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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언어로 소통하고 세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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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10-26 15:06 조회 39,86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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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언어로 세대 간의 마음을 잇고,
 
소통의 창을 열어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단 13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루 중 0.9퍼센트의 시간만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셈이다. 혹자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놀라고, 혹자는 현실보다 긴 시간에 놀랄지 모른다. 아무튼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에 턱없이 부족한 대화 시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세대 간의 문화적, 언어적 차이가 생겨서 대화가 요원한 걸까? 대화 시간이 줄어서 문화적, 언어적 차이가 생긴 걸까? 순서는 알 수 없으나 분명 악순환임은 틀림없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대화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하다가도 언어의 차이 때문에 종종 막히는 부분이 생긴다.
“아, ‘갑분싸’예요.”
“뭐라고?”
“아니에요.”
‘갑분싸’와 같이 요즘 10대들이 쓰는 말을 ‘급식체’라고 한다. ‘급식을 먹는 세대가 쓰는 언어’라는 뜻이다. 10대들은 SNS, 인터넷 방송, 게임을 즐기며, 그 속에서 만든 그들만의 언어(급식체)를 습관적으로 쓴다. 급식체는 10대들의 세상을 읽을 수 있는 단서인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이고, 음습한 언어도 상당 부분 있기 때문에 어떤 어른들은 10대들에게 급식체를 쓰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급식체를 구기박지르기만 한다고 세대 간의 소통이 이루어질까?
 
이 책은 고등학교 1학년 국어책에 있는 ‘마음을 잇는 소통의 창’이라는 단원을 주제로 광양 백운고 1학년 학생들과 수업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급식체를 정의해 보고, 급식체를 소재로 부모님과 대화한 내용을 정리하며 세대 간의 특성이 반영된 언어와 그 언어의 효과, 의사소통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배웠다. 다음은 본문에 소개된 ‘띵곡’이라는 급식체에 관해 자녀와 어머니가 대화하는 내용이다.
 
“엄마, ‘띵곡’이라고 들어봤어?”
“그게 뭔데?”
“명곡이라는 뜻이야. 자세히 보면 명곡처럼도 보이지? 엄마 어릴 적에는 ‘띵곡’을 다른 표현으로 한 게 있어?”
“음… 있지. ‘18번’이나 ‘인기가요’.”
“엄마 18번은 뭐야?”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불러줘 봐.”
 
‘띵곡’이라는 말의 뜻을 이야기하다가 어머니가 10대였을 때 유행했던 말들, 좋아했던 노래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대화를 통해 10대와 그 부모세대는 서로에게 다소 생경한 말들의 차이점과 공통점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급식체 사전』은 10대 청소년들 그리고 그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급식체를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엮은 책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급식체에 관해 살펴본다.
 
첫째, 급식체를 객관적으로 정의해 보고(‘뜻풀이’), 각각의 급식체를 어떤 상황에서 쓸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쓴다(‘이럴 때 쓴다’).
둘째, 가정에서 급식체를 소재로 부모와 자녀가 대화한 내용을 정리해 소통의 창을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엄마 아빠가 너만 했을 땐!’).
셋째, 필자가 10대들 간의 소통, 학생과 부모의 소통을 들으며 떠오른 생각들 그리고 교육 현장에서 본 10대들의 생활과 마음을 진솔하게 썼다(‘전지적 참견 시점’).
넷째, 각각의 급식체와 관련된 상황에 어울리는 책을 그림책에서 인문학 책까지 주제와 형식을 구분하지 않고 추천했다(‘이럴 땐 이런 책’).
 
‘10대의 언어로 세대 간의 마음을 잇고, 소통의 창을 열어볼 수 있을까?’라는 희망으로 시작한 수업 내용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펴내면서 10대와 부모세대의 소통이 참으로 흥겨웠다.
협력하여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 정양희 선생님과 부족한 수업에도 진지하게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참여해준 광양 백운고 1학년 학생들, 삽화 그리기에 흔쾌히 참여한 주홍준 선생님과 세밀화 동아리 ‘pictor’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흔들리는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이 되겠다는 필자를 응원해주는 유림, 하윤, 하린과 보람을 나누고 싶다.
 
 
2018년 10월, 『급식체 사전』 엮은이 황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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