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말 걸고, 토론으로 생각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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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3-21 16:52 조회 39,183회 댓글 2건본문
<수업에 바로 쓰는 독서토론 길잡이> ● 지은이의 말
준비된 우산
꽃비가 내렸던 어느 봄날을 기억합니다. 함께 읽은 첫 책으로 열띤 토론을 나누고 밖으로 나왔더니 소리 없이 봄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우리들의 머리 위로 봄바람에 떠밀린 벚꽃이 쏟아져 내리더군요. ‘책봄’이라는 이름과 딱 어울리는 책과 봄의 이야기는 그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토론을 즐기는 사서 다섯이 모여 독서모임, ‘책봄’을 꾸준히 이어가는 중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직접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걱정이 앞섰던 때가 있었습니다. 각종 연수나 교육을 통해 독서토론에 대한 이론적 지식은 많이 습득했지만 실제로 책과 연결해 토론을 이끌려니 무엇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되기도 했습니다. 그때 도움이 되었던 자료가 여러 가지 발문이 소개되어 있는 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래전에 출간되었거나 이미 여러 군데 소개된 책들을 수록해 놓은 것이 대부분이라 늘 아쉬웠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며 아쉬웠던 부분들을 책봄 모임을 통해 채워 나가면서 제대로 된 독서토론 수업자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모두들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독서토론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꼭 필요한 자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동안 책봄에서 만든 자료들을 모아 정리했습니다. 『수업에 바로 쓰는 독서토론 길잡이』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습니다.
첫째, 비교적 최근에 발행된 청소년 문학 작품 중에서 청소년의 고민과 내적 성장이 잘 드러나는 책을 선별했습니다. 수록 도서들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책 속에 드러난 가치 단어들을 키워드로 제시하고,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해 도서 선택에 도움을 주도록 했습니다.
둘째,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낱말 퍼즐로 시작해 되새김 발문으로 책의 내용을 상기해 보도록 했고, 해석적·선택적·사색적 발문, 북돋움 활동을 거치며 책을 토대로 사고를 확장하고 독서의 영역을 넓혀 가도록 점진적으로 구성했습니다.
셋째, 토론에 적합한 책 고르기, 발문 뽑는 요령, 토론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 등 독서토론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팁을 담았습니다. 실제 독서토론 수업 사례를 들여다보고 수업에 대한 설계와 방향을 정하는 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매주 설레는 수요일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독서토론이 주는 즐거움 덕분이었습니다. 퇴근을 한 뒤 다시 동아리실에 모여 함께 토론하고 발문 연구를 하면서도 힘든 줄 몰랐습니다. 두 해 넘게 자라온 책봄의 노력이 열매를 맺고 독자 여러분을 만나게 된 것이 무척 기쁩니다. 처음 만났던 날,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했던 우리는 비를 맞았지만 독자 여러분에게는 이 책이 '준비된 우산'으로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3월, 책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