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수업은 설사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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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1-01-27 10:05 조회 16,624회 댓글 0건본문
“연극 수업은 설사똥이에요.
언제나 빵빵 터지니까요!”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기며 연극을 사랑했던 나는 첫째를 임신한 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책 읽기는 육아서나 이유식 관련 책 탐독으로, 글쓰기는 아이 발달 사항과 쇼핑 목록 작성으로 대체되었고 그렇게 좋아하던 연극 무대는 현실적인 엄마의 삶 앞에서 서서히 잊혀졌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연극’이라는 두 글자는 삶 속에서 끝까지 놓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결혼과 함께 시작한 연극 예술 강사와 연극 치료사 일은 임신과 출산 중에도 어떻게든 이어갔다. 하지만 첫째에 이어 둘째, 셋째까지 세 아들을 키우는 다둥맘으로서의 삶과 연극 예술 강사로서의 삶, 두 역할의 병행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셋째 아들이 돌이 되었을 무렵 이른 새벽녘부터 원거리 학교로 출강을 다닐 때가 가장 힘들었다. 잠에서 깬 어린 아이들을 뒤로한 채 길을 나서며 마음 짠했던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연극 예술 강사 경력이 늘어갈수록 연극 선생님으로 느끼는 보람보다 부담감이 커졌고 그와 함께 엄마라는 역할도 더 무거워졌다. 바로 그즈음 우연히 펼친 그림책 한 권이 내 마음에 훅 들어왔다. 이른 새벽에 읽은 그림책 한 권이 엄마라는 역할에 가려져 있던 나를 붙잡았다. 그림책은 나에게 말을 걸어 주었고, 나는 뭔가에 이끌리듯 그림책을 읽고 예전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턴가 연극 수업을 하러 갈 때마다 내 소품 가방에는 그림책이 함께했다.
그림책과 함께 연극 수업을 하던 어느 날 한 학생이 말했다. “연극 수업은 설사똥이에요. 언제나 빵빵 터지니까요!” 나는 그 말이 너무나 재밌고 또 고마웠다. 설사똥 같은 연극 수업을 하는 예술 강사가 바로 나다. 수업 내내 웃음이 빵빵 터지고, 자유로운 표현이 빵빵 터지고, 특이한 상상들이 빵빵 터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을 읽고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이 수업에 적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연극 기법만을, 어떤 연극 활동만을, 혹은 어떤 그림책만을 활용해도 좋다. 또한 소개한 순서를 바꿔서 이 그림책과 저 연극 활동을 접목해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현장에서 그림책 연극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편안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그림책 연극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자유롭게 표현하고, 선생님은 학생들과 함께 즐기기를 바란다. ‘연극’ 혹은 ‘연극 수업’이라는 말만 들어도 부담스러운 선생님들에게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림책의 독후 활동으로 쓰거나 그리기만 하는 정적인 활동에서 색다른 경험과 감정 표현 등 동적인 활동으로 확장해 나가고픈 그림책 활동가들에게도 유용하기를 바란다. 또한 연극 예술 수업과 그림책이 만나 만든 작은 오솔길을 한 번쯤 걸어가 보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늘 든든한 에너지의 원천이 되어 주는 사랑하는 남편 김천일 씨와 아침식사만 차려 주고 “엄마, 간다!” 하고 홀연히 사라지는 엄마를 향해 인사해 주는 소중한 세 아들들—세상에서 첫 번째로 많이 사랑하는 나의 첫째 아들 창건, 세상에서 둘도 없이 사랑하는 둘째 아들 찬호 그리고 나의 마지막 사랑 셋째 아들 현택—에게 바다보다 깊고 하늘보다 넓은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아이들만 맡긴 채 도망치듯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는 막내딸에게 “밥 잘 챙겨 먹어라.”고 걱정해 주시는 부모님과 늘 우리 삼형제 간식을 챙겨 주는 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연극 예술 강사, 연극 선생님’이라는 역할을 입고 학교라는 무대 위에서 만났던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출강하며 만난 많은 학교의 예술 강사 지원 사업 담당 선생님, 학급 담임 선생님, 학년 주임 선생님들, 그리고 교사 연수를 통해 그림책 연극 수업을 함께 경험하고 현장에서 적용해 가르치고 계시는 많은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동료 예술 강사님들께도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코로나19로 생계에 위협마저 느끼며 하루하루 버티며 지내왔을 시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의미 있는 길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오래오래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마음 가득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연극 선생님!” 하고 불러 주는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과 함께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선생님이 좋아하는 시 중에 이런 시가 있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님의 시란다. 시 내용처럼 너희들이 나를 ‘연극 선생님!’이라고 크게 불러 줄 때마다 선생님은 ‘연극 선생님’이라는 역할에 오롯이 빠져들 수 있었어.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 선생님과 함께 그림책을 읽고 표현하고 함께 이야기 나눈 시간들을 마음 속 한켠에 깊이깊이 간직해 주렴. 한참 동안 잊고 지내다 어른으로 지내던 어느 날, 연극 수업의 한 장면이 탁! 하고 떠올라 함께한 추억들을 떠올리며 따스한 미소를 짓게 되었으면 좋겠어. 모두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른으로 크길 바랄게!”
