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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지식그림책, 추천선정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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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11-21 10:42 조회 22,66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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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높고 탄탄한 구성의 지식 그림책 함께 읽기


이 책을 준비한다고 하니 누군가 아직도 그림책으로 할 게 남았냐고 말했다. 그간『 그림책 365 vol.1』,『 토론 그림책 365』,『 그림책 365 vol.2』가 나왔으니 더 추천할 그림책이 있겠냐는 말일 수 있다. 새로운 그림책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런데 어디를 봐도 논픽션 그림책만을 이야기하는 곳이 없다는 걸 감안하면 이번 시도는 꽤 의미가 있다고 본다. 독서 현장에서 논픽션 분야는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는‘ WHY?’ 시리즈가 잠식하고 있다는 걸 부인할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책들은 애초에‘ 독서’가 목적이었다기보다 학습 보조재로서의 기능이 컸다. 아이들은 여전히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독서는 이미 구멍이 난 상태다. 지금 보고 있는 동영상을 끄고 이 책 좀 보자고 하면 아이들이 그 말을 들어주기나 할까? 보다 전문적이고 정제된 지식과 그에 버금가는 세련되고 예술적인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무장한 지식 그림책들이 당장 그 공백을 메꿔줄 수 있을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열심히 탐색하고 연구한 저자들의 그림책들이 출간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그 책들은 내용의 전문성은 물론 그림책으로서 완성도도 높았다. 이 그림책들은 아이들이 교육과정을 통해 배워야 할 내용들을 아우르고 있어서, 이 그림책들만으로 학교 수업을 대체해도 좋을 만큼 풍성했다. 여기에 꼼꼼히 검토하고 모아 놓은 그림책들이 학교도서관은 물론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들의 수서와 배치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책들은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는 그림책으로 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주제별 좋은 지식 그림책 추천, 선정 기준


2010년 이후 출간된 거의 모든 그림책들을 살펴보았다. 간혹 필요할 땐 이전 책들이나 절판된 책들도 보았다. 무작정 소재나 그 분야의 이론에 집중하기보다 세심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책들을 우선 골랐다. 각각의 책 안에서 그림이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도 관건이었다. 여타 픽션 그림책들에서도 간혹 보이듯 그림이 그저 글을 설명하는 정도의 기능을 하는 책은 선정의 의미가 없었다. 기획 의도에 따라 정보와 지식을 아이들에 맞춰 전달하기 위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얼마나 잘 구현했는지가 제일 중요한 선정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고른 1500여 종의 책들을 두고 분류해 나갔다. 그 안에서 주제별 대표 격인 책을 목록에 올
리기로 했다. 비슷한 소재와 분야를 다루되 가장 적절하고 최신의 그림책들로 좁혀 365권을 확정했지만 너무 어려웠다. 좋은 책들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물, 진로, 놀이 책(워크북) 등은 목록에 넣지 않고 이미 선정한 책들의 소개 글 안에 포함시켰다. 비슷한 내용을 다루지만 조금 색다르면서 그만의 강점이 있거나, 대상에 차이가 있을 뿐이고 소개하는 책에 버금가는 책들도 함께 언급했다. 이 책의 제목처럼 당장 눈에 보이는 건 365권이지만 실상 각 권마다의 큐레이션을 적용한 것이어서 1000권 이상의 그림책을 제시했다고 보면 된다. 전체 분류 기준에 크게 자신은 없지만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과학·수학

과학 분야는 굉장히 광범위하다. 어쩌면 365권 중 많은 부분이 여기 속할 수 있다. 그래서 생물, 지구과학 분야는 따로 묶고 여기에는 기초 과학 분야와 공학이라든가 천문 우주와 관련한 책들을 모았다. 우주의 언어라 불리는 수학도 포함했다. 거기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알고리즘 관련 책도 더했다. 인류 문명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 온 과학적 발견과 발명을 정리한 책들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만들어 줄지도 모를 독자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함께 추천했다. 과학이 주는
혜택과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에 감사하면서도, 발전의 그늘도 돌아본다. 우주로 갔다가 무사히 돌아온 멍멍이들의 이야기와 핵문제에 대한 책이 그것이다. 『수학 식당』처럼 검증된 책은 물론 단위와 측정을 쉽게 설명하는 책도 있다. 글로 쓰기 어려운 내용들은 이렇듯 그림이 되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과학을 읽게 해준다. 과학자 이상으로 과학을 공부한 일러스트레이터들 덕분이다.


