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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책 읽는 추억을 쌓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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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5-25 14:28 조회 22,78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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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는 글




함께 책 읽는 추억을 쌓는 시간



박은하_ 서울사대부설초등학교 사서교사





최근 국민 독서 실태 조사 등 각종 통계에서 보면 성인 연 평균 독서량은 10권을 채 넘기지 못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문제인 것은 긴 호흡의 글을 읽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웹 소설이나 베스트셀러 도서를 보면 이런 현상을 더욱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글이 조금만 길어도 앞뒤 문맥과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해력이 없는 것이다.


이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한 교육부는 2018년부터 시행된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국어 교과에 넣었다. 본래 이 교육 과정은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교육 과정이기에 초등학생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재해석이 필요했다. 초등학생의 독서량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등학생은 긴 호흡으로 책을 읽는 데 익숙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긴 호흡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더불어 완독하는 기쁨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육 과정에서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책을 선택하는 일이다. 긴 호흡으로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교육적인 의미를 강조하는, 소위 권장 도서로는 학생들의 호기심을 끌기 어렵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일단 학생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유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우선 각 학교에서 대출이 많은 책을 모았다. 대출이 많은 도서는 학생들이 선호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교육적인 의미가 있거나 다른 교과와 융합이 가능한 책을 선정하였다.


1장에서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 진행 방법을 자세하게 다룬 15종, 2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문학 65종, 3장에서는 과학, 미술, 역사 등 다른 과목과 연계가 가능한 비문학 20종, 총 100종을 다루었다. 필자들은 지난 1년 동안 학교에서 직접 독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재미없어 하는 경우도 있고, 대상 학년을 잘못 선택한 경우도 있었다. 교사가 수업을 이끌기에 너무 어려운 책도 있었고, 교사가 준비할 것이 많지만 학생들이 아주 좋아하는 책도 있었다. 직접 수업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심사숙고하여 책을 골랐다. 또한 선정 도서마다 더 깊은 독서를 유도하기 위해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실었다. 성취도 기준을 넣어 교사들이 책을 고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3~4학년은 8차시, 5~6학년은 10차시로 수업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그렇지만 학생의 수준에 따라 차시 증감이 필요할 수도 있다. 수업의 순서는 독서 전 활동, 독서 중 활동, 독서 후 활동으로 나누었다. 독서 전에는 책을 읽기 전에 알면 좋을 배경지식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활동을 한다. 독서 중에는 교사가 책을 가지고 있다가 책 읽는 시간에만 나누어주는 방법을 통해 다음 내용이 궁금하게끔 했다. 책을 읽는 방법은 시간마다 다르게 구성해 표지부터 마지막 장까지 꼼꼼히 읽을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중요한 내용이 나올 때는 생각 나누기를 진행해 학생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며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독서 후에는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독서 후 활동을 하며 마무리하였다.


“저 혼자 읽었으면 절대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못했을 거예요. 이렇게 꼼꼼하게 읽으니 더 재미있어요.”
“한 번도 이렇게 긴 책을 다 읽어본 적이 없는데 친구들과 함께 읽으니 다 읽을 수 있었어요. 앞으로 다른 책도 이렇게 읽고 싶어요.”
“한 자 한 자 꼼꼼하게 읽으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의미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실제로 수업을 한 아이들의 후기다. 아이들은 큰 성취감을 느꼈으며 우리가 소개하는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찾아 읽었다. 이때 도서관에서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따로 배치하여 학생들이 책을 찾을 때 도움을 주면 좋다. 


이 책을 집필한 ‘북토크 톡’ 모임은  Book Talk Teacher Of Korea의 약자로 ‘책을 이야기하는 대한민국의 교사들’이란 뜻이다. 서울 지역의 사서교사 9명이 속해 있다. 처음엔 서평 쓰기를 위해 모였다가 교과 관련 도서 목록 작업으로 발전하여 웹진 「북토크 톡톡톡」을 배포하였다. 서울형 토론이 도입되자 토론하기 좋은 책 목록과 논제를 뽑아 자료를 만들었고 한 학기 한 권 읽기 목록과 수업 연구에까지 이르렀다. 북토크 톡은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그동안 200회가 넘는 모임을 갖고 아이디어를 나누며 연구한 우리의 열정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들이 다른 매체보다 책을 최애最愛하는 그날까지 공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의 열정을 담은 이 책이 아이들과 재미있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시간을 보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책을 함께 읽으면 교사와 학생은 래포rapport를 형성할 수 있고,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번 교육 과정이 아이들에게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선생님과 친구들과 같은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눈 경험, 함께 고민하고 공감했던 추억이 그들의 인생에 비타민이 되길 바란다.


한학기-한권-무엇을-읽을까-광고.jpg
 


::: 북토크 톡


박은하(서울사대부설초등학교) 박영혜(서울청계초등학교) 유승희(서울숭곡초등학교)

김혜영(서울송파초등학교) 이순주(영훈초등학교) 신유경(서울신현초등학교)

민기연(서울구산초등학교) 백지혜(서울선사초등학교) 김유진(서울종암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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