동 중앙도서관으로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30~40분 거리였다. 도서관 1층에는 어린이실이 있긴 했다. 그런데 눈치를 많이 봤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마음껏 책과 가까워지고 또 내 집처럼 스스럼없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들과 그림책 공부를 하며 생각한 것이 문고였다. 연수어린이문고를 1998년에 만들었다. 문고는 작은도서관으로 그 명칭이 변경됐는데, 당시 아빠들도 참여했고 출판사에서 책을 구하기도 하며 바쁘게 보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03년에 시민사회와 함께 ‘연수구 공공도서관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인천 공공도서관 건립은 이렇게 시작됐다.


“위원회를 꾸리고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3000명 이상 서명을 받아갔더니 인천시에서 연수구에 공공도서관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당시까지 만해도 인천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없었다. 2005년을 전후해 하나 둘씩 생겨났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연수구도서관과 계양구도서관이다. 큰 변화였다.”


작은도서관은 민간이 운영하지만 동네 책방과는 사뭇 다르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과도 다르다. 공공성을 띄고 있으나 민간이 운영하고 책을 팔지 않는다.


단순히 책을 읽고 빌려가는 곳이 아니라, 교육, 소통, 공동체 등을 고민하고 실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도서관은 누구나 가서 무료로 이용하는 교육 공간이자 문화 공간이다. 반드시 우리 생활 주변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어린이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춰야 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의자보다는 온돌바닥으로 설계할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연수구도서관이 생기고 2년 후 연수구 어린이도서관이 인천 최초로 세워져 보람이 있었다.”


처음엔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을 생각했는데, 그 생각과 실천이 공공도서관도 만들 수 있게 한 산파 역할을 했다. 더 나아가 독서운동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 시작이 ‘북스타트’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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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책만 빌리는 곳이 아닌 마을사랑방


작은도서관은 국내 각지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생겼다. 지금은 6000여 곳에 달한다. 박 이사장은 “1987년 6월 항쟁의 소산”이라고 했다.


“87년을 지나 90년대 중반이 되면서 국내에 작은도서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6월 항쟁을 경험한 엄마들이 동력이 됐다. 지역 활동을 벌이고 어린이를 위한 책읽기와 소통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아가 시민주권운동을 벌여 자치 개념으로 확장했으며, 지금은 어느새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한다. 어른들이 환경을 조성하고 촉진자 역할을 하면, 아이는 물음을 가지고 찾아간다. 혼자 공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책을 읽더라도 함께 경험과 지식을 나눌 수 있어야한다. 그래서 도서관은 책만 빌리는 곳이 아니어야 한다. 책을 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벌써 20여 년 흘렀다. 아이들은 어느새 성인이 됐고 이제는 각자의 꿈을 향해 스스로 달려가고 있다. 건축가, 가수, 여행 작가 등 각자의 삶을 그리고 있다. 작은도서관을 시작할 때 모였던 아이들이 지금도 서로 만난다. ‘인연팸’이라는 비정기적 모임인데, 서로 의지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것 같다.”


책과 함께 성장한 아이들은 어느새 성인이 됐고 이제는 작은도서관에서 동생들을 돌보기도 한다. 마음공동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늘푸른어린이도서관에서는 ‘청소년 꿈꾸다’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세대를 이어주고 있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언니나 형에게 고민을 상담하기도 하고 정답은 아니지만 경험과 나아갈 방향을 스스로 구한다.


‘청소년 꿈꾸다’ 프로그램 외에 초등학생을 위한 ‘책아 나랑 친구하자’와 ‘우크렐레 연주’, 어른들을 위한 ‘재미 한 땀’과 ‘라온-그림자극’, ‘역사모임 her story‘, 자원활동가 모임인 ’얘기보따리’ 등도 운영한다.


“여름방학에는 계절학교를 열어 책 읽고 미술도 하는 활동을 한다. 엄마들은 독서모임을 하고 북페스티벌이나 평생학습축제 평화한마당에 단체로 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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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중심으로 보편적 복지 실현하길


“송도신도시에는 아파트별로 작은도서관이 있다. 500세대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두게 돼 있어서 운영하는데, 문제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연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의 때 30분 만이라도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하는데 아직 답이 없다. 또, 도서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개인정보 보호 조치도 필요하다. 지속성을 위해서는 전문가가 상주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과 비교하면 책 읽는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주변에 카페도 많아졌고 도서관도 많이 생겼다. 생활문화공간으로 책과 쉽게 접할 수 있는 북카페도 생겼다.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모이고 대화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늘었다.


“이제는 문화를 보는 눈높이가 높아졌다. 또, 도서관이 보편적 복지와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은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가난하거나 부유하거나 또는 장애인이거나 비장애인이거나 상관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한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도서관은 바로 주민을 위한 보편적 문화 복지를 실현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박 이사장은 ‘학교 이전에 도서관’이라고 했다. 책과 함께 성장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인 도서관, 그리고 그 다음으로 학교가 자연스럽게 이어져야한다는 것이다. 또, 교육과 문화,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성과 위주 행정 중심주의를 타파해야한다고 했다.


“도서관은 책만 읽고 대출해주는 곳이 아니다.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정책이 부족한 게 아쉽다. 도서관은 사람들의 의식이 성장하는 곳이다. 행정적으로만 접근하면 답은 없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복지와 문화 등 모든 것이 결집될 수 있다. 시민을 위한 행정이 어떻게 문화, 복지, 교육, 도서관 등에서 서로 다를 수 있나? 함께 엮여 있는 것이다. 시민은 행정에 따라 삶이 구분돼있지 않다. 거꾸로 생각해야한다. 사람이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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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의 고민, 새로운 방향 모색 중


박 이사장은 작은도서관을 민간이 운영하다보니 후원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사)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엔 회원 200여 명이 등록돼있다. 독서운동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하고 재정적으로도 성장해야하는 상황이다.


“작은도서관도 이제 스스로 뭘 잘할 수 있는지 들여다볼 시기가 왔다. ‘여기는 작은 도서관입니다’라는 책을 낸 이유이기도 하다. 도서관은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고 성장하기 좋은 곳이다. 시스템에 이끌리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돌아가 사람이 중심이 되고. 어울려 살아가면서 동네를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박 이사장은 작은도서관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책을 중심으로 마을의 보편적 복지를 담당하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도서관은 사람이 모여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더욱 거듭나야하지 않을까. 그의 고민이다.


“북유럽에 가면 섬이 많다. 도서관에서 상대적으로 문화 혜택이 미흡한 섬을 돌아다니며 문화 공연을 하고 군인들과 책읽기도 한다. 그래서 앞으로 인천 서해 5도를 돌면서 ‘북 보트’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정기적으로 ‘북 보트’를 보내 섬과 섬을 연결하고 북 버스킹도 진행하고 섬 주민들에게 책도 선사하면 좋지 않을까. 작은도서관이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또 모든 이의 도서관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인천투데이 원문보기 http://www.incheon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115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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