- 『그림책으로 상상하고 몸으로 표현하는 그림책 연극 수업』 지은이 이지현
1장 그림책으로 연극 수업 시작하기
그림책과 연극 수업의 만남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연극 / 연극교육과 교육연극 / 자유로운 상상과 표현을 돕는 그림책 연극 수업
그림책 연극 수업 시작하기
무대 센터 공유하기 / 등퇴장로 기억하기 / 배우, 관객으로서 기본 지키기 / 수업 전 물건 정리하기 / 블록 수업으로 진행하기
그림책 연극 수업의 특징
발표 방법 / 발표자 선정 / 모둠 만들기 / 수업 마무리와 마무리 인사
그림책 연극 수업을 더욱 재미있게 하려면
자연스럽게 익히는 연극 용어 / 변형 가능한 수업 설계
2장 교실 안에서 배우와 관객이 되는 시간
상상력을 발휘해 변형 활동하기_『고구마구마』와 변형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소통하기_『그림 없는 책』과 지블리쉬
다양한 대사 만들기_『내가 연필깎이라면?』과 독백
즉흥극 발표하기_『벗지 말걸 그랬어』와 즉흥극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하기_『슈퍼 히어로의 똥 닦는 법』과 팬터마임
멈춤 동작으로 표현하기_『3초 다이빙』과 타블로
세상에 없는 이야기 만들기_『나는 이야기입니다』와 극작
나만의 결말 만들기_『있어 없어?』와 클라이맥스
표현의 기본기 닦기_『모자섬에서 생긴 일』과 발음, 발성
시간의 한순간을 탐색하기_『시작 다음』과 플래시백
캐릭터 탐색하기_『너는 누구니?』와 캐릭터
나만의 작품 만들기_『고흐가 눈사람을 그린다면』과 상상 그림
3장 상상력과 자존감을 키우는 연극 수업
온라인으로 하는 연극 수업
첫인사와 마무리가 중요하다 / 주변의 일상 물건을 활용하기 /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 만들기 / 저작권을 지키며 활용하기 / 집중력을 높이는 사라지거나 멈추기 / 시의성 살려 생생함을 나누기 / 역할 입고 분위기 설정하기
그림책 연극 수업 중 돌발 상황과 대처법
수업 중 눈물을 보이는 학생이 있을 때 / 열정적인 표현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있을 때 / 선생님 물건을 허락 없이 만질 때 / 그림책 중요 부분을 스포일러 할 때
변화를 가져오는 연극 수업
학생 편_ 돌발 행동을 하던 여학생의 변화 / 수줍음 많은 남학생, 김배우가 되다
선생님 편_ 학생의 눈높이로 수업에 참여하는 선생님 / 매순간을 기록하고 격려하는 선생님
학생 후기
선생님 후기
부록_ 상황별 연극 수업을 위한 추천 그림책
재미있는 한글 표현 수업을 할 때
스마트폰을 주제로 수업을 할 때
창의적인 생각을 이끄는 수업을 할 때
거짓말을 주제로 수업을 할 때
자연스러운 몸 활동을 이끄는 수업을 할 때
다양한 가족 형태의 이해를 돕는 수업을 할 때
다른 나라의 문화나 다름을 알려 주는 수업을 할 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 주는 수업을 할 때
패러디 이야기를 활용한 수업을 할 때
우리의 옛 생활문화를 알려 주는 수업을 할 때
친구와의 관계 형성을 위한 수업을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