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더불어 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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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1-01-21 08:43 조회 15,178회 댓글 0건본문
::: 학교도서관저널 1월 신간
교실에서 권정생 읽기 - 강아지똥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더불어 사는 삶
조월례, 엄혜숙, 권미숙 지음|학교도서관저널 펴냄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과 재미
생각과 마음의 힘을 키우는 권정생 문학 수업
『교실에서 권정생 읽기』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권정생 작품을 읽을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 막막해하는 교사를 위해 작품 감상, 수업 안내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책이다.
먼저,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을 포함해 오늘날 아이들에게 의미 있게 가닿을 권정생 그림책과 동화 34편을 엄선했다. 작고 보잘것없다 여기는 존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작품 세계, 반전사상,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 세상, 우리말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문장, 생태주의, 다양한 가족 등 지금 여기에서 의미 있게 바라볼 이슈들이 담겼다. 각 작품으로 교실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아이들 일상과 작품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적절한 해설을 곁들인다. 초등 국어 교과의 기초가 되는 ‘읽기 - 말하기/듣기 - 쓰기’ 과정을 바탕으로 한 독후 활동도 안내하고 있어 아이들과 문학 수업을 하는 교사에게 특히 유용하다.
수업 안내뿐만 아니라, 권정생 작가와 교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인간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도 담았다. 한 작가의 개인적 삶이 작품 세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좇아가며 문학이 작가와, 작가의 삶을 반추하는 우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권정생 대표작에 그림을 그린 김용철, 김환영, 정승각 화가의 인터뷰는 창작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준다.
지금, 여기,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이야기
세대를 넘어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감동을 준 권정생. 그의 작품은 우리말이 지닌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서 현대 사회 이곳저곳을 비춰준다. 교실 안에서 다양한 생각거리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로, 『강아지똥』 『훨훨 간다』 『몽실 언니』 등은 교과서에 실려 국어 수업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렸을 때 권정생 작품을 읽고 자란 교사 사이에서도 오늘날 아이들과 함께 권정생 작품을 읽기가 점점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아지똥처럼 누군가를 위해 거름이 되고 싶지 않다” “나도 어려운데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일은 어리석은 행동 아니냐”는 아이들의 말에 마땅한 해답을 찾기 어려워서다.
공동체보다 개인의 행복과 자유가 우선인 아이들, 흙길의 정취보다 회색빛 도시가 익숙한 아이들, 종이 매체보다 다양한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고, 자극적이며 때로는 비윤리적이기도 한 콘텐츠를 만나기도 하는 아이들…… 이 책은 이야기, 콘텐츠의 재미를 그저 빠르게만 소비하는 아이들과 한국 아동문학의 클래식으로 남을 건강한 작품을 함께 읽자는 데에서 출발했다.
『교실에서 권정생 읽기』는 권정생 작품의 의미를 지금, 여기로 불러온다. 특히 대표작 『강아지똥』이 원작 동화와 달라진 점을 들어 강아지똥이 거름이 된 건 스스로를 별과 같은 존재로 승화하기 위한 ‘자발적’ 결정이었음을 강조한다. 서로 버팀목이 되는 어머니와 아들 이야기인 『사과나무밭 달님』을 해설하며 ‘노인 세대의 사회적 돌봄’으로 주제를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엄마’로 상징되는 캐릭터를 설명할 때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아우르는 이야기로 관점을 넓힌다. 같은 작품이라도 독자 연령에 따라 각각 어떤 주제를 발견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어 교사들이 더욱 유익하게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빨리빨리 변하는 일상, ‘나’ 아닌 존재에게 시선을 주고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 멀어 보이는 일상에서 권정생의 메시지는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 지금 당장 남보다 앞서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지만 평화로운 마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할 아이들이 늘 곁에 두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 교과의 기초 활동을 곁들인
다양한 독후 활동 안내서
작품과 아이들의 접점을 안내하는 감상글이 끝나면 작품별 ‘문학 수업’을 마련해 교육 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이고자 했다. 문학 수업은 초등 국어과 교육 과정 목표에 준하는 활동으로, 언어 학습에서 기초를 이루는 ‘읽기 - 말하기/듣기 - 쓰기’ 활동으로 분류했다. 작품을 ‘읽고’ 작품에 관해 ‘말하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관련 내용으로 자기 생각을 ‘써보는’ 순서에 따라 다양한 활동이 배치되었다.
읽기 영역에서는 의성어와 의태어에 주목하며 읽는 활동, 빠른 호흡으로 ‘글자’만 읽는 아이들과 내용 파악하며 읽는 법 등을 소개하고 말하기/듣기 영역에서는 핫시팅 인터뷰, 북토크, 인상적인 장면이나 내용 바꿔보기 등의 활동을 소개한다. 에세이, 편지, 뉴스 원고, 신문 만들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해보는 쓰기 활동, 그림 그리기, 지도 그리기, 식물 길러보기 등의 기타 활동도 흥미롭다. 토론 활동은 따로 분류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큰 틀에서 말하기와 듣기 영역에 포함되므로 함께 엮었다. 교사가 활용하면 좋은 자료, 수업을 진행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도 함께 적어 실용성을 높였다.
한국 아동문학의 빛나는 별,
권정생 문학의 깊이를 만나는 시간
『교실에서 권정생 읽기』는 작품 해설과 국어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독후 활동 안내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동시에 ‘작가 권정생’의 여러 면모를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작가주의 문학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조월례 대표저자는 권정생 작가 생전에 교류를 이어 나간 경험을 바탕으로 권정생이라는 한 인간이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들여다보았는지, 그 마음은 작품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들여다본다. 본문 중간중간 「권정생과 함께한 풍경」을 담아 유머러스하고 재치 넘쳤던 모습, 사회의 부조리 앞에서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모습도 짧게 녹여냈다.
최초의 권정생 본격 연구서를 집필한 엄혜숙 저자는 권정생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담백한 글을 실었다. 권정생 작품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작고 소외된 존재들, 반전사상, 농사짓는 삶, 바람직한 학교, 이야기의 말맛에 관해 다루었고 오늘날 특히 주목받는 이슈인 여성, 새로운 가족, 생태주의에 관해서도 비중 있게 이야기한다.
권정생 그림책에 그림을 그린 화가 인터뷰를 실어 각 작품에 얽힌 진솔하고 경쾌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았다. 『강아지똥』 『금강산 호랑이』를 그린 정승각 화가,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 『훨훨 간다』를 그린 김용철 화가, 『강냉이』 『빼떼기』를 그린 김환영 화가가 작업 과정에서 있었던 귀한 에피소드를 풀어 주어 권정생 문학의 힘을 전한다.
국어 수업을 이끄는 교사와 어린이 모두에게 실용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한국 아동문학 대표 작가의 문학 세계도 엿볼 수 있는 『교실에서 권정생 읽기』, 이 책으로 어린이와 교사 모두가 즐거운 문학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 지은이 소개
조월례 아동도서평론가. 오랫동안 어린이 책의 현장에서 어린이 책을 선정하여 널리 알리는 일을 해 왔습니다. 어린이 책의 문화가 바로 서기 위해서 어른들이 어린이 책을 읽어야 하고 도서관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혜숙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독일 문학과 한국 문학을, 인하대학교와 일본 바이카여자대학교에서 그림책과 아동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책을 기획하고 쓰면서 외국의 좋은 어린이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습니다.
권미숙 책읽기와 상상하기를 좋아하던 아이는, 대학에서 국문학과 교육학 공부를 하며 어린이 독서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독서문화운동과 독서교육 관련 강의를 하며, 어린이를 위한 바람직한 독서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