사회
과학 이상으로 복잡하고 다양하게 세분화될 수 있는 것이 이 분야다. 우선 용돈으로 배우는 경제 이야기들이 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거나 도시를 탐험하고 세계 곳곳을 지도와 함께 구성한 책도 있다.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사는 일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다. 그런 시대와 발맞춘 책도 있어서, 다른 인류에 대한 인정과 배려를 즐겁게 배울 수 있다. 가짜 뉴스의 파급력과 문제점을 비판함으로써 대중매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은 매체 비평도 체험하게 할 것이다. 타인의 의견에 반대하거나 찬성하며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합의를 위해 토론하거나 불의에 저항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알려주는 책도 있다. 교통수단과 여행을 접목시킨 책이 많지 않아 아쉽다. 다양한 직업과 산업 현장을 경험하고 노동의 가치와 존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은 출간된 게 많지 않다. 사람들의 직업에 대한 편견은 생각보다 골이 깊다. 차별에 맞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제안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일은 서둘러서 나쁠 게 없다.


생명·생태
꽃과 나무와 균류, 미생물에 관한 책들을 모았다. 곰팡이와 버섯이 지구 생태계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이 책들을 읽으면 알게 될 것이다. 최근에 출간된 『버섯과 균』은 그 분야 책 중 최고라 할 수 있다. 놓치면 후회하게 될 테니 얼른 서점으로 달려가자.『 바이러스 빌리』와『 곰팡이 수지』가 들려주는 예전에 없던 이야기는 아이들이 세계를 보는 시야를 넓혀 줄 것이다. 인류 역사를 훨씬 뛰어넘는 식물들의 생존 방식에 대한 경이로운 이야기들은 책 한 권으로 정리하기에 부족해 보인다. 그들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다. 길가에, 보도블록 틈에, 학교 화단에, 들과 산에도 꽃과 풀과 나무 들이 있다는 걸 신경 쓰지 않고 살았던 날들이 너무 많았다. 그들이 우리를 배불리 먹이고 있다는 건 더욱 잊고 살았다. 그래도 나무는 우리에게 그늘을 드리우고 열매를 맺고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어 준다. 여기 모은 책들을 아끼길 바란다. 또 하나, 나무가 있으니 책이 있다는 것도 잊지 않길 바란다. 그런 마음으로 책을 만나면 좋겠다.


동물
사람을 제외한 동물을 다룬 책들을 모았다. 하늘을 나는 새들과 땅 위에 사는 동물과 곤충들, 물에 사는 동물들에 대한 책들이 여기 속한다. 동물 개체 하나에 대해 탐색하는 책들의 글이나 이미지 면에서 이전 수준을 월등히 넘어선 다양한 접근 방식이 새롭다. 비슷한 개체들을 둘 이상 엮어서 비교하거나, 동물의 독특한 습성들에 초점을 맞춘 책을 다양하게 소개했다. 그런 책들이 출간되어 기쁘다. 감각기관과 해부학의 시점에서 여러 동물들을 비교 관찰하여 더 감각적인 그림으로 구성한 책들은 놀랍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이 잠깐 멈추었을 때나 우연히 그들만의 습성을 보여줄 때를 포착하여 애정 담뿍 담은 눈길로 그려낸 책들은 그 자체로 사랑스럽다. 생태 책으로는 이제껏 시도하지 않았던 구성을 선보인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애니멀 타임스』 3권의 기획력도 놀랍다. 이 책은 어른들이 더 재미있게 볼 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상이라 그런지 동물에 대한 연구가 어떤 분야보다 풍성한 것 같다.


