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늘 그림책을 기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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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06-21 16:53 조회 18,545회 댓글 0건본문
안녕하세요? 그림책 읽어 주는 뚱딴지예요. 이 책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월간 <학교도서관저널>을 통해 ‘뚱딴지 선생님과 함께 하는 그림책 수업’이란 제목으로 연재했던 원고를 묶은 것입니다. 그림책으로 할 수 있는 독후 활동을 제안해 본 것인데요,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시험 삼아 시도했던 독서 수업이 그 출발이었죠. 1학년과 2학년 총 240여 명 8학급이 국어와 창의체험 시간을 통해 딱 1년 동안 함께 그림책을 읽었거든요. 사실은 독서토론이 목표였어요. 그런데 아직 읽기 쓰기 말하기도 서툰 1~2학년 아이들과 토론을 한다는 건 무리였기에 수업 방향을 바꾸었지요. 그림책을 함께 읽고 간단한 독후 활동을 하는 것으로요.
사실 책만 천천히 읽어 주고 책 속에 있는 이야기만 해도 충분하지만 그러고 나면 언제나 아이들은 묻습니다. ‘뭐 안 해요?’ 독후 활동의 폐해를 말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책을 읽은 뒤 늘 뭔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도 뭔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 학교 현장이기도 합니다.
초등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준다고 하니 이런 압박이 있었어요. 왜 그림책을 읽느냐, 글밥 많은 책을 미리 알려 주고 예습해 오라고 하는 건 어떠냐, 맨날 만들고 그리기만 하고 있느냐, 논술 교재와 연결되는 수업을 하라 등등. 그런 의문에 그림책의 가치를 역설하고, 독서가 예습씩이나 해 올 교과는 아니며, 그림책 한 장면으로 하는 활동이니 당연히 색칠하고 그리는 걸 하게 된다고 매번 변명 같은 해명을 해야 했지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신은 있었어요. 아이들이 그림책의 한 장면 한 순간만이라도 기억에 새기고 애정을 가진다면 언제든 그 책을 다시 꺼내 들어 읽게 될 거라는 사실을요. 실제로 수업을 하고 나서 수업했던 그림책을 다시 보러 오는 아이들이 줄을 설 정도였고 부모님께 그 책을 사 달라고 하는 아이들도 있어서 꽤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그림책을 여러 번 읽으니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건 물론이고 친구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으며 더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까지 했거든요.
제일 큰 고민은 그림책을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그림책만의 독후 활동을 만드는 것이었지요. 고민 끝에 그림책 속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해 보기로 했어요.
공부라기보다는 놀이를 한다는 느낌으로 다른 독후 활동보다 좀 더 재미나는 수업이 되길 바랍니다. 월별로 주제를 정해 진행되는 독후 활용법은 학교나 도서관 등 여러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고민하였습니다.
원고를 쓰고 책으로 나오기까지 시작이 되어 주신 조월례 선생님과 언제나 응원을 아끼지 않는 김혜원 선생님, 학교도서관저널 편집팀과 오선이 편집자 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때는 꼬맹이들이었지만 지금은 중학생이 되어 폭풍의 시간을 지나고 있을 버들개초등학교 친구들과 수영, 수희, 효빈, 호 연, 지연! 제일 고마운 게 너희들이야. 늘 그림책을 기억하길…….
아이들과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을 정리하며
2019년, 뚱딴지
2019년, 뚱딴지