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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수업을 이끄는 선생님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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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1-02-18 10:43 조회 17,05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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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수업을 이끄는 선생님들께



초등학생은 개인에 따라 독서력 차이가 큰 편이다. 어떤 학생은 학년별, 연령별 도서 권장 난이도를 훌쩍 뛰어넘어 읽고 내용 파악은 물론 주제에 대한 이해도 빠르고 정확하다. 나아가 자신의 생활과 연관 지어 주제를 확장하고 정리하는 능력을 보인다. 그러나 어떤 학생은 기초적인 읽기와 쓰기 활동, 작품의 줄거리를 받아들이는 과정뿐 아니라 자주 사용하는 낱말 이해도 어려워한다. 이처럼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는 교실에서, 집필된 지 꽤 시간이 흐른 작품의 배경과 인물, 사건을 온전하게 함께 읽는 일은 교사로서 쉽지 않다.


80~90년대에 공부한 학생들은 대부분 권정생 작품을 즐겁게 읽었다. 책장을 넘기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까르르 웃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며 주인공의 삶에 공감했다. 『몽실 언니』는 드라마로 만들어져 온 국민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 세대가 겪은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인 맥락이 작품의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요즈음 초등학생에게 권정생 작품을 읽히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오늘날과 작품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다르고 주요 사건 또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어 요즘 아이들이 생소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전쟁, 가난, 시골의 정취, 지역말(향토어), 사회 문제 등도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현대 사회가 권정생이 보낸 젊은 시절과는 상황과 가치관이 매우 달라지기도 했다.


“저는 강아지똥처럼 자신을 희생하거나 누군가를 위해 내가 거름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자신도 어렵게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모든 것을 베푸는 일은 어리석은 행동 같아요.”
“통일을 하면 우리가 북한 때문에 가난해질 수도 있잖아요.”


다양하고 재미있는 독후 활동을 겸하면 작가의 의도나 주제를 생각하기보다는, 재미 중심의 활동에 치중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작품의 주제를 중심으로 깊이를 더하자니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가 되기 쉽고 설명이 길어지기도 해 아이들은 다른 나라에서 헤매곤 한다. 권정생의 작품이 주는 ‘생각거리’들을 깊이 곱씹어 보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은 시작되었다.


권정생 작품은 시대를 뛰어넘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이다. 평화로운 공존, 사회적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 여성의 역할에 대한 강조, 피를 나누지 않아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가족관, 생태주의 관점의 주제, 새로운 학교의 모델 제시,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돌봄 등, 오늘날 아이들에게 더욱 의미 있게 가 닿아야 할 지점과, 우리 사회의 이슈와 맞닿은 부분이 많다.


권정생 작품은 주제의 시의성과 의미 측면에서도 탁월하지만, 읽기와 듣기 말하기 쓰기를 지도하기 위한 텍스트로서의 가치 또한 효과적이다. 또 이야기의 구술성이 도드라져 재미와 감동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특징이 분명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대부분의 주인공은 우리가 공감을 기울이며 만나야 하는 작고 소외된 존재들이다. 더욱이 아이들이 활동과 함께 동화를 읽는다면 인물의 상황과 감정에 깊이 빠져들며 타인에게 감응하는 능력이 절로 길러진다.


1장과 2장에서는 요즈음 학생들이 권정생 작품을 어떻게 새롭게 읽을 수 있는지, 작품마다 ‘문학 수업’을 곁들여 활동을 소개하였다. 교육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초등 국어과 교육 과정의 목표에 준하는 활동으로 안내했다. 이야기의 내용 파악하며 정확히 읽기, 사건이 일어난 순서와 과정 이해하며 읽기, 줄거리 이해하고 요약하기, 작가의 의도와 주제 파악하기,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 파악하기, 다양한 방법으로 말하기와 듣기, 주제와 관련지어 자신의 주장 내세우기, 다양한 형식으로 토론하기, 나의 경험과 등장인물이 겪은 사건을 연관 지어 생각하기, 다양한 형식과 창의적인 글쓰기 등 기본에 충실한 문학 수업이 되도록 하였다.


또 원론적인 활동 외에도 비경쟁 토론, 이미지 상상하여 그리기, 에세이 쓰기, 뉴스 원고 쓰기, 신문 만들기, 편지 쓰기, 자유롭게 글쓰기 등을 폭넓게 담았다. 토론 활동의 경우는 따로 분류해야 하지만 큰 틀에서 말하기와 듣기 영역에 포함되므로 함께 엮었다. 그리고 교사가 활용하면 좋은 자료, 수업을 진행할 때 도움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도 함께 적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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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는 이 책에 실린 국어 교과의 기초 활동을 간략하게 안내한 것이다. 각 작품의 주제를 깊이 읽기에 적합한 활동들을 통해, 아이들이 자기만의 주관을 확립해 나가고 표현력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교실에서 권정생 읽기』가 권정생의 따뜻한 작품들을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교사, 권정생 작품을 오늘날 어떻게 읽혀야 할지 막막한 교사 모두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볼 책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교실에서 권정생 읽기』 지은이 조월례, 엄혜숙, 권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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