역사·문화
세계 문명과 문화, 역사적 사건, 생활사 등을 다룬 그림책들을 이 분류에 넣었다. 문화의 범주도 넓으니 한 덩어리로 묶기 애매한 분량의 예술 분야 책들도 있다. 음악이나 미술 그 자체를 살피거나 안내하는 책들이다.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박물관, 미술관 등에 대한 정보와 애티튜드를 알려주는 그림책도 포함했다. 너무 없기도 하지만 서두르느라 발레와 같은 춤에 관한 책들을 놓친 점은 아쉽다. 부록에 넣었으니 참고하시길.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의식주라고 하지만 식습관에 관한 것이 아니고는 음식
관련 책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우리 생활과 너무 가까워서 알려줄 게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먹방이 발에 치일 정도인 최근에서야 음식 관련 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소개할 책이 몇 권 되지 않아 여기에서 함께 소개한다. 역시 매년 조금씩 나오고 있는 건축 책들도 포함했다. 패션에 관한 그림책도 많지 않다. 다양한 사건이나 물건에 대한 유래와 역사도 포함시켰다. 디자인의 의미와 예술교육 현장을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두 권의 책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인문
거의 모든 분야가 인문에 기댄다. 이상하지 않은가? 교육 현장은 거꾸로다. 독서과 글쓰기를 강조하는 초등학교 시절이 지나고, 빠르면 중1부터 본격 입시 준비에 들어가는 현장에 인문에 대한 배움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철학은 입시와 무관한 데다 수업이 있어도 횟수가 적어 유명무실하다. 인문의 기본인 국어조차 기능적으로 배우던 아이들은 대학에서 인문 관련 학과가 이공계열에 밀려 사라지거나 실용적인 학과와 통폐합되는 걸 보게 된다. 인문 서적의 폭발적인 출간에 비해 어린 독자가 읽을 만한
인문서는 많지 않다. 명확하지 않은 분류 체계와 안일한 기획 탓이기 쉽다. 어린 독자들 손에 닿기 힘들거나 아예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몇몇 번역서가 있어 다행이다. 인공지능도 로켓도 건축과 수학마저 인문이 기저에 깔린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과학이 쉬우려면 인문학적 기반에서 설명하는 게 빠르다. 다른 분야 책들에서 속속들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인문 관련 책 자체에만 집중했다. 철학·인문 분야는『 토론 그림책 365』를 참고하자.


인체
인간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을 모았다. 과학을 빌려 설명하게 되는 신체 기능에 대한 그림책들이 많다. 그 책들은 신체 각 기관의 기능을 보다 쉬운 글과 그림으로 꾸며 놓았다. 보고 듣고 맛보는 등 인간이 느끼는 감각들에 관한 보다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품은 책들도 있다. 몸의 모든 기능을 관장하는 뇌를 설명하는 그림책들은 뇌과학의 기초 지식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소화와 호흡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책은 아이디어가 놀랍다. 건강과 위생, 병원 치료 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처음 병원을 가게 되었거나 어떤 병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몸 안내서처럼 몸을 잘 지키고 더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몸 안을 여행하며 기능을 보여 주는 책도 재미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까닭은 아이들 스스로 자기 몸을 소중히 여기고 가꿀 수 있는 기본기를 갖추게끔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건강한 하루하루를 위한 체조 그림책도 소개했으니 함께 해보고 건강을 지키자.


일상·탐구·모험
주로 일상 속 여행이나 가족과 함께하는 캠핑 등을 경험한 이들이 기획하거나 쓴 책들이다. 공항에 난생처음 가게 되었다면 미리 읽어 두어도 좋을 만한 안내서가 있다. 소소한 관찰과 기록들도 나름대로 책이 된다. 자기가 사는 동네를 다니며 새를 관찰한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정리해 놓은 책도 있다. 작가들은 도서관, 지하철, 길고양이와 동네 가게를 탐색하고 도시에서 보내는 하루를 기록하기도 한다. 머리카락과 작업실 책상을 잘 사용하고 가꾸는 방법도 연구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책이 되었을 때 또 다른 감흥이 일어난다. 그런 탐색과 연구는 누구라도 도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오지나 깊은 산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을 때를 대비한 책도 있다. 다른 책들에 비해 굉장히 두꺼운 편인데 작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아마존 강가 오두막 안에서 우연히 발견한 상자 속에 들어있던 기록물이 책의 시작이 되었단다. 누군가는 평생을 밀림과 야생을 모험하면서 기록해둔 수첩과 일기장, 스케치북과 편지를 정리하여 책으로 엮어 놓았다. 여기 실린 정글 극복기나 무인도 탈출기는 정말 흥미진진하다.


