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글

영상세대를 위한 미디어 독서활동,

 

북트레일러 만들기

‘뭔가 새로운 활동 없을까?’

학교도서관을 이끄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수시로 떠올리는 질문일 것입니다. 저 역시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2003년부터 지금까지 머릿속에서 늘 떠나지 않았던 질문입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도서관에는 늘 학생들이 북적였지만, 학교도서관의 역할과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에 대한 갈증은 여전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북트레일러를 만나게 되었고, 책 소개 영상으로 알려진 북트레일러를 독서활동과 연계해보고 싶었습니다. 둘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적용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독후활동, 교과융합 협력수업,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공모전 등 다양한 독서활동으로서 북트레일러 프로그램을 전개할 수 있었고, 이 내용들을 모아 2017년 『독서활동을 위한 북트레일러 활용 설명서』에 담았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현장의 관심이 결실을 보듯 국립중앙도서관 사서교육원 직무연수 프로그램에 북트레일러 과정이 개설되었으며, ‘2015 개정’ 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매체로 표현하기’, ‘90초 책 소개 영상 만들기’ 등 교육과정의 한 부분으로 소개되었고, 현재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북트레일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시도교육청 및 공공도서관 등에서 선생님, 학생, 이용자를 대상으로 북트레일러 연수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회가 종종 있습니다. 미디어에 익숙한 영상세대를 위한 독서 프로그램을 배운다는 설렘으로 그 자리에 오셨지만 영상 제작과 편집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학생들 역시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영상을 쉽게 접하고 감상하기는 하지만, 직접 제작해본 경험은 많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영상 편집 과정을 더 쉽게 전달할까?’

영상 제작과 편집은 약간의 방법만 익히면 비전문가도 얼마든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문서를 작성할 때 한글과 오피스에 있는 고급 기능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과제나 업무에 필요한 문서를 충분히 작성할 수 있듯이, 영상 편집도 다양한 효과와 고급 편집 기능을 활용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의도한 대로 깔끔하고 완성도 있는 영상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영상 제작의 가장 큰 걸림돌은 막연한 두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두려움을 떨쳐버리는 데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은 영상 제작에 익숙하지 않은 분, 영상 편집 초보자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북트레일러 제작 방법을 소개합니다.
전문가들을 위한 고급기능이나 사용하지 않는 편집기법은 과감히 삭제하고, 북트레일러 제작에 필요한 기능 위주로 선별했습니다. 편집 기초 다지기에서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의 설치부터 길이 조절, 문자 입력, 효과 등 영상 편집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자세히 다루고, 실력 다지기에서는 영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들을 예제를 통해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영상 편집을 하면서 자주 하는 실수와 기본 상식들은 팁으로 정리했습니다.

제가 도서관에 근무하면서 가장 어려워한 업무는 엉뚱하게도 연말정산이었습니다. 1년에 한 번 하다 보니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도저히 친해질 수 없는 용어들을 보면 머리만 아파져 미루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연말정산을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처음엔 익숙하지 않던 것들이라도 반복하다 보면 용어도 익숙해지고 점점 힘들이지 않고 능숙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상 편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의 내용에 따라 하나하나 실습하다 보면 편집 과정이 익숙해지고, 결과물을 보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영상 편집이 생각처럼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영상 편집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영상과 청각적으로 들리는 소리, 문자, 이미지 등 다양한 매체를 융합하여 만들어가는 복합적인 작업입니다. 또한 우리의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적의 도구입니다.
앞으로 교육현장에서 문서 작업 대신 영상을 편집하고 활용하는 길은 더욱더 넓어질 것입니다.
생각을 키우고 표현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독서활동, 이제 영상의 날개를 달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데 이 책이 도움되길 바랍니다.

2019년 11월
최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