전통문화
우리나라 해방 이전의 유물과 문화유산, 건축과 복식, 절기와 제례 등을 다룬 그림책들을 모았다. 고려와 조선의 기록 문화에는 한 나라를 지키고 존속시키려는 의지가 담겨 있으니 관련 그림책도 귀하다. 세계도 인정한 유산이니 꼭 찾아보기를 바란다. 한옥과 성곽을 건축하는 방식과 그 안에서 생활하는 모습들까지 담은 책들은 그 자체로 유산이다. 탄생을 축하하고 죽음을 존중하는 문화를 알리는 책들은 생과 사에 대한 선조들의 깊은 사려를 만날 수 있다. 사시사철 때맞춰 풍속을 즐기는 모습이 담긴 책
들을 보고 있으면, 지금은 사라져 가는 시절의 기쁨들에 아쉬워지기도 한다. 제주 섬 자체와 해녀들의 생명력, 천년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위용, 가야의 빛나는 철기 문화 그리고 한 시절의 한양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엄청난 역사를 품고서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통 장신구를 탐구한 책들도 눈길을 끈다. 전통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그 시절의 아름다움을 지금에 반영하고 발전시키는 건 역사를 대하는 중요한 태도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지구과학
인류가 달에 착륙한 지 50년,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발표된 지 100년이 지났다. 블랙홀, 지구의 탄생, 다른 행성과의 관계 등에 더더욱 관심이 깊어지고 있는 때인 만큼 관련 그림책도 많이 나왔다. 천체물리학으로 보아도 좋은 내용들과 지구 자체에 집중한 이야기는 물론, 지구를 둘러싼 행성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한데 묶었다. 시작은 빅뱅이다. 빅뱅으로 지구가 나타났다는 것 말고도 그때의 원자가 내 몸에 남아 구성요소로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너무나 알기 쉽게 만들어 놓은 그림책들에 더 놀라게 될 것이다. 지구별 자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구상과 연구도 재미있다. 지구 역사를 1년으로 놓고 모든 걸 비교하거나, 빅뱅에서부터 21세기까지를 각각 한 장면으로 집약시켜 한눈에 들어오게 그린 책들은 천재들의 작업으로 보인다. 구멍 하나로 전 지구를 살펴보는 책도 있다. 중력을 설명하고 다양한 기후를 알아보고 해와 달과 별과의 관계 속에서 지구를 탐색하기도 한다. 그저 참고서적 몇 권을 읽어서는 시도하기조차 어려운 그림책들의 출간에 감사할 따름이다.


환경·공존
자연은 워낙 자기들끼리 잘 살아왔다. '지구'라는 텍스트에서 인간을 빼면 그들은 햇빛과 물과 흙 속 유기물로 알아서 살다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고를 반복하며 생을 유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되도록 아무것도 훼손하지 않고 내 손으로 씨를 뿌려 거둔 만큼 먹고 산다는 건 이 시대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도 조금씩 그런 취지를 가진 이들이 생겨나니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나. 환경과 지속가능한 것들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담은 책들을 여기에 모았다. 인간의 도움 없이 자기들끼리 돕고 사는 이야기가 있다. 그들이 오히려 인간을 교육시켜 새 삶을 얻게 되는 이야기도 있다. 자연은 그 자체로 있는 동안 생명을 키워내고 사람도 돕는다. 강과 숲과 흙과 하늘에서 자유롭게 사는 존재들을 살피는 사람들의 고된 기록이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한 사람의 조건 없는 땀의 결과가 다음 세대에게 선한 의지로 전달되는 이야기는 더
특별하다. 여기 소개한 그림책들을 통해, 내일이 있기 위해 내일의 좋은 날들과 꼭 만날 수 있기 위해 뭐라도 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나을까?


평화
평화는 그것을 말하는 주체에 따라 왜곡되기 쉽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할 것 같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도 평화를 위해서라 말하고 그것에 맞서 무력을 행사하는 자들도 평화를 지키려는 것이 궁극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정말 모르겠는 것이 평화다. 여기서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일어난 전쟁 때문에 결코 평화로울 수 없었던 삶을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에 집중했다. 난민이 궁금한 아이들에게 그것을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잘 설명한다 해도 체감하기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해결책도 없으니 할 말은 없는 게 맞다.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난민 어린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소개한다. 그 아이들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 우리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한때는 난민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에게도 관련 책들이 충분히 있어야 맞다. 예쁜 배경에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을 담은 그림도 좋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그분들의 이야기도 좀 들어보자.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책상이 있는 집 밖을 나서고 싶지 않고 누구도 달려들지 않는 게 문제다.



::: <지식 그림책 365>  학교도서관저널 | 2019년 |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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